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새 메일에 당황도 했지만 바로 Neti 메일함에 들어갔다.의외의 곳에서... 낯익은 이름이 보였다!ㅡ 정서훈!그녀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며 정서훈의 이름을 반복해서 읽었다.그리고 진아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설마... 서훈이가 죽지 않은 건가?! 대체 서훈이가 어떻게 메일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이지?!눈물로 인해 시야가 흐려졌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정서훈의 이메일을 열었다.하지만 너무 떨리고 흥분된 탓인지 실수로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버렸다.그리고 메인 화면을 쳐다보며 정서훈의 이메일 발송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정서훈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주소록을 열어 정서훈의 번호를 찾아 바로 전화를 걸었다.비록 정서훈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는 여전히 번호를 삭제할 수 없었다.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벌써 몇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는 여전히 연락처를 저장하고 있었다.전화를 걸면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시스템 안내가 나올 줄 알았는데 통화음이 나왔다!그녀는 '흑!'하는 소리와 함께 소파에서 일어났고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정서훈이 정말 살아있는 걸까? 여태 모든 게 꿈이었던 걸까?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부터 동요되기 시작했다."여보세요. 아연이니?" 휴대폰 수화기를 통해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하지만... 이 목소리는 정서훈이 아니었다!중년 남성의 목소리였고, 정서훈의 아버지였다!정서훈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여자 친구는 그의 소지품을 B국으로 가져와 정서훈의 부모님에게 건넸다.현재 정서훈의 휴대폰은 그의 부모님이 보관하고 있었다."아... 아저씨, 저... 저는 서훈이가 살아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진아연은 숨이 넘어갈 듯이 눈물을 흘렀다. "방금 서훈이에게 메일 하나를 받았어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정서훈의 아버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훈이는 이제 이곳에 없단다... 벌써 3년 전에 떠났잖니.""아저씨, 죄송해요... 제가...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네 아들 한이가 Y국에 와서 그 집 집사를 약점으로 삼아 김성우를 죽인 거야. 그게 우리가 Y국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된 이유고.오늘 병원에서 김영아를 만났어. 임신 문제로 괴로워하더라. 박시준 씨가 전혀 그녀를 여자로 생각하지도,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이야.박시준은 아마 너를 마음에 품고 있겠지. 아예 만지는 것도 거부한다더라. 그때 나는 알았어. 왜 네가 그렇게 목숨을 걸고 Y국에 그를 찾으러 왔는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이 메일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결국 마지막엔 넌 박시준 씨와 함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어.여기까지 읽었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눈치챘겠지. 네 몸에 있는 배아를 김영아 씨에게 이식할 생각이야. 그러면 김영아 씨가 우리를 Y국에서 떠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거든.이 메일은 나의 씻을 수 없는 죄를 네가 용서해 주기를 바라서 쓰는 거야. 결국 내 말은 김영아와 박시준 씨의 아이는... 사실 너와 박시준 씨의 아이라는 거야.아이를 되찾고 싶다면 지금 Y국으로 가서 그를 찾도록 해! 아이의 성별은 나도 몰라. 하지만 김영아 씨가 아이는 사랑으로 키웠을 거라 생각해.…'쾅'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이 테이블 위로 떨어졌고 귀가 먹먹해져 갔다!진아연은 마치 얼음 마법에라도 걸린 듯 아무 미동도 없이 가만히 서있었다.그녀의 얼굴이 빨개졌고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직였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직원이 그녀에게 티슈를 건넸다."진 아가씨,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직원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진아연은 건네받은 티슈로 재빨리 눈물을 닦아냈다."괜찮아요... 괜찮아... 요. 걱정 말고 일 보세요..." 그녀는 한 손으로 테이블 위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든 뒤, 빠르게 VIP 라운지에서 나갔다.그녀가 공항 로비에 도착했을 때, 사람이 없는 모퉁이로 간 다음 가만히 서있었다.그리고 그녀는 다시 이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진아연은 스케줄을 바로 변경했다.정서훈의 이메일을 본 뒤, 그녀는 바로 Y국 비행기 표로 변경했다.그리고 지금 그녀는 Y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그녀는 비행기에 앉아 조심스럽게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울었다.승무원이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뒤, 사무장이 다가왔다."진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사무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몸이 어디 편찮으신 건지? 아니면..."진아연은 빠르게 눈물을 닦고 사무장의 손에 들린 담요를 보며 말했다. "좀... 춥네요. 담요 좀 가져다 주시면 감사하겠어요.""네. 혹시 따뜻한 물 한 잔 내올까요?" 사무장은 담요를 건네며 물었다.그녀는 옆에 있던 승무원의 손에 들린 물컵을 보며 말했다. "고마워요."승무원은 바로 따뜻한 물을 건넸다."진 아가씨, 곧 4시간 뒤 착륙 예정입니다. 혹시 다른 거 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고마워요."따뜻한 물을 마시고 담요을 덮고 눈을 감았다.그녀는 억지로 생각하지 말고 울지 말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쉽사리 Y국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자기 자신이었다.그 당시, 그녀는 Y국에서 박시준과 어떡해서든 박시준과 관계를 맺으려 했었고, 피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후 피임약조차 복용하지 않았다.아마도 정서훈의 죽음은 이 아이때문일 것이다.김영아는 이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만들기 위해, 진실을 알고 있는 정서훈을 죽였을 것이다.하지만 김영아는 정서훈이 죽기 전, 그녀에게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현재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자... 그녀의 마음은 지옥과도 같았다.정서훈과 그의 여자 친구 뿐만 아니라 김형문의 집안 사람들 모두가 사망했다.이 모든 것이 마치 끔찍한 죽음의 게임과도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이제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이 살벌한 게임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그녀는 지금 전혀 두려울 게 없었다.정말 두려웠다면 Y국에 이렇게 혼자 갔을 리
위정은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마이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마이크, 아연이 왜 연락이 안 되나요?” 위정이 물었다.”저도 연락이 안 되고 있어요! 점심에 공항에 데려다주고 나서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네요. 아까 공항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었어요. 비행기에서 내리고도 휴대폰을 계속 꺼놓을 이유가 없는데 말이에요!” 마이크도 계속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오늘 밤 이후에도 계속 그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그녀가 떠난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찾아갈 계획이었다.”아연이가 오늘 정서훈으로부터 메일을 받은 것 같아요.” 위정은 방금 정서훈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을 받은 사실을 그에게 얘기했다. “아연이가 그쪽한테 얘기 안 했나요?””아니요! 정서훈은 죽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아연이에게 메일을 보낼 수 있다는 거예요? 너무 이상한데요! 누군가가 정서훈인척 정서훈의 계정으로 그녀에게 메일을 보낸 게 아닐까요?” 마이크가 분석했다. “혹시 아연이가 누구한테 속은 건 아니겠죠?”위정: "..."위정은 마이크처럼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정서훈이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먼저 끊을게요! 진아연 지금 전화 왔어요!” 마이크는 소리를 지르며 위정의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은 방금 비행기에서 내려 우선 호텔을 찾아 짐을 가져다 놓았다.휴대폰을 켠 후 마이크로부터 여러 개의 부재중 통화 기록을 보고 바로 전화를 걸었다.마이크는 성질이 급해서 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화를 낼 수도 있었다. ”진. 아. 연!” 마이크는 전화를 받은 후 조급한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오늘 정서훈한테서 이메일 받았어? 너 지금 어디야? 똑바로 얘기해! 지금 당장 네가 있는 위치 보내줘!””나 지금 Y국에 있어.” 진아연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잠에 들지 못했다.”Y국엔 뭐 하러 갔어? 혹시 정서훈이 아직 살아있어? 하지만 전에 유골까지 B국으로 돌려보냈잖아? 진아연, 너...””현이 내 딸이야.” 진아연은 이 말을 하며 다시 무너져
그녀가 다시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얘기를 한 이유는 박시준이 알고 나서 그녀에게서 딸을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워서였다.그녀는 이미 3년 동안 지성이를 보지 못했다.그녀가 A국에 돌아갔을 때 지성이를 순조롭게 만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녀는 앞으로 현이도 만나기 어려워질까 봐 걱정됐다, 절대 그에게 현이의 양육권을 양보할 수 없었다.현이가 아직 살아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직접 사망선고를 하는 것보다 희망을 품고 있으면 그나마 숨통이 조금이라도 트이는 것 같았다.마이크는 그녀가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녀가 애초에 박시준과 이혼한 이유도 현이 때문이었다.현이가 두 사람의 아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일들이 생길 리가 없었을 것이다.지금 현이가 둘 사이의 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은 깨져버린 지 이미 오래였다.전화를 끊은 후 마이크는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했다.진아연이 현이의 사진을 달라고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그는 전에 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했고 딱히 삭제하지 않았기에 휴대폰에 여전히 현이의 사진이 있었다.그는 화장실에서 나와 휴대폰에서 현이의 사진을 찾아 진아연에게 보낸 후 조지운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현이의 상황에 대해 묻고 싶었다.그때 박시준이 현이를 찾았는지 따로 물어보지 않았고 조지운도 그에게 얘기해 주지 않았다.전화가 걸려가고 시간이 좀 지난 후 조지운이 전화를 받았다.”저 지금 좀 바쁩니다...” 이때 A국은 오전 근무시간이었다. 매일 이 시간은 조지운이 가장 바쁠 때였다.마이크는 전에 이 시간 때에 전화를 한 적이 없었다.“지금 당신에게 물어볼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요. 일단 아무도 없는 화장실로 가줘요!” 마이크가 말했다.”무슨 일인데요! 빨리 얘기하세요, 중요한 일이란 게 뭡니까?” 조지운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화장실로 가지 않았다.그가 하려는 얘기가 엄청 중요하다면 모를까.”현이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어요. 얘기
”당신이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안 해줬던 걸로 기억해서요. 제 기억이 잘못된 건가 해서 말이죠!” 마이크의 목소리는 점차 낮아졌다.지금 진아연이 현이를 찾으러 Y국에 갔으니 아이의 행방을 알아내기 전까지 그녀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견디느니 한순간의 고통을 참고 문제를 철저히 해결하는 것이 낫다고, 차라리 아이가 죽었다던가 확실한 소식이 있는 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아무런 소식도 없이 계속 찾아다니기만 하는 것이 더 잔인한 것 같았다.Y국.진아연은 호텔에서 하룻밤 쉬고 다음 날 아침 택시를 타고 배태준의 집으로 갔다.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이 배태준의 집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배태준에게 미리 연락하지 않았다.배태준의 별장 문 앞에 도착한 후 그녀는 초인종을 눌렀다.곧 별장의 하인들이 고개를 내밀었다.진아연을 보고 하인은 성큼성큼 마당으로 걸어갔다."누구세요?" 하인은 진아연의 얼굴을 보고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진아연입니다. 3년 전에 한 번 왔었어요." 진아연은 찾아온 의도를 밝혔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산이 오빠한테 따로 전화하지 않았어요, 집에 계시는지 모르겠네요.”하인은 즉시 대문을 열고 그녀를 들여보냈다: “마침 시간 잘 맞춰서 오셨네요. 주인님 출장 가셨다 어제 금방 돌아오셨거든요.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으니 거실에서 좀 기다리세요!”"네. 감사합니다."하인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혼자 오신 거예요?"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저 박시준이랑 이혼했어요.””네, 알고 있습니다! 왜 경호원을 데려오지 않으셨냐고 묻는 겁니다.” 하인은 그녀를 거실로 데려간 후 그녀에게 물을 따라주었다. “아침은 드셨습니까?”"이미 먹고 왔어요, 저 신경 쓰지 마시고 가서 일 보세요."오전 10시경, 배태준은 위층에서 천천히 내려왔다.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진아연을 보고 아직 꿈인가 하고 눈을 크게 떴다.”산이 오빠.” 진아연은 소파에서 일어나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귀찮게 해서
팔렸다니!자신의 딸이 팔렸다니!이는 딸이 죽었다는 소식보다 더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현이 거의 태어나자마자 팔렸다는데 대체 누구한테 팔린 걸까? 지금 어디에 있든 아이가 불행하게 지낼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배태준은 그녀의 눈물이 끊어진 구슬처럼 쏟아지는 것을 보고 매우 당황했다.”왜 우는 거야? 이 아이가 없어지면 더 좋은 거 아니야? 너 애초에 이 아이 때문에 시준이랑 이혼했잖아!”진아연의 지금 모습을 보니, 현이가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았다.그는 박시준조차 현이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던 걸로 기억했다.”좋긴 뭐가 좋아요? 저 시준 씨랑 이혼한 거 이 아이 때문이 아니에요. 이 아이는 죄가 없어요.” 진아연은 울먹이며 물었다. “혹시 이 아이가 어디로 팔렸는지 아무 단서도 없나요? 아직 Y국에 있는 게 아니라면 다른 나라에 팔린 걸까요?””내 생각엔 아마 다른 나라에 팔렸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미 사람들을 보내서 Y국을 샅샅이 뒤졌는데 아무런 흔적도 없었어. 이미 죽었거나 혹은 다른 나라로 팔렸을 거 같아.” 배태준은 얘기하며 진아연의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근데 왜 이렇게 속상해하는 거야? 나 찾아온 거 시준이는 알고 있어?””그 사람은 아무것도 몰라요. 그 사람과 연락 안 한 지 꽤 오래됐거든요.” 진아연이 말했다. “제가 찾아온 거 비밀로 해주세요.””응...” 배태준은 독수리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진아연, 뭔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거 같은데. 현이가 네 자식도 아니고 말이야. 꿈에 나타났다고 해도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근데 왜 꿈과 현실을 착각하면서 이러고 있는 거야?” ”왜냐하면 현이가 제 딸 라엘이랑 너무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오빠는 라엘이랑 현이 다 본 적 있잖아요, 둘이 얼마나 닮았는지 알고 계실 거예요.” 진아연이 대답했다.배태준은 문득 자초지종을 깨달았다: “이것 때문이었구나! 두 아이가 많이 닮긴 했다만....
”산이 오빠,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죠?” 진아연은 이 무거운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화제를 바꿨다.”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지 뭐. 지금 Y국 의료수준으로 여전히 내 의료수요를 만족할 수 있어.” 배태준은 웃으며 말했다. “2년 동안 공부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이제 박사야?”"네."”며칠 더 여기서 놀다 갈래? 내가 여기저기 구경시켜 줄게.” 배태준이 말했다. “금방 왔는데 가려는 건 아니지?”“산이 오빠가 귀찮아하지 않으신다면 신세 좀 지죠 뭐.” 진아연은 요청을 제기했다. “저 김형문의 집에 한 번 가보고 싶어요.””김형문의 집에 뭐가 볼 게 있다고? 멸문 사건 이후로 3년 동안이나 텅텅 비어 있는걸.””그럼 그 범죄 조직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혹시 그 조직에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까요?””여전히 현이를 찾으려는 건가 보구나.” 배태준은 날카롭게 실눈을 뜨며 말했다. “그 범죄 조직의 중죄범들은 이미 다 죽었다, 경범죄자들은 감옥에 갇혀있긴 한데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 찾아가 물어봐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거야.”진아연: “그럼 저 감옥으로 데려가 주세요. 앞으로 오빠가 제 도움이 필요하실 때 꼭 두말 않고 도와드릴게요.”A국.아침 7시.박시준은 휴대폰 벨 소리에 깨어났다.그가 전화를 받으려고 손을 뻗기도 전에 옆에 있던 지성이가 한발 앞서 머릿장 옆으로 기어가 그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최근에 라엘이가 집에 없었기에 지성이는 그에게 무척 달라붙었다, 밤에도 늘 그와 같이 자곤 했다.그도 당연히 아들의 요구를 거절할리 없었다.최근 매일 지성이랑 같이 자서 그런지 부자간의 관계는 부쩍 좋아졌다.”아가야, 아빠한테 휴대폰 줘야지.” 박시준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지성이는 바로 휴대폰을 아빠에게 건네주었다."누나야?"박시준은 휴대폰을 받고 화면을 보며 대답했다: “아니야. 우리 지성이가 모르는 삼촌이야.”"삼촌이 뭐야?" 지성이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우리 지성이한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