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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장

그가 변한 건 확실했다! 낯설고 냉정하게 변했다. 도리를 따지려 해도 통하지 않았고 예정을 떠올리려 하면 아예 거부했다.

그녀의 마음은 돌이 막힌 것처럼 무겁고 고통스러웠다.

아마도 집념을 내려놓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진아연은 정서훈과 함께 B국으로 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굳이 B국에서만 수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Y국에 머무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박시준은 과거와 완전히 작별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로 했으니 그녀가 여기 남는 것은 그에게 방해만 될 뿐이다.

그녀는 짐을 챙길 때 검은색 노트를 들고 멍하니 서있었다.

그것은 박시준의 것이고 그에게 돌려줘야 했다.

"기억 제거술이 정말 대단한 가봐요! 박시준이 전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네요! 어젯 밤에 전처가 그를 찾아갔었는데 그가 밀쳐 넘어뜨렸답니다..."

"그럼 우리 병원 이제 유명해지는 건가요? 여하튼 부원장님이 직접 박시준 씨께 집도하셨으니까요."

대화소리가 진아연의 귀로 흘러갔다.

진아연은 충격으로 창백해진 상태로 직시 문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방금 얘기를 나누던 두 간호사를 따라잡았다 그중 한 명의 팔을 잡았다.

"기억 제거술이라니요? 세상에 어떻게 기억 제거술이 있을 수 있어요?" 그녀는 놀라움과 함께 소리를 질렀다. "부원장이 누구예요?!"

두 간호사는 진아연을 알아보고 당황했다.

"진 아가씨, 병원에서 퇴원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아직 떠나지 않으셨나요?"

"네, 저는 퇴원할 예정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퇴원 절차를 도와주러 갔습니다." 진아연은 두 사람을 자신의 병실로 끌어들였다. "당장 말해줘요, 기억 제거술이라뇨?! 시준 씨가 왜 이 수술을 해요? 혹시 누가 강제로 시킨 건가요?"

"아닙니다! 박시준 씨가 자발적으로 한 것입니다. 진 아가씨, 그래도 전처인데 직접 물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당신들이 그랬잖아요, 기억 제거술을 받고 나서 아예 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아연은 울컥했지만 오히려 한숨이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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