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A국으로 가서 구정을 보낼 예정이었다."은서 씨, 시합을 못 보고 가서 아쉬워요." 진아연은 그녀에게 선물을 건네며 말했다. "이건 어제 둘째 오빠랑 같이 가서 고른 거예요. 시합 잘 하고 좋은 성적 받을 수 있길 바라요.""고마워요! 시합 끝나면 찾아뵐게요.""네. 시합 끝나면 푹 쉬어요. 몇 달만에 완전 달라지신 거 같아요.""전 지금 너무 좋아요." 최은서는 선물을 가방에 넣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많이 예뻐진 거 같아요.""아니, 네 미적 기준은 정말 이해할 수 없어. 예전에도 말랐지만 지금은... 완전 뼈밖에 없잖아. 옛날 모습이 더 예뻤어." 성빈은 직설적으로 자신의 말을 표현했다."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되잖아요.""네가 싫다는 게 아니라 건강이 걱정된다는 말이야." 성빈이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직업상 어쩔 수 없잖아요. 잔소리가 너무 많다니깐요!" 최은서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제가 무슨 아빠랑 연애하나요? 제발 제게 그런 태도로 대하지 말아줘요! 알겠어요?"진아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두 분은 항상 이렇게 싸우세요?""아니요.""네!"두 사람은 동시에 다른 대답을 했다.그리고 조금 부끄러웠는지 두 사람은 앞에 놓인 물잔을 들고 물 한 모금을 동시에 마셨다."성빈아, 너도 우리랑 같이 돌아갈래?" 박시준은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는 성빈에게 물었다."그래요! 같이 돌아가요! 제가 시합에서 3위 안에 들면 그때 부를게요. 만약 3위 안에 들지 않는다면... 옆에서 귀찮게 하지 마세요." 최은서는 성빈에게 말했다."안 가." 성빈의 어조는 단호했다. "네 시합 볼 거야. 카메라도 준비 다 해놓았다고."최은서: "알아서 해요. 누가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면 저는 제 아빠라고 말할 거니깐요."성빈: "네 오빠로 해주지 그래?""닮지도 않았는 걸요?!""근데 왜 내가 네 아빠라는 건데!""계부라고 할 거예요!"성빈은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귀국할 정
오늘 밤 11시에 떠나는 표를 예약했다.사실 내일 돌아가도 되었지만 진아연은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어 일찍 돌아가고 싶었다.경호원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진아연과 박시준은 VIP 라운지에서 쉬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속삭였다. "조금 어지럽네요.""졸리면 잠깐 눈 좀 붙여. 비행기 탈 때 깨워줄게."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의 말에 그녀는 눈을 감았다."추워?"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녀의 손은 따뜻했지만 그에게 말했다. "조금 춥네요."그는 손을 들어 이마에 손을 대며 말했다. "열이 좀 있는 거 같은데."이 말을 들은 그녀는 자신의 손을 뻗어 이마에 댄 뒤, 그의 이마를 다시 만졌다. "조금 그렇긴 하네요... 머리도 좀 어지럽고...""잠깐만 기다려. 체온을 재봐야겠어." 그는 바로 서비스 데스크로 향했다.그리고 바로 체온계를 들고 돌아왔다.그녀는 체온을 쟀다.그리고 직원이 뜨거운 물 한 잔을 가지고 와 그들 앞에 놓았다."고맙습니다." 직원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그녀는 물잔을 집어 들고 천천히 마셨다."언제부터 어지러웠어? 컨디션도 안 좋았으면서 저녁은 왜 먹자고 한 거야." 그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다시 대고 열이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아까 밥 먹을 때는 괜찮았어요. 아까 차에 탄 뒤에 어지러웠어요." 그리고 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저리 가세요. 감기 옮을 수도 있어요.""감기 한 번도 안 걸렸어." 그는 말했다. "넌 몸이 좀 약해.""당신 죽을 고비 겨우 넘기고 살아난 사람이면서. 저한테 약하다고 하는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이곳 날씨가 너무 안 좋아요. 집에 있었으면 감기에 걸리지도 않았을 텐데!""아니면 감기가 괜찮아진 다음에 집에 돌아갈까?""아니요. 약 먹고 비행기에서 한 숨 자면 돼요." 컨디션은 나름 괜찮았다. "열이 있어도 고열까지는 아니네요. 39도 넘지 않으면 되요."5분 뒤, 그녀는 체온계를 꺼냈다.온도는 정확히 39도를 가리켰다.박시
공항. 마이크와 라엘은 한이와 함께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동생이 아픈 걸 엄마가 아신다면... 괴로워할 거예요." 라엘이가 말했다.지성이는 어젯밤에 고열에 시달려서 해열제를 먹은 뒤에야 조금 나아졌다.지성이는 조산아로 태어난 탓에 일반 아이들보다 약했다."열이 내려갔으니깐 괜찮을 거야. 감기일 뿐이고, 엄마가 의사니깐 걱정하지마." 마이크가 말했다."하지만 동생 목소리가 이상해 졌잖아요." 라엘이는 감기 때문에 달라진 동생의 목소리를 생각하고 웃음을 금치 못했다.그들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박시준과 진아연이 걸어왔다."뭘 그렇게 재밌게 이야기 해? 웃는 소리가 다 들리네." 진아연은 라엘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집에서 기다리지. 다 같이 나왔네.""겨울 방학이라 괜찮아요. 오빠도 가는데 저도 와야죠!" 라엘이는 엄마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엄마... 근데 지성이가 열이 났어요.""엄마랑 아들 맞네?" 박시준이 말했다. "엄마도 비행기에서 열이 나서 계속 잠만 잤거든.""엄마, 아프면 어떻게 해요? 근데 동생 목소리가 많이 안 좋아졌어요...""갑자기 추워져서 그런가?" 진아연이 말했다. "저번에도 감기 걸려 고생했는데.""모르겠어요. 밖에서 같이 놀때는 괜찮았는데." 라엘이가 조용하게 말했다. "근데 엄마는 왜 감기에 걸렸어요?"진아연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엄마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지금 다 나았어."집으로 돌아온 뒤, 진아연은 무기력한 지성이를 보며 바로 안아들었다."지성아, 감기 걸린 거야? 약은 먹었고?"이모님은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받아온 약이 달아서 아주 잘 먹더라고요.""아연아, 너도 약 먹어야지." 박시준이 말했다. "먼저 씻고 와!"그녀는 지성이를 내려 놓으며 대답했다."이모님, 많이 늦었으니깐 지성이 먼저 재우세요."이모님은 말했다. "지성이가 낮에 하루 종일 자서... 잠을 안 자려고 해요. 우선 지성이는 저한테 맡기고 두 사람은 얼른 쉬러 가세요!"이모님은 지성이를 안고
갑자기 몸이 굳어졌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그리고 다시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그러다 갑자기 어두워졌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환각은 아니었다.그녀는 손을 뻗어 두 눈을 비비며 조심스럽게 눈의 상태를 느꼈다.눈이 약간 부은 것 같았다.또한 심리적인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두통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드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앉아 있었다.B국.성빈은 결제를 마친 뒤, 쇼핑백을 들고 있는 최은서를 바라보았다.최은서는 휴대폰을 들고 누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아예 그를 잊어버린 것처럼 말이다."누구랑 이야기 하는 거야? 결제 끝냈으니깐 가자!" 성빈은 휴대폰 화면을 흘끗하고 쳐다보았다.그녀는 휴대폰 화면을 끄며 말했다. "아연 씨한테 당신 욕하고 있었는데요.""아, 뭐라고 했는지 알 거 같네." 성빈은 그녀의 생각이 다 보인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아연 씨는 내 흉을 절대 보지 않겠지.""답장 안 왔는데요.""막 도착했을 텐데 쉬게 냅둬!" 성빈은 그녀와 가게 밖으로 나와 말했다. "여자 옷 보러 가자.""네?! 여장하는 취미라도 있어요?! 그렇게 안 봤는데...!" 최은서는 충격을 받은 듯이 말했다.성빈은 그녀의 말을 듣고 두통이 나는 것 같았다."너는 내가 분유라도 사러 간다고 하면... 내가 아이를 낳겠다고 생각도 하겠다?""그건 아니요! 노인들이 마시는 분유가 있거든요!"성빈: "..."다음날.A국의 구정.스타팰리스에 있는 별장은 많이 작았기 때문에 박시준의 별장에서 구정을 보내기로 했다.아침 일찍, 박시준과 진아연은 아이들을 내리고 박시준의 별장에 도착했다."어머니 모시고 올 거예요? 아니면 기사님께서?" 진아연이 물었다. "사람들이 많으면 더 좋으니깐요.""기사한테 시킬게!" 박시준은 말했다. "저번에 만났을 때 아무 말도 없긴 했으니깐. 뭘 숨기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왕은지를 이용한 것에 대해서 당신에게 말할 수 없었겠죠. 오늘은 좋은 날이
"형!" 지성은 계속 형을 불렀다. 세뱃돈 봉투를 내민 작은 손은 거의 그의 얼굴에 닿을 뻔했다.그는 동생의 고집을 못 이겨 결국은 봉투를 받았다.박시준은 즉시 다른 세뱃돈 봉투를 꺼내 지성에게 주었다."누나랑 같이 밖에 나가고 싶어? 아빠랑 같이 갈까? "한이가 세뱃돈 든 채 매우 난감해하는 것을 눈치챈 박시준은 지성을 안고 자리를 떴다.지성이는 아까부터 밖에 나가려고 했지만 진아연이 허락하지 않아 라엘은 지성을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감기가 완전히 낫지 않았기에 진아연은 그의 감기가 더 심해질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박시준은 그에게 모자를 씌운 뒤 스카프까지 둘러 그를 단단히 무장시킨 후에야 그를 데리고 나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시은이가 마당으로 뛰어왔다."오빠, 이거 내가 빚은 만두야." 시은은 자신이 한참을 열심히 빚은 만두를 가져다가 박시준에게 보여주었다. "이따가 내가 빚은 만두 찾아서 먹어. 안에 동전 넣었거든."시은이 빚은 만두를 보니 박시준의 마음은 따뜻해졌다."모두 몇 개 빚었어?" 박시준이 물었다."이거 하나. 동전을 넣어야 해서 이거 하나 빚는 데도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어." 시은은 수줍어하며 말했다."그래. 잘 빚었네. 이따가 열심히 찾아볼게.""어떻게 생겼는지 잘 기억했지? 그럼 이만 홍 아줌마한테 가져갈게!" 시은은 신이 나서 만두를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주방.시은이 돌아오는 것을 본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오빠한테 가져갔던 거야? 이따가 네가 빚은 만두 먹으라고?""응! 내가 하나 더 빚어서 너한테 줄게." 시은의 얼굴에 띈 미소는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사랑이 담겨있어 더없이 따뜻했다.그녀는 시은의 사랑을 거부할 수 없었다. "고마워! 이따가 꼭 찾아내야 할 텐데.""찾지 못하면 내가 찾아줄게." 시은은 한 손으로는 만두피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숟가락으로 고기 속을 뜨며 말했다. "난 내가 빚은 만두를 찾을 수 있어. 내가 빚은 만두는 크고 통통하니까. 제일 귀여운 만두거든. 헤헤."30분 후
그가 거절할까 봐 그녀는 급히 말을 이었다. "시준 씨, 제발 부탁인데 거절하지 마요.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다시는 안 올게요. 애가 태어나면 전 애만 키우고 있을게요."박시준은 마당 문밖에 서서 몸을 살짝 돌려 별장의 문을 향해 보았다.진아연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오지 않았다.시은이 그녀의 팔을 잡고 그녀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박시준이 그녀를 보는 것을 발견한 그녀는 즉시 시선을 시은의 얼굴로 돌렸다."우린 만날 일 없어! 김영아, 다시는 연락하지 마! 이럴수록 난 네가 더욱 싫어질 뿐이야!" 그의 이성은 충동을 억눌렀고 냉철하게 거절했다.김영아는 바로 눈물이 앞을 가렸고, 울먹이며 말했다. "일부러 찾아온 건 아니에요.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걸 어떡해요? 애가 계속 배 속에서 절 차고 있어요. 매번 찰 때마다 당신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건강하고 활기 넘치게 크고 있다고요. 우리 애도 나중에 라엘처럼 똑똑하고 귀여울 거예요. 시준 씨, 우리 애에게 정상적인 아빠의 사랑을 주라고는 요구하지 않을게요. 그냥 가끔 만나주면 돼요. 당당하게 만나지 못해도 괜찮아요. 몰래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김영아가 울자 그는 이를 악물었다.그는 주먹을 꽉 쥐었고, 머릿속에는 라엘을 꼭 닮은 작은 얼굴이 떠올랐다."시준 씨, 전 당신 집 근처의 여경 호텔에 있어요. 내일 아침에 바로 떠날게요." 그가 말을 하지 않자 김영아는 희망의 빛이 보였다. "와서 우리 애를 한번 보고 가면 안 돼요?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제가 출산할 때 당신은 Y국까지 올 수 없을 거잖아요. 저도 아이를 데리고 올 기운이 없을 거고. 오늘 밤 우릴 보러 와주면 안 돼요? 우리 애의 사진을 많이 가져왔어요. 다 이번 달에 찍은 거예요."여경 호텔은 박시준의 집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었다.왕복에 김영아를 만나는 시간까지 더해도 30분 이내에 끝낼 수 있는 일이었다.그의 마음은 결국 아이 때문에 약해졌다.김영아가 출산할 때 그가 그들을 보
최은서가 걸어온 전화였다.그녀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전화 반대편에서 최은서의 흥분된 목소리가 나왔다. "아연 씨! 저 예선에서 2등 했어요! 제가 2위라고요!"진아연도 같이 흥분되어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잘하셨어요! 해내실 줄 알았어요!""흑흑! 너무 기뻐요! 원래 목표는 10위 내에 들어서 준결승까지만 갈 수 있으면 만족했는데! 예상 밖으로 예선에서 2위를 했지 뭐예요! 1위와도 차이가 조금밖에 안 났어요!""은서 씨 정말 대단하시네요! 은서 씨 둘째 오빠가 이 소식을 들으면 분명히 기뻐할 거예요.""아마도 절 다시 보게 되겠죠? 계속 열심히 할 거예요!" 최은서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 성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연 씨랑 전화하는 거야?""알면서 왜 물어요?""돌아가서 얘기하면 되잖아! 이미 돌아가는 티켓 예매했어. 우리 A국으로 돌아가자!" 성빈이 말했다.오색찬란한 불꽃이 까만 밤하늘에서 피어났다.하늘의 눈부신 빛을 바라보며 진아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거실에서 자고 있던 지성은 라엘이 들떠서 외치는 소리를 듣고 깨어났다.장 이모는 지성을 안고 진아연 옆으로 걸어왔다. "지성이가 눈 한번 깜박하지 않고 불꽃을 보고 있네요. 처음 보는 거니까 신기한가 봐요."진아연은 눈앞의 장면이 신기해 회동그라진 아들의 눈을 바라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가야, 불꽃 너무 예쁘지?"지성은 팔을 뻗으며 나가려고 했다.장 이모는 진아연의 눈치를 살폈다."데리고 나가죠! 잠시 나가는 건 괜찮을 거예요." 진아연은 장 이모와 함께 나갔다.그들은 약 30분 동안 불꽃놀이를 했다.밤이 다시 고요해졌을 때 시은은 라엘의 손을 잡고, 최운석은 한이의 손을 끌고 거실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엄마, 내일도 불꽃놀이 할래요!" 라엘이 진아연에게 말했다."그래! 내일 폭죽 사러 가자.""아빠 집 마당이 딱 좋네... 우리 집 마당은 너무 작아서 이 많은 폭죽을 놓을 자리도 없었을 건데." 라엘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럼 내일도 아빠 집에 있
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친구를 만나러 가는 거면 왜 아연 씨와 함께 가지 않았죠?" 최운석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아마도 시준 씨랑만 보고 싶어 하나 보죠." 진아연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배고프지 않으세요? 전 조금 배고프네요. 운석 씨도 배고프시면 제가 가서 차릴게요.""뭘 만드시게요?" 최운석도 조금 배가 고파 자리에서 일어섰다.두 사람은 주방으로 걸어갔다.아침에 빚은 만두가 너무 많아 다 삶지 못했다."물만두 삶죠!" 진아연은 냉장고에서 만두를 꺼냈다."좋아요! 저 만두 좋아해요.""좋아하지 않으시는 건 있어요?" 진아연이 웃으며 물었다.최운석과 얘기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풀렸다."전 여주 싫어해요" 최운석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여주는 진짜 써요. 그런데 홍 아줌마가 좋아하시더라고요.""저도 여주 싫어하는데. 근데 여주가 몸에 좋은 건 아세요?" 진아연은 그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정말 그 맛이 싫으시면 안 드셔도 괜찮아요.""네, 제가 삶아도 될까요? 한번 해보고 싶어요." 최운석은 요리를 해본 적이 없었다."물론이죠!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진아연은 자리를 내주었다. "먼저 가스레인지를 켜야 해요. 이 스위치를 누르면서 돌리는 거예요. 아니다, 먼저 깨끗한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담아야 해요. 물은 대략 여기 이 눈금까지 담으면 충분해요. 물을 담고 나서 냄비를 가스레인지 위에 놓고 스위치를 켜는 거예요. 그리고 나서는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물이 끓으면 어떻게 되나요?" 최운석은 냄비에 담긴 물을 바라보며 물었다."물이 끓으면 소리가 나면서 거품이 올라와요. 이때 만두나 면을 냄비에 넣는 거예요." 진아연은 참을성 있게 가르쳤다. "냉장고에 얼려둔 만두는 15분 정도 끓여야 해요. 시간이 거의 되면 하나 건져서 드셔보세요."최운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네요.""전혀 어렵지 않아요. 게다가 운석 씨는 똑똑하잖아요. 뭐든 한 번 만에 다 배우시니까요. 시은이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