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의 답장을 보고는 그녀의 불안한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듯 했다.의심이 생긴다면 확인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녀의 생각이 맞든 아니든 확인한 후에 걱정해도 된다.하지만 지금은 시은이의 아이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Y국에 바로 갈 수 없었다.시은이의 아이가 태어난 뒤,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깊게 생각에 빠져 버려 머리가 아파왔다.그녀는 걸어가 1인용 침대에 잠시 눈을 붙힐 생각이었다.ST그룹.성빈은 아침부터 김영아의 전화를 받았고, 그 뒤로 김영아에게 전화를 계속 걸었다.왜냐하면 김영아 휴대폰은 신호가 계속 갔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일반적인 상황이라면 휴대폰에 걸려오는 전화를 보면 받거나 거절한다.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면 바로 수신차단을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하지만 김영아는 수신차단도 하지 않은 채, 김영아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설마 보지 못한 것일까?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도움을 요청한 전화를 받은 후, 바로 전화를 걸었다.그는 김영아가 도움을 요청한 뒤, 아무렇지 않게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시간이 지난 뒤, 성빈은 김영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확신했다."시준아, 김영아 휴대폰이 꺼졌어." 성빈은 다시 김영아에게 전화를 걸었고,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음성이 들리자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게 분명해!"박시준 역시 성빈과 같은 생각이었다.김영아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었기 때문에 그 역시 속으로 생각했다.Y국은 곧 아침이 될 것이다.산이 형이 날이 밝으면 정확한 소식을 알려 주겠다고 했다."시준아, 김영아가 정말 잘못 됐다면 누가 그랬을 거라 생각해?" 성빈은 떠오르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글쎄. 모르겠어." 박시준은 마음에 무거운 돌이 올라간 것처럼 불안했고 현이가 걱정됐다. "둘째 형이 킹문 그룹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했어.""글쎄.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 약속을 지킬까. 킹문 그룹을 가지고 싶다면 약속을 지킬 수 없을 텐데." 성빈은 김영
박시준은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으로 돌렸다.산이 형의 목소리가 바로 흘러 나왔다. "시준아, 큰일이다! 김형문의 집안 사람들이 다 죽었어!"김형문의 집의 유일한 후손은 김영아였지만 범인은 김형문의 집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박시준은 '다 죽었다'라는 단어를 듣고 갑자기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러 내렸다.성빈은 절규했다. "대체 누가 한 짓입니까?! 누굽니까! 대체?! 죄없는 아이까지...! 방금 태어난 현이가 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제길!"산이 형의 목소리 역시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누구인지 지금은 알 수 없어. 둘째 형에게도 물어보았지만 형도 모르는 거 같아. 김형문이 세상을 뜬 뒤, 새 프로젝트 때문에 외국에 나가 있거든. 그래서 아마 완전 다른 세력인 거 같아."박시준과 성빈은 그의 말에 전율이 일어났다.둘째 형이 한 짓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설마 마이크? 정말로 마이크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다는 건가?!"현이는... 현이는 아직 보지는 못했어. 지금 김형문의 집에 있는데 집안 가득... 피투성이야... 나 역시 지금 현이를 찾고 있어." 둘째 형이 옆에서 말했다. "끊지마... 지금 완전 소름 돋아. 아침 일찍 와서 벨을 눌렀는데 아무도 문을 안 열어주는 거야. 뭔가 이상하긴 했어. 이 큰 집에서 일하는 사람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게 말이야. 경호원에게 시켜 문을 부쉈지. 그리고 들어와서 보니깐... 이 난리였어! 지 집안을 지키던 김형문이 없으니 이 사단이 난 거야!"김형문이 살아있을 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보안이 엄격했다.또한 김형문의 눈을 자처한 세력들이 많았기 때문에 적의 계획 역시 쉽게 간파할 수 있었다.하지만 김영아는 김형문을 따라가기엔 아주 연약했다!김영아는 아버지를 죽인다면 자신이 모든 김형문의 집안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이 어리석은 행동때문에 집안이 망한 것이다.만약 그녀가 정말로 김형문의 집안을 잘 통제할 수 있었다면, 처음부터 김형문은 박시준을 그녀의 곁
그녀는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희미한 실루엣을 보며 휴대폰을 찾았다.그녀는 베개 밑에서 휴대폰의 감촉을 느끼고 전원 버튼을 눌렀다.휴대폰 화면을 눈 앞에 두었지만 모든 것들이 흐릿하게 보였다!그녀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거리며 주소록을 열었지만 수많은 연락처에 박시준 세 글자를 찾을 수 없었다!갑작스럽게 느껴진 무력한 공포가 그녀를 감쌌다.눈물이 두 뺨을 흘러내렸다... 눈이 머는 것일까?저번 병이 다시 재발하고 악화된 것일까?그녀는 눈물을 흘렸지만 필사적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순간 시야가 조금 더 선명해졌다.그녀는 휴대폰을 가까이 들어 보았다.그리고 재빨리 박시준의 번호를 찾았고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때 박시준과 성빈은 공항에 도착했고 Y국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박시준은 그녀의 이름을 본 뒤,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그녀가 전화하지 않았다 해도 그가 그녀에게 전화를 할 예정이었다.잠시 뒤에는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기 때문이다.그는 그녀에게 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지 고민했다.그는 그녀를 속일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슬퍼할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누군데?" 성빈은 한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 그를 보더니 몸을 기울여 화면을 보았다. 그리고 진아연이라는 이름을 보자 성빈 역시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전화 받아서 빨리 말해! 집에 못 돌아갈 텐데 걱정시키지 말고."성빈은 그 말을 한 뒤, 두 사람이 통화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피해줬다.박시준은 전화를 받은 뒤 먼저 말을 꺼냈다. "아연아, 나 지금 Y국에 가야할 거 같아."수화기 건너편에 있던 진아연은 그의 말을 듣자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머릿속에 새하얗게 변했다.Y국으로 간다니?!그가 지금 Y국에 간다고?!진아연은 계속 해서 눈물만 흘렸고,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려진 것인지 상태가 악화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왜... 왜요?"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아연아, 미안. 네게 평생 Y국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아연아, 미안해. 내가 약속을 어겨서. 하지만 지금은 Y국으로 가야해."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말했다. "김영아가 죽었어. 그리고 그녀와 내 아이의 생사는 지금 알 수 없는 상태야. 그래서 가야만 해."진아연은 큰 충격에 빠졌다!그녀는 그가 이렇게 대답을 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지금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오히려 그는 미안하다고 하며 김영아와의 아이를 찾으러 간다고 했다.처음으로 그의 입 밖으로 '그녀와 내 아이'라 말했다.그는 현이가 그와 김영아의 아이라고 말했다.그녀는 그 말을 듣고 진정할 수 없었다! 그녀의 눈이 이렇게 되기 전에 그녀는 그 아이에 대해서 의심을 했고 시은이의 아이가 태어난 뒤 그 아이의 DNA를 구해 Y국에 갈 생각까지 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 생각이 너무 웃겼다!그 아이는 라엘이와 많이 닮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그 아이는 김영아의 아이이다! 휴대폰을 들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김영아는 죽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사라졌다.그리고 그는 그 아이를 찾기 위해 지금 Y국으로 향한다.만약 하루만에 찾지 못한다면 한달이라는 시간이 흐를 것이고, 한 달 안에 찾지 못하면 1년을 찾을 거란 말인가?그녀는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것 같았다. 눈물은 계속 해서 흘러내렸다."박시준 씨, 당신이 만약 눈이 안 보인다고 했으면 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당신에게 먼저 갈 거예요." 그녀는 흐느끼며 울부짖었다. "근데 당신은... 당신은 지금! 나보다 그 김영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중요하다는 건가요?! 그래요?! 일찍 말해줬다면 당신을 붙잡고 있지 않았을 거예요...!"하지만 그녀의 말은 모두 음소거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그에게 그녀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았다.박시준은 한동안 그녀가 침묵하는 것을 듣고는 다시 사과했다. "아연아, 미안해. 현이가 정말 내 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내버려 둘 수 없어. Y국으로 가려고 벌써 공항에 나왔어."진아연: "..."
성빈은 당황스러웠다."김영아가 죽었다고 말했는데도 화를 낸 거야?"박시준: "현이가 죽었다고 말하진 않았어."만약 그가 현이 그 아이가 죽었다고 말했다면 화를 내지 않았을까?그는 이 말을 하고 전에 마이크가 그에게 했던 말을 기억했다.마이크는 김영아와 현이의 존재는 아주 부끄러운 일이며, 진아연을 괴롭히는 존재라고 말했었다.김영아와 현이가 없어질 경우에 그녀의 수치는 끝난다고 말이다.마이크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건 진아연 역시 속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뜻이 아닐까?진아연이 화가 난 것을 알면서도 Y국에 가겠다고 고집한 이유이기도 했다.김영아는 죽어도 마땅하지만 현이는 아무 죄도 없다.어떻게 어른과 아이를 같은 선상에 둘 수가 있겠는가?진아연과의 생각이 다를 때는 최대한 그녀의 의견을 따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오후 6시.성심병원 제3병원.낮의 여름은 상대적으로 길었고 햇빛은 눈부셨다.위정이 연구실에 왔을 때, 진아연이 침대에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아연아, 엄마가 과자를 만들어 주셔서 좀 가져왔어. 아이들 꺼도 가져왔는데..." 위정은 과자가 들어있는 상자를 그녀에게 주기 위해 진아연에게 다가갔다.가까이 가자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이 보였다."아연아, 휴대폰이 떨어졌는데 왜...?" 위정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그는 휴대폰을 들었고 화면에 깨져있는 것을 보았다."아연아, 화면이 깨졌어. 케이스를 씌우지 않으면 화면이 잘 깨진다고." 위정은 상자를 테이블 위에 놓으며 말했다. "뒤에까지 다 깨졌네. 새 폰으로 교체해야 겠다."진아연은 낮은 목소리로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위정은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얼굴에는 눈물자국이 말라있었지만 눈가는 여전히 촉촉했다."아연아, 왜 그래?" 위정은 재빨리 티슈 상자를 가져와 그녀에게 건넸다. "무슨 일이야?"진아연의 시야는 깨어난 뒤보다 더욱더 흐릿하게 보였다.그녀는 위정이 무언가를 그녀에게 건네주는 것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위정 선배, 저 눈이 안 보
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그녀는 더욱더 움직일 수 없었다.갑작스럽게 눈이 보이지 않아 더욱더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박시준 씨한테 말하지 않았어?" 위정 역시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며 괴로워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말하지 않은 거야? 이렇게 되더라도 그 사람을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오히려 더 잘 돌봐줄 거라는 거 누구보다 잘 알잖아. 시은이가 괜찮아질 때까지 시은이 곁을 떠나지 않았잖아.""말했어요." 진아연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Y국으로 떠났어요. 김영아 씨가 죽었데요. 둘 사이의 아이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가봐야한데요.""아마도 네 병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현이라는 그 아이를 찾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어." 위정은 박시준의 입장에 서서 그녀에게 말했다. "우선 나랑 같이 검사 받으러 가자! 우선 박시준 씨가 Y국에 돌아온 뒤에 말해도 늦지 않아.""위정 선배, 그가 먼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진아연은 공허해지는 마음을 붙잡으며 말했다. "내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때... 그는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Y국에 반드시 가야한다며... 날 위로해 주지 않았어요.""현이 그 아이의 일이 더 급하니깐.""네... 급해 보였어요. 덕분에 그의 진심을 알 수 있었죠." 진아연은 위정의 부축임을 받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아연아, 너무 비관하지마. 박시준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든 마이크랑 나, 그리고 네 아이들은 항상 네 편이니깐. 우선 눈부터 치료한 뒤 이야기 하자. 완치가 먼저야." 위정은 그녀의 상태가 매우 위태롭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그녀를 도와야만 했다.진아연은 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녀 스스로 제대로 감정을 추스릴 힘이 없었다.여태 많은 악몽을 꿨지만 지금 그녀가 경험하고 있는 것만큼 끔찍하지 않았다."아연아, 여기서 기다려. 내가 가서 휠체어를 가져올게." 위정은 그녀가 정말 하나도
그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아이들이 자신의 눈이 멀었다는 것을 안다면 많이 슬퍼할 것이다."진아연, 두려워 하지마! 내가 반드시 최고의 의사를 찾아서 치료해 줄게!" 마이크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A국에서 치료가 안 된다면 전세계를 뒤져서라도 고쳐줄게."진아연은 가볍게 대답을 한 뒤, 위정에게 말했다. "위정 선배, 이제 가봐도 돼요! 저 괜찮아요.""마이크가 남도 아니고요." 위정은 그녀의 괜찮다는 말을 어찌 다 믿을 수 있겠는가? 그는 마이크에게 말했다. "박시준 씨는 Y국에 갔어요. 김영아 씨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현이라는 아이의 생사는 알 수 없다고 하고요. 박시준 씨도 아연이가 실명을 했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Y국에 가야만 한다고 했다더군요. 음, 마이크. 아연이를 좀 보고 있어요. 전 주치의를 다시 만나봐야겠어요."마이크의 표정은 매우 슬퍼보였다.진아연이 이렇게 되었는데도 박시준은 그 아이를 찾기 위해 Y국으로 향했다고 한다! 쓰레기 자식에 위선자라고 생각했다!위정이 자리를 떠난 뒤, 마이크는 진아연 곁에 다가가 앉았다."아연아, 설마 박시준 씨가 널 뭐 포기하고 그런 거 아닌 거지?" 마이크는 그녀의 초췌하고 공허한 표정을 바라보며 그의 질문이 그녀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 물어보았다."모르겠어. 그의 생각이 어떤지. 나 역시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을 뿐이야." 진아연은 차갑게 말했다. "그냥... 지금은 내 눈을 치료하고 싶을 뿐이야.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을 돌볼 수 없으니깐... 너에게도 짐이 되고 싶지 않아.""무슨 말이야? 누가 누구에게 짐이라는 거야?!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하거든!" 마이크는 눈썹을 찡그리며 그녀의 말이 너무나도 슬펐다. "아연아, 우리 외국으로 나가자... 여기 있으면 너만 힘들어...!"박시준이 이렇게 잔인한 사람인 줄을 몰랐었다. Y국에서 그가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 진아연은 얼마나 슬
박시준이 창백해진 얼굴로 그의 얇은 입술을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영아를 제외한 나머지 김씨 일가의 하인들 편에 사람을 보내, 그들 친인척에게 지금 상황을 알렸어. 시신은 이미 가족들이 옮겼을 거야." 산이 형이 말했다. "현장 수습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테니, 어서 가 봐!"박시준의 머릿속에 갑자기 한 사람이 떠올랐다: "봉민은요?"산이 형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봉민은 김형문의 수양아들이야. 그는 김형문을 대신해 수많은 사람을 죽였어... 그만큼 수많은 사람의 원한을 샀지. 그러니 이번 일을 포함해, 많은 사람의 원수인 셈이야."대놓고 말하지 않아도 박시준은 그의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산이 형의 말은, 봉민 역시 살해당했다는 뜻이었다."둘째 형과 넷째 모두 급히 돌아왔어. 김형문에게 복수하기는 어려워졌으니, 김형문의 재산을 도모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산이 형이 말을 이었다. "너도 올 거라는 말을 했더니, 두 사람도 조금은 솔직해지더군. 지금 현이가 어디에 있든, 김씨 가문의 재산은 그 아이의 것이야."현이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한, 현이가 아직 살아있다는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김씨 가문의 재산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요." 박시준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현이가 아직 살아있다는 보장도 없고요! 김씨 가문의 재산은 모두 기부해버린 셈이니, 누구도 넘볼 수 없게 되었죠.""네 마음 이해해. 현이를 건드린 건, 곧 너를 건드린 셈이지. 그렇지만 외부인의 소행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 형제들끼리는 경거망동해선 안 돼." 산이 형이 그에게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두 사람이 탄 차가 김형문의 집으로 향했다.지난 며칠 동안, 김씨 일가가 몰살당한 사건이 Y국 뉴스의 가장 큰 화젯거리였다.한때 Y국에서 가장 잘나갔던 김씨 가문이 1년 만에 몰락해버리다니, 사람들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김형문에게 자식이 더 있었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거라며, 모두가 입을 모아 탄식했다.하지만 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