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이는 귀여운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며 오늘 엄마와 함께 본 것과 엄마한테서 들은 말들을 알렸다.진아연은 아이한테 전에는 아빠를 사랑한다고 했었지만, 아이는 뜻을 잘못 이해했는지 여전히 아빠를 사랑한다고 전해졌고아이의 말을 들은 박시준의 마음은 순간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아들의 진지한 모습은 아무리 봐도 거짓말은 아닌 듯했다."지성아, 누구한테서 그런 말을 들었어?" 이모님은 굳어있는 박시준을 보더니 바로 지성이한테 물었고지성이는 고개를 들고 이모님을 바라보며 답했다. "엄마가 알려줬어요!"이에 이모님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엄마가 그런 얘기를 했구나!""진짜 엄마가 말했어요." 지성이는 사람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까 봐 다시 강조했다.이모님은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바로 박시준의 캐리어에서 로봇 장난감 다리 한쪽을 꺼내 지성이한테 말했다."우리 가서 로봇 장난감 다리를 붙여볼까?" 이모님은 말하면서 지성이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고박시준은 바로 캐리어를 닫은 후 침실로 돌아갔다.진아연이 아들과의 가까워지기 위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다니!진짜 그런 여자가 될 줄이야.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박시준은 침실 문을 닫고 방 안에서 서성거렸다!성빈이 감히 그를 속이고 아들과 함께 진아연을 만나다니!성빈의 연락을 계속 기다리고 있던 박시준은 그가 메시지도 보내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자홧김에 바로 성빈에게 전화했다.스타팰리스 별장.성빈은 갑자기 울린 벨 소리에 휴대폰 화면을 보고 박시준의 연락임을 확인하더니 바로 주위 사람들한테 조용히 하라고 알렸다."다들 조용히 하세요! 저 전화받을게요." 성빈은 박시준이 언젠가는 알게 될 거라 생각했었고 이에 본인 욕먹을 거라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박시준이 뭐라고 할지 궁금한 최은서는 바로 그의 휴대폰을 스피커폰으로 바꿨고성빈은 그녀의 행동에 난감한 표정을 보였다. "은서야, 내 체면은 좀 세워줘야 하지 않을까?"최은서: "체면은 무슨 체면이에요. 오빠가 욕하면 제가 대신 욕할게요
"두 사람 혹시 싸우는 거 아니겠죠?" 마이크는 문밖에서 통화하고 있는 진아연이주먹을 꽉 쥔 모습에 걱정인지 입을 열었다."아마도요! 시준이는 자기 동의 없이 하고 보는 일 처리 방식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오늘 제가 지성이를 데리고 올 때 시준이한테 얘기하지 않아 화가 났을 거예요." 성빈은 바로 그에게 설명했다."그래도 진아연한테 화풀이하면 안 되죠!" 마이크는 말하면서 술잔을 내려놓고 진아연의 편을 들어주려고 밖에 나가려 했다.이에 곁에 있던 조지운은 급히 그를 말렸다."두 사람이 다투는데, 당신이 끼어 들어서 뭐해요? 그리고 저는 진아연 씨가 질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대표님은 말다툼에 서투른 편이라는 걸 알잖아요." 조지운은 마이크가 나서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전에는 아마 아이들과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결론을 짓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 거예요."마이크는 그의 말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연이가 손해볼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요.""당신이 도와준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조지운은 바로 그를 비웃었다. "오히려 방해만 될걸요?"마이크는 조지운의 말에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 귀에 거슬리네요.""당신 귀에 거슬리든 말든 사실은 사실이에요. 진아연 씨가 도와달라고 말하지 않은 이상 두 사람의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조지운은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하루 종일 의리 있는 척은”“두 사람이 갑자기 왜 싸우는 거죠?” 최은서는 바로 이들을 말렸다. “두 사람 일단 기다려 보세요. 저 할 말 있어요.”마이크와 조지운은 최은서의 말에 바로 입을 다물었고성빈은 최은서의 목표가 왠지 자신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성빈 씨, 방금 거짓말할 때 눈 깜빡하지 않네요. 이제 당신이 했던 말 중에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의심되네요." 최은서는 바로 화제를 성빈한테로 돌렸다.이에 성빈은 붉어진 얼굴로 답했다. "그렇다고 네 둘째 오빠한테 사실대로 얘기할 수 없잖아? 아니면 일부
박시준은 진아연이 바로 사과할 줄 몰랐는지 충격을 받아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방금 천둥 번개가 번쩍이는 찰나, 그는 진아연한테 지성이를 만나려면 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얘기했지만진아연은 이에 바로 동의했다.박시준의 별장.전화를 마친 박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바로 욕실로 향했다.박시준은 지난 하루 동안 이곳저곳 돌아다녔었고진아연 때문에 하루 시간을 낭비했지만, 이는 진아연한테 나무라 할 수 없었다. 모두 스스로 심란한 탓에 Y국으로 갔기 때문이니 말이다.방금 그녀와 연락할 때 현이의 상황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머릿속 이성이 그한테 물어봤자 아무 결과도 없을 거라는 걸 알렸다.그래서 박시준은 만약 진아연이 또 지성이와 만나고 싶다면 지성이와 함께 만날 생각이었다.샤워를 마치고 침실에서 나온 그는지성이가 바로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저녁을 먹은 지성이는 손에 들고 있는 로봇을 박시준에게 보여주며 자랑했다."지성아, 오늘 엄마와 만나서 기분 좋아?" 박시준은 아들의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향했다.지성이는 박시준의 말에 입을 삐죽거리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생각했다."엄마가 무슨 얘기 해줬어?" 박시준은 계속 아이한테 물었지만지성이는 사실 엄마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하지 못했다."엄마 휴대폰에 누나들이 엄청 많았어요..." 지성이는 고개를 들고 엄마 휴대폰에서 본 누나들에 대한 그리움을 알렸다."엄마가 누나 영상 외에 다른 것들은 보여주지 않았어?"지성이는 이에 잠깐 생각하더니 바로 고개를 저었다."그럼 지성이는 엄마가 좋아?" 오늘은 어찌 보면 지성이가 자란 후로 처음 엄마와 만난 날이기에 박시준은 아들의 생각이 궁금했다.이에 지성이는 붉어진 얼굴로 부끄러운지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그는 로봇을 들고 중얼거리면서 장난감을 노는 시늉을 보였고박시준은 아들이 질문을 피하자 바로 다음 질문을 물었다. "지성이는 강민 이모가 좋아?"강민은 한두 달에 한 번씩 지성이를 보러 왔고매번 지성이를 볼 때
박시준은 아들의 귀여운 모습에 참을 수 없는지 미소를 보였다.지성이는 어릴 때부터 라엘이의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고나이 차이가 많은 이유 때문인지 지성이는 누나가 자기와 놀지 않을까 봐 항상 누나한테 아첨하는 태도를 보였다."그럼 다음에 엄마 만나면 네가 말해보렴!" 박시준은진아연이 분명 거절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아들한테 이리 말한 것이었다."네!" 지성이는 아빠를 따라 내려오면서 엄마와의 만남에 기분이 좋은지 바로 물었다. "아빠, 누나는 언제 와요?""그럼 우리 영상 통화하자!" 박시준도 딸과 너무 오래 보지 못한 듯해 아이가 매우 보고 싶었다.그는 지성이를 안고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영상 통화를 걸었지만라엘이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제 저녁 7시쯤인데 설마 아직도 끝나지 않은 거야?그는 김세연한테서 라엘이의 촬영 일정표를 확인했고 라엘이의 촬영 일정은 대부분 낮에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그는 이런 생각에 바로 김세연에게 연락했고전화를 받은 사람은 의외로 김세연의 매니저였다."박 대표님, 세연이한테 무슨 볼일이죠?""제 딸은 어디에 있죠? 왜 전화를 받지 않은 거죠? 딸한테 전화받으라고 하세요." 박시준은 바로 그한테 물었다.이에 매니저는 난감한 듯 답했다. "박 대표님, 라엘이가 지금 울고 있어 전화를 받을 수 없어요."박시준은 그의 말을 듣자, 순간 온몸의 피가 들끓었다.그는 지성이를 옆에 앉힌 후, 휴대폰을 들고 급히 밖으로 뛰어갔다."라엘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죠? 어떻게 된 일이에요?!"아무것도 모르는 지성이는 그런 아빠의 모습에 바로 따라갔다."지성아, 밖에 비가 와서 뛰어다니면 안 돼!" 이를 본 이모님은 바로 다가가 지성이를 품속에 안았다.이에 박시준은 뒤따라온 조급한 아들의 모습에 바로 다가가 조용히 설명했다. “아빠가 누나 데리고 올게. 지성이는 집에 얌전히 있어.”지성이는 아빠의 말을 듣더니 그제야 안심했고이모님은 박시준에게 바로 우산을 건넸다.박시준은 우산을 받고 바로 빗
어릴 때부터 똑똑했고 뭐든지 한 번에 터득할 수 있는 아이였기 때문에 좌절을 겪은 적이 별로 없었고연기 또한 주위 사람들한테 재능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었다.물론 라엘이한테 첫 촬영은 아니었고 우는 신들도 잘 소화했었지만, ‘엄마’에 대한 증오와 원한에 관한 연기 부분은 아무래도 아이한테 많이 힘든 듯했다.지난 몇 년 동안 이런 좌절을 겪어보지 못한 라엘이는아마 이번 촬영을 도저히 이어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라엘이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였고 아무리 연기라고 해도 도저히 입을 뗄 수가 없었다.하지만 이대로 포기하면 세연 삼촌이 실망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비웃을 거라 생각한 라엘이는 이 때문에 마음이 더욱 괴로웠다."라엘아, 미안해. 진심으로 그런 소리를 한 게 아니야. 그리고 네 연기 실력이 별로라는 뜻이 아니야... 그래, 물론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겠지만,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었어... 나도 아역 출신이지만, 어릴 적의 연기 실력이 너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었다고 말하고 싶었어." 비비는 무심코 한 말 때문에 라엘이가 맥을 못 추게 될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다.물론 그녀는 작업 진행이 지체될까 봐 걱정이었던 거다. 라엘이가 계속 우울해 하면 김세연은 옆에서 라엘이를 달래줘야 하고 그러면 두 사람의 연기를 진행할 수 없으니 말이다.물론 이것뿐만 아니라 박시준이 알게 될까 두려운 점도 있었다.박시준이 라엘이를 끔찍히 여기는 것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박시준과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뒷담이 아닌 바로 라엘이 앞에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고 연기 실력이 부족하다고 질책했을 것이다."저리 가세요!" 김세연은 어두운 표정으로 비비를 쫓아냈고이에 당황한 비비는 바로 매니저한테 끌려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박시준이 현장에 도착했다.그는 라엘이의 곁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김세연을 끌어내고 바로 라엘이한테 말했다. "라엘아, 아빠 왔어. 아빠랑 같이 집에 가자."라엘이는 아빠의 목소리에 바로 고개를 들었고박시준은 아이의 붉
현장에 도착한 진아연은 의자에 앉아 울고 있는 유명 여배우의 모습에 깜짝 놀랐고 여배우 눈동자의 눈물 또한 하얀 조명 아래서 유난히 선명했다.의사는 곁에서 여배우 얼굴의 상처에 연고를 발라줬고박시준과 라엘이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라엘이는 울진 않았지만, 시무룩한 모습을 보였고이에 진아연은 바로 딸아이한테 다가가 손을 꽉 잡아줬다."라엘아, 너무 울어서 눈까지 부었네." 진아연은 딸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엄마한테 일찍 연락하지 그랬어? 엄마가 귀국할 때 세연 삼촌한테 얘기했었는데, 세연 삼촌이 알려줬지?"“엄마, 안아줘요.” 라엘이는 속상한지 말하면서 바로 엄마 품에 안겼다. “엄마, 저 도저히 잘 할 수 없어요... 몇 번을 했는데 도저히 소화할 수가 없어요.”진아연은 아이의 말을 듣더니 토닥이며 격려했다. "네 연기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니라 방법이 틀려서 그런 거야."곁에서 지켜보던 박시준의 시선은 온전히 진아연에게만 집중했다.3년 가까이 보지 못한 사이 그녀는 전보다 훨씬 성숙해 보였다.머리를 기른데다 펌 때문에 그래 보일 수도 있었다."일단 먼저 라엘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박시준은 진아연이 라엘이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치려 하자 바로 말렸다. "설마 라엘이한테 계속 연기하라고 부추길 생각이야?""뭐가 문제죠?" 진아연은 그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딸이 포기한다고 하지 않았어요."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순간 분위기는 화약 냄새가 가득했지만촬영 현장에 사람들도 많아두 사람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고 딸 앞에서 싸우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다."딸이 이런 연기를 소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미 멘탈이 나간 모습 안 보여?" 박시준은 방금 감독님과 얘기했고 감독님은 만약 라엘이가 계속 연기할 생각이라면 작가한테 부탁해 대본을 바꿀 수 있다고 알렸다.박시준은 딸을 위해 감독님한테 부탁할 수 있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왜냐면 그는 라엘이가 연기를 하지 않기를 원했고 딸이
직원은 바로 라엘이를 데리고 메이크업 수정을 진행했고촬영 현장 또한 분주해졌다.진아연은 김세연과 함께 라엘이의 촬영을 보러 갈 생각이었지만박시준이 갑자기 그녀의 길을 막았다.그의 몸은 마치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벽과도 같았다.진아연은 그의 어두운 표정을 보며 말했다. "저는 딸한테 당신을 미워하라고 부추기지 않았어요. 방금 그런 방법을 얘기한 것도 딸이 순조롭게 촬영할 수 있기 위해 말한 거예요."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고 갑자기 다른 얘기를 꺼냈다. "나 Y국에 가서 배태준 씨를 만났어."진아연은 그의 말에 왜 갑자기 길을 막고 있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이에 그녀는 김세연을 보며 말했다. "일단 가서 라엘이 촬영 잘 하고 있는지 지켜봐 줘요!"김세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왜 갑자기 현이를 찾는 거야?" 박시준은 김세연의 뒷모습을 보면서 진아연에게 물었다."제가 누구를 찾든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현이는 내 딸이야. 내 딸을 찾는데 당연히 상관있지 않을까?" 박시준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왜 아이가 네 딸이라고 의심하는 거지? 단지 현이가 나와 닮은 이유 때문에?""저한테 무슨 답을 원하는 거죠?" 진아연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현이를 찾으면 제가 이유를 알려 줄게요.""만약 내가 현이의 행방을 알고 있다면 이미 찾았을 거야. 하지만 아마 이 세상을 떠난 것 같아.""아버지라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딸이 살아 있어 봤자 죽은 것과 차이가 있을까요?" 진아연은 그의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실망에 가득 찼다."계속 찾고 있어. 부하들을 세계 각국으로 보내 계속 찾고 있다고.""그럼 A국에 가서 아이를 찾아봤어요?"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바로 반문했다. "내가 그러지 않았을 것 같아?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아 실종됐어. 갓 태어난 아이가 얼마나 어리고 연약한데, 그런 아이를 찾는 건 바다에 빠진 바늘을 찾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바
"그래도 미리 말하면 앞으로 불필요한 다툼을 피할 수 있잖아요. 이제 모든 게 늦었어요. 오늘은 일단 돌아가시는 게 어때요? 라엘이가 촬영을 마치면 제가 곁에 있어주면 돼요."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박시준은 딸의 촬영이 끝나는 대로 함께 집에 돌아가려 했지만방금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자기라는 딸의 말에 마음이 착잡해질 수밖에 없었다.그는 딸이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한이는 어때?" 박시준은 아들의 근황이 궁금한지 떠나기 전에 진아연에게 물었다."잘 지내고 있어요. 잘 자라고 있고 공부도 잘하고 있죠. 만약 궁금하면 언제든지 B국에 가서 만날 수 있어요. 새로 입학한 학교는 알고 있겠죠?" 진아연은 쿨하게 박시준의 질문에 답해줬고박시준은 진아연의 대범함에 어쩔 수 없었다.박시준도 한이와 만나고 싶지만, 진아연이 반대하지 않아도 한이가 원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부자의 관계는 Y국에서 함께 지낼 때 그나마 나아졌지만, 그 후로 한이는 줄곧 그를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B국으로 돌아가면 알려줘. 함께 가자." 박시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기 생각을 알렸다. "네가 없으면 아마 나와 만나려 하지 않을 거야.""저 당분간 B국으로 돌아갈 계획 없어요. 라엘이와 지성이와 만나는 걸 동의했으니까 한이와 만날 수 있게 도와줄게요." 진아연도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고박시준은 그녀의 요구를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동의했다.아무래도 그녀에 대한 미움이 이혼 초반 때보다 덜했기 때문이었다.진아연이 애당초 이혼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몸이 아프다는 이유인 걸 알게 되었고 그 때문에 그녀에 대한 증오 또한 많이 옅어졌다.다만 두 사람은 이제 할 말 못 할 말 다 한 사이로 과거에 돌아갈 수 없는 건 분명했다.아이에 관한 얘기를 끝낸 후, 두 사람 모두 입을 다물었고분위기는 순간 어색해졌다."먼저 돌아가요!" 진아연은 왠지 숨 쉬는 것마저 불편한 듯했다."라엘이가 촬영을 마친 후 잠깐 얘기하고 갈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