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무섭나 보네요?" 그녀는 비꼬며 메뉴판을 집어 들고 주문했다."아무튼 네 집 근처니까." 박우진이 말했다. "바로 본론을 말하지 그래! 아, 혹시 박시준이랑 같이 살고 있어?"박우진은 그녀가 아닌 박시준을 두려워했다.진아연은 순두부찌개를 주문한 뒤, 둘을 쳐다보았다.아니. 정확히는 박한을 바라보았다."최운석 씨 말고 여동생도 있었다는 거 잊지 않으셨죠?" 그녀의 눈빛과 말투 모두 차분했다.그녀는 평화롭게 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랐다.결국 시은이는 그녀와 박시준에게 중요한 사람이지만 박한의 생물학적 동생이었으니깐 말이다.박한은 그녀의 말을 듣고는 몇 초 동안 신중하게 생각한 다음 대답했다. "설마 시은이를 말하는 것이냐? 당연히 기억하지. 그렇게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근데 갑자기 시은이는 왜? 네 아들 녀석을 구하다가... 떠난 시은이를 왜 찾지? 박시준이 안다면 아주 실망할 텐데.""지금 와서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진아연은 반문했다. "마치 박시준 씨와 제가 시은 씨가 죽기를 바란 사람처럼 말씀하시네요?""뭐라 해도 좋다. 하지만 시은이는 너희들 때문에 죽은 거야." 박한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날 무슨 일로 찾은 거지? 시은이 일 때문인가? 시은이 시체라도 찾았니?""아뇨." 진아연은 박한을 쳐다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시은 씨는 죽지 않았어요. 박한 씨, 시은 씨를 구하고 싶지 않으세요?"그녀는 침착하게 말했지만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시은이가 죽지 않았다고?"구한다니? 내가 어떻게..." 박한은 당황해했다."시은 씨의 신장 기증자가 되어 주세요. 그녀는 지금 신부전을 앓고 있어요." 진아연은 말하며 박우진을 함께 쳐다보았다. "박우진, 시은 씨는 네 고모기도 해. 아버지께서 기증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 네가 기증해도 되는데?"두 사람: "!!!"신장 기증이라니?!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시은이와 그들은 그렇게 많은 왕래가 있던 것도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이였다 한
"그래서 어제 나한테 최운석 씨와 만나게 해달라고 한 거구나?! 최운석 씨의 신장 기증을 노린 거야! 그치?!" 박우진은 진아연의 계획을 알아차렸다. "일부러 우리 둘한테 신장을 기증하라 뭐라 하더니... 우리가 싫어할 거 알고 내 입에서 최운석의 이름이 나오게 말이지... 진아연, 너 정말 대단하다!"진아연: "박우진. 이식 관련 검사라도 받겠다고 말하는 게 정상인 거야. 하지만 이렇게 나올 거라는 거 예상은 하긴 했어.""진아연, 말은 똑바로 하자! 시은 고모는, 그래, 내 고모는 맞아. 하지만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지? 나랑 말 한 번 나눠보지 않은 게 고모라고 말할 수 있나?! 근데 나한테 신장을 기증하라고?!" 박우진은 포효했다.박한은 그런 박우진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그를 진정시켰다."진아연. 시은이는 내 동생이다. 나 역시 그녀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내가 기증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구나. 그러니 최운석을 찾아가 보거라." 박한은 흥분을 가라앉히며 다른 계획을 생각했다."알겠어요. 그럼 최운석 씨를 데려오면 제가 병원에 데려가도록 할게요." 진아연은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두 사람이 조금이라도 양심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진아연, 이렇게 최운석이 시은이에게 기증하도록 약속하마. 그래, 시은이를 구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하거라." 박한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은이가 이렇게 된 데에는 네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된 거니, 우리 쪽에서 조건을 건다고 해도 과분하지 않겠지?"진아연은 두 손을 꽉 쥐었다.순진했다! 이 두 사람에게 양심을 바라다니...!그때 직원이 그녀가 주문한 아침 식사를 앞에 놓았다."아버지 말이 맞아. 삼촌이랑 고모를 우리가 책임지려면 조건이 있지." 박우진은 비열하게 웃으며 거들었다."얼마를 원하시죠?" 진아연은 긴장하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 물 한 모금을 천천히 마셨다. "잘 생각하시고 말씀하세요. 제가 드릴 금액에 초과한다면... 그건 드릴 수 없
그녀는 부엌에서 나왔고 이모님이 뒤를 따랐다."응? 지성이는?"이모님은 거실에 있던 지성이가 보이지 않자 매우 불안해했다."걱정 마세요. 걸어 다니기에는 아직 이르니깐 집에 있을 거예요." 진아연은 이모님을 안심시켰다.지성이가 걸을 수는 없지만 기어 다니는 아주 능숙했다.설마 기어서 밖에 나간 걸까?정원 대문은 닫혀 있으니 그럴 수 없을 것이다.진아연이 별장에 나와 정원을 둘러보고 있을 때, 이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연아! 지성이는 침실에 있어!"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지성이는 걸음마를 배우기 위해 유모차에 타고 있었다.그리고 유모차를 스스로 밀고 침실 문을 두드렸던 것이다.박시준은 자신의 아들이 문을 두드리자 그를 껴안고 놀아주고 있었던 것이다."뭐야. 땀은 왜 이렇게 많이 흘리고 있어. 우리 아들이 어떤 아들인데 걱정은." 그는 손을 뻗어 그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기어 다닐 수 있으니까 걱정했죠!" 진아연이 반박했다."정원 문도 닫혀 있는데 그럴 리가.""당신은 지성이랑 같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편한 소리를 하는 거겠죠." 진아연은 지성이를 안으며 자신의 이마를 아이의 이마에 갖다 대며 말했다. "장난꾸러기 녀석, 아빠를 보러 간 거면 엄마한테 말하고 갔어야지~?"지성은 엄마의 말에 "헤헤헤!" 하고 웃었다."아연아, 근데 아침부터 어딜 갔다 온 거야? 경호원이 있으니 라엘이를 직접 데려다줄 필요는 없어." 박시준은 아침부터 초췌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안쓰러운 듯 말했다."아침에는 일찍 눈이 떠져서요. 점심에 잠깐 눈을 붙이면 돼요.""그래. 아침 먹을까?"이모님은 진아연에게 안겨 있던 지성이를 안으며 말했다. "지성이는 아침 먹었어."두 사람은 부엌으로 향했다. 그리고 박시준은 자리에 앉자마자 휴대폰을 보았다.성빈에게서 메시지 하나를 받았다. 모델 에이전시 관련 내용이었다.그는 성빈이 메시지를 잘못 보낸 거라 생각해 물음표 하나를 보냈다.성빈: "시준아, 이 회사
박시준: "싫어."성빈: "아니면 매달 생활비라도 좀 더 주던가. 지금 주는 돈으로는 평생을 모아도 집은커녕 아무것도 못 해!"박시준: "그렇게 불쌍하면 네가 생활비를 더 주고 집을 사주던가."성빈: "...""시준 씨, 누구랑 그렇게 연락해요?" 진아연은 그가 아침 식사에 손도 대지 않자 물었다."성빈." 그는 휴대폰을 내려놓더니 우유 한 모금을 마셨다. "최은서가 어디에 사는지, 최은서가 평소에 뭐 하는지 연락이 왔어.""최은서? 혹시 여동생인가요?" 진아연은 잠시 생각에 빠진 듯했다. "성빈 씨가 신경을 쓰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집 하나 마련해 주는 게 어때요?""아연아, 돈을 많이 벌었다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안 돼." 박시준은 진지하게 말했다. "자신의 삶에 책임질 수 있는 건 오직 자신뿐이야."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맞아요. 최경규 씨에게서 벗어나면서 고생은 하겠지만. 그것도 값진 경험이 되겠죠.""근데 마이크는 언제 이사 간 데?" 그가 물었다.예전에 마이크가 이사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나가고 싶을 때 나가겠죠!" 진아연은 불만스러운 듯 그를 보며 말했다. "혹여나... 나가라고 그러지 말아요?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니까.""너랑 친할 뿐만 아니라, 김세연이랑도 매우 가깝지." 박시준은 약간 질투하는 듯했다. "김세연이 마이크를 앞세워 집에 들어오겠다고 말하면 거절 못 할 거면서."진아연은 이상한 곳에서 그가 이렇게 질투를 할 줄 몰랐다."여기에 그렇게 방이 많지 않아요. 게다가 세연 씨가 우리 집에 사는 건 더더욱 말도 안 되고요.""그가 살기를 원치 않은 걸 네가 어떻게 알지? 내가 없고, 마이크가 없었다면. 혹시 알아?""우리 이미 결혼했거든요. 이런 영양가 없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죠?" 진아연은 계란 껍데기를 벗기며 그의 입에 넣었다."마이크가 정말 이사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젯밤에도 12시가 넘어서 들어왔다고. 그러다 잠을 설쳤고." 박시준은 오늘 늦잠을 잔 이유
시은이를 너무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빠른 시일 내 적합한 신장을 찾지 못한다면, 시은이는 버틸 수 없을 것이다. 시은이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운석을 찾아야만 했다.박한과 박우진은 역시나 자신들의 탐욕을 위한 사람들이었다."최운석 씨, 지금 휴대폰 사용하지?""응. 번호 줄게." 진아연이 말했다."그래. 표정을 보아하니 아주 심각한 거 같네!" 마이크는 탄식하며 말했다. "박시준 씨한테 아직 들키지 않았다니. 연기력이 대단하네.""놀리지 마. 박시준 씨가 안다면 박한 씨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아직 몸도 성치 않은데.""또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까 봐 두렵구나!" 마이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지운 씨는 그런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었지.""그래. 아무튼 그 사람에게 말해봤자 소용없어. 내가 알아서 할 거야." 그녀는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만약 그 사람이 나선다면 이 일은 우리가 막을 수조차 없을 거야.""대체 무슨 일인데! 말해줘!" 마이크는 파란 눈으로 아주 궁금하다는 듯 눈빛을 보냈다.진아연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사 간다며? 내 앞에서도 가벼운 그 입을 내가 어떻게 믿고?""쳇! 아, 됐어! 말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마! 뭐 조만간 나도 알게 되겠지.""해결만 된다면 바로 너한테 말할 거야." 진아연은 그에게도 계란 껍데기를 벗겨 주었다. "천천히 먹어. 번호는 바로 찍어서 보내줄게.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절대로 이 일에 대해서 말하면 안 돼. 최운석 씨를 찾으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알겠어. 짐 싸는 거나 도와줘!""알겠어. 다 챙겨 가지 마. 언제든지 오고! 박시준 씨가 편하진 않겠지만 아이들이 보고 싶지 않겠어?" 진아연이 말했다. "네 방은 안 치울 거야.""아연아, 이렇게 좋은 네가... 휴. 박시준...!" 마이크는 이를 악물며 말하다 박시준의 얼굴이 보이자, 마이크는 무서운 듯 입을 바로 다물었다.박시준은 걸어와 진아연
그녀는 그가 알아낸 것을 보고 안도했다.그리고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산책을 나온 이웃 사람들을 만났다.진아연을 본 이웃은 먼저 따뜻하게 인사했다. "아연아, 휴가에서 돌아온 거니?"진아연: "네, 산책하고 계셨군요!""그래! 어머나, 아이가 참 귀엽군!" 이웃 아주머니께서는 지성을 칭찬하며 박시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연아, 혹시 이 분이... 남편?"진아연은 박시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어머나, 엄청 잘 생겼다~ 근데 얼굴에 이건 황달이니? 얼굴이 왜 이래?" 이웃 아주머니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박시준의 얼굴을 보았다.박시준은 바로 마스크를 꺼내서 가렸다."아, 아니에요. 얼굴 약간 다쳐서요. 많이 괜찮아졌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의 굳은 표정을 보고 바로 말했다. "아주머니, 저희는 그럼 먼저 가볼게요.""아, 그래! 잘 가~!"두 이웃 아주머니와 헤어진 뒤, 박시준은 불쾌한 표정이었다. "두 사람이랑 아주 친한가 봐?""아니요!" 진아연은 말했다.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죠!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데 그럼 모른 척해요?""그럼 대체 휴가 갔다 온 건 어떻게 아는 거야?""아는 것도 이상한 일도 아니죠!" 진아연은 말했다. "라엘이랑 지성이 데리고 간혹 나올 때, 아이들을 너무 예뻐하시길래 그러면서 좀 대화를 나눴죠.""그랬구나. 이모님께서 말하고 다니는 줄 알았어.""이모님은 절대 우리 일을 밖에 나가서 말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이모님께서는 엄청 신중하신 분이라고요.""이런 일은 뭐 말해도 상관은 없어.""이모님은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제가 정말 잘 믿고 따르는 인생 선배님이기도 하고요."산책에서 돌아왔을 때, 마이크는 이미 짐을 다 정리한 상태였다."간다!" 마이크는 캐리어를 끌고 마지못해 진아연에게 말했다. "내 방 그대로 둬! 다시 돌아올 거니까.""그래, 걱정 마. 네 방은 그대로 둘 거야." 진아연은 말했다. "저녁은 같이 먹자. 라엘이가 네가 나갔다는 걸 알면 엄청 슬퍼할 거
마이크는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말을 듣고 약간 겁이 났다."걱정하지 마. 박한 씨는 너무 늙었고, 박우진은 네 상대도 안 될 거야. 그냥 정말 싸우다가 네가 다칠까 봐 좀 걱정돼." 그녀는 그런 그를 안심시키려 했다."쳇,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근데 박우진과 나랑 비슷비슷할 거 같은데!" 마이크는 한숨을 내쉬었다."경호원들이랑 같이 가니깐 괜찮을 거야." 진아연은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그럼 가봐!""라엘이한테 이사 가는 거 말했어?" 마이크는 밥을 먹고 약간 나른해졌다."왜 아까 밥 먹을 때 말하지 않은 거야?"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조금 있다가 말하려고. 어차피 내일 저녁에도 와서 밥 먹을 거잖아?"말을 마친 뒤, 그녀는 경호원을 찾아갔다.그리고 경호원과 마이크를 보낸 뒤, 그녀는 산책로로 가서 박시준과 아이들을 찾았다."엄마! 여기 꽃이 피었어요! 향기가 너무 좋아요!" 라엘이는 진아연의 모습을 보자 꽃을 따서 그녀에게 건넸다.진아연은 꽃을 받아 냄새를 맡았다. "그러네. 정말 좋은 향이 난다! 하지만 이렇게 꽃을 아무렇게나 꺾으면 안 돼! 이 꽃을 좋아하면 마당에 심자."라엘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아빠께서 꺾어도 된다고 했어요."진아연은 박시준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좋은 것도 가르쳐 주시네요?""그냥 몇 송이 꽃일 뿐이야. 아이가 좋아한다면 꺾을 수도 있고... 그게 안 된다면 내가 돈을 낼게..." 박시준은 마지막에 약간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진아연의 눈빛이 점점 매서워졌기 때문이었다."라엘아, 우리는 앞으로 동네에서 아무렇게 꽃을 따지 않을 거야. 좋아하는 꽃이 있으면 아빠한테 말하면 사줄게." 박시준은 바로 말을 바꿨다.라엘이는 엄마의 손을 잡으며 웃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는 엄마를 무서워하네요!""아빠가 잘못하지만 않았으면 엄마를 무서워할 리가 없지!" 진아연은 박시준을 쳐다보며 말했다."아연아, 이런 작은 일에 너무 뭐라 하는 거 아니야?""오전에 저한테 어떻게 말한
라엘이는 열광하며 말했다."아빠 집에 있는 침실 빼고 다른 방은 라엘이를 위해 다 맞춰줄게. 어때?" 박시준은 계속 설득시켰다.라엘이는 열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초반에 저를 그렇게 따라다니실 때, 이러셨으면 얼마나 좋아요." 진아연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농담을 던졌다."내가 당신 거잖아. 고작 집 때문에 그래?" 진아연은 그의 낯 뜨거운 말에 얼굴이 빨개졌다.라엘이조차 부끄러워 지성이를 데리고 먼저 걸어갔다.어느 곳의 저녁 식사.성빈은 와인 몇 잔을 마신 뒤, 취해있었다."성 대표님, 우리끼리 술을 마시니 재미없네요! 여자애들을 좀 부르시죠... 새로운 얼굴들이 있는데." 배가 엄청 나온 중년 남성이 성빈에게 말했다.성빈은 갑자기 정신이 확 깨는 듯했다. "됐습니다! 이 잔만 마시고 집에 갈 겁니다!""아이~ 성 대표님, 뭘 그렇게 서두르십니까! 여기 좀 봐요. 이번에 들어온 애들이 얼마나 어린데요!"성빈: "어린애들은 별로야!""그럼 성숙한 스타일을 찾아드릴게요.""됐다고요! 여자는 제가 직접 찾습니다." 성빈은 요즘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최은서가 그의 집에 살고 있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당장이라도 나가라고 말하고 싶었다.최경규는 곧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최은서는 고작 스무 살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친아버지를 잃는 고통은 매우 힘들 것이다.그는 마지막으로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었다.그때, 룸의 문이 열렸다.잘 차려입은 중년 여성이 가냘픈 젊은 여성 3명을 데리고 들어왔다.뚱뚱한 남자는 한 여성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은서야, 얼른 이리 와봐. 이분은 성 대표님이셔. 와서 성 대표님에게 술 한 잔 따라봐!"최은서와 성빈의 눈빛이 타닥 거리며 마주쳤다!성빈의 눈빛은 날카로워졌고, 짙은 화장을 한 최은서를 바라보며 화를 냈다.최은서는 모델이 되고 싶다 하지 않았는가? 설마 이렇게 해서 모델이 되고 싶다는 말인가?최은서 역시 성빈을 이곳에서 만나게 되자 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