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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7장

"정했어. 아이 이름은 위소소야. 크고 작다 할 때 ‘작을 소’ 자를 썼지. 시은 씨가 지었어."

"너무 예쁜 이름이네요. 소소는 누구를 닮았어요?"

“나를 닮았어. 우리 어머니 말씀으론, 내 어릴 적 모습과 똑 닮았대.” 위정이 쑥스러워하며 대답했다. “내가 보기에도 나랑 많이 닮은 것 같아.”

위정의 말이 끝나자, 병실 안에서 기분 좋은 시은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오빠, 우리 딸 너무 귀엽지. 내가 더 귀여운 이름을 지어줬어. 위소소라고 부르려고. 어떤 것 같아?" 시은이 박시준에게 팔짱을 끼며 한껏 들뜬 모습으로 물었다.

위정은 그런 시은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진아연에게 난감한 듯 말을 이었다: "박시준 씨가 왔어. 넌 곤란하면 오지 않아도 괜찮아. 여기 오면 박시준 씨와 무조건 한번은 마주칠 거야."

"알았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우리 소소를 보러 갈게요."

통화는 여기서 끝이 났다.

위정이 베란다에서 다시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위정의 아버지가 눈치 없이 아들을 향해 물었다: "아연 씨는 올 수 있다니?"

위정이 고개를 저었다.

위정의 아버지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바쁘대? 해외에 있으면서 무슨 일로 그렇게 바쁜 거야?"

눈치 없이 진아연에 관한 질문을 계속해서 늘어놓는 남편을 본 위정의 어머니가 곧바로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아연 씨가 오지 못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요. 아연 씨 사생활인데.”

그들의 대화를 듣고 박시준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 때문에 오지 않겠다는 거죠?"

지금 그걸 뻔히 아는 사람이 일부러 묻는 건가?

위정의 부모님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위정 역시 진아연이 오지 않는 이유는 물론 박사 과정 때문도 있지만, 아무래도 박시준과 마주치지 않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이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정은 박사 과정을 마쳤기 때문에, 박사 과정 중에는 방학도 있고, 휴가를 낼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병실 안의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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