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진행됐어요?" 진아연이 물었다.그녀는 원래 박시준이 퇴원한 뒤 이 일을 시작할 계획이었다.의외로 성빈은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다 끝났어." 박시준은 무심코 물었다. "최운석이 지금 우리 집에서 살고 있어? ""네. 시은이랑 같이 당신 집에 있어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최운석에게 따로 마련해 줄게요." 진아연은 그에게 자신의 생각을 터놓았다. "시은이랑 사이가 좋아서 둘을 떨어뜨려 놓고 싶지 않았거든요.""난 괜찮아." 박시준은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그러면 난 너희 집에서 가서 살 수밖에 없겠네."진아연은 눈을 깜박이며 잠시 멍해졌다. "당신은 내 남편이잖아요. 당연히 나랑 같이 살아야죠!""아연아, 머리는 다치지 않았다며? 내가 보기엔 예전보다 좀 멍청해진 것 같은데?" 여소정은 문서를 대충 훑어본 뒤 내려놓으며 돌아서서 웃었다."여소정, 임신하면 입부터 조심해야 돼." 박시준은 하준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준기야, 너희 어머님께서 성빈이에게 부탁하셔서 나에게 전하라고 하신 말씀이 있어."하준기의 입가가 움찔했다. "우리 어머니가 뭐라고 했어요?"박시준: "어머님께서 그러시는데, 네가 여소정네 집에서 사는 건 상관없지만, 아이의 성은 꼭 하 씨여야 한다고 그러시더라."하준기: "..."여소정은 바로 화가 났다. "저도 원래 이런 일을 따지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시어머니께서 꼭 따지려고 하신다면, 우리 아이는 반드시 제 성을 따르게 해야겠어요." 잠시 멈칫하더니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시어머님께 전해주세요."박시준: "내가 메가폰이냐?"하준기: "소정아, 내가 가서 어머니한테 말할게... 하지만 지금 말고. 어머니가 또 흥분해서 널 찾아오면 안 좋잖아..."여소정: "내가 무서워할 거 같아? 정말 웃기시네! 어머님이 하 씨 성도 아니고 말이야, 내 아이의 성이 뭐든 어머님 성을 따르는 것도 아닌데, 왜 난리시지?""알았어, 이 얘기는 그만하자.""아니, 꼭 말해야겠는데!""그럼 돌아가서 얘기하
"진아연 씨, 이건 당신의 운전기사가 보낸 소포입니다." 경호원은 소포를 진아연 앞으로 들고 왔다. "Y국에서 온 건데, 열어드릴까요?"진아연이 말하기 전에 박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열어."경호원은 즉시 소포를 열고 문서를 꺼냈다.경호원은 문서를 흔들어본 뒤 냄새도 맡아보았다. 인쇄지와 잉크 냄새 외에 다른 특이한 냄새는 없었다.진아연은 경호원에게서 문서를 받아 훑어보았다."김영아가 보낸 친자 확인 결과서예요."박시준은 그녀가 말하면서 건네는 문서를 받았다.방금 그녀는 문서의 제목과 감정 결과를 보았다.그녀의 예상대로였다.김영아의 배 속에 있는 아이는 확실히 박시준의 아이가 맞았다.이미 마음속으로 준비를 했지만, 기분은 여전히 더할 것 없이 끔찍했다.그녀는 어떤 여자와도 박시준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박시준의 마음은 그녀에게 있지만, 밖에 그와 다른 여자의 아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 여전히 마음이 찝찝했다.그녀는 얼굴을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결과를 본 박시준의 표정을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박시준은 조용히 문서를 읽은 뒤 침착하게 진아연을 바라보았다."아연아, 내려가서 바람 좀 쐬고 싶어.""알겠어요... 휠체어를 가져올게요." 그녀는 재빨리 병실로 걸어가 휠체어를 밀고 나왔다.그가 휠체어에 타자 경호원은 바로 목발을 받아 갔다.그는 문서를 경호원에게 건네주었다. "폐기해.""왜 폐기해요?" 진아연은 그에게서 문서를 빼앗아 왔다. "남겨야죠.""왜 남기는데?"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기분만 나빠질 텐데. 만약 그 아이가 내가 원해서 생긴 거였으면 넌 또 나랑 싸웠을 거야.""기분 나쁜 건 나쁜 거고요. 당신한테 화풀이하진 않아요." 그녀는 문서를 경호원에게 건네며 말했다. "가져가서 병실 서랍에 넣어주세요."경호원은 문서를 들고 병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그녀는 휠체어를 밀고 엘리베이터 앞까지 걸어갔다."아이가 태어난 뒤 그 여자가 또 연락하면 우리 함께 Y국에 가서 다시 한번 친자확인해
"더 줄까? 아직 많이 남았어." 위정 어머니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어머니, 시은이는 한 끼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요." 위정이 말렸다. "저 시은이랑 나갔다 올게요.""네 아버지랑 내가 시은이랑 얘기 좀하고 싶은데 왜 그렇게 급하게 데려가려는 거냐?" 위정의 어머니는 아들을 흘겨보았다.시은이는 그 말을 듣고 바로 위정의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어머님, 제가 위정 씨에게 전화했을 때 옆에서 들으셨던 거예요?""그래. 네가 정이랑 네 오빠를 보러 간다는 걸 들었단다." 위정의 어머니는 시은이를 데리고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시은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정이를 좋아하는구나?"시은이는 약간 당황하며 시선을 떨구었다.위정은 더욱 당황했다.사실 그는 부모님에게 자신과 시은이의 일에 대해 고백했다.그가 말한 내용은 시은이가 그를 받아들인다면 그는 시은을 평생 돌볼 생각이라는 것이었다.그는 자신의 부모가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조금 꺼리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찌 됐든 시은이는 일반 여자와 다르니 말이다.우선 그녀는 신분부터가 특별해, 위정은 앞으로 그녀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다. 둘째로는 그녀는 몸이 허약해 일반 여자처럼 임신하고 출산할 수 없었다."전 위정 씨를 매우 좋아해요." 시은이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위정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머님께서 제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으신다면, 제... 제가 어떻게든 마음에 들 수 있게 노력하겠어요."위정의 어머니는 살짝 놀라더니 껄껄 웃었다. "어떻게 네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겠니? 처음 보았을 때부터 네가 마음에 들었는걸! 하지만 마음에 드는 것과 네가 정이의 아내가 되는 걸 받아들이는 건 다른 거란다.""어머니, 제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위정은 마음이 초조해졌다.그는 자기 어머니의 말 때문에 시은이가 슬퍼할까 봐 두려웠다."지금 시은이랑 얘기하고 있잖니. 끼어들지 말렴." 위정의 어머니는 아들을 노려
"알았어. 그럼 퇴원한 후에 얘기하도록 하자!" 위정은 시간을 확인했다. "근데 왜 벌써 자는 거야? 점심은 먹었어?""아직 못 먹었어요! 자고 싶으다는데, 자게 놔둬야죠!" 진아연은 조금 배가 고팠다. “우리 밖에 가서 점심이나 먹죠. 여기엔 간병인이랑 경호원이 있으니 괜찮아요.”"응."그들은 병원에서 나와 근처 식당에 갔다.주문할 때 위정은 메뉴를 들고 시은이에게 메뉴에 있는 요리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알려준 뒤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었다.표정은 부드러웠고 말투는 참을성이 있었다.진아연은 컵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위정 선배, 선배네 부모님도 선배랑 시은이의 일에 대해 알게 되셨나요?""응, 알고 계셔. 시은이가 오늘날 찾으러 왔다가 우리 어머니가 시은이랑 얘기를 나눴지.""두 분은 시은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세요?" 진아연은 시은이가 위정의 집에서 푸대접 받았을까 봐 걱정되었다."아연아, 아버님 어머님 모두 나에게 매우 친절하셔." 시은이가 직접 얘기했다. "어머님께서 날 매우 마음에 들어 하신다고 얘기해 주셨어."진아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됐네.""난 시은이랑 결혼하면 부모님과 같이 살지 않을 거야" 위정은 그들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시은이가 고양이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했어.""좋네요. 나중에는 병원에 돌아갈 거죠?" 진아연은 그의 일 관련 계획에 대해 물었다."돌아가야지. 난 의사라는 직업을 좋아하니까.""위정 선배랑 시은이는 앞으로 모든 게 다 잘 풀릴 거예요." 진아연은 그들을 위해 기뻐했다. "이제 결혼식만 기다리면 되겠군요."위정의 뺨이 약간 붉어졌다. "시은이 몸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지. 결혼식은 형식적인 일일뿐, 난 별로 신경 안 써.""선배가 신경 쓰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은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거죠."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시은이는 원래 위정 앞에서 제멋대로였지만, 오늘 오전 위정 어머니가 자신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그녀는 정이를 서운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위정
"넌 돌아가서 이모님이 편히 쉴 수 있게 지성이를 돌보고 있어." 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왼손으로 국 사발을 들고 혼자 밥을 먹어도 괜찮다는 것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그의 왼손은 분쇄성 골절이었지만, 이미 일주일 이상 쉬고 있어 지금은 큰 문제가 없었다."그럼 먼저 돌아갈게요. 일 있으면 전화해요." 그녀는 몸을 숙여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재빨리 병실을 나갔다.박시준은 멍해졌다.마이크는 코를 문지르며 농담했다. "아이고 닭살이야. 그래! 나랑 지운이는 투명 인간이라 이거지!"조지운도 맞장구쳤다. "그래, 이모님이 아프지만 않았어도 아연 씨는 집에 가지 않았을 거야."마이크는 침대 옆에 걸어가 앉아 침대에서 여유롭게 국을 마시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박시준, 당신 많이 변한 것 같은데. 방금은 아연이가 있어서 말하지 못했지만 말이야.""무슨 뜻이지?" 박시준은 눈을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우리 진명 그룹 CTO와 ST 그 룹 대표이사의 신분으로 얘기 좀 하죠!" 마이크는 그와 터놓고 얘기했다. "전에는 당신이 진아연한테 씀씀이가 헤펐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우리 회사의 대주주가 되어있더라고. 둘이 지금은 사이가 좋으니 아무 문제 없겠지만 나중에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 회사가 당신 소유로 되는 거 아닌가요?"조지운는 마이크에게 그만 말하라고 눈치를 주었다.그러나 마이크는 그를 무시한 채 계속해서 박시준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연이를 향한 마음이 변한 것 같은 데요. 예전에는 아무 조건 없이 걔를 사랑했었는데, 지금은 아주 계획적인 거 같달까요?”"마이크, 그 입 다물어!" 조지운은 마이크의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해 소리를 쳤다.대표님과 아연 씨가 감정에 변화가 있다해도이건 어차피 그들 일이지 우리가 간섭할 수 있는게 아니에요."지운아, 서랍에 있는 문서를 변호사에게 가져가 줘. 난 마이크와 단 둘이 얘기하고 있을게." 박시준은 조지운에게 지시를 내렸다.조지운은 즉시 캐비닛으로 걸어가 서랍을 열고 안에 있는 모든 문서를 꺼냈다
물론 마이크는 그가 방금 한 말을 바로 진아연에게 전달할 수 없었다.그랬다가 진아연과 박시준이 헤어지기라도 하면 조지운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그는 앞으로 박시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박시준이 언젠가 진아연에게 상처를 주면 바로 나타나 진아연에게 박시준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었다.조지운은 차를 타고 문서를 로펌에 가져갔다.변호사는 미안한 표정으로 그에게서 문서를 받았다. "조 실장님, 수고 많으십니다! 원래는 제가 점심때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급한 일이 있어서요... 이제 막 끝났어요.""괜찮아요. 운전하면 멀지도 않은걸요." 조지운은 병실의 일이 마음에 걸려 서로 몇 마디만 더 하고 바로 떠났다.마이크는 난폭한 성격 때문에 누구 앞에서든 자신을 통제하는 방법을 몰랐다.그는 마이크가 박시준과 크게 다툴까 봐 걱정되었다.대표님은 아직 환자인데, 마이크를 감당할 수 있을까?조지운은 차를 몰고 도로 위를 달렸다.병원에 막 도착하려던 찰나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왔다."조 실장님, 지금 어디세요?" 전화 너머 변호사의 목소리는 분명히 겁에 질린 듯했다. "문서를 잘못 가져오셨어요!"조지운은 즉시 차를 길옆에 세웠다. “잘못 가져갔다고요? 그럴 리가 없는데요! 대표님께서 가져가라고 한 건데.”그는 마이크가 상사를 화나게 할까 계속 걱정하고 있었기에 서랍에서 문서를 꺼낸 후 내용을 읽지도 않고 가져갔었다.변호사는 매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필요한 문서는 받았는데요, 가져오시면 안 되는 것도 가져오셨어요. 빨리 와서 가져가세요!”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조지운은 즉시 차를 돌려 로펌으로 향했다.그는 가져가면 안 되는 게 어떤 문서인지 전화로 묻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본 뒤 묻지 않았다.박시준은 업무에서 항상 세심하고 치밀해 빈틈없었는데, 어떻게 이번에 이런 실수를 할 수 있지?외부인이 보면 안 되는 문서라면 어떻게 변호사에게 보낼 문서와 같이 놓았지?그리고 그가 문서를 가져갈 때 박시준은 어떻게 완전히 눈치채지 못
"이제 여기에 있을 필요 없어." 조지운은 과일을 내려놓고 그를 밖으로 밀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저녁에 밥 챙겨오는 거 깜빡하지 말고.""갑자기 왜 그래요? 일단 여기에 있을 거라고..."조지운은 그와 말 섞기 귀찮은지 그를 밖으로 밀어내고 바로 병실 문을 닫았다."두 사람 다퉜어?" 수상한 분위기를 느낀 박시준은 조지운에게 물었다.조지운: "마이크가 한 말 때문에 화나셨죠?""아니야." 박시준은 그가 사 온 과일을 보며 말을 이었다. "무슨 과일을 이렇게 많이 사 왔어?""아플 때는 비타민 보충을 위해 과일을 많이 드셔야 하지 않을까요?" 조지운은 과일 주머니를 열어 그 속의 문서도 함께 꺼냈다. "대표님, 부주의로 대표님의 유전자 감정 결과를 가져갔어요."사실 조지운은 박시준한테 숨길지 고민했었다. 감정 결과를 다시 서랍에 넣을 수 있었지만결국 그한테 숨기지 않기로 결정했다.물론 박시준도 바보가 아니니 아무리 숨겨도 어떻게든 알게 될게 분명했다.그러나 박시준은 그의 말을 듣더니 그저 담담하게 답했다."내가 파기하려고 했었는데 아연이가 말렸어.""아연 씨도 알고 있어요?" 조지운은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어떤 반응을 보였죠?""이건 김영아가 아연이한테 보낸 거야. 그러니 당연히 알고 있지. 그리고 전에 김영아한테서 들었으니 아무리 화가 났어도 마음의 준비는 이미 했을 거야.""세상에! 이는 김영아 씨가 아연 씨한테 선전 포고한 것과 다를 바 없잖아요!" 조지운은 문서를 서랍에 넣고 말을 이었다.박시준: "일단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마.""걱정하지 마세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요. 물론 마이크 씨도 말이에요" 조지운은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저는 폐기하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혹은 제가 다시 가져가서 제자리에 놓을게요.""아연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네!"눈 깜짝할 사이, 일주일이 지나갔고박시준은 드디어 퇴원할 수 있었다.퇴원 당일, 병원 밖은 그의 모습을 몰래 찍으려는
진아연은 전날 밤 그한테 마중 나오겠다고 약속했지만모습을 보이지 않았다.이에 기사가 설명해 줬다. "진아연 씨는 아프셔서 마중 오지 못했습니다."박시준은 그의 말을 듣더니 바로 눈썹을 찌푸렸다.오늘 아침, 잠에서 깬 진아연은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고밤잠을 설친 이유라 생각한 진아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아침을 먹은 후 몸이 점점 불편해졌고체온을 재보니 열까지 나기 시작했다.그리고 바람도 많이 불어 마중 나가지 않기로 한 것도 있지만박시준이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허약하고 면역력도 낮아 그한테 병을 옮길까 봐 걱정인 부분도 있었다.기사가 박시준을 데리러 간 사이, 그녀는 박시준이 휴식할 객실을 청소했고병이 낫기 전까지 따로 잘 생각이었다.다행인 건 진아연이 감기에 걸렸지만, 이모님은 많이 회복되었다.이모님은 진아연이 자기 때문에 몸이 아픈 거라 말했지만, 진아연은 그녀와 아무 상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감기에 걸린 이모님은 집에서 이틀 동안 쉬었고 몸이 많이 회복된 후 돌아왔었다. 그리고 밥을 차릴 때만 방에서 잠깐 나오지 그 외의 시간은 계속 방에서 쉬고 있었다.그런데 그녀한테 병을 옮겼다니?얼마 지나지 않아 박시준을 데리러 간 차가 정원에 멈췄고기사는 바로 차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어줬다.박시준은 기사의 부축하에 차에서 내린 후지팡이를 짚고 스스로 별장으로 향했다.차를 탈 때 번거로울 뿐이지 그래도 전보다 많이 적응한 상태였다.지성이는 별장 문 앞에서 절뚝절뚝 걸어오는 박시준을 보자 놀란 나머지 급히 이모님의 다리를 잡고 뒤로 숨었다."지성 도련님, 무서워하지 마요. 아빠예요!"진아연은 소리를 듣자 바로 밖으로 나왔다.물론 이마에 해열 패치를 붙이고 얼굴에 마스크를 쓴 채로 말이다.박시준은 그녀의 모습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열났어?""38.2도에요. 심하지 않아요." 진아연은 콧소리를 내며 그에게 다가갔다. "당신한테 감기 옮기면 안 되니까 일단 객실에서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