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촉이 느껴졌다!그녀는 최근 생리 기간도 아니었고, 특별한 외상을 입은 일이 없었다. 하지만 데이터는 대체 왜?최근 두통이 심해져 병원에 가서 뇌 CT를 찍어야 할 수도 있었다.신경내과 의사로서 뇌 질환에 매우 민감했다.만약 정말 뇌에 병이 생긴다면 매우 귀찮아진다!A국.성빈은 공항에서 나와 곧장 집으로 향했다.부모님에게 미리 귀국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돌아온 것을 보고 놀랐다."성빈아, 돌아왔구나. 그래, 시준이는 어떻니?" 성빈의 아버지가 물었다."엄마는요?" 성빈은 화를 내며 말했다. "최은서 어디 있어?! 두 사람 지금 어디 있어요?!""아아, 은서랑 같이 쇼핑 나갔어." 성빈의 아버지는 아들의 화난 얼굴을 보고 물었다. "근데 표정이 왜 그러니?""제가 왜 그런지 모르세요?! 대체 왜 저를 못 괴롭혀서 난리신 건데요! 최은서에 대해서 잘 모르시면서! 뱃속의 아이도 제 아이가 아니라고요! 결혼하라는 거 진심이세요?" 성빈의 아버지의 옆에 털썩하고 앉았다."은서가 네 아이를 임신했다고 하더구나.""그 여자랑 잔 적도 없는데 대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성빈은 이마에 손을 짚으며 말했다. "삼자대면하자고요!""자, 잠깐!" 성빈의 아버지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내가 잘못 말했구나. 은서가 말한 게 아니라, 네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은서가 아니라고 말하지 않기도 했고.""무슨 소리예요! 정말 제 아이라면 제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냐고요? 진짜 제 아이라면 이미..." 성빈은 말을 멈췄다.머릿속이 새하얗게 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성빈의 아버지는 말했다. "이미? 이미 결혼했을 거라고? 우리가 계속 결혼하라고 했을 때는 하지도 않더니. 하라는 결혼은 하지도 않고, 아이나 덜컥 갖다니.""지금도 저는 변함없습니다. 설령 최은서 씨 뱃속의 아이가 제 아이더라도... 결혼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녀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도
이런 막장과도 같은 일을 한이가 이해할 리가 만무했다."그래서 아이를 없애기로 결정했어. 완전히 사라지는 거지." 최은서는 결심했다.한이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진지한 맞지?" 최은서는 한이의 작은 얼굴을 보았고, 보면 볼수록 한이와 박시준이 매우 닮았다고 느꼈다.한이: "네.""아직도 여름방학인가 보구나?" 최은서는 망설이다가 조용히 말했다. "내일 누나랑 같이 병원에 가줄 수 있을까? 혼자 가기는 좀 무서워서."진아연이 만약 이곳에 있었다면, 그녀는 진아연과 같이 갔을 것이다.한이: "..."한이는 약간 멍해졌다.이모라고는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들은 아예 서로에 대해 모르지 않은가?그리고 설령 아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어린 자신을 데리고 가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그는 본능적으로 거절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아연과 오버랩 되었다. 그녀의 엄마인 아연 역시 자신들을 가졌을 때, 곁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지금 최은서에게 일어난 일은 당시 자신의 어머니에게 일어났던 일과 비슷했다.성빈 삼촌이 의외로 이렇게 쓰레기였다니!"뭐... 가고 싶지 않다면 거절해도 돼." 최은서는 말했다. "내일 수술한 뒤, 병원에서 입원해 있으면 간병인을 부르면 되니깐...""내일 이야기해요." 한이가 진지하게 말했다."그래. 아, 동생은 어디 있어?" 최은서는 급히 화제를 돌렸다.비록 한이는 나이가 어렸지만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성숙한 편이었다.그녀는 박시준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박시준 역시 이렇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저도 몰라요. 바쁠 거예요." 한이는 배를 흘끗 쳐다보았다."임신한지 얼마 안 돼서 배가 아직 크진 않아."한이는 얼굴이 빨개졌다."근데 몇 살이야?" 최은서는 이어 말했다. "성빈 씨 앞에서도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는데... 네 앞에서는 왜 이렇게 당황스러울까...""손님방에 가서 계세요." 한이는 다시 포커페이스로 그녀에게 말했다. "저기서 오른쪽
최은서: "..."한이: "..."한이는 수치심이 밀려와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었지만 최은서가 그의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의사 선생님, 조카예요." 최은서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10살도 안 됐어요! 산부인과는 처음이라 같이 오자고 했어요."의사: "..."어색한 침묵이 1분이 넘는 순간, 의사가 입을 먼저 떼고 말했다. "음, 안심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자리도 잘 잡았네요.""그럴 거예요. 아이 아빠 유전자가 좋거든요." 최은서가 말했다."음? 근데 무슨 문제가 있어서 오신 거죠?" 의사가 물었다."낙태를 하려고요." 최은서는 지난번에 찍은 초음파 사진을 의사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이는 이제 막 한 달이 됐어요.""결혼은...?""아직이요.""정말 하시기로 결정하신 겁니까?""네. 아이를 키울 여력이 안 돼요. 아이를 저처럼 힘들게 살도록 만들고 싶지 않아요." 최은서는 자신의 힘든 삶을 말했다.그리고 한이는 그녀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그는 그녀가 성빈과 사이가 좋지 않아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울 돈이 없어서라니...몇 초간의 길게 느껴지는 침묵 끝에 최은서는 진료실 밖으로 나왔다.Y국.진아연은 뇌 CT 사진을 받고 긴 침묵에 빠졌다.그녀는 별도의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그녀 자신이 의사기 때문이었다.그녀의 뇌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이 보였다.그녀는 CT실 밖 의자에 앉아 최근 무슨 큰 외상이 있었는지 생각했다.오랫동안 생각했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다.최근에 별도의 외상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녀는 다른 병변을 찾기 위해 MRI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대표님, 왜 사진을 의사에게 보여주지 않으십니까?" 경호원이 그녀의 옆에 서서 의아해하며 물었다.의자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보더니 말했다. "배고프네요. 밥이나 먹으러 가시죠!""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호텔로 먼저 돌아가시죠. 오후에 다시 오겠습니다.""제가 의사라는 건 알고 계시죠?" 진아연
검사 결과를 보는 순간, 그녀는 온몸의 힘이 빠졌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고 쓰러질 거 같았다!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자 경호원 역시 겁을 먹었다."대표님, 불치병이라도 걸리셨습니까...? 그러신 겁니까?"경호원은 이 말을 내뱉고는 약간 후회했다.머릿속으로 다 생각하기도 전에 먼저 말이 나왔다.왜냐하면 그녀의 얼굴이 너무나도 우울했기 때문이다.하늘이 무너진 사람과도 같은 얼굴 표정을 하고 있었다."불치병은 아니에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설령 제가 죽는다 해도 마이크가 월급을 줄 테니까요."경호원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 "대표님, 저는... 월급이 걱정되는 게 아닙니다! 휴... 정말 걱정돼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대표님처럼 이렇게 좋으신 분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영원히 대표님을 모실 겁니다!""네, 오래 살도록 노력할게요.""가, 감사합니다!" 경호원이 그녀를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의사 선생님과 면담은 하지 않으실 겁니까?""괜찮아요. 이곳 의사들은 제 후배보다 실력이 그렇게 좋지 않거든요.""아, 네네! 그럼 어떻게 하죠? 스스로 수술을 할 수도 없을 텐데요. 의사를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경호원은 지금 당장이라도 병원에 데려가서 수술을 받게 하고 싶었다.그녀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했고, 목소리 역시 이전처럼 활기차지 않았다.지금 그녀의 표정을 본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중병이라도 걸렸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의사에게 연락하겠습니다. 이제 호텔로 돌아가시죠." 그녀는 부축이는 경호원의 팔을 밀치며 말했다. "괜찮아요. 혼자서도 걸을 수 있어요.""대체 무슨 병에 걸리신 건가요? 제게 말하고 싶지 않으세요" 경호원은 불안했다."말해도 이해 못 하실 거예요.""알겠습니다! 그럼 마이크 씨한테도 말하지 않으실 건가요?""네, 이해 못 할 거예요."경호원: "...""그냥 간단하게 말해드리면 제 병은 '중증' 에 속한다고 아시고 계시면 돼요." 경호원의 걱정스러
그는 생각보다 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몸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다.그는 검사를 위해 며칠 동안 병원에 있어야 했지만, 머물고 싶지 않아 오늘 퇴원했다."시준아, 의사가 말하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게 정상이라더구나. 며칠 지나면 점차 기억이 회복될 거야." 김형문이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부축을 받으며 앉은 그는 김형문의 손을 밀쳤다."제 기억을 돌린다고요?" 그는 잠긴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그 말은... 제가 기억 상실이라도 걸렸다는 겁니까?"김형문은 그의 차가운 눈빛에 불안했다.왜냐하면 김형문은 그가 기억의 어떤 부분을 잃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수술에서 깨어난 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의사가 몇 차례 그에게 질문을 했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그래서 뇌와 관련한 검사를 받았지만 그의 뇌는 정상이었고 전혀 이상이 없었다.그리고 의사는 개인적인 결론으로 그가 부분 기억 상실증에 걸렸을 수도 모른다고 말했다.그 말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수술을 받았다." 김형문은 의자를 들고 와 그의 앞에 앉았다. "이 수술은 네가 자발적으로 한 것이야. 네가 직접 서명도 했고.""무슨 수술이죠?" 그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부분 기억 제거술." 김형문은 그에게 수술 시트를 보여주며 말했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최첨단 수술이지. 네가 힘들어해서 이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제가 힘들어하다니요?" 그는 시트를 받아들고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진아연... 기억하니?" 김형문은 그의 미묘한 표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를 응시했다.수술 성공 여부는 이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에 달려 있었다."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녀가 누구죠?" 박시준은 바로 대답했다.김형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수술은 매우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 같았다.진아연을 엄청 사랑했던 그가 지금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그녀는 네 적이다." 김형문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녀가 널 망쳤어
진아연은 호텔로 돌아와 주소록을 열고 예전 대학원 동창의 번호를 찾았다.그는 그녀가 아는 의사 중에서 비교적 유명한 신경과 의사였다.하지만 몇 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Y국에 기꺼이 올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상대방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진아연?!" 놀란 듯한 남자 목소리가 수화를 통해 들려왔다."응. 오랜만이야. 정서훈 맞지? 위정 오빠가 신경내과 의사에서는 네가 가장 뛰어나다고 해서 말이야. 아직도 병원에서 일해?" 진아연이 부드럽게 물었다."응, 아직 일하지. 위정 형이 내 이야기를 했어?! 영광인데!""정서훈... 사실은 너한테 이렇게 전화한 건. 네 도움이 필요해서야. 조만간 시간 좀 내줄 수 있어?" 진아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이번 주는 좀 그렇고... 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연락을 한 거라면 급한 일인 거 같은데. 시간을 최대한 빼보도록 해볼게." 정서훈은 웃으며 말했다. "네 일이라면 반드시 도와야지."진아연은 그에게 자신의 검사 결과를 말했다. "Y국은 수술 환경이 좋지 않긴 하지만. 네가 만약 와준다면 비용에 대해서는 지금의 2배를 줄게."정서훈은 많이 놀랐다. "우리 사이에 무슨 돈이야! 다음 주에 병원에 휴가를 내고라도 갈 테니까. 수술 방안에 대해서는 함께 결정하자. 잘 되면 나중에 밥이나 사줘.""그럴 수는 없어." 진아연은 말했다. "우선 만나서 이야기하자.""알겠어. 우선 푹 쉬어. 최대한 빨리 정리하는 대로 갈게.""응."그의 대답을 듣고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의 상태는 다행히 조기에 발견한 편이었지만 간헐적으로 두통의 수가 잦아지는 거 빼고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그녀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은이와 최운석이 잘 회복이 되고 있는지 궁금했다.박시준이 사고가 난 뒤로, 그녀는 일부로 연락하지 않았다.위정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잘 지내는 거지? 박시준 씨는...?""괜찮아요...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가 필요했다. 그녀는 정서훈이 이곳에 도착한 다음에 진행할 예정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출혈의 몇 가지 원인을 알아냈다.저녁. 김형문의 집.박시준이 별장으로 돌아온 뒤, 김형문은 한편으로 마음이 뭔가 불안했다.그리고 그의 모습을 본 부하들은 의아해했다. "형문 형님, 박시준 씨의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되지 않았습니까? 진아연에 대해 전혀 기억을 못 하는데, 왜 기뻐하지 않으십니까?"김형문은 케이스에서 시가를 꺼내들었고, 즉시 라이터를 가져다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제길! 키미가 생각나." 김형문은 담배를 한 모금 내뿜으며 말했다. "이 쓰레기 수술이 고작 반년 밖에 안 됐어! 근데 이렇게 기억이 빨리 돌아오다니!""네? 기억이 돌아오셨습니까?""의사가 말하더라. 이 수술은 자신의 살을 도려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곳에 새 살이 돋아나지만, 어떤 사람은 그 흉터를 계속 가지고 살아간다고!" 김형문은 괴로워하며 말했다. "제길! 진짜 키미가 계속 생각나! 제길! 제길!"부하: "..."김형문이 거의 20년 동안 키운 강아지 이름이 키미였다. 그리고 키미는 죽기 전,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를 물어서 죽였다.그리고 김형문은 주저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키미를 총으로 쏴 죽였다.김형문은 항상 이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고통스러웠다.사랑하는 여자의 죽음 때문인지... 키미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것 때문에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알 수 없었다.그 둘 사이에서 그는 길을 잃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억은 조금씩 잊혀갔다.지금 그가 걱정하는 것은 이 수술의 효과가 너무 불안정해서 박시준 역시 언젠가 진아연이 무의식 속에서 떠올려질 것이다!"형문 대표님, 박시준 씨가 진아연 씨를 떠올리기 전에 완전히 세뇌를 시키면 되지 않겠습니까!" 부하는 이어서 제안했다. "그가 완전히 대표님을 믿게 된다면 진아연을 기억해 내더라도 크게 영향이 없을 겁니다.""완전히
영상 속 진아연은 기자의 질문에 유창하게 답하였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그녀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자 그는 날카로운 통증이 스쳐 지나갔다.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고, 뭔가 마음속에서 터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휴대폰을 내려놓고 이마에 손을 대고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A국.한이는 최은서와 함께 집에 돌아왔다.이모님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수술은 잘 했어요?"한이는 단 1초라도 최은서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최은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안 했어요.""왜요? 예약이 안 잡아진 거예요?" 이모님이 물었다. "어쩐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나 했어요!""이모님, 한이 돈 엄청 많아요?" 최은서는 조용히 물었다. "의사 선생님이 낙태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길래 아이 키울 돈이 없다고 말했거든요. 그러자 한이가 그 이유라면 다시 생각해 보래요. 아이를 위한 돈은 자신이 내주겠다면서요."이모님은 큰 충격을 받았다!"한이는 정말 돈이 많아요? 왜 그런 말을 했겠어요?" 최은서가 보기에 10살짜리 꼬마 아이가 돈이 많아 봤자 얼마나 많겠는가?뭐 돈이 있다고 해도 용돈 수준이 아닐까."은서 씨, 한이는 부자가 맞아요. 양육비를 주겠다고 했으면 줄 수 있을 정도예요." 이모님은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말했다. "휴... 대표님께서 안 계시니깐 한이가 자신이 가장이라고 생각하나 보네요.""그, 그런 말을 하시면 제가 너무 부끄러워져요." 최은서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근데 정말 성빈 씨의 아이가 맞아요?" 이모님은 정말 궁금했다. "성빈 씨가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아닌데..."최은서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푹 숙였다."아무튼 아연이가 돌아오면 그때 이야기하죠! 아, 그리고 한이가 유독 당신에게 친절하네요.""누가 봐도 차가운 거 같은데요." 최은서는 어깨를 으쓱 거리며 말했다. "뭐... 그래도 마음만은 아주 착한 거 같아요.""대표님께서도 그런 분이신데..." 이모님은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