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재빨리 호텔을 향해 뛰어갔다.마이크는 그녀를 따라가려 했지만 실패했다.그녀는 너무 빨리 뛰었다!마이크가 호텔까지 달려갔을 때 진아연이 구급차에 타는 것을 보았다!경호원이 마이크 뒤에서 물었다. "따라갈까요?""어떻게 따라갈 건데? 아무리 구급차라지만 두 다리로 따라갈 수 있겠어?" 마이크는 돌아서서 식당으로 걸어갔다. “구급차에는 의사도 있고 경찰도 있으니까 아무 일 없을 거야. 하려던 일을 끝내면 돌아오겠지.”“대표님 점점 독단적이시네요.” 경호원이 말했다. “무슨 육상 선수인 줄 알았어요. 아침 식사도 안 하셨는데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현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생각에 저러는 거지. 빨리 아이를 찾아내고 싶으니까." 마이크가 물었다. "네 생각에는 아이가 아직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거 같아?""당연히 없죠!" 경호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도 확인된 게 아니니까 모르죠. 제가 뭐든 다 맞출 수 있으면 경호원이 아니라 회장이 됐겠죠.”마이크: "난 사실 그 아이가 아직 살아있었으면 해. 그 아이가 아직 살아 있다면 작은 라엘이겠지. 아이가 4명이면 한쪽에 두 명씩, 공평하네."경호원: "무슨 재산 나누는 것도 아니고 공평하고 불공평하고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누가 키운 아이면 누가 데리고 가는 게 마땅하죠. 라엘이는 대표님이 키웠으니까 대표님이 데리고 가는 게 맞아요. 박시준이 양아치나 마찬가지라니까요!"마이크는 그를 흘겨보았다. "말 잘하네. 왜 박시준을 찾아가서 따지지 않았어?"경호원은 즉시 입을 다물었다. “제가 어찌 감히...”병원.진아연은 구급차를 따라 응급실로 간 후 곧 경찰을 통해 방화범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응급 처치 끝에 범인은 병실로 보내졌다.약 2시간 후 범인이 깨어났다.진아연은 주치의와 함께 병실에 들어갔다."진아연 씨, 물어볼 게 있으면 빨리 물어보세요. 나중에 경찰이 오면 묻기 어려울 겁니다." 주치의가 진아연에게 말했다."고마워요." 진아연은 인사한 뒤 침대 옆으로 걸어가 얼굴이 거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다 줄게요." 그녀는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 저에게 말해주세요. 제 딸 현이는 어디에 팔렸나요?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계신다면 더 좋고요.""자세한 정보는 저도 모르겠어요." 여자는 바로 대답했다. “그냥 그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박시준의 딸이라고... 바로 당신이 얘기한 그 아이 맞죠?”"네! 그 아이 맞아요." 진아연이 그녀에게 바싹 다가가 물었다. "어디로 팔렸나요?"주치의는 병상에 누운 방화범이 입을 열어 진아연에게 답하는 것을 보았다.대답을 들은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듯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주치의를 향해 걸어왔다.두 사람은 병실에서 나왔다.주치의가 묻기도 전에 진아연이 먼저 말했다. "이쪽에서 안락사는 합법인가요?"주치의는 잠시 멍해졌다. “그건 갑자기 왜 물으시는 거죠? 방화범이 안락사를 원하던가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며 고통 없이 죽고 싶다고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안락사는 불법인데, Y국의 상황은 잘 모르겠네요...""현재 Y국도 합법이 아닙니다. 의식이 있고 위독한 환자만 안락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방화범의 경우 신청 조건에 부합되지 않죠."주치의가 말했다. “알고 싶은 걸 알아냈다면 그냥 내버려 두지 그래요."진아연은 매우 갈등했다.합법이 아니라면 그녀는 절대로 불법적인 일은 할 생각이 없었다."소량의 수면제를 줘서 푹 자게 해주세요!" 그녀는 결정을 내렸다. "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앞으로 B국에 오시면 식사라도 대접해 드릴게요.""Y국을 떠나려고 하시는 건가요?"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병원에 온 건 비밀로 해주세요. 아이를 찾기 전까지 이 일을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으니까요.""알겠어요. 그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만나요."진아연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주치의는 수면제를 준비하러 갔다.진아연은 병원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그녀는 아침에 급히 나오면서 휴대폰을 들고 오지 않
"마이크, 누구든 현이를 내 앞에 안전하게 데려올 수만 있다면, 양육권을 박시준에게 줘도 난 불만이 없어." 진아연의 첫 번째 관심사는 현이의 안전이지 자녀의 양육권 문제가 아니었다."그렇다면 박시준과 같이 찾아도 되잖아! 찾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수월하니까." 마이크가 제안했다. "A국은 박시준의 손안에 있으니까.""박시준도 A국에서 찾았을 거야. 그 아이에 대한 관심이 크니까." 진아연은 프런트에서 환불받은 보증금을 지갑에 넣은 뒤돌아서 호텔 게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먼저 A국에 돌아가고 나서 얘기해. 나중에 그가 도울 일이 생긴 뒤에 찾아가도 늦지 않아.”병원.진아연의 요청에 따라 의사는 방화범에게 소량의 수면제를 주사했다.방화범은 금세 잠들었다.저녁때 방화범은 잠에서 깬 뒤 병실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죽지 않았나? 어떻게 다시 살아난 거지?그녀는 움직이려고 했지만, 몸에 화상을 입은 곳이 심하게 아팠다.꿈이 아니다! 그녀는 정말로 죽지 않았다!진아연이 그녀를 속였다!잠시 후 간호사가 체온과 혈압을 확인하러 들어왔다. 간호사를 보자마자 그녀는 꽥꽥 소리쳤다. "진아연 어딨어?! 당장 여기로 불러와!""소리치지 마세요. 밖에 경찰이 있어요!" 간호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실 밖을 지키던 경찰이 들어왔다.방화범은 즉시 입술을 오므리고 더는 고함을 치지 않았다."진아연 씨는 우리 병원의 의사가 아닙니다. 이미 떠난 지 오래예요." 그녀가 진정한 것을 본 간호사는 그녀에게 알려주었다."점심때 왔던 그 의사는 어디 있어요? 아직 병원에 있어요?" 방화범은 자신이 왜 죽지 않았는지 알고 싶었다.그녀는 오직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이번 화재에서 그녀는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 그녀는 흉터로 가득한 얼굴뿐만 아니라 끔찍한 감옥살이도 해야 했다. 그런 결과를 마주해야 하느니 차라리 죽고 싶었다."의사가 아직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더는 소리치지 마세요!" 간호사가 그녀에게 말한 뒤 나갔다.약 5분 후 주치의가 병
그의 모든 자녀 중 지성이만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고 그와 함께 하기를 원했다.겨울 방학 때 라엘이는 지성이를 데리고 B국에 있는 진아연에게 가려 했지만 지성이가 거부했다.지성이는 집에서 아빠 옆에 있는 걸 더 좋아했다.“지성아, 아빠는 매일 널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 박시준이 아들을 안고 소파에 앉았다. “앞으로 며칠 동안 잠시 집을 비울 거야. 아빠가 좀 먼 곳에 다녀와야 하거든...”"싫어요!” 지성이는 아무 생각 없이 눈살을 찌푸리고 화냈다. “아빠 가지 말아요!”박시준은 아들이 이런 반응을 보일 줄 알았다. 그래서 갖고 온 선물을 꺼냈다."이 로봇 좀 봐, 다리 하나가 없네."지성이는 곧 로봇에 빠졌다."아빠가 먼 곳에 가서 로봇의 없어진 다리를 가져와야 하거든. 아빠가 로봇 다리를 찾으면 집에 돌아올 거야. 어때?” 박시준이 조용히 지성이를 달랬다.지성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아들의 허락을 받고 난 박시준은 그제야 티켓을 예매했다.지성이는 다리 하나가 사라진 로봇을 가지고 혼자 놀기 시작했다.이모님이 다가와서 물었다. “대표님, 어디 가시는 거예요? 며칠이나 걸릴까요?”“아직 며칠이 걸릴지 모르겠어요. 곧 돌아올 거예요.” 박시준은 그날 밤 티켓을 예매하고 방에 돌아가 짐을 싸려 했다. “Y국에 갈 거예요."“아... 알았어요. 안전 조심하고요. 지성이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돌볼게요.”"네."박시준은 짐을 다 싸고 자그마한 캐리어를 들고 침실에서 나왔다.기사는 마당에서 대기하며 언제든 출발할 준비가 돼 있었다.박시준은 집을 나서기 전에 아들에게 출장 가는 이유를 다시 한번 말해줬다. 그러고 나서 일찍 돌아올 거라고 약속까지 했다.순조롭게 집을 나온 후, 차는 공항을 향해 달렸다.같은 시각, 진아연은 Y국 A 공항 로비에서 티켓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이곳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마이크가 그녀의 옆에 서서 껌을 씹으며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우린 VIP 라운지에 들어가면 안 되
배태준은 박시준이 올 거라는 말을 듣지 못했기에 진아연이 떠났다는 말을 미리 해주지 않았다.박시준은 자신이 Y국에 온 것이 진아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표정을 잘 숨길 수 없었다."현이 찾으러 온다고 하지 않았어? 안 찾는대요?”"모르지. 떠날 때 그런 말을 안 했어. 내가 밥을 사주려고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고. 그래서 이미 떠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에 공항에 전화해서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떠난 뒤였어.” 배태준은 진아연이 현이를 어디까지 찾았는지 몰랐다."여기까지 왔으니 휴가 겸 며칠 묵다 가.” 배태준은 열성스레 박시준을 소파로 이끌었다. “진아연 때문에 온 거야? 아니면 현이 일 때문에 온 거야?”"진아연이 왜 갑자기 현이가 자기 딸이라고 의심하는지 궁금합니다.” 박시준은 표정이 담담했다. “3년 전 현이의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이제서야 보게 된 게 아니라고요.”"아... 그렇다면 나한테 사실대로 말한 게 아니군, 나랑 친하지도 않고 현이 찾으러 온 사실을 너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거야. 너한테 말하지 말라고 여러 번 당부했거든. 찾아가서 물어봐도 아마 알려주지 않을 거야.”"직접 찾아가서 물어볼 생각은 없어요.” 박시준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2년 전, 진아연이 그를 블랙리스트에 넣고 그와 대화하는 걸 거부한 뒤로부터 그는 그들이 앞으로 낯선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런데 여기까진 무슨 일이야? 진아연이 떠나지 않았다면 둘이 마주쳤을 거잖아?” 배태준이 실눈을 뜨고 물었다. “네가 이렇게 왔다는 건 진아연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잖아. 그러면 귀국하고 나서 다시 찾아가본가 해.”"A국으로 돌아갔습니까?” 박시준은 산이 형의 말에서 이런 결론을 추측했다."그래, A국으로 돌아갔어. 어디에서 무슨 소식을 들었고, 그래서 현이가 A국에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 배태준이 추측했다. “너도 A국에서 찾아보지 않았어?”"못 찾았어요.” 박시준이 우울하게 말했다. “현이가 살아
마이크: 알아맞혀 봐요.조지운은 맞추지 않고 그냥 전화를 걸었다.마이크는 그의 성질이 점점 더 까칠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한이랑 같이 왔어요?” 마이크가 전화를 받자 조지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한이는 아직 학교 다니는데 어떻게 나랑 같이 돌아와요?”"그렇군요...... 진아연 씨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귀국한 거예요?” 조지운이 안경을 콧등까지 흘러내린 안경을 밀면서 말했다."언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어요?” 마이크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 출근 전이죠? 그냥 오늘 휴가 내고...”"안 돼요. 오늘은 휴가를 낼 수 없어요. 대표님이 어젯밤 메일로 며칠 동안 일이 있어서 회사에 나가지 못한다고 하셨거든요.” 조지운이 말했다. ”대표님이 갑자기 이러시는 게 진아연 씨의 귀국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요?”"당신 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아무튼 우린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고 갑작스레 귀국한 거예요.”"그렇군요. 그럼 우연인가 보네요. 참. 진아연 씨는 이번에 귀국해서 며칠 머무른대요? 왜 귀국하기로 한 거예요?” 조지운이 시계를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 “지금 나올 수 있어요? 아침 사줄게요.”지금 A국은 아침 7시도 되지 않았다."지금 자고 있어요. 난 나가도 되는데 조금 피곤하니 당신이 여기에 와요. 내가 아침밥을 살게요.””"그래요.”약 30분 후 조지운이 스타팰리스 별장 부근에 있는 조식 가게에 도착했다.마이크는 아침 식사를 주문했다."오는 길에 성빈이 형에게 물었는데 대표님이 해외에 계시다네요.” 조지운이 말했다. “아연 씨가 지성이를 보고 싶어 한다면 오늘이 좋은 기회일 것 같아요.”"조지운, 당신 간첩이에요?” 마이크가 웃어버렸다. “예전에는 대표님에게 충심을 다하더니 왜 이렇게 변했어요? 당신 대표님이 당신이 지금 이러는 걸 알면 해고해버릴 수도 있다고요.”조지운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난 진아연 씨와 친구거든요. 진아연 씨의
“무슨 소리예요. 성빈이 형이 얼마나 잘생겼는데요. 게다가 사람도 얼마나 좋은데요.”“그럼요. 대표님도 당신 눈엔 좋은 사람이겠죠.” 마이크가 조롱하며 최은서의 번호를 눌렀다. “잠시만 조용히 해봐요. 은서 씨에게 전화부터 하고요.”스타팰리스 별장.진아연은 세 시간가량 자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깨어났다.그녀는 잘 때 커튼을 닫는 것을 깜박했다.창밖에서 햇살이 금가루처럼 쏟아져 눈이 부셨다.그녀는 눈을 뜨고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아이의 목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말이다.“지성아, 아빠한테 내가 오늘 널 데리고 엄마 보러 왔다는 말을 절대 하면 안 돼.” 성빈이가 불안한 마음으로 지성이를 안고 진아연 집에 왔다.성빈이는 평소에 지성이 보러 자주 갔기 때문에 지성이는 성빈이와 친했다.그래서 지성이를 데리고 놀러 간다고 했을 때 지성이도 순순히 따라나섰다.‘엄마’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지성이의 얼굴에 부자연스럽고 조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사실 지성이는 늘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곤 했다.가끔 라엘이가 진아연과 영상통화를 할 때 지성이를 부르곤 했었다.하지만 지성이는 쉽게 엄마라고 부를 수 없었고 진아연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현실에서 함께 있어 본 적이 없어서 낯설기만 했다."집에 가고 싶어요." 지성이가 성빈이를 바라보며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 “성빈이 삼촌, 저 집에 갈래요.”“방금 나왔잖아. 조금 있다가 돌아가자. 맛있는 걸 줄게.” 성빈이는 말을 하며 이모님이 준 가방에서 아기 간식을 꺼냈다.간식을 본 지성이는 그제야 돌아가자고 떼쓰지 않았다.침실에서 나온 진아연은 훌쩍 커버린 지성이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녀는 지성이가 여기에 나타날 줄 생각지도 못했다.“지성아!” 너무 기쁜 나머지 성큼성큼 지성이에게 걸어갔다.성빈과 지성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성빈이 곧 몸을 숙이고 지성이에게 말했다. “지성아, 저기 봐, 엄마야. 엄마가 참 예쁘다. 그렇지? 누나처럼 너무 예뻐.”지성이는 깜짝 놀라며 성빈의 뒤
“지성이에게 뭐라고 하지 말아요. 아직 어리잖아요. 옆에서 돌봐주는 사람을 더 따르는 게 당연해요.” 성빈은 실망한듯한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며 위로했다. “지성이가 시준이를 많이 따라요. 라엘이와 한이가 아연 씨를 따르는 것처럼 말이에요.”“제가 왜 지성이를 탓하겠어요. 제가 돌봐주지 않았으니 지성이에겐 제가 낯선 사람이나 다름없을 텐데.”“네, 이번에 귀국해서 얼마나 있을 예정이에요? 오래 있을 거면 다음번에도 지성이를 데려올게요.” 성빈이 말을 이었다. “시준이가 알게 된다고 해도 어차피 저를 탓할 거예요.”“이번에는 좀 오래 있을 거예요.” 진아연이 말했다. “시준 씨가 돌아오면 아이와 만나는 문제에 대해 의논할 거예요. 전 한 번도 시준 씨가 한이를 만나는 걸 반대한 적이 없어요. 그러니 시준 씨도 제가 지성이를 만나는 걸 막을 수는 없어요.”“얘기를 나눠야 한다면 마음을 편히 먹고 나눴으면 좋겠어요. 만나자마자 싸우지 말고요.”성빈은 진아연에게 충고하려 했지만 진아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 말은 그 사람에게 해야 할 것 같네요. 그 사람이 먼저 저랑 싸우려 들지 않는다면 저는 당연히 싸울 생각이 없어요.”“네, 알겠어요.” 성빈이 코끝을 만지고 나서 지성이를 안고 자신의 다리에 앉히고 진아연에게 보여줬다. “지성아, 엄마인데 뭐가 무서워? 엄마가 돌아왔다는 걸 누나가 알게 되면 분명 엄청 좋아할 거야.”“무서워요.” 지성이의 앳된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성빈은 크게 웃으면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넌 사나이잖아. 용기를 내야지.”“무서워요.” 지성이는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든 간식을 바라보며 진아연을 보려 하지 않았다.진아연은 아들의 진짜 반응을 바라보며 평소에 보호를 잘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지성아, 누나 어릴 때 영상 볼래?” 진아연은 지한이와 가까워질 방법을 하나 생각해냈다.그녀는 휴대폰을 켜고 라엘이의 어린 시절 동영상을 찾아 클릭했다.라엘이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전해왔고 지성이는 곧 그 목소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