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다시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얘기를 한 이유는 박시준이 알고 나서 그녀에게서 딸을 빼앗아 갈까 봐 두려워서였다.그녀는 이미 3년 동안 지성이를 보지 못했다.그녀가 A국에 돌아갔을 때 지성이를 순조롭게 만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그녀는 앞으로 현이도 만나기 어려워질까 봐 걱정됐다, 절대 그에게 현이의 양육권을 양보할 수 없었다.현이가 아직 살아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직접 사망선고를 하는 것보다 희망을 품고 있으면 그나마 숨통이 조금이라도 트이는 것 같았다.마이크는 그녀가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녀가 애초에 박시준과 이혼한 이유도 현이 때문이었다.현이가 두 사람의 아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일들이 생길 리가 없었을 것이다.지금 현이가 둘 사이의 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은 깨져버린 지 이미 오래였다.전화를 끊은 후 마이크는 화장실에 가서 찬물로 세수를 했다.진아연이 현이의 사진을 달라고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그는 전에 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했고 딱히 삭제하지 않았기에 휴대폰에 여전히 현이의 사진이 있었다.그는 화장실에서 나와 휴대폰에서 현이의 사진을 찾아 진아연에게 보낸 후 조지운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현이의 상황에 대해 묻고 싶었다.그때 박시준이 현이를 찾았는지 따로 물어보지 않았고 조지운도 그에게 얘기해 주지 않았다.전화가 걸려가고 시간이 좀 지난 후 조지운이 전화를 받았다.”저 지금 좀 바쁩니다...” 이때 A국은 오전 근무시간이었다. 매일 이 시간은 조지운이 가장 바쁠 때였다.마이크는 전에 이 시간 때에 전화를 한 적이 없었다.“지금 당신에게 물어볼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요. 일단 아무도 없는 화장실로 가줘요!” 마이크가 말했다.”무슨 일인데요! 빨리 얘기하세요, 중요한 일이란 게 뭡니까?” 조지운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화장실로 가지 않았다.그가 하려는 얘기가 엄청 중요하다면 모를까.”현이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어요. 얘기
”당신이 이 일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안 해줬던 걸로 기억해서요. 제 기억이 잘못된 건가 해서 말이죠!” 마이크의 목소리는 점차 낮아졌다.지금 진아연이 현이를 찾으러 Y국에 갔으니 아이의 행방을 알아내기 전까지 그녀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견디느니 한순간의 고통을 참고 문제를 철저히 해결하는 것이 낫다고, 차라리 아이가 죽었다던가 확실한 소식이 있는 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아무런 소식도 없이 계속 찾아다니기만 하는 것이 더 잔인한 것 같았다.Y국.진아연은 호텔에서 하룻밤 쉬고 다음 날 아침 택시를 타고 배태준의 집으로 갔다.그녀가 묵고 있는 호텔이 배태준의 집에서 멀지 않았기 때문에 배태준에게 미리 연락하지 않았다.배태준의 별장 문 앞에 도착한 후 그녀는 초인종을 눌렀다.곧 별장의 하인들이 고개를 내밀었다.진아연을 보고 하인은 성큼성큼 마당으로 걸어갔다."누구세요?" 하인은 진아연의 얼굴을 보고 단번에 알아보지 못했다."진아연입니다. 3년 전에 한 번 왔었어요." 진아연은 찾아온 의도를 밝혔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산이 오빠한테 따로 전화하지 않았어요, 집에 계시는지 모르겠네요.”하인은 즉시 대문을 열고 그녀를 들여보냈다: “마침 시간 잘 맞춰서 오셨네요. 주인님 출장 가셨다 어제 금방 돌아오셨거든요.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으니 거실에서 좀 기다리세요!”"네. 감사합니다."하인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혼자 오신 거예요?"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저 박시준이랑 이혼했어요.””네, 알고 있습니다! 왜 경호원을 데려오지 않으셨냐고 묻는 겁니다.” 하인은 그녀를 거실로 데려간 후 그녀에게 물을 따라주었다. “아침은 드셨습니까?”"이미 먹고 왔어요, 저 신경 쓰지 마시고 가서 일 보세요."오전 10시경, 배태준은 위층에서 천천히 내려왔다.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진아연을 보고 아직 꿈인가 하고 눈을 크게 떴다.”산이 오빠.” 진아연은 소파에서 일어나 계단을 향해 걸어갔다. “귀찮게 해서
팔렸다니!자신의 딸이 팔렸다니!이는 딸이 죽었다는 소식보다 더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현이 거의 태어나자마자 팔렸다는데 대체 누구한테 팔린 걸까? 지금 어디에 있든 아이가 불행하게 지낼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배태준은 그녀의 눈물이 끊어진 구슬처럼 쏟아지는 것을 보고 매우 당황했다.”왜 우는 거야? 이 아이가 없어지면 더 좋은 거 아니야? 너 애초에 이 아이 때문에 시준이랑 이혼했잖아!”진아연의 지금 모습을 보니, 현이가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았다.그는 박시준조차 현이 때문에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던 걸로 기억했다.”좋긴 뭐가 좋아요? 저 시준 씨랑 이혼한 거 이 아이 때문이 아니에요. 이 아이는 죄가 없어요.” 진아연은 울먹이며 물었다. “혹시 이 아이가 어디로 팔렸는지 아무 단서도 없나요? 아직 Y국에 있는 게 아니라면 다른 나라에 팔린 걸까요?””내 생각엔 아마 다른 나라에 팔렸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이미 사람들을 보내서 Y국을 샅샅이 뒤졌는데 아무런 흔적도 없었어. 이미 죽었거나 혹은 다른 나라로 팔렸을 거 같아.” 배태준은 얘기하며 진아연의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근데 왜 이렇게 속상해하는 거야? 나 찾아온 거 시준이는 알고 있어?””그 사람은 아무것도 몰라요. 그 사람과 연락 안 한 지 꽤 오래됐거든요.” 진아연이 말했다. “제가 찾아온 거 비밀로 해주세요.””응...” 배태준은 독수리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진아연, 뭔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는 거 같은데. 현이가 네 자식도 아니고 말이야. 꿈에 나타났다고 해도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근데 왜 꿈과 현실을 착각하면서 이러고 있는 거야?” ”왜냐하면 현이가 제 딸 라엘이랑 너무 비슷하게 생겼거든요. 오빠는 라엘이랑 현이 다 본 적 있잖아요, 둘이 얼마나 닮았는지 알고 계실 거예요.” 진아연이 대답했다.배태준은 문득 자초지종을 깨달았다: “이것 때문이었구나! 두 아이가 많이 닮긴 했다만....
”산이 오빠, 요즘 건강은 괜찮으시죠?” 진아연은 이 무거운 대화를 계속 이어가고 싶지 않았기에 화제를 바꿨다.”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지 뭐. 지금 Y국 의료수준으로 여전히 내 의료수요를 만족할 수 있어.” 배태준은 웃으며 말했다. “2년 동안 공부했다고 들었는데... 그럼 이제 박사야?”"네."”며칠 더 여기서 놀다 갈래? 내가 여기저기 구경시켜 줄게.” 배태준이 말했다. “금방 왔는데 가려는 건 아니지?”“산이 오빠가 귀찮아하지 않으신다면 신세 좀 지죠 뭐.” 진아연은 요청을 제기했다. “저 김형문의 집에 한 번 가보고 싶어요.””김형문의 집에 뭐가 볼 게 있다고? 멸문 사건 이후로 3년 동안이나 텅텅 비어 있는걸.””그럼 그 범죄 조직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혹시 그 조직에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까요?””여전히 현이를 찾으려는 건가 보구나.” 배태준은 날카롭게 실눈을 뜨며 말했다. “그 범죄 조직의 중죄범들은 이미 다 죽었다, 경범죄자들은 감옥에 갇혀있긴 한데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 찾아가 물어봐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거야.”진아연: “그럼 저 감옥으로 데려가 주세요. 앞으로 오빠가 제 도움이 필요하실 때 꼭 두말 않고 도와드릴게요.”A국.아침 7시.박시준은 휴대폰 벨 소리에 깨어났다.그가 전화를 받으려고 손을 뻗기도 전에 옆에 있던 지성이가 한발 앞서 머릿장 옆으로 기어가 그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최근에 라엘이가 집에 없었기에 지성이는 그에게 무척 달라붙었다, 밤에도 늘 그와 같이 자곤 했다.그도 당연히 아들의 요구를 거절할리 없었다.최근 매일 지성이랑 같이 자서 그런지 부자간의 관계는 부쩍 좋아졌다.”아가야, 아빠한테 휴대폰 줘야지.” 박시준은 쉰 목소리로 말했다.지성이는 바로 휴대폰을 아빠에게 건네주었다."누나야?"박시준은 휴대폰을 받고 화면을 보며 대답했다: “아니야. 우리 지성이가 모르는 삼촌이야.”"삼촌이 뭐야?" 지성이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우리 지성이한테는
배태준과 진아연 사이의 친분은 박시준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때문에 배태준은 당연히 진아연의 말을 우선시할 리가 없었다.그가 진아연의 말을 듣고 박시준에게 그녀가 Y국으로 간 사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다른 사람이 박시준에게 알려줄 것이다.배태준은 박시준이 이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형님 B국에 가셨어요?" 박시준은 아들을 품에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모님은 목소리를 듣고 나와서 바로 지성이를 안아갔다.박시준은 휴대폰을 들고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내가 B국까지 갈 힘이 어디 있냐? 출장 갔다 온 지 하루도 안 됐는데 진아연이 찾아왔어!” 배태준은 웃으며 말했다. “넌 모를 거야, 아침에 일어나 진아연이 우리 집에 앉아있는데 꿈인 줄 알았다니까!”배태준은 일부러 자신이 얼마나 놀랐는지 과장해서 말했지만 진아연이 자신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박시준은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그는 체면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걔가 왜 형님을 찾아간 겁니까?””말해도 안 믿을 거 같은데... 현이 때문에 나 찾으러 왔다.” 배태준은 여우처럼 실눈을 뜨고 물었다. “너 그때 귀국하고 현이 계속 찾았어? 단서라도 좀 찾은 거 있어?””아연이가 현이 때문에 형님을 찾아갔다고요?” 박시준은 목젖을 굴리며 점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연이가 대체 무슨 생각이래요?””너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했다. 먼저 내 질문에 대답하면 나도 대답해 줄게.” 배태준은 여유롭게 말했다.”아직 현이 못 찾았어요.” 박시준은 몇 초 동안 망설인 후 대답했다. “진아연이 대체 뭐 하려는 거래요?”배태준은 더 이상 돌려 말하지 않았다: “요즘 계속 악몽을 꾸었대, 꿈에서 현이가 살려달라고 했다나. 그래서 현이 찾으러 왔대. 이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해?”박시준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아니요.”진아연은 김영아와 현이를 뼛속까지 미워했다, 그게 아니었으면 그녀가 그와 이혼했을 리가 없었다.근데
Y국.모 5성급 호텔.진아연은 배태준과 헤어진 후 호텔로 돌아와 로비에 있는 마이크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마이크도 그녀를 보고 벌떡 소파에서 일어났다.”내가 보낸 메시지 못 봤어?” 마이크는 로비에서 3시간 동안 그녀를 기다렸다. “나 배고파 죽겠어, 우리 일단 가서 밥 먹자!””감옥에 갔었는데 거기 신호가 안 좋아서.” 진아연은 그가 짐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방은 예약했어?””아직 안 했어. 네 방 번호 안 알려줬잖아. 나 네 옆방으로 예약할 거야.” 마이크가 대답했다. “아니면 같이 스위트룸에서 묵던가.”진아연은 그를 데리고 프런트 데스크로 가서 그와 경호원을 위해 스위트룸을 예약했다.”둘이 같이 지내. 나는 그냥 원래 방에서 지낼게.”"너랑 같은 층이야?""응."그들은 예약한 방으로 가서 짐을 풀고 호텔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감옥엔 뭐 하러 갔어? 현이가 감옥에 있을 리는 없잖아?” 마이크가 물었다. “지운 씨한테 물었는데 박시준이 현이 못 찾았을 거라고 하던데.””그래.” 진아연은 어제보다 많이 평온해졌다.”울었어? 눈이 부었네.” 마이크는 숨을 들이마시며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 “너무 슬퍼하지 마. 그 아이를 찾게 된다면 베스트긴 하지만 설령 못 찾아도 네 잘못이 아니야. 어쨌든 벌써 3년이나 지난 일이니까. 너무 오래됐어.””어떤 일을 하든 하기도 전에 스스로 핑계를 찾으면 결국 아무것도 못 할 거야.” 진아연은 메뉴판을 보더니 입맛이 전혀 없어 메뉴판을 마이크에게 건네주었다.”그렇다고 계속 여기에 있을 수는 없잖아?” 마이크는 메뉴판을 받으며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기한을 정해봐. 그 시간 동안 못 찾으면 그냥 포기하자.””여기에 오랫동안 머무르지는 않을 거야.” 진아연은 주전자를 들고 자신의 컵에 물을 부으며 말했다. “현이 아마 여기에 없을 거야.””그래? 어디에 있는지 알아?” 마이크는 그녀에게 물을 따라 달라고 자신의 빈 컵을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나도 몰라. 주변의 가까운 나라
진아연은 범죄 조직에 가담한 적이 없었기에 당연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조직에 가담하려면 반드시 성의를 보여야 하지. 성의를 보이는 첫 번째가 바로 나쁜 일을 하는 거야,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해.” 마이크는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래서 감옥에 있는 노인이든, 중년 아주머니든 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쓸모없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그리고, 한 조직이 벌린 일인데, 왜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모른다고 생각해?”진아연은 그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가 안 갔다: “그럼 산이 오빠가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거야?”"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너도 아는 도리를 시준 씨는 모른다고? 이 범죄 조직은 시준 씨가 괴멸시킨 거야.” 진아연은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했다.”어쩌면 이 사람들의 입이 좀 무거울 수도 있지, 자백을 안 하려고 하겠지!” 마이크는 차분하게 얘기했다. “내 경험으로 봤을 때, 한 조직에 있는 사람들끼리 절대 서로 비밀은 없어.””너 마치 그런 조직에 있었던 사람처럼 얘기한다.” 진아연은 그의 컵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주전자를 들어 그의 컵에 물을 부었다.”너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잊었어? 세계 최고의 해커로서, 나는 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비밀을 알고 있지.” 마이크는 당당하게 얘기했다. “일반인들이 평소에 인터넷에서 보는 내용들은 불과 인터넷 세계의 5%도 안 돼. 95%는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내용이지.”진아연은 쫓아 물었다: “왜 나머지 95% 내용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볼 수 없어?””법률 규정상 일반인들이 보면 안 되는 내용이기 때문이지.” 마이크는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다.”뭔지 알겠다, 다크 웹에 대해서 말하는 거지.”"그래, 그렇게 이해해도 되지."”다크 웹에서 현이를 찾을 수 있을까?” 진아연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아이의 행방을 찾으려 했다.”나중에 한 번 시도해 볼게.” 마이크가 대답했다. “한이한테는 현이에 대해 얘기 안 했어, 나중에 네가 얘기해
"그래요? 나이가 꽤 있으신 거 같은데, 미혼인가요 기혼인가요? 둘의 미래는 확실한가요? 은서 씨는 젊으니까 한창 커리어를 위해 노력할 시기잖아요..." 성빈은 장일호에게 다가가 그의 말을 끊었다."장일호 씨, 저는 미혼입니다. 은서랑은 진지한 연인 관계고요. 우린 결혼할 목표로 만나고 있어요."성빈의 말을 들은 장일호는 멍한 표정으로 최은서를 바라보았다."먼저 가세요! 이따가 데리러 올 필요 없어요. 나 혼자 돌아갈게요!" 은서는 성빈을 돌려보냈다.성빈이 떠나자 최은서는 다시 장일호에게 걸어갔다. "일호 오빠...""오빠라고 부르지 마세요! 감당할 수 없으니까요!" 장일호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남자친구가 저렇게 훌륭한 분이신데 일은 그냥 심심풀이로 하는 건가요?""그런 게 아니에요. 성빈 오빠랑 사귀는 사이인 건 맞는데, 정말로 결혼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남자에게 의지하는 것보다는 자신에게 의지하는 게 낮죠. 일은 얼마든지 맡아주세요. 전 감당할 자신 있으니까요." 최은서는 진지하게 얘기했다.장일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재미 삼아 일을 하는 거면 제가 다른 사람한테 맡겨드릴게요. 전 같이 놀아줄 시간 없으니까.”"일호 오빠, 절 믿어주세요. 전 장난으로 일을 하려는 게 아니에요."성빈은 ST 그룹으로 운전했다.그는 원래 일주일 동안 휴가를 냈지만, 최은서는 3일 동안 휴식한 후 더는 못 쉬겠다며 기어코 새 회사에 나가겠다고 했다.그래서 그는 휴가를 취소하고 회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회사로 돌아온 그는 박시준의 사무실에 갔다."시준아, 문제가 하나 있는데, 네 조언을 듣고 싶어." 사무실에 들어선 그는 그곳에 있는 부대표가 있는 것을 보고 살짝 당황했지만 곧장 옆에 있는 소파로 가서 앉았다. “두 분 먼저 얘기하세요. 전 그렇게 급한 거 아니니까."부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얘기는 다 끝냈어요. 전 먼저 나갈게요."부대표가 나간 후 성빈은 즉시 박시준 맞은편의 의자로 가서 앉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