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은 드레스를 건네받아 훑어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긴 했지만, 이번에는 왠지 경호원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다.만약 이 방법이 통한다면?그녀는 박시준의 기억을 되찾을 방법을 모른다. 그러니 무슨 방법이든 시도해볼 가치가 있었다.A국.성빈과 최은서는 성빈의 부모님을 공항까지 배웅했다.최은서가 성빈의 아이를 가진 데다, 8, 9개월 뒤면 아이가 태어날 것이기 때문에, 사실 부모님은 별로 떠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하지만 성빈은 기어코 부모님을 떠나보냈다.두 분이 최은서를 너무 아끼셨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대로가면 최은서가 조만간 또 소란을 피울 것 같았다.예를 들자면, 그가 최은서를 집에 들인 첫날, 어머니는 그녀를 데리고 옷과 가방, 그리고 신발을 사러 가셨다.그리고 다음 날, 어머니는 또 최은서를 데리고 나가시더니, 이번에는 보석을 몇 세트나 사 오셨다.그는 어머니가 최은서에게 옷과 보석을 사주시는 건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한 번에 이렇게 많이 사버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어머니는 매번 그의 카드로 계산하셨다!어머니는 그의 카드를 가지고 있긴 하셨지만, 평소에는 그의 돈을 쓰지 않으셨다.물론, 그가 머리가 아픈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의 최은서를 향한 비정상적인 애정 표현 때문이다.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는 자기 가족의 지위가 아슬아슬하다고 느꼈는데, 아이가 태어나기라도 하면, 이 집은 더욱 난장판이 되지 않겠는가?그는 이런 변화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어젯밤 부모님과 긴 이야기를 나눈 끝에 부모님을 먼저 보내기로 했다.부모님이 비행기에 오른 후, 성빈과 최은서는 공항에서 나왔다."참, 당신한테 말한다는 걸 깜빡했네요, 오늘 큰오빠가 올 거예요." 최은서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아니면 당신 먼저 가요, 전 남아서 오빠를 기다릴게요."성빈: "???"큰오빠? 최운철?!성빈은 깊게 심호흡하며, 부풀어 오른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큰오빠가
성빈은 그의 말에 의아했다. "그럼 당신은 무슨 일 때문에 오신 거죠?""제 여동생이 당신의 아이를 뱄는데, 당연히 책임지셔야 하지 않을까요? 박시준이 옆에 없다고 제 여동생을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책임지고 제 여동생과 결혼하세요!" 최운철은 목소리를 높여 자기 목적을 알렸다.최은서: "???"그녀는 큰 오빠의 말에 두 눈이 동그래져 깜짝 놀랐다."알겠어요. 예물이 목적이시잖아요. 그냥 말씀하시죠. 제가 원하는 만큼 드리면 되죠?" 성빈은 그와 다투고 싶지 않아 차분히 말을 이었다. "결혼 얘기는 나중에 합시다. 제가 당신 여동생과 결혼을 원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당신 여동생도 저와 결혼하고 싶지 않을걸요."최운철은 그의 말을 듣더니 최은서한테 성을 냈다. "최은서, 너 미쳤어? 돈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하는 소리야? 성빈 씨의 아이를 뱄으면 그냥 빨리 결혼해! 앞으로 이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거란 말이야!"최은서는 오빠의 말에 멍해졌다. "오빠, 돈을 원한다면 성빈 씨와 말해. 왜 나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네가 아직 상황 파악을 못 하니까 이러는 거잖아!" 최운철은 최은서를 꾸짖고 성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제가 성빈 씨와 얘기해야겠네요!"성빈은 오빠의 꾸지람에 얼굴이 붉어진 최은서를 보자 마음이 약해졌다. "최은서, 일단 먼저 돌아가."최은서는 그의 말을 듣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공항을 떠났고성빈은 최운철과 함께 예약한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함께하기로 했다.최운철은 식당에 도착하자 바로 본론을 말했다. "무조건 제 여동생과 결혼해야 합니다. 아니면 병원에 가서 낙태시킬 겁니다."성빈은 그의 단호한 태도에 움찔했다. "최운철 씨, 일단 진정하세요!""저는 이미 성빈 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결혼한 적도 없고 아이도 없죠. 그러면 제 여동생 배 속의 아이가 당신한테는 첫아이네요. 나이도 있으신데, 설마 낙태해서 아이를 잃고 싶지 않죠?"성빈은 그가 나이 얘기를 하자 순간
"진아연 씨가 왜 여기에 온 거죠?" 김영아는 이쁘게 차려입은 진아연을 보자 질투의 불씨가 활활 타올랐다.김영아는 평소 화장하지 않는 진아연 때문에 항상 자기한테 자신이 넘쳤었고본인이 진아연보다 훨씬 이쁘고 젊어 남자들이 이에 반할 거라 생각했었다.하지만 섹시한 롱스커트를 차려입은 진아연의 등장에 자기는 그냥 어리고 젓내 가시지 않은 소녀와 다를 바 없다고 느낀 김영아는 그저 불쾌할 뿐이었다.진아연에게 눈길이 이끌린 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김영아 씨,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이건 산이 오빠가 드린 선물입니다." 진아연은 말하면서 선물을 김영아에게 건넸다."셋째 어르신이요?" 김영아는 선물을 받고 그녀한테 물었다 "셋째 어르신이 부탁한 거예요?""네, 당신 셋째 어르신의 부탁이에요.""셋째 어르신과 어떤 관계죠? 왜 당신을 이곳에 보낸 거죠?" 김영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선물을 옆에 있는 도우미에게 건넸다."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나요?" 진아연은 김영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시선은 계속 박시준을 향했고물론 박시준도 그녀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그도 아주 뚫어질 듯한 기세로 당당히 보고 있었다.설마 너무 이쁘게 차려입어서 매혹된 건가?역시 경호원의 말대로 남자가 남자를 잘 아네.진아연을 뚫어져라 지켜보고 있는 박시준을 주의한 김영아는 급히 말을 돌렸다. "어떤 관계인지 관심 없어요. 셋째 어르신의 부탁으로 오신 거라면 당연히 환영이죠. 그럼, 연회장으로 들어가시죠!"연회장은 선실에 있지만대부분 손님들은 갑판에서 서로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박시준을 보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진아연은 당연히 선실로 들어가지 않았고갑판에서 짙푸른 바다를 구경하며 가끔 박시준을 힐끗 훔쳐봤다.잠시 후, 손님들이 전부 도착하자 박시준과 김영아는 김형문의 옆으로 다가갔다.김형문은 딸의 생일뿐만 아니라 박시준이 사위라는 사실에 득의양양했고한 시간도 되지 않아 술에 취해 경호원의 부축하에 객실로 돌아
정신없는 박시준은 이에 대충 핑계 대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 "김성우 씨가 보이지 않는데, 일단 연회장에 가볼게요."그는 말을 마치자 연회장으로 향했고마침 급히 빠져나오는 진아연과느닷없이 마주치게 되었다!박시준이 들고 있는 음료는 진아연과 부딪쳐 쏟아졌고순간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이들은 그저 멍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연회장으로 향한 진아연은 김성우가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서야 마음 놓고 연회장을 떠났다.그녀는 자기를 찾으러 연회장으로 온 박시준과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 몰랐다.물론 진아연은 박시준이 그녀를 찾기 위해 연회장으로 올 줄 생각도 못 했고박시준도 그녀가 급히 갑판으로 향한 이유는 그를 보기 위한 거라는 걸 몰랐다."음료를 제 옷에 쏟으셨네요." 먼저 정신을 차린 진아연은 멍한 박시준을 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박시준도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지나가는 웨이터의 팔레트에 잔을 내려놓고 마른 수건을 그녀에게 건넸다. "미안해. 일부터 그런 게 아니야."진아연은 수건을 받고 가슴에 묻은 음료를 닦았지만, 드레스는 여전히 축축했다."이제 어떡하죠? 옷이 너무 젖었는데요." 진아연은 순진무구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박시준이 해결해 주기를 바랐다.이에 박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육지도 아닌 유람선에서 그녀에게 갈아입을 수 있는 옷을 어디서 구하란 말이지?"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 거야?" 그는 그윽한 눈빛으로 진아연에게 물었다.박시준은 진아연이 일부러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제가 물어본 거잖아요. 왜 저한테 묻죠?""그럼 드라이기로 말리는 건 어때?" 그는 젖어버린 진아연의 드레스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고시선을 그녀의 얼굴로 돌렸다.다만 그녀와 눈을 마주친 지 3초도 채 되지 않았는데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그래요! 그럼 말려주세요. 객실부는 어디죠?" 진아연은 그에게드레스를 말려달라고 부탁했지만, 이
잠시 후, 김영아는 박시준이 보이지 않자연회장과 갑판에서 그를 찾았지만, 여전히 찾을 수 없었다.더 소름 끼치는 건, 박시준과 함께 진아연도 보이지 않았다!김영아는 순간 떠오른 생각에 가슴이 철렁거렸다. 두 사람 설마 몰래 만나고 있는 건가?솔직히 아름답고 매혹적인 옷차림을 한 진아연을 생각하면 여자인 그녀도 설레는데 남자들은 오죽하겠는가?김영아는 휴대폰을 꺼내 박시준에게 연락했지만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김영아는 너무 급한 나머지 경호원에게 박시준을 찾으라 부탁했고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은 웨이터를 그녀 앞으로 데려왔다."김 아가씨, 남편분은 약 20분 전 음료를 어떤 여성분의 옷에 쏟으셨어요. 그리고 그 여성분과 함께 객실부로 향했습니다. 아마 옷의 얼룩 때문에 그런 겁니다." 웨이터는 차분하게 김영아에게 설명했다.김영아는 그의 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급히 물었다. "그 여성분이 설마 빨간색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나요?""네. 빨간 드레스를 입은 건 확실합니다."김영아는 웨이터의 대답에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 "지금 당장 저를 데리고 객실부로 가서 찾아주세요!"웨이터는 그녀의 부탁에 난처한 모습을 보였다. "저는 그분들이 어느 방으로 들어갔는지 몰라요. 제가 객실부 관리자한테 말씀해 데려다 달라고 할까요?""됐어요! 그냥 제가 찾아볼게요!" 유람선에 있는 방이라곤 수십 개밖에 되지 않는데, 하나하나 찾아보면 금방 찾을 수 있겠지.김영아는 말을 마치자 경호원과 함께 바로 객실부로 향했고객실부에 도착하자 박시준과 진아연이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김영아는 이들을 보자 바로 다가가 외쳤다."시준 씨!"그녀의 목소리는 흥분과 괴로움이 섞여 있었고진아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들어 박시준을 바라봤다.이에 박시준은 주저하지 않고 침착하게 김영아에게 다가갔다.방금 침대에서 몸을 섞을 때만 해도 이리 무정한 모습은 아니었다.만약 김영아의 연락이 아니었다면 두 사람은 아마 아직도 침대에서 과거의 격정을 되찾고 있었을 거다
그는 산이 오빠가 보낸 경호원이었고진아연은 그의 말에 물끄러미 바라보며 되물었다. "제가 담배 피울 여자 같아요?"경호원: "너무 답답하신 것 같아 물어본 겁니다."진아연은 그의 대답에 웃으며 손을 건넸다. "그럼 하나 주세요!"경호원은 그녀에게 담배를 건네고 불을 붙여줬다. "방금 산이 형이 저한테 연락해 돌아오라고 말했습니다.""네. 그럼 돌아가세요! 저는 나중에 혼자 돌아갈게요." 진아연은 담배를 입에 물고 경호원의 모습을 흉내 내며 힘껏 빨아들였다.진아연은 난생처음 느껴본 매운 담배 연기에 참지 못해 계속 콜록거렸고옆의 경호원은 그녀의 모습에 웃으며 비웃었다. "너무 바보 같네요! 처음부터 그렇게 세게 빨면 어떡해요!"진아연은 그의 비웃음에 짜증 냈다. "제가 당신한테 메스를 건네 수술하라고 하면 당신도 이런 바보 같은 모습을 보일 거예요.""하하! 화났어요?" 경호원은 미소를 지으며 진아연 쇄골의 붉은 자국에 시선을 돌렸다. "박시준 씨와 벌써 사랑에 빠진 거예요?""아니요." 진아연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끝나고 나니 바로 돌아섰어요. 그런 사람이 아닌데 말이에요.""사람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어떻게 변할지는 그가 처한 상황이 결정할 뿐이죠." 경호원은 웃으며 팩트를 짚었고 진아연은 그의 말이 매우 불편했다. "혹시 저랑 같이 떠나실래요?"진아연은 경호원의 말에 놀라 담배를 떨어트렸다."무슨 뜻이죠?"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그냥 말 그대로예요!" 경호원은 교활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같이 가지 않으면 저 먼저 갈게요! 절대 후회하지 마세요!""당신과 함께 떠나지 않는다고 왜 후회하게 되는 거죠?" 진아연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였고 담배 때문인지 경호원을 보는 눈빛도 점점 몽롱해졌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계속 물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경호원은 그녀가 알아듣지 못하자 더는 말하기 귀찮은지뒤돌아섰다. "진 아가씨, 그럼 저는 이만 갈게요. 조심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깨어나지 않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더라도 반응을 보이는 게 정상이었다.하지만 김형문은 아무리 불러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불안한 가정부는 코에 손을 갖다 댔고 다행히 숨은 쉬고 있었다.이 때문에 가정부는 의사에게 연락하기도 전에 먼저 김영아를 찾아왔다."아가씨, 첫째 도련님은요?" 가정부는 김성우가 보이지 않아 김영아를 찾아왔던 거다."오빠도 아마 술을 많이 마셨을 거예요." 김영아는 웅얼거리며 말을 이었다. "방금 봤는데, 술을 엄청 많이 마셨어요.""아, 첫째 도련님은 아마 친우들을 너무 오랜만에 만나 기분이 좋아서 그런 겁니다. 아가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의 호흡은 정상적이에요. 제 생각이지만, 숙면에 빠진 게 아닌가 싶어요." 가정부는 김영아가 걱정할까 봐 조용히 타일렀다."의사는 불렀어요?" 김영아는 가정부의 위로에 차분하게 물었다."아니요. 지금 불러올까요?""네. 일단 의사한테 빨리 연락하세요. 아버지께서 아무 일 없으셔야 할 텐데." 김영아는 아버지의 상태가 걱정이지만그보다 아버지가 유언을 남기지 않았을까 봐 더 걱정이었다.아버지가 박시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였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만약 박시준이 일 처리를 잘 해줄 수 있다면 핵심적인 업무를 그한테 넘길 생각이라고 말한 적 있었다.만약 아버지가 이대로 갑자기 돌아가시면 큰 오빠가 아버지의 재산을 전부 가로채기 마련이다.이제 박시준과 같은 배를 탄 그녀로서 아버지한테 문제 생기는 걸 절대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그녀는 박시준과 함께 김형문의 객실로 들어와 편히 자고 있는 김형문을 바라봤다.박시준은 침대 옆으로 다가가 김형문의 코에 손을 갖다 댔고가정부의 말처럼 호흡은 정상인 걸 확인했다."아버지!" 김영아는 허리를 숙여 김형문의 손을 잡고 외쳤다. "아빠, 일어나세요! 저 영아에요. 아빠!"김영아의 목소리는 매우 가늘었고 옆에서 듣고 있는 사람도 날카롭다고 느낄 정도였지만김형문은
진아연은 그의 말에 멍해졌다.그녀는 자기 생각이 맞을 줄 몰랐다."김영아 씨가 당신한테 저를 쫓아내라고 할 줄 알았어요. 곧 점심시간인데 식사도 대접하지 않네요?" 진아연은 속상한 듯 말을 이었다. "저 밥 먹고 떠날 거예요.""왜 굳이 밥까지 먹으려는 거지?" 박시준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듯했고그의 눈빛과 말투는 진아연에게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알려주는 듯했다!"배고파요, 밥 먹고 떠날게요!" 진아연은 손가락을 꽉 움켜쥐고 꿋꿋이 말을 이었다. "제가 여기서 꼭 밥 먹을 거라면 설마 저를 강제로 쫓을 생각이었어요?"그녀는 배가 고프긴 하지만, 이곳에서 꼭 밥을 먹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진아연은 단지박시준이 한편으로 그녀와 몸을 섞고 한편으로는 김영아의 착한 남편인 모습을 보이는 이런 상황을 참을 수 없었던 거다.박시준은 그냥 그녀와의 기억을 잃은 것뿐인데 왜 이렇게까지 된 거지?전에 강진이 곁에 있을 때, 그녀와 질척대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야.환경이 진짜 사람을 바꿀 수 있는 걸까?하지만 박시준은 이들과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잖아. 설마 전부터 이런 사람이었던 건가?진아연은 이런 생각에 마음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진아연, 너한테 식사 대접할 수 없어." 박시준은 무지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배에서 내리면 네가 원하는 걸 마음대로 먹어도 되잖아.""싫어요. 설마 저를 여기에서 떨어트릴 거예요?" 진아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에게 대들었다.박시준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이마에 핏줄을 세웠고 차가운 눈빛은 뼈가 시릴 정도의 오한을 안겨줬다!진아연은 그의 모습에 박시준의 인내심이 극도로 줄어들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그가 진짜 자기를 바다에 떨어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박시준은 지금 김씨 집안의 사위고 지금 김씨 집안의 친우들은 전부 배에 있기 때문이다.전처인 그녀가 자기 아내를 화나게 하고 뻔뻔하게 밥까지 먹겠다는데, 박시준이 나서지 않으면 김씨 집안의 친우들에게 어찌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