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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장

여소정네 집.

차가 마당에 멈춘 후, 하준기가 지민이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

그 순간, 지민이가 갑자기 잠에서 깨었다.

그러고는 잠에서 깨자마자 목이 터져라 울기 시작했다.

별장 안에서 손녀의 울음소리를 들은 여소정의 어머니가 황급히 달려 나와 손녀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여소정의 어머니는 몇몇 친한 친구들과 미용실에 가고, 화투를 치고, 함께 여행을 가는 등 외출이 잦은 편이었다. 하지만 손녀가 태어난 이후로 그런 일상은 마치 지난밤의 꿈처럼 느껴졌다.

딸에게 푹 빠진 어머니의 모습에 여소정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하준기가 트렁크에서 모든 짐을 꺼내자, 두 사람은 집으로 들어가 곧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배고파 죽겠어. 사실 아까 박시준 씨 집에서 이미 배가 엄청 고팠는데, 박시준 씨가 사람을 너무 성질나게 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여소정이 식탁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하준기가 밥그릇에 밥을 한가득 퍼 그녀에게 건넸다.

"여보, 너무 화내지 마. 시준 형은 아연 씨 병에 대해 전혀 몰랐던 눈치였어." 하준기는 오늘 박시준의 표정을 자세히 관찰했다.

게다가 박시준이 모르는 척을 할 이유도 딱히 없었다.

"하지만 아연이 말로는 박시준 씨도 알고 있었다잖아!" 여소정이 답답해하며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긴 게 틀림없어." 하준기가 단호하게 말했다. "소정아, 네가 아연 씨랑 한번 얘기를 해보면 어때! 우리가 오늘 시준 형 집에 갔었다고 말이야. 시준 형은 아연 씨 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다고 얘기해 봐."

"내가 왜 굳이 그 인간을 대변해 줘야 해? 아연이 병에 대해 정말로 모르고 있었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누가 아냐고! 난 아연이 말이 더 신뢰가 가." 여소정은 굳이 박시준을 위해 나서고 싶지 않았다.

그런 여소정에게 하준기가 완곡하게 말했다. "그럼 내가 아연 씨랑 얘기해 볼게. 소정아, 두 사람 사이에 정말로 오해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생각 안 들어? 어쨌든 두 사람 사이에는 세 아이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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