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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4장

박시준은 마음이 좀 홀가분해졌다.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웠고 진아연은 불을 껐다.

그녀는 눈을 뜬 채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박시준도 분명 잠에 들지 못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있었다.

오늘 오후, 진아연은 시은이를 설득하지 못했다. 위정은 그녀를 배송할 때 시은이가 이렇게까지 된 이유는 다 자신의 어머니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비록 위정이 어머니를 찾아가 시은이를 설득하라고 하겠지만 진아연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녀는 박시준에게 감히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었다.

박시준에게 사실대로 얘기한다면, 박시준이 위정 어머니를 찾아가 일을 번거롭게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일이 커지면 점점 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아연아, 무슨 생각하고 있어?" 그는 창밖의 달빛을 빌어 그녀가 눈을 뜨고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눈을 뜨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 하다보니...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그녀는 그를 향해 몸을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전에 어렸을 때는 모든 걸 다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불과 10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마음가짐이 이렇게 하늘과 땅처럼 뒤바뀔 줄은 몰랐어요."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는 위로해 주었다.

"비관적인 게 아니라,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원래는 의학 공부를 하면 제 어머니를 잘 챙겨드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어머니가 오래오래 제 곁에 있을 줄 알았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저를 떠났어요. 소정이도 평생 온실 속의 공주처럼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운명은 그녀에게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어요. 시은이도 구사일생으로 남은 인생은 평화롭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녀가 머리맡에서 속삭이는 얘기를 들으며 그의 기분은 유난히 무겁고 우울해졌다.

그녀는 박시준이 아무 얘기라도 할 줄 알았지만 그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침묵에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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