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연에 관한 일들을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김영아의 질문에 핑계 대면서까지 대답하고 싶지 않은 박시준은차라리 입 다물고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김영아는 그의 모습에 더는 묻지도 않았고 인상을 쓸 수도 없으니웃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시준 씨,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걱정했는데 시준 씨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에요."박시준: "아무 일 없을 거야.""네. 이제 아버지 걱정 안 해요. 저는 그냥 시준 씨와 결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아내가 될 수 있다는 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 아닐까 싶어요."...구조 요원은 진아연을 해변으로 구조한 후뱃속의 바닷물을 전부 토해낼 수 있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고 진아연도 점점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멀지 않은 곳의 유람선을 보자 전에 발생한 일들이 기억났다."아가씨, 병원에 모셔다드릴까요?" 구조요원은 정신을 차린 그녀한테 물었다.진아연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저 괜찮아요..."그녀는 죽다 살아나니 문뜩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어찌 감히 죽을 생각한 거지?그녀한테는 아이들이 있고 친구들이 있는데 말이야!인생은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과 우정도 있는 법이다.그녀는 갑작스러운 오한에 재빨리 몸을 일으켰고주변에 아무도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아가씨, 일단 제가 기사를 찾아드릴게요!" 구조 요원은 그녀가 갑자기 일어나자 바로 설명했다. "여기에는 차도 없어요!"진아연은 구조요원이 기사를 불러줄 때까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약 1시간 후, 그녀는 드디어 묵던 호텔로 돌아왔다.호텔로 돌아온 그녀의 머리와 옷은 이미 말랐지만옷은 구겨졌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최악인 건, 얼굴의 화장도 번져 차마 볼 수 없었다.그녀는 화장을 지우기 위해 재빨리 방으로 돌아가 화장실로 향했고클렌징 워터를 꺼내 얼굴을 닦으려 했지만, 가방 속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가방도 그녀와 함께 바닷 속으로 던져졌지만, 휴대폰은 방수가 가능해 아직 쓸 수 있었다.그녀는 클렌징 워터를 내려놓고 휴
진아연은 산이 오빠와 그가 보낸 경호원의 이상한 말에 머리가 아팠다."저 지금 화장을 지우고 있어요." 진아연은 꾹 참고 침착하게 답해줬다."그럼 화장 지우고 짐 쌀 거예요?"산이 오빠는 왠지 그녀의 짐에 대해 관심이 많은 듯했다."왜 자꾸 제 짐에 관심을 보이는 거죠? 오늘 짐 쌀 생각 없어요." 진아연은 그가 더 물을까 봐 딱 잘라 말했다. "친구가 입원했어요. 나중에 퇴원하면 같이 귀국할 생각이에요."산이 오빠는 그녀의 말에 순간 흥미를 잃었다. "저는 아연 씨가 오늘 바로 떠날 줄 알았죠! 떠나지 않을 거면 이만 끊을게요!"그는 말을 다 하자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참 이상한 사람이군." 진아연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중얼거렸다. "왜 계속 나한테 오늘 떠나라고 한 거지? 설마 무슨 일이라도 발생하나?"A국.최경규의 장례식이 끝나자 최운철은 바로 B국으로 돌아갔고최운철이 떠난 후 최은서는 바로 성빈에게 물었다. "예물을 얼마나 요구했어요?"그녀가 알던 최운철은 만약 원하는 돈을 받지 못했다면 절대 이리 쉽게 떠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성빈: "최은서, 네 오빠가 예물을 원했지만, 우리 무조건 결혼하는 건 아니야. 일단 아이부터 낳고 보자.""저도 성빈 씨와 결혼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저는 그냥 큰 오빠가 얼마를 원했는지 궁금한 거예요." 최은서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계속 중얼거렸다. "나중에 제가 돈을 많이 벌면 갚을게요!"성빈은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할 줄 몰랐다. "2억."최은서는 그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 "그렇게나 많이요?"2억은 그녀한테 무지 큰돈이고성빈은 그녀의 반응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사실 그는 거짓말했다.그는 최운철에게 20억을 주기로 했다.최운철은 그에게 강진의 기준에 따라 주라고 했고 성빈이라면 강진에게 2억만 줄 수 있을까?다만 그는 최운철에게 더 많이 줄 생각 없었고 결국 20억을 주기로 했다.하지만 최은서한테 20억이라고 말하면 부담될까 봐 2억이라고 말했던 거다."다들 성빈 씨가
그녀는 의사가 말한 말 중의 핵심 단어들을 재빨리 골라냈다. 백륜해, 유람선, 총격 사건!오늘 김영아의 생일파티가 백륜해 근처의 유람선에서 진행됐었다.그럼 의사가 말한 총격 사건이 김영아의 생일파티에서 일어났다는 거 아니야!진아연은 급히 의사를 뒤쫓아갔지만의사들은 이미 엘리베이터에 탔고 엘리베이터 문도 닫혔다.정서훈은 그녀의 반응에 깜짝 놀라 재빨리 쫓아와 물었다. "아연 아 왜 갑자기 뛰쳐나온 거야?""방금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는 말 들었어?" 진아연은 붉어진 얼굴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박시준 씨가 위험할 수도 있어!""그럼 총격 사건이 김영아 씨의 생일 파티에서 일어났다는 거야" 정서훈은 그녀의 팔을 꽉 잡고 물었다. "일단 너무 긴장하지 마. 박시준 씨와 연락할 수 있어? 일단 연락해 보는 게 어때?""전화번호는 있는데 제 전화를 받지 않을 거야." 진아연은 인상을 찌푸리며 휴대폰을 꺼내 박시준에게 연락했다.그녀의 예상대로 박시준은 받지 않았다."걱정하지 마. 방금 의사가 구조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그럼 다친 사람들은 아마 이 병원으로 보낼 거야." 정서훈은 그녀가 걱정될까 봐 바로 위로해 줬다. "우리 여기서 기다려보자. 그쪽에 구급차가 병원으로 데려올 수도 있잖아."정서훈은부상자가 오면 응급실을 통과하기 마련이라는 생각에 급히 진아연과 함께 응급실로 향했다.두 사람은 응급 대기실에 앉아 있었고진아연은 허리를 뻣뻣이 세워 머리로 온갖 분석을 했다.오늘 유람선에서 산이 오빠의 경호원이 떠나기 전에 함께 갈 건지 물어봤었다. 진아연은 무슨 뜻인지 이해 못 하고 경호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산이 오빠의 경호원은 위험한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있어 그녀한테 같이 떠나자고 했던 거였다.안타깝게도 그녀는 당시 경호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만약 유람선에서 위험한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 그녀는 무조건 박시준을 데리고 내릴 생각이었다.그리고 그녀가 호텔로 돌아온 후, 산이 오빠가 그녀한테 연락해 언제 귀국할
박시준이 유람선에 있다면 엄마도 같이 있을 수도 있잖아?한이는 이런 생각에 바로 진아연에게 연락했고진아연은 보자마자 바로 전화받았다."엄마, 지금 어디세요?""엄마 지금 병원에 있어." 진아연은 정서훈을 힐끗 보더니 한이에게 계속 말했다. "엄마 친구가 골절 때문에 입원했어. 지금 병문안하러 왔어.""네." 한이는 그녀의 말에 마음이 놓였지만, 순간 궁금증이 생겼다. "어떤 친구예요?""엄마가 대학원 공부할 때 알게 된 친구야. Y국에서 여행하다가 사고로 골절 했어.""알겠어요." 한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엄마, 저 이제 곧 개학해요."진아연은 한이의 말에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이야, 미안해! 엄마가 일 때문에 너와 함께 갈 수 없게 됐어. 마이크 아저씨가 너와 함께 갈 거야. 괜찮지? 시간 되면 너 보러 갈게.""네." 한이는 예상했었지만, 엄마한테서 직접 들으니 더욱 낙담할 뿐이었다.한이는 전화를 끊은 후 뉴스 화면을 닫고 항공편 정보를 검색했다.엄마는 올 수 없지만 엄마 보러 Y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한이는 개학하기 전, 엄마와 만나고 싶어몰래 찾아갈 생각이었다.한이도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마이크가 요즘 너무 바빠 어쩔 수 없었던 거다.한이가 비행기 표를 사려고 할 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마이크가 모습을 보였다."한이 형, 나 회사 갈 건데,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한이는 갑자기 나타난 마이크 때문에 가슴이 벌렁거렸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답했다. "회사에 무슨 일 있어요?""문제가 좀 생겼어. 왕은지가 엄청 대단한 연구 개발 인재를 구했거든... 왠지 엄청난 인물 같아서 며칠 동안 계속 뒷조사를 했지." 마이크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걱정하지 마. 삼촌은 회사가 망해도 충분히 너희들을 먹여 살릴 수 있어."마이크는 괜찮은 척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한이는 진아연의 안위 때문에 진명그룹의 미래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Y국.진아연은 한이와 통화하고 바로 산이 형한테 연락했다.방금 산
사건이 발생함과 동시에 김형문도 정신을 차리고 깨어났다.정신을 차린 김형문은 사태를 파악하고 노발대발했다!김영아의 왼쪽 견갑골은 총상 때문에 이미 근처의 병원으로 이송해 파편 제거 수술을 진행했고김성우와 박시준은 수술실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김성우는 본인이 총격 사건의 배후 주도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지만김형문은 그의 설명을 귀에 담지 않았다.화가 머리끝까지 난 김형문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김성우의 뺨을 후려쳤다!"그냥 나를 죽이지 그러냐?" 김형문은 잿빛이 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차라리 날 죽여. 그럼, 바로 내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잖아. 그게 차라리 더 편하지 않아?!""아버지!" 김성우의 얼굴은 맞은 자국이 선명했다. "진짜 제가 한 짓이 아니에요! 그리고 아버지를 죽이라뇨.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요"김형문은 그가 인정하지 않자 다시 손을 들고 때리려 했지만곁에 있는 박시준이 급히 나서서 김형문의 팔을 꽉 잡았다."아니라고 하면 아니겠죠. 성낼 필요 없어요." 박시준은 차가운 말투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김형문은 그의 말을 듣더니 팔을 내빼고 어두워진 눈빛을 하며 아들을 노려봤다. "진짜 사람 죽일 생각이면 티내지나 말지?! 머리를 좀 쓰라고, 멍청한 놈아! 내가 왜 시준이를 곁으로 불렀다고 생각해? 너한테서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야! 김씨 집안을 너한테 맡기면 반년도 넘기지 못하고 몰락할걸?!"김성우는 이를 악물고 몸을 뻣뻣이 세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사람들이 배후에서 널 뭐라고 비웃는지 알아? 널 돼지 같은 바보로 여기고 있어!" 김형문은 주먹을 쥐고 소리를 높였다. "멍청한 돼지 같으니라고! 빨리 여기서 꺼져!"김성우는 김형문이 말을 마치자 입을 삐죽거리고 자지를 떠났다.김형문은 그런 아들의 모습에 거친 숨을 내쉬며 박시준을 바라봤다. "내가 부주의한 탓이야. 이리 급히 너한테 손쓰게 될 줄 몰랐어."박시준은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아
"시준아, 일단 돌아가서 씻고 옷부터 갈아입어." 김형문은 그의 흰 셔츠에 묻은 피를 보며 입을 열었다. "많이 피곤할 텐데 샤워하고 푹 자. 영아는 수술이 끝나도 아마 금세 깨어나기 힘들 거야. 내일 아침에 옆에 있어 줘."박시준은 그의 말을 사양하지 않고 몸을 일으켜 병원을 떠났고김형문은 박시준의 모습이 사라지자 바로 음험 가득한 얼굴을 보였다.오늘 영아의 생일인데, 박시준이 감히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유람선에서 진아연과 몸을 나누다니.그의 행동은 영아뿐만 아니라 김씨 집안 모든 사람이 전부 욕보인 거고 안중에 없다는 걸 보여줬다.김형문은 그가 밖에서 다른 여자와 희희낙락하는 건 말릴 수 없지만, 오늘 같이 중요한 장소에서 김씨 집안을 무시하는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설마 김씨 집안이 진짜 자기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이를 꽉 깨문 김형문은 마음속의 화를 도저히 가라앉힐 수 없었다!김성우는 어리석은 짓만 하는 아들이지만, 그래도 배신은 하지 않지만 박시준은 능력이 있지만, 언제든지 그를 배신할 수 있다.김형문은 두 사람 중 박시준이 나중에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거라 생각했다.그는 담배 두 개비를 피운 후, 휴대폰을 켜 아들에게 연락했다."지금 너한테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줄게!"집에서 혼자 술 마시고 있던 김성우는 아버지의 말을 듣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고 바로 술병을 내려놨다. "제가 뭘 하면 됩니까?""너한테 지시할 일은 많이 위험한 일이야. 하지만 만약 잘 해낸다면 김씨 집안 핵심 업무를 절대 남한테 넘기지 않을 거야! 무슨 뜻인지 알지?" 김성우는 김형문이 제기한 약속에 순간 흥분했다."아빠, 이번에 반드시 잘 해낼게요!"A국.오전 10시.최은서는 성빈이 출근하자 그제야 객실에서 나왔다.성빈은 그녀가 아이를 뱄으니 아무것도 못 하게 했다.가정부가 하루 세끼를 차려주고 집안일도 가정부가 알아서 청소해주니그녀는 매일 먹고 자는 것 외에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었다.심심하긴 해도 매일 이런저런
최은서는 아침 식사 후 바로 외출했고누군가와 만나기로 했다.모르는 여자지만, 성빈의 절친이라는 말에거절할 수도 없었다.성빈의 집에서 나온 그녀는 바로 약속한 식당으로 향했고약 20분 후, 식당에 도착했다.최은서는 차에서 내려 식당으로 들어왔고창가에 앉아있는 성숙한 중년 여성이 그녀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에다가가 자리에 앉았다."최은서 씨죠?" 여자는 그녀를 훑어보더니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진짜 예쁘시네요. 몸매도 좋고 성빈 오빠가 좋아할 만하네요.""저를 싫어해요!" 최은서는 그녀의 말을 정정하고 이상함을 느꼈는지 바로 물었다. "절친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절친이면 저와 사이가 나쁘다는 걸 모를 리가 없지 있을까요?"여자는 그녀의 말에 어색한 듯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사이가 나쁘다는 말은 없었고 아이를 뱄다고 들었어요.""제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저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세요?" 최은서는 바로 그녀한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 만나자고 한 거예요. 원래 성빈 오빠한테 같이 만나자고 했는데, 싫다네요." 여자는 말하면서 메뉴판을 그녀한테 건넸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만나자고 한 겁니다.""아, 이름이 뭐예요?" 최은서는 메뉴판을 받지 않고 말을 이었다. "집에서 나오기 전에 밥을 먹어서 배고프지 않아요.""마실 거라도 주문하세요. 여기 밀크티 꽤 맛있어요."최은서는 메뉴판을 보더니 그녀가 말한 밀크티를 보고밀크티 한 잔을 주문한 뒤 다시 메뉴판을 여자한테 건넸다."성빈 씨를 많이 좋아하세요?" 최은서는 자기 생각을 딱 잘라 물었다. "저와 성빈 씨는 당신이 생각한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 아이는 그냥 사고일 뿐이에요. 성빈 씨 부모님이 아이를 원해서 저를 집으로 데려간 것뿐이에요.""배 속의 아이가 사고라 해도 꽤 대담하네요." 여자는 씁쓸한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저는 오빠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어요. 오빠를 몇 년이나 좋아했는데, 아이를 밸 기회가 없었어요."
잠시 후, 웨이터는 이들이 주문한 밀크티 두 잔을 건네줬다."드셔보세요. 이 가게 밀크티, 맛 괜찮아요."한 모금 마신 최은서는 그저 일반 밀크티 가게의 밀크티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두 사람은 할 말이 없자 밀크티만 마셨고 최은서는 금세 다 마셨다."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어요?" 한참의 침묵 끝에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택시 타고 왔어요.""저 차 타고 왔는데. 모셔다드릴게요!" 여자는 가방을 들고 몸을 일으켰다."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 그냥 택시 타고 돌아갈게요. 진짜 이름이 뭔지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최은서도 그녀가 일어나자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별로 말하고 싶지 않네요. 성빈 오빠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그리 많은데, 저따위 마음에 둔 적 한 번도 없겠죠." 여자는 쿨한 척 웃으며 먼저 자리를 떠났다.최은서는 그녀가 떠나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짜 이상한 여자네. 설마 밀크티만 마시려고 불러낸 건가?다시 택시 타고 성빈의 집으로 돌아온 최은서는 복부에서 전해지는 경련과 함께 너무 아픈 나머지바로 소파에 누워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냈다.이에 이상함을 감지한 가정부는 바로 다가와 그녀의 상황을 살폈다."아파요... 배가... 너무 아파요!" 최은서는 배를 끌어안고 어렵게 입을 열었다.가정부는 현재 상황에 순간 당황했다. "지금 바로 성빈 씨에게 연락할게요!"최은서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고 등에 식은땀이 멈추질 않았다. 복통은 점점 심해졌고 격렬해졌으며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순간 그녀의 머릿속은 불길한 예감이 떠올랐다. 아이한테 문제 생기는 건 아니겠지?!밀크티... 이름도 알려주지 않은 그 여자가 사준 밀크티에 무조건 문제 있을 거야!성빈은 가정부의 연락에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고그는 집에 들어서자 회색 소파에 웅크려 앉아있는 최은서를 발견했다.그녀는 마치 큰 병이라도 앓은 듯 창백한 얼굴과 생기 잃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흠뻑 젖은 머리카락은 이마에 찰싹 달라붙었고 흰색 롱스커트에는눈부신 핏자국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