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나간 뒤, 그는 눈 앞에 국수와 계란이 너무 짜서 차마 먹을 수 없었지만 열심히 만들었던 그녀를 생각하며 먹었다.크게 심호흡을 한 뒤, 그는 물 세 잔을 연달아 마셨다.진아연은 정서훈의 교수님과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두 사람은 만났고 교수님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따뜻하게 맞이했다."아연아, 저번에 서훈이가 너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었단다. 서훈이가 전화로 널 보러 Y국에 가야한다고 말했었어."진아연은 놀라며 말했다. "그리고 또 뭐라고 했나요?""네가 자기를 많이 믿는다고 긴장이 된다고 하더구나." 교수님은 말했다. "Y국에 도착한 뒤에도 한번 전화를 걸었는데 개인 문제라고 많은 걸 물어보지 말라고 하더구나. 그래서 더 이상 묻지 않았어.""네. 제 병에 대해서 외부에 말하지 말라고 하긴 했어요.""그래, 이해한단다. 아무튼 사망 소식을 듣고 부모님을 만나러 갔단다. 감히 무슨 일이라고 물어볼 수도 없었단다...""솔직히 저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진아연은 Y국에서 받은 검사지를 꺼내며 말했다. "이건 서훈이랑 저랑 같이 확인한 수술 계획서입니다. 여기... 서훈이가 제게 요청한 검사 항목입니다. 수술하기 하루 전에 전신마취를 했어요. 전신 마취가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는 아실 거예요. 일반적으로 단기간에 2회 이상 시행하지 않아요."이 말을 들은 교수님의 표정이 확 달라졌다."그럴 리가...! 정서훈... 그 아이가 대체 왜 이렇게...?!""그때 물어볼 때는 마취제 용량이 전신마취 용량이 아니라고 했어요. 당시에는 딱히 의심하지 않았죠. 그가 떠난 뒤, 확인을 해보니깐 전신마취 용량이었어요.""그럴 리가! 서훈이가 누군가에게 협박을 받았거나, 다른 이유가 분명 있을 거야. 네 병에 대해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널 해치려고 한 것이 아닐 거야!"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전혀 이상한 행동도 없었어요. 제가 정말 빨리 회복되기를 원했어요.""그럼 너 역시 이유를 모르는
"혹시 카카오톡으로 또 친구추가 하지 않았어요?" 그녀가 물었다."아니." 그는 바로 대답했다.김영아가 두 번째로 그를 찾을 때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연락을 했었다. 확실히 단 한번도 카카오톡을 통해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만약 카카오톡을 추가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시죠?" 그녀는 그의 뺨을 손가락으로 살짝 만졌다."무시한다." 그는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하면서 동시에 물었다. "음식은 어때?""요리 실력은 마스터 셰프에 견줄만 한데요?" 그녀는 정말로 그의 요리 솜씨에 감동을 먹었다."정서훈 집에서 많이 안 먹었구나?" 그는 자신의 요리 맛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의 요리 솜씨는 전문 셰프에 비교할 수도 없었고 기껏해야 그녀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였다."아니요. 오늘은 많이 먹었어요." 그녀는 다시 밥을 먹으며 말했다. "정말 맛있어요. 저보다 집밥은 잘 만드네요."그는 잠시 침묵을 하다가 물었다. "다른 검사들도 해보는 게 어떨까? 정서훈이 너한테 뭔가를 한 거 같아.""저번에 검사 결과에는 아무런 문제는 없었어요." 그녀는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 뒤로도 종합 검진을 두 번 이상 받았어요. 정말 제 몸에 뭔가를 했다면 제가 느꼈을 거예요. 근데 아무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아요.""그건 네가 정서훈 수술에 대해서 아무것도 의심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오늘 나도 알아봤어. 전신마취는 부작용이 많다고. 일반적인 수술로는 전신마취까지 권하지 않는다고. 정서훈이 분명 무슨 짓을 한 게 분명해."그녀는 그의 진지한 표정에 깜짝 놀랐다."하지만 당신도 여태 이상함을 느끼지 못 했잖아요." 그는 그녀가 밥을 더이상 먹지 않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마저 다 먹어! 먹고 아이들이랑 영상 통화하자. 아이들 있는데는 눈이 내리지 않아 라엘이랑 지성이가 보면 많이 좋아할 거야.""네. 눈사람 만들어서 보여줘요." 그녀는 항상 눈만 보면 눈사람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그녀는 그가 만든
"낮에는 엄청 많이 내렸단다! 지금은 그렇게 많이 안 내리네."영상 속에서는 라엘이가 큰 소리로 '오빠', '동생'을 외쳤다.잠시 뒤, 영상에 한이와 지성이도 보였다."엄마, 아빠가 눈사람 만든 것 좀 봐! 누가 더 예뻐?" 그녀는 눈사람을 보며 말했다. "여기 좀 작은 거는 엄마가 만든 거, 그 옆에는 아빠가 만든 거.""물어볼 필요가 있어요? 당연히 엄마가 만든 게 예쁘죠." 라엘이가 환호했다.진아연은 만족스러웠다. "엄마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 여기에 코도 만들거야... 다 만들고 난 다음에 세 개 더 만들 거야. 우리 가족들!""엄마, 그러면 라엘이를 더 예쁘게 만들어 줘야 해요! 세상에서 가장 예쁜 눈사람!" 라엘이가 재빠르게 말했다."당연하지. 엄마가 제일 예쁘게 만들어 줄게."영상통화가 끝난 뒤, 박시준은 그녀에게 다가가 휴대폰을 들고 있는 그녀의 손을 만졌다."많이 추워. 이제 안으로 들어가자. 나머지 꼬마 눈사람은 내가 만들게." 그는 그녀의 차가운 손을 만졌다.그녀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안 추워요. 장갑 낄게요. 당신이랑 같이 있으니깐 하나도 안 추워요.""나도 그래.""알아요. 내가 나와서 만들자고 하지 않았으면 절대 혼자서 눈사람 만들지 않았겠죠."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눈사람을 좋아하면 낮부터 나와서 만들었겠죠.""낮에는 재료 사고 요리 레시피 연구한다고 그랬어." 그는 변명했다."아니요. 아마 그런 거 때문이 아니더라도 눈사람 만들러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혼자 그렇게 유치한 짓을 하지는 않겠죠?""음... 혼자 눈사람을 만든다는 건 좀 멍청하지 않나?""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제 말은.""알아, 알아. 너 혼자 만들면 난 귀엽다고 생각할 거야."...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섯 명의 눈사람을 다 만들었다.다 만든 후, 그녀는 눈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은 뒤 라엘에게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도 사진을 올렸다.——남편이 차려
하지만 나의 즐거움이 내게는 큰 구속과도 같이 느껴진다. 이 문장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정서훈의 사망에 대해 그녀는 쉽사리 잊을 수 없는 것 같았다.김영아와 더 이상 접촉하고 싶지 않다는 게 사실이 아니라면 그녀는 정서훈의 죽음에 대해 밝혀내기 위해 분명 Y국으로 갈 것이다.그리고 그는 그녀의 마지막 말... "인생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문장에서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고뇌를 느꼈다.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그는 김영아의 아이를 사라지게 만들 수 없었고, 김영아로부터 정서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더더욱 알아낼 수 없었다.그녀는 그가 Y국으로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김영아와 접촉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 것이다.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녀와 아이들과 잘 지내고 더 이상 그들을 슬프게 만들지 않는 것일 뿐.A국.점심 12시.하준기는 오늘 아침 산전검사를 위해 여소정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산전검사가 끝난 후, 여소정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갔다.하준기는 주중에는 이곳에서 살았고, 주말에 본가로 돌아갔다.왜냐하면 하준기 어머니는 저번에 고혈압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했지만 여전히 혈압이 높았기 때문이다.그는 어머니가 우울하고 속상한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에 주말마다 만회하기 위해 돌아갔다.오늘은 토요일이었고, 그는 여소정의 산전검사에 동행한 뒤 저녁에 돌아가겠다고 부모님에게 말했다.하지만 그의 차가 여소정 집 정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주차되어 있는 아버지의 벤츠를 보았다."부모님이 온 거 같은데?!" 하준기는 불안한 마음에 먼저 말했다."오시면 오는 거지! 왜 그렇게 당황해?" 여소정은 안전 벨트를 푼 뒤,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소정아, 부모님이 오늘 네 집에 올 거라고 말하지 않았셨거든!" 하준기는 당황했다. "이렇게 갑자기 이곳에 오신 건... 분명 다른 이유가 있어서겠지!""뭘 그렇게 두려워해? 여긴 우리 집이야. 네 부모님께서 하시면 뭘 어떻게 하시겠어?"
"어머니, 준기 씨 상태는 많이 괜찮아 졌어요. 그러니 이곳에서 약을 먹으면서 치료하면 돼요." 여소정이 말했다."매일 약을 먹는 데 어떻게 부작용이 없니? 의사가 약을 먹어도 부작용이 없다고 말했니?" 하준기 어머니의 목소리는 점점 격앙되었다. "외국에 나가는 것도 우리 준기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야."여소정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의사는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들어본 적이 없는 걸요? 우울증은 약을 먹으며 스스로가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외에는 없어요. 그렇게 대단한 의사였다면 저희 역시 알았겠죠."하준기 어머니: "아니, 아직 너희들이 모르는 것이 많단다."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엄마! 흥분은 그만... 혈압 다시 오르시면 어떻게 하려고요." 하준기는 어머니의 등을 살짝 두드리며 여소정에게 말했다. "소정이 말이 맞아요. 우울증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는 건 들어보지도 못했어요. 게다가 소정이 지금 배가 점점 불러오는데 제가 어딜 가겠어요. 소정이 곁에 있어야 해요. 아이가 태어난 뒤 다시 이야기해요!""그럴 줄 알았다." 하준기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며 가방을 열어 약병을 꺼내며 말했다. "우선 이 약을 먹으렴. 효과가 있으면 그때 다시 처방을 받아오마."하준기의 안색이 점점 나빠졌다.여소정 역시 긴장이 되었다.여소정 부모님은 하준기의 우울증이 가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당혹스러움을 감추려 애썼다."준기야, 다른 생각은 말거라.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다. 특히나 우리 아들이 우울증이라니... 네 엄마는 매일같이 네 걱정으로 한숨 뿐이구나." 하준기 아버지는 씁쓸하게 말했다.하준기는 민망해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어떻게 자신을 향한 부모의 깊은 사랑을 모르겠는가.그가 정말 우울증이 있다면 부모님 앞에서 약을 먹을 것이다."준기야, 어서 먹으렴. 좋은 약이란다." 하준기 어머니는 초조해 하며 말했다. "약 한 병에 이십 만원 이란다."하준기는 깜짝 놀랐다. "한 병에 이십 만원이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소정이를 잘 키우셨나요?" 하준기 어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소정이 앞에서 꼼짝도 못하네요."물론 여소정 부모님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저희 딸이 착하긴 하죠. 알아서 혼자 잘 컸습니다. 하하하!" 여소정 아버지는 웃으며 말했다.하준기 어머니 역시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저희 상의를 좀 해볼까요! 소정이가 이렇게 아이를 빨리 가질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의사가 저번에 임신하기 쉽지 않을 거라 하지 않았나요? 근데 어떻게 소정이가 아이를 딱 가졌을까요?""설마 소정이에게 둘째라도 가지라는 말씀은 아니시죠?" 여소정 어머니는 하준기 어머니의 뜻을 알아차렸다."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소정이라면 당연히 아이를 가져야죠! 우리 가문의 대를 이을려면!" 하준기 어머니의 혈압이 점점 올라갔다!"아니요! 소정이가 아이를 가지는 건! 소정이와 준기 두 사람의 결정입니다!" 여소정 어머니는 말했다. "소정이가 제 딸이지만 저희는 그녀의 결정에 무조건 존중한답니다. 그러니 소정이가 정말로 또 아이를 가지시길 원하신다면 소정이에게 잘 대해주세요!"여소정 아버지가 옆에서 한 마디 거들었다. "준기가 우리 소정이에게 어떤 태도이신지 아시겠죠. 소정이가 준기 곁을 못 떠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이죠. 그러니... 앞으로 따로 선을 보라고 하시는 그런 생각은 하시지 마세요. 만약 또 그러신다면 사돈과 같이 이렇게 앉아있을 일은 없을 겁니다."하준기 부모님은 당황해 하며 얼굴이 빨개졌다."만약 저희 소정이에게 잘 대해주신다면 저희 사돈 관계 역시 좋아질 겁니다. 준기는 이미 우리에게 아주 특별한 아이에요. 자식과도 같습니다!" 여소정 아버지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바라보았다.하준기 부모님은 뭔가 슬퍼졌다.열심히 키운 아들 녀석이 결혼을 하더니... 여자 부모에게 효도를 하다니...!방안.하준기는 나가서 부모님에게 설명을 하려 했지만 여소정이 말렸다."바보야? 지금 나가면 어떻게 하려고?" 여소정은 침대에 누워 말했다.
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A국으로 가서 구정을 보낼 예정이었다."은서 씨, 시합을 못 보고 가서 아쉬워요." 진아연은 그녀에게 선물을 건네며 말했다. "이건 어제 둘째 오빠랑 같이 가서 고른 거예요. 시합 잘 하고 좋은 성적 받을 수 있길 바라요.""고마워요! 시합 끝나면 찾아뵐게요.""네. 시합 끝나면 푹 쉬어요. 몇 달만에 완전 달라지신 거 같아요.""전 지금 너무 좋아요." 최은서는 선물을 가방에 넣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많이 예뻐진 거 같아요.""아니, 네 미적 기준은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예전에도 말랐지만 지금은... 완전 뼈밖에 없잖아. 옛날 모습이 더 예뻤어." 성빈은 직설적으로 자신의 말을 표현했다."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되잖아요.""네가 싫다는 게 아니라 건강이 걱정된다는 말이야." 성빈이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직업상 어쩔 수 없잖아요. 잔소리가 너무 많다니깐요!" 최은서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제가 무슨 아빠랑 연애하나요? 제발 제게 그런 태도로 대하지 말아줘요! 알겠어요?"진아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두 분은 항상 이렇게 싸우세요?""아니요.""네!"두 사람은 동시에 다른 대답을 했다.그리고 조금 부끄러웠는지 두 사람은 앞에 놓인 물잔을 들고 물 한 모금을 동시에 마셨다."성빈아, 너도 우리랑 같이 돌아갈래?" 박시준은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는 성빈에게 물었다."그래요! 같이 돌아가요! 제가 시합에서 3위 안에 들면 그때 부를게요. 만약 3위 안에 들지 않는다면... 옆에서 귀찮게 하지 마세요." 최은서는 성빈에게 말했다."안 가." 성빈의 어조는 단호했다. "네 시합 볼 거야. 카메라도 준비 다 해놓았다고."최은서: "알아서 해요. 누가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면 저는 제 아빠라고 말할 거니깐요."성빈: "네 오빠로 해주지 그래?""닮지도 않았는 걸요?!""근데 왜 내가 네 아빠라는 건데!""계부라고 할 거예요!"성빈은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귀국할 정
오늘 밤 11시에 떠나는 표를 예약했다.사실 내일 돌아가도 되었지만 진아연은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어 일찍 돌아가고 싶었다.경호원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진아연과 박시준은 VIP 라운지에서 쉬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속삭였다. "조금 어지럽네요.""졸리면 잠깐 눈 좀 붙여. 비행기 탈 때 깨워줄게."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의 말에 그녀는 눈을 감았다."추워?"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의 손은 따뜻했지만 그에게 말했다. "조금 춥네요."그는 손을 들어 이마에 손을 대며 말했다. "열이 좀 있는 거 같은데."이 말을 들은 그녀는 자신의 손을 뻗어 이마에 댄 뒤, 그의 이마를 다시 만졌다. "조금 그렇긴 하네요... 머리도 좀 어지럽고...""잠깐만 기다려. 체온을 재봐야겠어." 그는 바로 서비스 데스크로 향했다.그리고 바로 체온계를 들고 돌아왔다.그녀는 체온을 쟀다.그리고 직원이 뜨거운 물 한 잔을 가지고 와 그들 앞에 놓았다."고맙습니다." 직원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그녀는 물잔을 집어 들고 천천히 마셨다."언제부터 어지러웠어? 컨디션도 안 좋았으면서 저녁은 왜 먹자고 한 거야." 그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다시 대고 열이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아까 밥 먹을 때는 괜찮았어요. 아까 차에 탄 뒤에 어지러웠어요." 그리고 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리 가세요. 감기 옮을 수도 있어요.""감기 한 번도 안 걸렸어." 그는 말했다. "넌 몸이 좀 약해.""당신 죽을 고비 겨우 넘기고 살아난 사람이면서. 저한테 약하다고 하는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이곳 날씨가 너무 안 좋아요. 집에 있었으면 감기에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아니면 감기가 괜찮아진 다음에 집에 돌아갈까?""아니요. 약 먹고 비행기에서 한 숨 자면 돼요." 컨디션은 나름 괜찮았다. "열이 있어도 고열까지는 아니네요. 39도 넘지 않으면 되요."5분 뒤, 그녀는 체온계를 꺼냈다.온도는 정확히 39도를 가리켰다.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