"무슨 일이 있었어요?” 한이는 박시준을 곁눈질하며 물었다."조명주는 너의 아빠가 죽었다고 했어. 우리가 보고 있는 너의 아빠는 조명주가 부활시킨 거야.” 진아연은 아들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병원에 데리고 가서 검사를 받게 하고 싶은데 지금 병원에 가는 걸 거부해. 그렇게 당당하던 사람이니 지금의 이런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한이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 죽었다고 해도 지금은 이렇게 살아 돌아오지 않았어요?”"뇌에 특별한 장치가 들어있는데 조명주가 컨트롤하고 있어.”한이는 입술을 움직이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이 일은 너무 불가사의했고 한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미래의 삶이 다른 사람에 의해 컨트롤 된다면 그냥 죽는 게 좋을 것 같았다.한이는 마음이 복잡했다.박시준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박시준과 싸울 순 없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할지도 몰랐다.그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앞에 다가가 다시 그의 손을 잡고 입을 열었다. “한이가 내일 일찍 학교에 가야 해서 먼저 들어가 쉬는 거예요. 예전처럼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나랑 함께 움직여요. 다시는 당신 옆을 떠나지 않을 거고 당신을 고생시키지도 않을 거예요.”마이크는 두 사람이 방에 들어가는 걸 지켜보다가방문이 닫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긴 악몽을 꾼 것 같았다. 이제 그 악몽에서 깨어난 것이다.마이크는 자기 방으로 돌아가 휴대폰을 켜고 조지운의 이름을 클릭하고는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신 대표님이 돌아왔는데 사진 볼래요?그의 문자를 확인한 조지운이 기뻐하며 답장을 보냈다: 볼래요. 빨리요. 대표님 괜찮아요? 괜찮은 거죠?마이크: 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어요. 아연이가 방으로 데려갔거든요.조지운: 장난해요? 됐어요. 안 볼 거예요. 지금 전화받을 수 있어요?마이크: 피곤해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조지운: 문자를 하는 게
"무슨 소리예요? 알아듣게 말해요.” 조지운은 자신이 환청이 생긴 게 아닌가 의심하며 뺨을 때렸다.마이크: "???""대표님이 왜 예전의 박시준이 아니란 말이죠? 마이크,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당장 B국으로 가는 티켓을 끊을 거예요.” 조지운은 방금 때린 따귀가 얼얼해 꿈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다."조명주는 박시준이 죽었다고 했어요. 지금의 박시준은 조명주가 부활시킨 거라고 했어요.”"풉!” 조지운은 놀라 멍해졌다."당신의 대표님은 지금 로봇이나 다름없어요. 그리고 리모컨을 들고 있는 사람이 조명주예요. 어때요? 무섭지 않아요?” 마이크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래서 당신 대표님이 지금 조금 우울해 하고 있어요. 내가 박시준이었대도 그럴 것 같아요.”"너무 무서운데요.” 조지운은 속상했다. “그럼 어떻게 해요? 이렇게는 안돼요. 대표님은 누가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하는데, 앞으로 하루하루를 다른 사람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면 죽기보다 못할 거예요. 아연 씨가 도와줄 방법은 없는 거예요?”"아연이는 조명주가 말하는 기사회생술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어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살릴 방법이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연이도 당신 대표님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 거예요.” 마이크는 그에게 환상을 버리라고 했다.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요. 적어도 당신 대표님이 살아있잖으니 죽은 것보단 낫잖아요. 죽으면 모든 게 다 사라지는 거예요.”"우리는 그렇긴 한데 대표님은 앞으로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 조지운은 말을 마치고 나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조지운 씨, 그럴 필요 없어요.” 마이크가 장난을 멈추고 말했다. “지금은 살아있고 의학적으로 지금 이런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신이 조금 이상한 것만 빼면 예전과 별 다름없어 보여요.”"사람이 살아있다는 건 그냥 숨만 쉰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의 말처럼 의학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모르잖아요. 만약 의학적으로 살아있지 않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그녀는 방을 나와서 마이크의 방문을 열었다.조지운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던 마이크는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전화를 끊었다."왜 그래?” 마이크가 침대에서 내려왔다."조명주가 박시준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게 맞는 것 같아. 강도평의 스캔들 동생상을 삭제하래.”"지금 컨트롤 당하고 있는 중이야?” 마이크가 어두운 표정을 말을 뱉고는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그는 박시준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보고 싶었다."가지 마." 진아연이 그를 잡았다. “그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거야. 전화해서 동영상을 지우라고 해. 지금 당장.”"알았어, 당장 내릴게. 흥분하지 마.” 마이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진아연은 조명주에게 전화를 걸어 박시준을 괴롭히지 말라고 했다.조명주가 오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진아연 씨, 내가 거짓말한 게 아니라는 걸 이제 알겠죠?”"조명주 씨, 난 당신이랑 아무런 원한이 없어요. 당신은 이미 상을 받았고 꿈을 이루었는데 왜 이렇게 우릴 괴롭히는 거예요?” 진아연은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날까 걱정됐다."진아연 씨, 당신들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요. 동영상을 지우라고 제가 몇 번 얘기했는지 알아요? 적어도 두 번은 얘기했어요. 진아연 씨가 제때에 동영상만 내렸어도 내가 이렇게까지 했겠어요?” 조명주가 쌀쌀하게 말했다.조명주의 말을 들은 진아연은 차분하게 물었다. “앞으로 서로를 건드리지 말죠?”"얘기했잖아요. 진아연 씨가 날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내가 왜 쓸데없이 당신들을 괴롭히겠어요? 진아연 씨, 난 내 상에만 관심이 있을 뿐 다른 것엔 관심이 없어요.”"조명주 씨, 자신이 뱉은 말에 책임져 주길 바라요.”"진아연 씨, 당신은 내 후배예요. 앞으로 이런 태도로 나랑 대화하는 걸 용납 못해요. 너무 늦었으니 쉬어야겠어요.” 말을 마친 조명주는 전화를 끊었다.조명주가 전화를 끊고 얼마 안 돼 강도평이 전화를 걸어왔다."명주, 그들이 동영상을 내렸어. 당신 참 대단하네.” 강도평의 화가 조금 사그라들었다.
"시준 씨, 앞으로는 조금 전처럼 머리 아프지 않아도 돼요. 조명주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저랑 약속했어요. 그리고 전 당신이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방법을 생각해 볼 거예요.” 그녀는 그의 머리를 품에 안고 슬픔을 삼켰다. “전 반드시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전 당신이랑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할 거예요. 그러니 당신도 그때까지 살아줘야 해요.”박시준은 눈을 떴지만 눈빛엔 생기가 없었다.그는 얇은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는데마치 영혼이라도 털린 듯 조금 전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진아연은 그를 꼭 안고 풀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손을 놓으면 그가 사라질까 겁났다.다음날 아침, 성빈이 찾아왔다. 거실에서 마이크를 본 그가 황급히 물었다. “시준이가 돌아왔다면서요? 어디 있어요?”"아직 안 일어났어요!" 마이크는 시간을 흘긋 보았다. “9시가 넘었네요. 두 사람 어젯밤 못 잤던 것 같아요.”"지운이가 그러는데 시준이가 조명주에게 컨트롤 당하고 있다면서요? 정말이에요?“ 성빈도 밤새 잠을 설쳤다가 날이 밝을 무렵에야 겨우 잠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밤중에 찾아오고 싶었으나 그들의 휴식을 방해할까 포기했다.”"조명주가 박시준의 머릿속에 특수 장치를 설치했어요. 그 장치를 꺼내면 박시준은 죽을 거예요.”"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못 믿겠어요. 난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요. 진아연도 그 지하실에서 며칠 동안 있었지만 안 죽었는데 박시준이 어떻게 죽을 수 있겠어요? 분명 조명주가 지어낸 거짓말일 거예요.” 성빈이 화를 내며 말했다."하지만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겠어요? 당신이 감수한다고 해도 진아연은 못해요. 성급하게 머릿속에서 그 장치를 꺼냈다가 박시준이 정말 죽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요? 조명주는 벌써 이 기술로 마치 의학상까지 받을 수 있도록 확정됐다고요. 나중에 조명주가 박시준의 부활을 도와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 마이크도 어젯밤 거의 못 잤다.겨우 잠들었어도 박시준에 관한 악몽을 꾸었다
"시준아, 정말 일 안 할 거야?" 성빈은 이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그의 눈에 보이는 박시준은 정상일 때와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았다. 기분이 조금 우울해 보이는 것 외 별로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그는 박시준이 다른 사람에게 컨트롤 당할 뿐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지금 일할 수 없는 건 맞아요. 나중에 어떠할 지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진아연은 너무 단정지어 말하고 싶지 않았다.박시준에게 아직 예전의 자리로 돌아갈 능력이 있다고 해도, 지금 그의 정신 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걸 본인이 거부할 수도 있었다."글쎄요... 어쨌든 시준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사죠." 성빈은 갑자기 술을 마시고 싶었다. "집에 술이 있어요?""아침부터 누가 같이 마신대요?" 마이크가 그에게 핀잔을 줬다. "조금 있다가 회사에 나가야 해요. 저녁에 돌아와서 함께 마셔요.""알았어요. 그럼 전 잠을 좀 자야겠어요. 어젯밤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시준이를 만나지 못해 걱정이 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봤으니 마음이 훨씬 편하네요." 조여있던 성빈의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진아연은 박시준을 힐끗 봤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도 보지 않고 그들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시준 씨, 나 잠깐 나가야 해요." 진아연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시준 씨는 오늘 집에서 쉬고 있어요. 되도록 오후에 돌아올게요.""알았어." 박시준이 대답했다.성빈은 그의 익숙한 목소리에 가슴이 뭉클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시준아, 다시는 네가 말하는 걸 못 들을 줄 알았는데 너 말할 수 있구나. 목소리도 예전이랑 똑같아!"진아연: "..."박시준: "..."마이크가 성빈을 흘겨보았다. "조금 멍청해 보여요."성빈: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조지운도 그래요. 어젯밤 영상통화를 했는데 바보처럼 하염없이 울더라고요." 마이크가 놀리며 말했다. "정말 남자답지 못하게 그게 뭐예요. 아연이처
마이크는 목을 가다듬고 마른 기침을 두 번 한 후 의자에서 일어났다. "난 나가봐야겠어요...""기억났어요. 방금 진아연이 마이크 씨가 오늘 회사에 간다고 했는데... 어느 회사에 가려는 거예요? 당신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 밑에서 월급쟁이로 일할 리가 없어요." 성빈이 일어서서 마이크를 의자에 도로 앉히며 말했다. "바른 대로 말해요. 오늘 바른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회사에 나갈 생각하지 마세요."마이크: "뭐 하는 거예요? 박시준이 잠자코 있으니 이젠 날 괴롭히는 거예요?""당신은 진아연과 함께 생활하고 두 사람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데 지금 박시준도 진아연 씨 손에 있으니 내가 당신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성빈이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손을 쓰기 전에 어서 솔직하게 말해요."마이크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손을 쓸 건데요?""지금 지운이에게 전화해서 드림메이커가 마이크 씨가 설립한 거라고 할 거예요." 성빈이 협박했다.마이크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의심하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성빈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정말 마이크 씨가 설립한 거예요? 이런!""아니에요, 한이 형이 설립한 건데요." 마이크가 곧 설명했다. "난 한이의 일손을 거들 뿐이죠."성빈은 충격을 받았다.꼬맹이가 창업으로 설립한 회사가 이렇게 대단한 기술 회사라니!성빈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박시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가 한이 나이 때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그는 한이의 목표가 그를 능가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이는 지금 그를 훨씬 능가했다.그의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한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자신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했다.진아연과 한이를 다시 만나 마음은 기뻤지만 신체 기능은 희열이라는 감정을 잃은 듯했다.…진명 그룹 B국 지사.강민은 어젯밤 강도평이 보낸 문자를 받았다. 박시준과 진아연이 그녀를 협박할 수 없으니 그녀가 정상적으로 생
A국.박시준을 찾아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박 씨 가문은 설 명절이나 되는 듯 저마다 얼굴에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모님은 일부러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오늘 저녁에 한상 푸짐히 차려 박시준이 다시 살아 돌아온 걸 축하하려 했다."기성 씨, 좀 있다 라엘이의 담임 선생님을 모셔와서 함께 저녁을 먹어요. 이 선생님이 괜찮은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우릴 돕기 위해 가족이랑 등졌잖아요.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알았다고 대답한 기성이 시계를 보니 오후 네시 반이었다."지금 학교에 라엘이 데리러 갈게요.""그래요. 조심해서 갔다 와요." 이모님은 기성이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오늘 이모님이 홍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 시은이와 함께 와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시은이 출산 후 홍아줌마는 위정의 집에 가서 시은이와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박시준이 실종된 후 시은이는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늘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마치 아픈 사람 같았다.때문에 위정이 휴가를 내고 그녀를 돌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이모님은 시은이가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니 박시준을 찾아야만 그녀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박시준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 일을 홍 아줌마에게 알리고 시은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기성이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위정이가 시은이와 아이를 데리고 왔다.시은이는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더 많이 말라있었지만 컨디션이 훨씬 좋아 씩씩하고 활기차 보였다."오빠는 언제 와요?" 시은이가 이모님을 보자마자 물었다."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올 거예요. 시은 씨는 앞으로 밥을 잘 먹고 잘 쉬면서 다른 사람이 걱정하지 않게 하면 돼요." 이모님은 시은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홍 아줌마는 소소의 손을 잡고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소소가 거부했다.마당에 있는 식물에 이끌린 소소는 손을 내밀어 꽃을 잡으려 했다."소소야. 어느 꽃이 마음에 들어? 아줌마가 하나 따줄까?" 홍 아줌마가
순간 지성이의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 "아빠가 돌아왔어? 아빠! 아빠!"지성이는 소소의 손을 잡고 안으로 달려갔다."지성아, 아빠 아직 안 오셨어. 하지만 엄마가 아빠를 찾았대. 두 사람 지금 B국에 계셔." 위정은 지성이의 흥분한 얼굴을 바라보며 그에게 설명했다. "곧 돌아오실거야."지성이가 좋아하며 소리 내 웃었다. "아빠랑 영상통화 할 거예요.""누나가 돌아오면 해. 아빠가 있는 곳은 아직 잠잘 시간이야. 날이 아직 안 밝았을 거야." 위정은 지성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성아, 너 소소랑 놀고 있어. 누나가 돌아오면 같이 밥 먹자.""그럼 소소랑 함께 나가서 꽃을 꺾을래요." 지성이는 소소의 손을 잡고 마당으로 달려나갔다.소소를 데리고 꽃을 꺾는다고 했지만 사실 마당에 있다가 누나가 돌아오길 기다릴 셈이었다.제일 초등학교.학교에 도착한 기성은 수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을 보고 교사 사무실로 갔지만 이하늘이 거기에 없었다.그가 학교로 오기 전에 이모님이 저녁식사에 초대했다고 문자를 보냈었다.그녀는 이모님의 초대에 동의한다고 답장을 보냈었다.교사 사무실에 있던 여자 선생님은 기성이를 보고 곧 기성이를 향해 손짓했다."이 선생님 찾으러 오셨어요?"기성이 학교에서 이하늘을 도와 이하늘의 어머니를 혼내준 후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하늘과 기성에 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기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후에 수업이 없는 거 아니에요?""뭘 사러 간다고 하던데 딱히 어디로 간다는 말은 안 했어요. 30분이나 지났으니 아마 먼 곳에 갔나 봐요." 여선생님이 기성의 앞에 다가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두 사람 혹시 연애하는 거예요? 이 선생님에게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던데 수줍은 모습이 분명 어색해 보였어요."기성: "수줍다고요?""네, 그때 기성 씨 지금 이 모습이랑 똑같았어요... 기성 씨 얼굴이 빨개요." 여선생님이 놀리며 말했다. "조금 있으면 다들 퇴근할 텐데 아마 사무실로 안 돌아올 것 같아요. 어디에 있는지 전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