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그녀의 마음은 혼란 속에 빠졌다, 겉으로는 박시준이 그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뒤에선 제일 좋은 친구가 아이를 되찾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정말 아이러니했다.유감스럽게도 김영아는 성빈에게 아이를 줄 생각이 없었다.박시준이 아이를 되찾으러 간다면 김영아가 아이를 줄 건지는 모르는 일이다.그녀의 마음은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그녀는 박시준과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으며 이제부터는 한마음 한뜻으로 어떤 곤난도 둘 사이를 무너뜨릴 수 없다고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모든 아름다움은 환상에 불과했다.두 사람은 지금 동상이몽 중이다.진아연은 잠을 설쳤다.그녀는 눈을 뜬 채 창밖을 내다보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짙은 먹물 같은 어둠은 물을 탄 듯 연해지더니 점차 하얗게 변했다.그녀의 눈은 시큰거렸고 마음의 고통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감고 가능한 빨리 잠에 들도록 애를 썼다.아침 7시, 박시준이 깨어났다.그는 반사적으로 진아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푹 잠들어 있었다, 아마 어제 너무 피곤했나 보다.그는 휴대폰을 들고 성빈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았다.성빈: 방금 김영아 떠보면서 현이 내가 데려가도 되겠냐고 물어봤어. 그럼 앞으로 김영아도 새로운 생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하면서, 근데 막 버럭 소리 지르면서 아예 폭발했어!이 메시지를 보낸 지 30분 후 성빈은 메시지를 몇 개 더 보냈다.성빈: 김영아한테 봉민이랑 결혼하라고 했는데 듣지 않을 뿐더러 내가 모욕한다고 느꼈나봐. 아예 집에서 날 내쫓았어! 나 지금 공항에 가려고, 돌아갈 거야!성빈: 맞다, 까먹을 뻔 했다. 원래 여기 와서 호텔 예약하려고 했는데 김영아가 자기 집에 머무르라고 했어, 현이 보기 편하다고. 현이 얼마나 귀여운 지 넌 상상도 못할 거야! 만약에 김영아가 낳았다는 걸 모른다면 너랑 아연 씨 아이라고 생각할 걸! 라엘이랑 얼마나 닮았는지 몰라! 현이 사진 꽤 많이 찍었어, 귀국하면
그녀는 손을 뻗어 눈을 비볐다, 머릿속에는 온통 어젯밤에 발생한 일이였다."아니에요... 아마 어제 낮잠을 안 자서 그런가 봐요." 그녀는 몸을 받치며 일어나 앉았다. "몇 시에요? 당신 출근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당신 잠에서 안 깨어나길래, 혹시나 어디 아플까봐." 그가 말했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저 괜찮아요... 출근하러 가세요!""응, 당신 피곤하면 더 자. 회사 일은 다 부차적인 거야." 그는 그녀의 이마에 키스했다. "나 갈게."그녀는 대답하고 그가 방을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그가 떠난 후 그녀는 바로 침대에 다시 누웠다.그녀는 잠이 부족했고 머리도 약간 어지러웠다.하지만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그녀는 휴대폰을 들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하소연하고 싶었지만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누군가에게 말 할수 있는 일도 아닌 것 같았다.어찌 됐든 박시준이 아직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박시준이 Y국에 있는 딸에게 정이 들었다는 것이다.ST그룹.박시준이 회사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빈은 사무실 문을 밀치며 뛰어 들어왔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에 가서 샤워하고 바로 온 거야." 성빈의 그의 맞은편 의자에 앉아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커피 사, 네 딸 사진 보여줄게."박시준: "너 김영아 집에서 취해 있을 때 영아가 네 휴대폰으로 나랑 영상통화 했어."성빈: "!!!""낯선 사람 집에서 이렇게 경계심도 없이, 마음이 크다고 해야 할지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박시준은 말하며 휴대폰을 들고 조지운에게 연락해 커피를 부탁했다.성빈은 손을 들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김영아가 몰래 내 휴대폰을 가져가다니! 그러고도 염치없이 날 내쫓은 거야!""그리고 봉민이랑 술 마셨는데 어떻게 취할 정도로 마실 수 있어? 봉민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내가 얘기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박시준은 날카롭게 지적했다."그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아, 하지만
위정 어머니의 말에 시은이는 고개를 숙였다, 마음속의 짐이 한결 가벼워 진 것 같았다.시은이 고집을 좀 내려놓는 것을 보고 위정이도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역시 어머니가 시은이에게 큰 부담을 줬었다, 그래서 시은이가 박시준을 반항하면서까지 아기를 낳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시은이가 이렇게 어머니의 말을 잘 듣는 것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어머니의 말을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손자도 정말 너무 갖고 싶지만 내 아들이 더 중요해." 위정 어머니는 후회하며 말했다. "위정이가 너를 지 목숨보다 더 아낀다는 걸 알았다면 나도 그렇게 고집 부리진 않았을 텐데, 미안하다."시어머니의 얘기를 듣고 시은이는 바로 고개를 들어 위정을 보았다."시은아, 우리 좀 이따 오빠 찾아가서 사과하자." 위정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당신 어제 형님 마음 아프게 했어, 내가 전에 당신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켰네.""아니요." 시은이는 고집을 부리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오빠한테 사과하면 되요, 당신은 사과하지 마세요."위정은 시은이가 자신을 위한다는 걸 알고있다."알았어." 그는 동의했다.그는 사적으로 따로 박시준을 찾아가 사과하면 된다.점심시간에 진아연은 위정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이미 시은이 잘 설득했어. 저녁에 형님 퇴근하면 시은이 데리고 가서 사과할게."진아연: "사과는 안 해도 괜찮아요. 근데 시은이 어떻게 설득했어요?""우리 엄마가 설득해줬어." 위정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우리 엄마가 시은이한테 부담준 것도 사실이고.""설득했으면 됐죠 뭐." 진아연은 몇 초간 침묵을 지켰다. "아기 이대로 지우기는 좀 안타깝네요."위정: "시은이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방에 틀어박혀서 점심 먹으라고 해도 안 먹고.""선배 어머니가 준 부담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자기도 분명 아이를 원할 거예요." 진아연은 말하며 가슴이 아팠다. "위정 선배, 사실 다른 방법도 있긴 해요.""배아 이식하는 방
"당신 제가 왜 돈을 달라고 하는지 묻지도 않아요?" 그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20억이 작은 액수는 아니잖아요.""지금 내 손에 현금이 많지 않아. 좀 이따 성빈이한테 송금하라고 할게."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20억이면 충분해?""제가 돈을 원하는 이유 궁금하지 않아요?" 그녀는 다시 한 번 질문했다."당신이 돈을 달라고 하는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이유는 몰라도 괜찮아. 당신이 알려주고 싶다면 언제든 알려주겠지." 그는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가 함께 한 오랜 시간동안 당신 지금까지 한 번도 돈 달라고 한 적 없었어. 당신이 이렇게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하니까 오히려 기분 좋은데."진아연: "...""굳이 내가 이유를 묻길 원하면 물어볼게." 그는 그녀가 침묵하는 것을 보고 덧붙였다.진아연은 그의 말을 끊었다: "묻지 마세요. 그냥 직접 20억 주세요!"그는 잠시 얼어붙었다: "알았어."통화가 끝난 후 그는 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성빈에게 자신의 계좌로 진아연에게 20억 이체하라고 했다.성빈: "갑자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아연 씨가 달라고 했어?"박시준: "내가 내 와이프한테 돈을 주는 게 이유가 필요해?"성빈은 ‘풉’하며 방금 마시던 차를 뱉어낼 뻔했다. "그럼 아예 아연 씨한테 돈을 다 맡기지 그래, 나한테 관리하라고 하지 말고.""좋아, 그럼 내 돈 다 아연이한테 이체해." 박시준은 마치 남의 일을 얘기하듯 가볍게 말했다.성빈은 궁금해서 마음에 병이 날 것 같았다: "진짜 왜 20억 달라고 하는지 안 물었어?""계속 안 물어보냐고 했는데 안 물어봤지 그냥." 그는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연이가 못 참겠으면 자연스럽게 나한테 얘기해 주겠지.""너는 매 좀 맞아야겠다. 내가 아연 씨였으면 200억 달라고 했을 걸." 성빈은 비웃듯 말했다."어쩌면 난 매 좀 맞아야 할지도 몰라. 그 사람이 20억 달라고 했는데 이유도 안 물어봐서..."성빈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너 때문에 못살아 진짜. 내가
"오늘 위정 선배랑 의논하러 갔어요, 시은이랑도 얘기 끝났구요. 시은이 뱃속에 있는 아기를 꺼내서 인공자궁에서 키울 생각이예요." 그녀는 그에게 자초지종을 다 얘기했다. "근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24시간 내내 전문의가 계속 지켜봐야 하구요, 그래서 후기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률은 높아?""장담하기 어려워요." 그녀는 대답했다. "그래도 아기를 직접 지우는 것 보다는 나아요. 시은이도 이 아기를 원하구요.""응.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 근데 왜 더 일찍 말 안했어?""당신 돌아오자마자 얘기했잖아요." 그녀는 설명했다. "중요한 일인 만큼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성빈이가 오늘 당신 태도가 좀 차갑다는데."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당신한테 돈 어떤 용도로 쓰려는지 전화해서 물어볼 때 말이야."그녀는 성빈이 그렇게 예민할 줄 몰랐다.의심도 많고 예민할 뿐만 아니라 고자질까지 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솔직한 감정을 숨겼다. "시은이 일은 당신한테도 얘기하지 않았는데 성빈 오빠한테 먼저 얘기할 리는 없겠죠? 시은이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구요."그녀의 얼굴에 번진 환한 미소를 보며 박시준의 마음은 완전히 놓였다."위정 선배랑 시은이 원래는 당신한테 사과하러 올 예정이었는데 제가 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녀는 말했다. "시은이가 임신 한 건 원래 축하받을 일이잖아요. 굳이 좋은 일인데 비극으로 만들 필요 없잖아요, 안 그래요?"박시준: "맞아. 시은이가 위험에 처하지만 않는다면 굳이 나한테 와서 사과할 필요 없어.""당신 혹시 오늘 이렇게 일찍 퇴근하신 거, 제가 성빈 오빠한테 차갑게 대해서 그런 거예요?"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둘이서 제 기분 추측하면서 논하고 그런 거, 저에 대한 관심이에요, 아니면 속이 좁은 거예요?"박시준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마도 당신이 전에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다가 이번에 전화로 직접
그는 딸의 필통에서 펜을 하나 집어 들고, ‘쓱쓱’ 백지 위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했다.서명 후 그는 딸에게 종이를 돌려주었다: "라엘아, 무슨 일이야? 선생님께선 아무 말씀도 없으셨는데.""제가 선생님께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라엘이는 서명된 종이를 들고 책상에 앉아 시무룩해하며 말했다. "선생님께서 반성문 쓰라고 하셨어요."박시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바로 작은 의자를 들고 딸의 옆에 앉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반성문 써야 해? 우리 라엘이 무슨 잘못 했어?"그는 자기 딸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잘못하지 않았다면 선생님께서 라엘이에게 반성문까지 쓰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우리 반에 어떤 얄미운 남학생이 한 명 있는데, 항상 껌딱지처럼 저를 따라다녀요. 오늘은 저 따라서 화장실까지 들어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그 남자애를 때렸어요." 라엘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 남자애의 부모님이 엄청 화가 난 상태로 학교에 왔는데 저더러 사과하라고 했어요, 제가 싫다고 하니까 선생님께서 반성문 쓰라고 했어요."박시준은 바로 딸의 손을 잡으며 여기저기 유심히 살펴보았다: "우리 딸, 어디 다친 데는 없지?"당황한 라엘이는 얼굴이 빨개지며 작은 손을 거두었다: "저 막대기로 때렸어요."박시준: "..."어쩐지 그 남자애의 부모님이 굳이 라엘이에게 사과하라고 하더라니.보아하니 라엘이가 그 남자애를 다치게 한 것 같았다."그럼 선생님 말씀 듣고 반성문 쓰자!" 박시준은 말했다. "엄마가 모르시길 원하면 아빠가 비밀로 해줄게.""엄마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이렇게 창피한 일은 엄마가 몰랐으면 좋겠어요." 라엘이는 초조해하며 말했다."그래, 아빠가 비밀 지켜줄게."라엘이의 시선은 백지 위로 향했다, 그녀는 펜을 깨물며 고민에 휩싸였다: "아빠, 저 반성문 쓸 줄 몰라요... 아니면 그냥 아빠가 써주세요!"박시준: "..."그 역시도 반성문을 써 본 적이 없었다.어려서부터 늘
"아마 반 달 후에요!" 진아연은 설명했다. "지금 장치들이 배송왔지만 아직 사용법을 몰라요. 이 장치를 발명한 박사님이 일주일 후에 시간이 돼서 그때 와서 가르쳐 줄 거예요.""보름이면 너무 늦지 않아?" 그는 자신의 우려를 얘기했다. "아이가 더 크게 되면 수술의 난이도랑 위험성이 더 커지지 않을까?""시은이 임신한 지 얼마 안 됐어요. 보름 지난다 해도 아기 별로 안 커요." 진아연은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위정 선배가 시은이 꼭 잘 지킬게요.""당신만 믿을게." 그는 마음이 좀 놓였다. "물론 아이도 순조롭게 잘 자랄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고."진아연은 그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시준 씨, 당신은 역시 아이를 좋아하는 거였어요. 비록 그때 기필코 시은이 아기 지워야 한다고 화를 낼 땐 무서웠지만요. 당신 전에 저 임신했을 때도 아기 지우라고 한 거 아기가 싫은 게 아니라 병이 아기한테 유전될까봐 두려워서 그런 거였어요.""당신이랑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굳이 병 때문이 아니라도 아이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 박시준이 말했다. "당신이 좋아졌고 당신한테 마음이 생겨서 아이도 좋아지게 된 거지, 우리 아이들도 사랑하게 되었고."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그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지금 김영아의 아이한테도 감정이 생겼는데, 그럼 김영아한테도 마음이 있다는 걸까?그녀는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당신은 본인의 마음도 잘 모르는 것 같네요." 그녀는 차갑게 말하며 택배기사들을 향해 걸어갔다.그는 마음속으로 그녀의 말을 몇 번이나 되뇌였다.동시에 그녀가 말 할 때의 표정을 떠올렸다.—그녀는 지금 화가 났다.그러나 그는 방금 자신이 한 말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했다.먼저 그녀와 사랑에 빠졌고, 그 후에 아이를 좋아하게 된 건 사실이었다.택배기사들은 진아연으로부터 돈을 받은 후 떠났다."아연아, 박사님께서 조립 설명 동영상 보내왔어." 위정은 받은 동영상을 진아연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진
그가 묻기도 전에 진아연은 빠르게 감정을 추스렀다."우리 한 번 해봐요! 사이먼 박사님이 오시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우리가 직접 해봐요.""그래."박시준은 회사에 도착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사실 그는 매일 현이의 사진을 몰래 봐왔었다. 비록 Y국에 현이를 찾아가진 않았지만 딸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왜냐하면 이 아이는 라엘이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그는 진아연에게도, 그 아이에게도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분명한 건, 아이에게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그는 진아연과 한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는 점이다.오후.박시은이 병원에 왔다."아연 아, 우리 아기 이제 여기서 자라는 거야?" 박시은 인공 자궁 앞에 쪼그리고 앉아 눈도 깜밖이지 않고 바라보았다."맞아요. 그때가 되면 우린 아기가 이 안에서 하루하루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거예요."시은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넋을 잃은 사람처럼 말했다: "제발 아기가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위정 씨처럼 건강했으면 좋겠어.""분명히 그럴 거예요." 진아연은 그녀가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시은 씨도 마음 편하게 먹어야 해요. 아기도 중요하지만 시은 씨가 제일 중요해요."시은이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연 아, 네가 하라는 대로 다 할게.""수술 조금 아플 수도 있을 거야. 위정 선배가 너 아픈 거 엄청 무서워 한다던데, 그때 가서 마취하면 괜찮을 거야." 진아연은 시은이를 부축이며 옆에 의자에 앉혔다. "너무 오랫동안 쪼그리고 있으면 안 좋아.""응. 위정 씨가 그저께 아기 낳는 거 엄청 아프다고 했는데 말로는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사실 너무 무서워." 시은이는 걱정하며 말했다."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자연분만으로 낳는다 해도 마취가 있으니 많이 아프지 않을 거예요." 진아연은 ‘마취’얘기를 하다 갑자기 정서훈이 생각났다.정서훈이 그녀에게 마취제를 괜히 한 번 더 투여했던 사실을 그녀는 잊은 적 없었다.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