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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9장

라엘이는 한 달 반 동안 놀고 오겠다고 말했고, 박시준은 길어야 보름만 허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딸에게 소리치지 않고,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외출 시간을 조곤조곤 말했다. 그러자 딸은 큰 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박시준은 시은을 위정의 집까지 데려다준 다음,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했을 때, 눈은 이미 그친 뒤였다.

마당 안에 쌓인 은백색의 눈이 칠흑 같은 밤에 밝은 빛을 드리웠다.

——진아연은 눈사람을 만드는 걸 아주 좋아했다. 그녀가 있었다면 분명 그를 마당으로 끌고 나와 눈사람을 만들자고 했을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갑자기 튀어나와 버린 생각에, 그가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별장으로 들어가 현관에 서서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이모님이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대표님, 라엘이는 이미 떠났어요. 한 시간 전에 세연 씨가 와서 데려갔어요."

"경호원도 함께갔나요?"

"네, 맞아요." 이모님이 대답했다. "라엘 아가씨가 보름 동안 나가 있는 사이에 더 삐뚤어지기라도 할까 봐 너무 걱정이에요."

라엘이는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떠났다.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라엘이가 진아연을 찾아 B국으로 가려고 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박시준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앞당겨 걱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성이는요?" 그가 신발을 갈아신은 뒤 거실로 향했다.

"지성이는 잠들었어요. 라엘이와 세연 씨가 지성 도련님도 함께 데려가려던 걸 제가 말렸어요." 이모님이 말을 대답했다. "겨울이라 날이 많이 춥잖아요. 더구나 B국은 더 추울 텐데, 만에 하나 지성이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죠."

박시준이 아이 방으로 걸어가 아들을 보았다.

"대표님, 한이 만나러 B국에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이모님이 그의 뒤에 따라와 말했다. "한이가 먼저 대표님을 찾아오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 대표님께서 먼저 한이를 가시는 게 맞겠죠. 상황이 어떻든 한이는 대표님의 아들이기도 하고요..."

"한이는 저를 만나주지 않을 거예요." 박시준은 누구보다 자기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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