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정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아연아, 너랑 이야기 하는 게 더 재밌어.""심심하면 너도 와. 너랑 같이 쇼핑을 할 수는 없지만 지루함은 달래줄 수 있어." 진아연은 과일 바구니를 커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먹고 싶은 거 있어? 내가 잘라줄게.""고혈당이 좀 있다고 과일도 먹지 말라고 했어." 여소정이 말했다. "아연아, 정말 넌 내가 뚱뚱하지 않다고 생각해? 임신한 뒤로 왜 이렇게 몸이 안 좋아지는 건지... 고혈당에 고혈압까지. 뱃속에 아이가 너무 작고, 발육도 좋지 않데. 저번에 산전검사 했을 때는 또 탯줄이 목에 걸려있다고 하질 않나. 출산할 때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할텐데."진아연: "괜찮아. 그런 건 아무 문제도 아니야. 제왕 절개 수술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이한테 문제가 있다면 의사가 입원을 하라고 했을 거야.""아... 그렇겠지. 자꾸 걱정돼서.""저번에 내가 추천한 책 읽어봤어?" 진아연은 바나나 껍질을 벗겨낸 뒤, 한 입 베어물었다. "나도 첫 임신을 했을 때, 엄청 겁이 났어. 그럴 때마다 책을 읽으며 두려움을 덜었지.""샀는데 아직 안 읽었어. 나중에 읽어볼게. 몇 년 동안 책을 읽지 않아서 말이야." 여소정은 주위를 둘러본 뒤 화장실로 걸어갔다."소정아, 좀 부축해 줄까?" 진아연은 바로 바나나를 마저 입에 넣고는 여소정을 향해 걸어갔다."아니, 아니. 아직 혼자 할 수 있거든! 너도 너무 긴장하지마." 여소정은 웃으며 화장실 문을 닫았다.진아연은 방으로 들어와 휴대폰을 들어 점심에 뭘 먹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뉴스 피드 하나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바로 여소정이 화장실에서 나왔다."아연아, 여기서 어떻게 씻은 거야?" 여소정은 방으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너무 작아서 씻을 때 벽에 부딪힐 거 같아!""일반 병동이라 그래. 위정 씨도 일반 휴게실에 가서 샤워했어.""너무 불편해." 여소정은 불평을 했다. "집에 이런 걸 두면 좋지 않아.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구할 방법이 없으니깐.""응.
그녀는 차를 몰고는 여소정의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점심에 연구실에서 본 뉴스가 생각났다.한 중년 여성이 길에서 우연히 어린 소녀를 본 뒤 자신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고 말을 걸었고, 그 뒤에 밝혀진 바로는 정말로 자신의 딸이었다!뉴스에는 모녀가 따로 살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 중년 여성은 딸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했다.그 뉴스를 본 순간 그녀는 현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 생각이 떠오르자 며칠 전 현이의 사진을 보며 그녀의 아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떠올랐다.머릿 속은 하나의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현이가 정말 그녀의 아이일까?정말로 현이가 그녀의 아이라면 그녀와 박시준 사이의 오해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하지만 그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그녀는 아무런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멈출 수 없었다.Y국에 직접 가서 아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자신의 생각이 맞다면 그녀는 반드시 현이와의 친자검사까지 할 생각이었다.뉴스 속 중년 여성처럼 길에서 자신과 많이 닮은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누구라도 친자확인 검사를 할 것이다.정말 꾸며낸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하지만 김영아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친자검사를 할 수 있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다시 차를 몰아 병원 실험실로 돌아왔다.그녀는 현이의 사진을 다시 보고 싶었지만 박시준에게 다시 요구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마이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현이 사진 본 적 있어?"마이크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 "응, 본 적 있어!"약간 머뭇거렸다. "어떻게 본 거야? 누가 보여줬어?"마이크: "뭐야... 갑자기 이런 질문은... 현이 사진은 비공개로 유포되었어! 지운 씨가 보여줬어. 성빈 씨가 Y국에 갔다 오면서 찍어서 보낸 거 같아! 근데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거야? 너도 현이 사진 봤잖아? 근데 확실히 라엘이랑 참 많이 닮았어!"진아연:
마이크의 답장을 보고는 그녀의 불안한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듯 했다.의심이 생긴다면 확인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녀의 생각이 맞든 아니든 확인한 후에 걱정해도 된다.하지만 지금은 시은이의 아이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Y국에 바로 갈 수 없었다.시은이의 아이가 태어난 뒤,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깊게 생각에 빠져 버려 머리가 아파왔다.그녀는 걸어가 1인용 침대에 잠시 눈을 붙힐 생각이었다.ST그룹.성빈은 아침부터 김영아의 전화를 받았고, 그 뒤로 김영아에게 전화를 계속 걸었다.왜냐하면 김영아 휴대폰은 신호가 계속 갔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휴대폰에 걸려오는 전화를 보면 받거나 거절한다.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면 바로 수신차단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하지만 김영아는 수신차단도 하지 않은 채, 김영아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설마 보지 못한 것일까?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전화를 받은 후, 바로 전화를 걸었다.그는 김영아가 도움을 요청한 뒤,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시간이 지난 뒤, 성빈은 김영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시준아, 김영아 휴대폰이 꺼졌어." 성빈은 다시 김영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음성이 들리자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해!"박시준 역시 성빈과 같은 생각이었다.김영아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었기 때문에 그 역시 속으로 생각했다.Y국은 곧 아침이 될 것이다.산이 형이 날이 밝으면 정확한 소식을 알려 주겠다고 했다."시준아, 김영아가 정말 잘못 됐다면 누가 그랬을 거라 생각해?" 성빈은 떠오르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글쎄. 모르겠어." 박시준은 마음에 무거운 돌이 올라간 것처럼 불안했고 현이가 걱정됐다. "둘째 형이 킹문 그룹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어.""글쎄.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킬까. 킹문 그룹을 가지고 싶다면 약속을 지킬 수 없을 텐데." 성빈은 김영
박시준은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으로 돌렸다.산이 형의 목소리가 바로 흘러 나왔다. "시준아, 큰일이다! 김형문의 집안 사람들이 다 죽었어!"김형문의 집의 유일한 후손은 김영아였지만 범인은 김형문의 집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박시준은 '다 죽었다'라는 단어를 듣고 갑자기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 내렸다.성빈은 절규했다. "대체 누가 한 짓입니까?! 누굽니까! 대체?! 죄없는 아이까지...! 방금 태어난 현이가 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제길!"산이 형의 목소리 역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누구인지 지금은 알 수 없어. 둘째 형에게도 물어보았지만 형도 모르는 거 같아. 김형문이 세상을 뜬 뒤, 새 프로젝트 때문에 외국에 나가 있거든. 그래서 아마 완전 다른 세력인 거 같아."박시준과 성빈은 그의 말에 전율이 일어났다.둘째 형이 한 짓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설마 마이크? 정말로 마이크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다는 건가?!"현이는... 현이는 아직 보지는 못했어. 지금 김형문의 집에 있는데 집안 가득... 피투성이야... 나 역시 지금 현이를 찾고 있어." 둘째 형이 옆에서 말했다. "끊지마... 지금 완전 소름 돋아. 아침 일찍 와서 벨을 눌렀는데 아무도 문을 안 열어주는 거야. 뭔가 이상하긴 했어. 이 큰 집에서 일하는 사람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게 말이야. 경호원에게 시켜 문을 부쉈지. 그리고 들어와서 보니깐... 이 난리였어! 지 집안을 지키던 김형문이 없으니 이 사단이 난 거야!"김형문이 살아있을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보안이 엄격했다.또한 김형문의 눈을 자처한 세력들이 많았기 때문에 적의 계획 역시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하지만 김영아는 김형문을 따라가기엔 아주 연약했다!김영아는 아버지를 죽인다면 자신이 모든 김형문의 집안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이 어리석은 행동때문에 집안이 망한 것이다.만약 그녀가 정말로 김형문의 집안을 잘 통제할 수 있었다면, 처음부터 김형문은 박시준을 그녀의 곁
그녀는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희미한 실루엣을 보며 휴대폰을 찾았다.그녀는 베개 밑에서 휴대폰의 감촉을 느끼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휴대폰 화면을 눈 앞에 두었지만 모든 것들이 흐릿하게 보였다!그녀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거리며 주소록을 열었지만 수많은 연락처에 박시준 세 글자를 찾을 수 없었다!갑작스럽게 느껴진 무력한 공포가 그녀를 감쌌다.눈물이 두 뺨을 흘러내렸다... 눈이 머는 것일까?저번 병이 다시 재발하고 악화된 것일까?그녀는 눈물을 흘렸지만 필사적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순간 시야가 조금 더 선명해졌다.그녀는 휴대폰을 가까이 들어 보았다.그리고 재빨리 박시준의 번호를 찾았고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때 박시준과 성빈은 공항에 도착했고 Y국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박시준은 그녀의 이름을 본 뒤,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그녀가 전화하지 않았다 해도 그가 그녀에게 전화를 할 예정이었다.잠시 뒤에는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기 때문이다.그는 그녀에게 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지 고민했다.그는 그녀를 속일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슬퍼할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누군데?" 성빈은 한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 그를 보더니 몸을 기울여 화면을 보았다. 그리고 진아연이라는 이름을 보자 성빈 역시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전화 받아서 빨리 말해! 집에 못 돌아갈 텐데 걱정시키지 말고."성빈은 그 말을 한 뒤, 두 사람이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줬다.박시준은 전화를 받은 뒤 먼저 말을 꺼냈다. "아연아, 나 지금 Y국에 가야할 거 같아."수화기 건너편에 있던 진아연은 그의 말을 듣자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머릿속에 새하얗게 변했다.Y국으로 간다니?!그가 지금 Y국에 간다고?!진아연은 계속 해서 눈물만 흘렸고,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려진 것인지 상태가 악화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왜... 왜요?"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아연아, 미안. 네게 평생 Y국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아연아, 미안해. 내가 약속을 어겨서. 하지만 지금은 Y국으로 가야해."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말했다. "김영아가 죽었어. 그리고 그녀와 내 아이의 생사는 지금 알 수 없는 상태야. 그래서 가야만 해."진아연은 큰 충격에 빠졌다!그녀는 그가 이렇게 대답을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지금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그는 미안하다고 하며 김영아와의 아이를 찾으러 간다고 했다.처음으로 그의 입 밖으로 '그녀와 내 아이'라 말했다.그는 현이가 그와 김영아의 아이라고 말했다.그녀는 그 말을 듣고 진정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이 이렇게 되기 전에 그녀는 그 아이에 대해서 의심을 했고 시은이의 아이가 태어난 뒤 그 아이의 DNA를 구해 Y국에 갈 생각까지 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 생각이 너무 웃겼다!그 아이는 라엘이와 많이 닮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그 아이는 김영아의 아이이다!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김영아는 죽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사라졌다.그리고 그는 그 아이를 찾기 위해 지금 Y국으로 향한다.만약 하루만에 찾지 못한다면 한달이라는 시간이 흐를 것이고, 한 달 안에 찾지 못하면 1년을 찾을 거란 말인가?그녀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것 같았다. 눈물은 계속 해서 흘러내렸다."박시준 씨, 당신이 만약 눈이 안 보인다고 했으면 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신에게 먼저 갈 거예요." 그녀는 흐느끼며 울부짖었다. "근데 당신은... 당신은 지금! 나보다 그 김영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중요하다는 건가요?! 그래요?! 일찍 말해줬다면 당신을 붙잡고 있지 않았을 거예요...!"하지만 그녀의 말은 모두 음소거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그에게 그녀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았다.박시준은 한동안 그녀가 침묵하는 것을 듣고는 다시 사과했다. "아연아, 미안해. 현이가 정말 내 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내버려 둘 수 없어. Y국으로 가려고 벌써 공항에 나왔어."진아연: "..."
성빈은 당황스러웠다."김영아가 죽었다고 말했는데도 화를 낸 거야?"박시준: "현이가 죽었다고 말하진 않았어."만약 그가 현이 그 아이가 죽었다고 말했다면 화를 내지 않았을까?그는 이 말을 하고 전에 마이크가 그에게 했던 말을 기억했다.마이크는 김영아와 현이의 존재는 아주 부끄러운 일이며, 진아연을 괴롭히는 존재라고 말했었다.김영아와 현이가 없어질 경우에 그녀의 수치는 끝난다고 말이다.마이크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진아연 역시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이 아닐까?진아연이 화가 난 것을 알면서도 Y국에 가겠다고 고집한 이유이기도 했다.김영아는 죽어도 마땅하지만 현이는 아무 죄도 없다.어떻게 어른과 아이를 같은 선상에 둘 수가 있겠는가?진아연과의 생각이 다를 때는 최대한 그녀의 의견을 따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오후 6시.성심병원 제3병원.낮의 여름은 상대적으로 길었고 햇빛은 눈부셨다.위정이 연구실에 왔을 때, 진아연이 침대에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아연아, 엄마가 과자를 만들어 주셔서 좀 가져왔어. 아이들 꺼도 가져왔는데..." 위정은 과자가 들어있는 상자를 그녀에게 주기 위해 진아연에게 다가갔다.가까이 가자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이 보였다."아연아, 휴대폰이 떨어졌는데 왜...?" 위정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그는 휴대폰을 들었고 화면에 깨져있는 것을 보았다."아연아, 화면이 깨졌어. 케이스를 씌우지 않으면 화면이 잘 깨진다고." 위정은 상자를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 "뒤에까지 다 깨졌네. 새 폰으로 교체해야 겠다."진아연은 낮은 목소리로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위정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얼굴에는 눈물자국이 말라있었지만 눈가는 여전히 촉촉했다."아연아, 왜 그래?" 위정은 재빨리 티슈 상자를 가져와 그녀에게 건넸다. "무슨 일이야?"진아연의 시야는 깨어난 뒤보다 더욱더 흐릿하게 보였다.그녀는 위정이 무언가를 그녀에게 건네주는 것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위정 선배, 저 눈이 안 보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녀는 더욱더 움직일 수 없었다.갑작스럽게 눈이 보이지 않아 더욱더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박시준 씨한테 말하지 않았어?" 위정 역시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괴로워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말하지 않은 거야? 이렇게 되더라도 그 사람을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오히려 더 잘 돌봐줄 거라는 거 누구보다 잘 알잖아. 시은이가 괜찮아질 때까지 시은이 곁을 떠나지 않았잖아.""말했어요." 진아연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Y국으로 떠났어요. 김영아 씨가 죽었데요. 둘 사이의 아이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가봐야한데요.""아마도 네 병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현이라는 그 아이를 찾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어." 위정은 박시준의 입장에 서서 그녀에게 말했다. "우선 나랑 같이 검사 받으러 가자! 우선 박시준 씨가 Y국에 돌아온 뒤에 말해도 늦지 않아.""위정 선배, 그가 먼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진아연은 공허해지는 마음을 붙잡으며 말했다. "내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때... 그는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Y국에 반드시 가야한다며... 날 위로해 주지 않았어요.""현이 그 아이의 일이 더 급하니깐.""네... 급해 보였어요. 덕분에 그의 진심을 알 수 있었죠." 진아연은 위정의 부축임을 받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아연아, 너무 비관하지마. 박시준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든 마이크랑 나, 그리고 네 아이들은 항상 네 편이니깐. 우선 눈부터 치료한 뒤 이야기 하자. 완치가 먼저야." 위정은 그녀의 상태가 매우 위태롭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그녀를 도와야만 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 스스로 제대로 감정을 추스릴 힘이 없었다.여태 많은 악몽을 꿨지만 지금 그녀가 경험하고 있는 것만큼 끔찍하지 않았다."아연아, 여기서 기다려. 내가 가서 휠체어를 가져올게." 위정은 그녀가 정말 하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