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뜬 그녀는 마이크의 얼굴을 보았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들이 불현듯 머릿속에 떠올랐다.“아연아, 벌써 9시가 다 돼가는데 왜 아직도 자고 있어?” 마이크는 창가로 걸어가며 커튼을 열었다. “아침 사 왔어.”“누가 노크도 안 하고 내 방에 들어오래?” 진아연은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옷장으로 걸어갔다.“여태까지 안 일어났길래 뭔 일 생겼을까봐 걱정했잖아.” 마이크는 창턱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나도 아침부터 귀찮게 할 생각은 없었어, 근데 지운 씨가 계속 너한테 확인하라고 해서.”진아연은 화장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세수도 하고 나왔다.“어젯밤에 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그녀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얼마 안 마셨어, 그냥... 한 병 정도!” 그녀의 차가운 시선에 마이크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왜? 나한테서 술냄새 나? 나 샤워하고 왔는데.”그는 옷을 걷어 올리고 냄새를 맡으며 중얼거렸다: “냄새 안 나는데?”“어젯밤에 지운 씨한테 내가 지금 어렵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어? 어제 박시준이 나한테 전화 와서 양육비를 주겠다고 했어!” 진아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술 취하면 잘난 척 하던데 넌 어떻게 된게 그 반대야?”마이크는 잠시 멍해졌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잠깐만, 기억 좀 더듬어볼게.”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무릎을 치며 말했다. “기억났다, 내가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건 아니고 조지운이 너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계속 물어보길래 나도 귀찮아서 대충 아무 얘기나 한 거야.”“내 계획이 왜 그렇게 궁금하대?” 진아연은 그의 설명을 듣고 화가 좀 풀린 것 같았다.“원래 그런 사람이야, 남의 일에 참견하는 거 좋아하고. 네가 진명 그룹에 관한 뉴스 보고 속상해할까봐 걱정하더라고.” 마이크는 그녀에게 물었다. “진명 그룹에 관한 뉴스 봐도 속상하진 않지?”“속상해.” 진아연이 대답했다. “그 사람들이 B국에서 어떻게 발전하든 상관 없어. 근데 귀국하고 익숙한 진명 그룹 건물을
진아연은 거울 속 넋을 잃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그때 그녀는 갑작스럽게 실명을 하게 됐고 기분은 바닥으로 가라앉았었다.긴장, 두려움과 불안이 그녀의 모든 신경을 가득 채웠고, 가까스로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으니 그가 반드시 와서 그녀를 데리고 병원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녹음을 들은 후 마이크는 일시 중지를 눌렀다.“아연아, 왜 울어?” 그녀의 붉어진 눈시울을 본 마이크는 즉시 휴대폰은 한편에 두고 티슈를 가져다주었다.“방금 왜 후반부 속 내 목소리가 없냐고 물었지?” 진아연의 몸은 굳어진 채 칫솔을 쥔 손은 떨림을 멈출 수 없었다.”그래! 지운 씨가 박시준한테 물었는데 박시준이 그때 아마 네가 전화를 듣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대.””거짓말이야!” 진아연은 손에 든 칫솔을 집어던지며 소리내어 울었다. “내 목소리를 지웠어! 그때 내가 눈이 안 보인다고 했다고! 제발 와서 나 좀 구해달라고 말이야! 근데 어떻게 내 목소리까지 지우고 이 녹음을 꺼내서 자기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할 수 있지?”마이크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그는 박시준이 이렇게까지 뻔뻔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몸을 굽혀 그녀의 칫솔을 쓰레기통에 버렸다."울지마, 새 칫솔 사올게."마이크가 떠난 후 진아연은 수도꼭지를 열었다. 급격히 흐르는 물소리는 그녀의 울음소리를 삼켰다.그녀는 박시준이 그녀에게 안겨준 아픔을 이미 다 잊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녹음을 들었을 때 그녀는 다시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별장에서 나온 마이크의 마음은 무척 혼란스러웠다.이때 조지운이 어떻게 됐냐며 메시지를 보내왔다.마이크는 전화를 걸어 분노를 참으며 물었다: “조지운 씨! 진아연이 우는 거 한 번 볼래요? 2년 동안 한 번도 우는 모습을 본적이 없어요! 근데 굳이 이 녹음을 들려주라고 해서 얘가 지금 울고 있잖아요! 박시준이 자신의 목소리를 없앴대요! 후반부의 녹음 분분은 박시준이 조작한 거라고요!”조지운: "..."
진아연의 두 눈은 빛을 잃은 것 같았다.”혹시 돈 때문이신가요?” 그녀는 의혹을 제기했다.”진 아가씨, 자료는 일단 받겠습니다만 돈은 필요 없습니다.” 탐정은 설명했다. “박 대표님께서 이미 저를 찾으셨습니다. 현이 사진도 보여주셨구요. 하지만 정보가 너무 적어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습니다. 진 아가씨의 보충자료를 받았으니 제가 더 잘 찾아보겠습니다. 근데 저희 팀에서는 지금 A국에서 찾고있지 않습니다.”진아연: "왜요?"”박 대표님께서 주신 정보에 의하면, 아이가 어쩌면 멀리 있는 A국이 아닌 Y국 근처의 작은 나라에 팔렸을 거라고 하셨거든요.””하지만 제가 얻은 단서에 의하면 그 아이가 A국에 팔렸을 거라고 했어요.”"확실한 정보입니까?" 탐정이 물었다.”확신은 못해요?” 진아연은 이마를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A국에서 찾아봐 주세요! 박시준 측에서 드리는 만큼 저도 드릴 수 있어요.”탐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 아가씨, 박 대표님이 저한테 얼마나 주시는지 알고 계십니까?””모릅니다. 하지만 작년 재벌가 명단에서 그의 재산이 얼마인지 봤어요. 그가 줄수있는 만큼 저도 드릴 수 있습니다.”탐정은 더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 아가씨께서 그렇게까지 얘기해 주셨으니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그럼 수고해 주세요!” 진아연이 말했다. “현이 제 딸 라엘이 어릴 때랑 아주 많이 닮았어요, 큰다고 해도 많이 변할 것 같진 않아요. 제 딸 라엘이 사진을 들고 찾으셔도 될 겁니다.”"네."얘기를 마친 후, 탐정은 진아연의 집에서 나왔다.차에 탄 후 탐정은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진 아가씨가 저를 찾으셨습니다."”그럴 줄 알았어요.” 모든 것이 다 박시준의 예상대로였다. “그녀에게 다 말해줬나요?””네, 얘기 했습니다. 근데 진 아가씨는 아이가 A국에 있을 거라고 A국에서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탐정이 말했다. “박 대표님, 진 아가씨께서 작년 재벌가 명단에서 대표님의 재산을 보셨다고, 대표님께서 주시는만큼 저한
”더 웃긴 건, 전에 내가 찾았던 탐정이 방금 나한테 말하기로는 진아연도 그를 찾았대, 그리고 내가 주는 만큼 주겠다고 현이를 찾아달라고 했대.” 박시준은 진아연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모든 재산을 걸고 현이를 찾을 생각을 해?”조지운은 대표님이 여전히 진아연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찾는데 재산을 다 쓰든 말든 걱정할 필요가 없다.”대표님, 진아연이 대표님만큼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최선을 다해 아이를 찾고 싶은 거죠.””내가 사람 찾아서 현이를 찾고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그 사람은 내 말을 못 믿고 굳이 자기가 직접 찾겠다고.””대표님, 그녀가 어떻게 하든지 신경쓰지 마세요. 어차피 두 분은 이미 이혼하셨고 앞으로는 서로 신경쓰지 말고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조지운은 침착하게 분석했다.박시준은 그의 말을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예전의 조지운은 그들에 대해서 얘기할 때 온갖 수를 써서라도 그들이 잘 되길 바랬었다, 가장 흔한 말버릇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좀 참으시면 안됩니까’ 였었다.그러나 지금, 조지운 더 이상 서로를 신경쓰지 말라고 말했다.”너 변했어.” 박시준은 깊은 눈동자로 생각에라도 잠긴 듯 조지운을 바라보았다. “어제 마이크가 너한테 무슨 얘기 했어?”조지운은 마치 들키기라도 한 듯 안절부절못했다: “아... 아무 얘기도 안 했습니다. 어제 그가 한 얘기는 이미 대표님께 다 보내드렸어요. 그 후로는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납니다.””나랑 진아연 앞으로 서로 상관하지 말라고, 누가 너더러 나한테 그렇게 말하라고 했어?””저 혼자 한 말입니다... 제 말이 틀렸나요?” 조지운은 억울한 척하며 물었다. “혹시 다른 생각이나 계획 있으신가요?”박시준: "나가."조지운은 석방이라도 받은 것처럼 얼른 도망쳤다.저녁.모두들 진아연의 집에 모여 정식적인 모임을 가졌다.이번 모임에 하준기와 여소정 외에 성빈과 최은서 그리고 위정과 박시은도 참석했다. 물론, 그들
위정은 들어온 후 진아연에게 미안해하며 입을 열었다: “아연아, 박시준이 여기에 왔대.”모두 깜짝 놀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오늘 점심에 소소가 지성이랑 놀고 싶어하길래 오빠한테 전화해서 퇴근하면 지성이 데리고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했는데 깜빡했어요.” 시은이가 설명했다.”방금 박시준한테 전화해서 지성이 데리고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했는데 우리 엄마가 이미 우리 다 여기로 모였다고 얘기했나봐. 이제 곧 도착한대.” 위정은 계속해서 설명했다.”어쩐지, 내가 지성이 데리러 갔는데 이모님께서 박시준이 데리고 나갔다고 하더라니.” 여소정이 말했다. “마침 잘됐어, 지성이만 남기고 가면 되겠네.””소정아, 그건 좀 아니지 않아?” 하준기는 한 상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을 보면서 얘기했다. “시준이 형이 같이 먹는다고 해도 기껏해야 수저 한쌍 더 놓는 거지. 그리고 안 먹겠다고 할지도 모르잖아? 일단 너무 환영하지 않는다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하준기가 말을 마치자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별장에 도착했다.잠시 후 경호원이 지성이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위정과 시은이는 문 앞에서 그를 맞이했다.박시준은 그들과 함께 거실에 들어갔다.소소는 지성이를 보고 바로 신이 나서 외쳤다: “오빠 오빠!”소소가 지성이를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지성이는 손에 작은 선물 박스를 들고 있었는데 소소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지성이가 매번 소소를 만나러 갈 때마다 박시준은 아들더러 동생에게 가져다 주라고 작은 선물을 준비해줬다.그래서 소소는 특히나 오빠와 노는 것을 좋아했다.”보현아, 우리도 가서 같이 놀자!” 여소정은 딸의 손을 잡고 갔다.세 아이들은 서로 알고 있었지만 함께 놀아본 적은 없었다.그러나 서로를 알고 있었기에 곧 친해져 재미있게 놀았다.”시준아, 저녁 먹었어?” 성빈이 박시준에게 물었다. “우리 이제 먹으려고 하는데 와서 같이 먹을래?”조지운은 얼굴이 퍼래진 진아연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성빈 형, 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저
최은서가 말을 이었다: “왜 그러긴요, 싫어하는 사람이 왔으니까 그런 거죠!” 비록 박시준은 자신의 친오빠였지만 그녀는 늘 그를 미워했다.두 사람이 이혼한 순간부터 최은서는 변함없이 진아연의 편이였다.시은이는 당황한 나머지 얼굴이 빨개졌다. “제가 아연언니한테 가볼게요.””가지마.” 위정은 그녀를 말렸다. “소정이가 가는 게 나을 거 같아!”시은이가 가기는 너무 애매했다.그녀는 박시준과 친남매보다 더 가까웠기에 몇 년동안 진아연과 박시준 사이에 쌓인 오해와 불만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그녀가 들어가 아무리 진아연을 설득해도 소용없는 짓이였다.”마이크, 네가 가봐!” 여소정은 마이크에게 말했다. “전 박시준한테 물어볼게 있어요.”마이크는 남아서 계속 구경하고 싶었지만 진아연이 혼자 방에서 속상해 할까봐 걱정되어 세 아이들을 데리고 진아연의 방으로 들어갔다.아이들이 있으면 진아연은 힘들다고 해도 티를 내지 않을 것이다.진아연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보고 마이크는 침실에서 나왔다.식당.박시준은 요청을 받고 식탁 의자에 앉았다.성빈은 그에게 술잔을 가져다 주고 박시준을 위해 술을 따랐다.하준기는 여소정에게 일을 크게 만들지 말라고 수없이 많은 눈빛을 보냈지만 그녀는 아예 무시했다.마이크는 식당으로 돌아와 현장을 살펴보더니 불을 지폈다: “소정아, 할 말 있다며? 이미 얘기 했어?”여소정은 하준기를 밀어내며 박시준의 앞으로 걸어갔다.”박시준 씨, 이 사진 좀 보시죠.” 여소정은 어젯밤의 사진을 박시준에게 건네며 물었다. “이 안에 있는 사람 ‘박시준 씨’ 본인 맞아요?”박시준은 사진을 보더니 주저없이 대답했다: “아니.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질문 하지 말아.”박시준은 이런 앱에 계정을 만든 적도 없었고, 만들었다 해도 아이디를 본인의 이름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소정이 묻고 싶은 건 이 영상 속의 뉴스가 사실이야? 진명그룹이 독립하고 강민이 진명그룹의 대표가 된다는 것도?” 하준기는 제일 중요한 질문을 제기했다.여소정: “맞
아이들이 물을 마시고 싶어 해 진아연은 아이들에게 물을 뜨기 위해 나왔다.그녀가 나오자마자 박시준의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이야.그녀를 본 순간, 박시준의 눈가에는 놀라움이 스쳐갔지만 곧 진정하고 냉정함을 되찾았다.”지성이 데리고 먼저 갈게.” 그는 차갑게 말했다.”혼자 가세요.” 진아연은 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 “좀이따 경호원에게 데려가라고 하세요.”박시준, 지성이와 경호원은 같은 차를 타고 왔다.진아연이 박시준에게 혼자 가라는 건 혼자 나가서 택시를 타고 가라는 것인가?그렇지 않고 그가 차를 몰고 간다면 나중에 지성이는 어떻게 돌아간단 말인가?박시준은 온몸에 냉기가 감도는 것 같았다, 그는 얇은 입술을 깨물며 두말 없이 성큼성큼 걸어갔다지성이는 당분간 집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그가 집에 도착한 후, 기사님이 다시 운전해서 데리러 오면 된다.그가 떠난 후, 별장의 분위기는 다시 들뜬 분위기로 돌아왔다.”아연아, 이리 와 봐!” 여소정은 그녀에게 손짓을 하며 불렀다. “진명그룹 일 때문에 화 난 게 아니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난 거야?”진아연은 말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좋은 일도 아니였기 떄문이다.”애들이 물 마시고 싶다고 해서 물 가져다 줄게.” 진아연은 주전자와 물컵을 몇 개 들고 올라갔다.”소소 물 마시겠대? 나 텀블러 가져왔는데.” 위정은 바로 거실로 간 후 가져온 가방에서 텀블러를 꺼냈다.”나도 텀블러 가져왔어.” 여소정도 텀블러를 가지러 갔다.박시준은 지성이에게 아무것도 챙겨주지 않았다.지성이는 이미 많이 컸기에 물컵으로 물을 마실 수 있었다.진아연은 유아용 텀블러 두개와 물잔을 가지고 침실로 돌아갔다.”마이크, 지운 씨가 너는 아연이가 왜 화 났는지 알고 있다고 했어. 얼른 말해줘!” 여소정은 마이크에게 술을 따르며 물었다. “아연이 방금 엄청 화 난것 같았어. 박시준이 들어온 후부터 안색이 아주 어두웠어.”마이크는 물론 진아연의 허락 없이 그녀의 사생활을 얘기할 리 없었다.”소정아, 아연이랑
보현이는 소소의 손을 잡고 화면 속 한이를 가만히 응시했다.한이 역시 화면 속 두 소녀를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풀렸다."보현아, 소소야. 오빠라고 불러." 한이는 그녀들과 처음 보았지만 예전에 사진을 본 적이 있어 한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보현이는 활발한 성격이라 그런지 바로 한이에게 "오빠!"라고 말했다."소소야, 말은 할 줄 알아? 할 수 있으면 오빠라고 불러봐. 오빠가 다음에 가면 선물 사줄게!" 한이가 말했다.보현이는 중얼거리며 말했다. "저는 오빠라고 불렀으니깐 선물 있죠?""물론이지! 오빠라고 부르면 선물 줄게." 한이가 말을 마친 뒤, 진아연의 품에 안겨 있는 지성이를 보며 마음이 간지러워지는 것 같았다.엄마 품에 몸을 숨긴 채 영상 속 한이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오빠." 소소는 수줍게 말했다.목소리를 크진 않았지만 한이는 분명하게 들었다."소소도 착하네. 오빠가 선물 사가지고 갈게!" 한이는 약속을 마친 뒤, 어머니 품에 안겨있는 동생을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박지성, 너도 좀 배워! 동생들은 자신있게 말하는데! 그것도 못하는 거야?! 소심하기는. 박시준 씨가 아주 좋아하겠네!"한이는 남동생이 그와 라엘이와 다르게 매우 소심했다.지성은 형의 이야기를 듣고는 얼굴이 붉어지며 소리를 쳤다. "형이 더 소심하거든! 나쁜 형아! 난 형 선물 필요 없어! 아빠가 사주실 거니깐!""그럼 아빠한테 가던가! 엄마한테 숨지 말고!" 한이는 그런 그를 놀렸다.지성이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진아연의 품 속에서 나와 아빠에게 달려갔다.진아연 역시 지성이를 뒤쫓아갔다."지성아, 아빠는 먼저 집에 돌아가셨어.""으아아앙! 아빠! 집에 갈래요! 나쁜 형아는 싫어요!" 지성은 크게 울부짖으며 말했다.진아연은 울고 있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다.그녀는 지성이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지성이를 다시 보낼 계획이었다.그녀는 한이와 라엘이를 키워봐서 그런가 아이를 달래주지 않는다면 숨을 쉴 수 없을 때까지 울 것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