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침묵했다.여소정만이 대꾸했다: "너희 남자들은 좋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성빈이는 이 말에 자극을 받았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재미없지.""네가 최은서 배 나오게 만들었다던데, 책임도 안 지려고 하고? 아니니?" 여소정은 그의 입을 막았다. "최은서 같은 여자로서 참 안쓰러워, 너 같은 나쁜 놈 만나고."하준기는 그녀를 팔꿈치로 부딪치며 그만 말하라고 말렸다."나쁜 놈인데 말도 못 해? 박시준이라도 여기 있으면 앞에 대놓고 나쁜 놈이라고 욕할 거야!" 여소정은 오늘 성빈에게 화풀이하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다."나 최은서 책임 안 지겠다고 한 적 없어! 찾아갔는데 이미 다른 사람 찾았다는데 뭐! 내가 무슨 말 더 하겠냐? 새로 찾은 남자랑 한판 떠봐? 웃겨 정말!" 성빈은 잔을 들고 원 샷 했다.조지운은 성빈을 위해 포도주를 따라주었다."그럼 최은서가 왜 애 빠인 너를 두고 다른 사람을 택했는지 잘 반성해 봐. 결국엔 네가 나쁜 놈이라서야!" 여소정은 정곡을 콕 찔렀다.성빈은 연이은 꾸짖음에 눈이 빨개졌고 어안이 벙벙해졌다."나는 최은서를 만난 적이 없지만 아연이가 말해줬었어, 최은서는 매우 가련한 여자라고, 어릴 때부터 사랑도 못 받았고, 조금만 잘해줘도 잘 따른다고." 여소정은 말했다. "분명 네가 잘해주지 않았을 거야!"성빈은 할 말이 없었다: "뭘 어떻게 잘해줘야 되는데? 결혼하라고? 난 못해! 은서와 난 서로 다른 세상의 사람이야...""그럼 왜 그렇게 우울해하는데? 최은서랑 다른 사람이랑 잘 살면 되겠네! 너도 책임질 필요 없고.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도 너랑 아무 상관 없고." 여소정은 눈을 깜빡였다. "아니면 혹시, 최은서는 싫고 아기는 갖고 싶은 거야?"성빈: "..."여소정: "쓰레기! 박시준도 나쁘지만 적어도 아연이랑 아이는 안 뺏았어!"성빈: "..."마이크는 성빈이의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 "성빈아, 너 정말 아이를 원하는 건 아니지?""쓸데없는 소리! 내 아이인데 당연히 원하지!
"아이 키우는 데 돈이면 되지, 한이 형 돈 걱정은 안 해도 되지!" 마이크는 성빈의 당황한 얼굴을 보며 웃음이 났다. "최은서는 원래 병원에 가서 유산하려고 했어. 한이 형한테 같이 가달라고 했는데 둘이 병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결국엔 한이 형이 키우기로 했대."성빈이의 마음속의 분노는 삽 시에 사라졌다.이제는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한이가 생물학적 아버지인 너보다 낫다! 한이는 아직 열 살도 안 되는데! 부끄럽지도 않니?" 여소정은 비웃었다."그만해! 충분히 창피하니까!" 성빈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최은서 다른 재간은 없고 사람 약 올리게 하는 실력은 아주 일류야. 아무 얘기도 안 해주고 나 일부터 화나게 하고.""한이 성격 얼마나 차갑니, 최은서가 한이랑 잘 지내면서 너랑은 못 지내는 게 누구 때문인지 딱 보면 알지." 여소정은 쏘아붙였다."그래, 내 문제야. 집에 가서 잘 반성할게. 진정하고 다시 찾아가 얘기할게." 성빈이는 졌다.Y국.진아연이 병원을 떠난 후 정서훈은 진아연의 전 담당 의사를 통해 부원장님에게 연락했다.두 사람은 병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진아연 씨랑 사이좋으시죠?" 부원장님이 물었다."괜찮습니다. 전에 함께 노경민 교수님 밑에서 대학원생 공부했었습니다. 같은 교수님이다 보니 이번에 그녀에게 일이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정서훈은 솔직하게 말했다. "유 부원장님, 주로 기억 제거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이 분야에 대해 연구 성공했다고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성공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요. 임상 사례도 겨우 300건에 불과합니다." 부원장님은 겸손하게 말했다. "동물 실험도 포함돼 있죠.""그럼 어떻게 감히 박시준에게 이런 수술을 했습니까?" 정서훈은 이해가 안 갔다. "수술이 아직 미성숙한 상태인데 어떻게 감히 인체에 적용할 수 있습니까?""이 수술이 큰 상처나 부작용이 없기 때문이죠. 이 연구에 투자하신 김형문 씨도 이 수술을 받았습니다." 부원장이 말했다. "당신은 아마 큰 고
진아연은 차에 오른 후 휴대폰을 켜고 누군가의 번호를 눌렀다.전화 연결음이 한참이나 울려서야 상대방은 전화를 받았다."산이 오빠, 안녕하세요, 진아연이예요."전화를 받은 사람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웃으면서 말했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요?""박시준의 카카오톡에 접속해서 번호를 찾았어요."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도움이 필요해요.""진 닥터님, 예전에 포레스트 별장에 있을 때 빚을 다 갚은 거로 아는데요. 전 이미 진아연 씨에게 빚진 거 없어요. 그러니 도와드릴 수 없어요." 산이 형이 단칼에 거절했다."네, 그건 다 갚은 거 맞아요. 하지만 앞으로 제 도움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녀는 차분하게 말했다. "나이가 늘어감에 따라 뇌 질환에 관한 위험이 점점 더 커져요. 나중에 아프실 때 절 찾아오시면 제가 무료로 치료해 드릴게요."그녀의 제안에 산이 형은 마음이 움직였다."무슨 도움이 필요한데요?" 산이 형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씩 웃었다. "제가 박시준을 빼앗아오기라도 하길 바라는 건 아니죠? 어젯밤에 김형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어서 알고 있어요.""박시준을 당신 집으로 초대해 줘요. 돌려줄 물건이 있어서 그래요.""겨우 그거예요?""네, 그거면 돼요."산이 형: "알았어요. 지금 초대할게요."얘기가 끝난 후 진아연은 산이 형이 보내온 주소를 받았다.그녀는 주소를 경호원에게 보내주고 지금 차를 끌고 그리로 가라고 했다."대표님, 꽤 능력자신데요!" 경호원이 감탄했다."6인 법칙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어요? 세상이 이렇게나 큰데 어떻게 6인으로 아무렇게나 두 사람을 연결할 수 있냐고 안 믿었어요.""이젠 믿는 거예요?"진아연은 이 의미 없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약간 떨려요. 박시준이 절 보고 그냥 가버릴까 봐 겁나요."경호원도 긴장했다. "대표님, 청춘 드라마를 본 적이 있어요?""네?""제 아내는 아주 즐겨봐요. 그래서 저도 좀 봤거든요." 경호원이 말했다. "좀 있다 박
약 한 시간 후, 검은색 차 한 대가 별장 앞마당으로 들어섰다.산이 형이 진아연에게 귀띔했다. "당신 남자가 왔네요."진아연은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은 내 남자가 아니라 채권자예요."그는 어젯밤 그녀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여러 번 말했다.그래서 그녀는 밤새 잠을 설쳤다.지금 떠올려도 그녀는 심장이 아팠다.차가 멈추더니 문이 열리고 박시준이 내렸다.그는 오늘 여전히 검은색 옷과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어 크고 훤칠해 보였다.그의 경호원은 그와 함께 거실에 들어오지 않았다.신발을 갈아 신고 거실로 들어오던 그는 진아연의 얼굴에 시선을 멈췄다.놀란 눈빛이 스쳤다.낮에 봤던 그녀와 밤에 본 그녀는 어딘가 느낌이 달랐다. 아마 사람은 낮에 더 냉정하고 이성적이기 때문일 것이다."시준, 어서 와." 산이 형이 말했다. "몸은 좀 어때?""괜찮아." 박시준이 평소처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그는 산이 형의 손에서 찻잔을 받아들고 한 모금 마신 뒤 내려놨다."영아와 결혼식을 할 생각은 없고?" 산이 형이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큰 선물을 준비했는데 너희들이 결혼식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좀 있다가 가지고 가.""당분간 결혼식을 올릴 계획은 없어요." 박시준은 진아연을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이 문제를 스스럼없이 말했다. "요즘 바빠서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요.""네가 바쁘다는 건 잘 알아. 김형문이 엉망진창이 된 일을 다 너한테 맡겼지? 하하, 조언 하나 할게.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너무 억지 부리지 마. 그러다가 죽어." 산이 형이 담담하게 말하며 진아연을 힐끗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박시준을 향해 말했다. "진아연 씨가 널 만나고 싶다고 하니까 얘기를 나눌지 말지는 네가 알아서 해."말을 마친 산이 형은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박시준은 티포트를 들고 여유롭게 찻잔에 물을 부었다."시준 씨, 돌려줄 게 있어요." 진아연은 검은색 노트를 그의 앞에 내놓았다. "이건 김형문이 며칠 전 저에게 준 건데 당신 물건이니 돌려줄게요."
"어떻게 산이 형을 설득한 거야?""다 방법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아 입을 열었다. "시준 씨, 당신이 날 잊게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나의 청춘, 그리고 모든 열정과 사랑이 다 당신과 연결돼 있어요. 우리의 과거는 당신이 지우고 싶다고 해서 지워지는 게 아니에요. 당신이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해서 내가 물러날 수 있는 게 아니에요."박시준은 주먹을 꽉 쥐고 어떻게 그녀의 말에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위협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렇다고 그는 그녀에게 손을 댈 수도 없었다.그녀에게 손을 쓴다고 해도 여기에서 그럴 순 없었다."정말 나한테 아무 느낌 없어요?"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쥐고 말했다. "고개를 돌려 날 봐요.""뭐라는 거야?" 그는 차갑게 비웃었다."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잘 숨긴다는 걸 잘 알아요. 전 당신이 날 다 잊었다는 걸 안 믿어요." 그녀는 미친 듯이 안간힘을 다해 그의 손을 꼭 잡고 다른 한 손을 그의 목에 감더니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그의 익숙한 숨결이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모든 감정을 불러냈다.지금은 다른 여자의 남편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자신에게 이토록 차갑게 대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그는 갑자기 그녀를 밀치고 화가 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진아연, 예전에도 이런 악랄한 수단으로 날 갖고 놀았던 거야?""그래요!" 그녀는 빨간 입술을 깨물고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러니 나한테 놀아나는지 한 번 해볼래요?"그는 그녀의 말에 화가 났다.그녀를 정말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마침내 그는 앞에 놓인 검은색 노트에 분풀이했다.그는 노트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 했다."시준 씨, 날 정말 잊은 거예요?" 그녀는 훤칠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을 비웃듯 말했다. "당신이 날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이었네요."그의 발걸음이 멈칫하더니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그가 떠난 후 그
두 사람이 심하게 다투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녀는 마음속에 큰 확신이 있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예정이야? 지금은 아내가 있는 사람인데 네가 찾아가면 이상하지 않을까?" 정서훈이 물었다."뭐가 이상해, 김형문이 나쁜 짓을 하지만 않았더라면 나 박시준은 이미 화해했을 거야." 진아연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수술을 마치자마자 혼인 신고부터 시키는 걸 본 적이 있어?""그건 그렇긴 한데, 박시준은 왜 그렇게 김형문의 말을 잘 듣는 걸까?" 정서훈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김형문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박시준은 모르나?"진아연은 잠시 침묵하다 설명했다. "일이 좀 복잡해. 김형문이 예전에 그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라는 건 그저 법률적인 구분일 뿐이지. 우리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일 수도 있어.""알았어. 박시준은 김형문 옆에 있어도 위험하진 않을 거야.""그건 아니야." 진아연은 오늘 산이 형에게서 많은 정보를 알아냈다. "김형문은 무서운 사람이야. 박시준이 그 사람 옆에 있는 한 김형문이 그를 건드리지 않겠지만 김형문의 라이벌이나 원수들이 가만있지 않을 거야."정서훈은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박시준은 위험한 구렁텅이에 빠졌고 진아연은 그런 그를 구하고 싶은 것이었다.그녀는 박시준이 김영아와 헤어지고 자신의 옆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박시준의 미래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었다.김형문의 집,김형문은 박시준과 김영아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푸짐한 음식이 식탁에 올랐고.다들 자리에 앉자 김형문이 술을 한 잔 따라 박시준의 앞에 내려놓다가 그가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라 술잔을 딸 앞에 내려놓았다."네가 시준이 대신 마셔."김영아가 애교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아빤 시준 씨에게 저보다 더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대체 누가 친자식이에요?""내가 시준이에게 잘해주는 게 널 위해서가 아니겠냐? 네 오빠들이 다 저 모양이니 하나같이
언젠가 그가 모두를 삼킬까 두려웠다."오늘 진아연을 만났다며? 왜 그렇게 껌딱지처럼 달라붙는 거야?" 김형문이 화제를 돌렸다. "내가 사람을 보내 내쫓을까? 널 귀찮게 하지 않게 말이야.""예전에 산이 형에게 병을 치료해 준 적이 있어요. 만약 산이 형이 우리 편에 서준다면 우리에겐 좋은 일이에요." 박시준은 그녀를 건드리지 말라고 직설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꽤 설득력이 있는 말을 뱉었다."알았어! 그럼 산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내가 참지. 계속 널 찾아오는 게 네 기억을 회복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김형문이 귀띔했다. "난 이미 내 딸을 너에게 줬어. 너도 잘 보살펴 준다고 나한테 약속했고, 그러니 기억이 돌아와도 내 딸을 실망하게 하면 안 돼.""안 그래요." 박시준은 잔에 든 술을 원샷하고는 잔을 내려놓았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김영아의 조그마한 손을 꼭 잡았다. "영아는 착한 여자예요. 이런 여자만이 내 아내가 될 수 있어요."김형문은 크게 소리 내 웃었다. "내 딸이 착하긴 하지. 너한테 살갑게 대하라고 내가 가르쳐 줬거든. 나중에 널 화나게 하는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내가 대신 혼내줄게.""아빠, 시준 씨 앞에서 말 좀 가려서 할래요?" 김영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시준 씨는 내 남편이에요. 그러니 제가 당연히 살갑게 대하는 거죠. 저 말 잘 들어요. 걱정하지 말아요."저녁 식사 후, 기사는 박시준과 김영아를 신혼집으로 데려갔다.그들의 신혼집은 박시준이 예전에 살던 별장이었다.그 별장은 김형문의 별장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있었다.몇 분 후, 차가 신혼집에 도착했다.김영아가 먼저 차에서 내리더니 박시준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도왔다.술을 마신 그는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시준 씨, 의사 선생님께서 2주 동안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했어요. 아빤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에게 술을 권했네요." 김영아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방에 돌아가 샤워해요. 도우미에게 해장국을 끓이라고 할게요."박시준은 침실로
진아연은 그에게 김영아와 합방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는 김영아와 합방하고 싶었다.그는 자신이 이미 과거의 박시준이 아니라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시준 씨, 떨려서 그러는 데 좀 있다... 부드럽게 할래요?"김영아는 부끄러운 듯 말을 하며 그의 잠옷을 풀었다.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향수 뿌렸어?""네, 좋은 냄새 나죠?" 김영아는 고개를 들고 다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오늘 밤 그녀는 남자들이 다 좋아한다는 향수를 뿌렸다."냄새가 안 좋아." 박시준은 잠옷을 다시 입었다. "씻고 와.""네... 사실 저도 이 냄새가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김영아는 살며시 웃으며 욕실을 향해 걸어갔다.강렬한 향기 탓인지 그는 갑자기 김영아에게 흥미를 잃었다.그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시간을 확인했다.아직 이른 시간이었다.그는 성큼성큼 침실을 나와 도우미에게 해장국을 끓여달라고 부탁했다.약 15분 후 샤워를 마친 김영아가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하지만 침실에서 박시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그녀는 재빨리 잠옷을 입고 방에서 나오다가 해장국을 들고 올라오는 도우미와 마주쳤다."시준 씨 못 봤어요?" 김영아가 물었다."저한테 해장국을 끓여 서재로 갖다 달라고 하셨어요." 도우미가 말했다. "아가씨가 가져다 드리는 건 어때요?"도우미는 오랜 시간 동안 김영아를 돌봐왔기 때문에 그녀의 입장을 잘 생각했다."왜 서재에 간 거지?" 김영아는 중얼거리며 국을 받아들고 서재로 걸어갔다.서재 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책상 위에 있는 노트북이 켜져 있었고 박시준은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는 걸 보았다.그녀가 들어오는 것을 본 박시준은 곧 전화를 끊었다."할 일이 있으니 당신 먼저 자.""알았어요." 김영아는 해장국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해장국 드시는 거 잊지 말아요. 전 침실에 돌아가...""게스트 룸에 가서 자." 그가 그녀의 말을 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