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전에 박한이 모든 걸 폭로하더라도 결혼식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했었다.그러나 지금 그의 정신상태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는 결혼식을 계속 진행하고 싶었지만 그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다.현장에 많은 하객들은 그의 친구들임에도 불구하고 연극을 보는 듯한 시선들은 어쩔 수 없었다.그녀의 눈물이 그의 바지 위로 떨어졌다.그는 그녀의 슬픈 모습을 바라보며 청량하고 쉰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그의 목소리를 듣고 그녀는 이성을 되찾았다."저 안 울어요. 울 일도 아니에요."그녀는 말하면서 대야를 욕실로 가져가서 내려놓고 옷장에서 새 양복을 꺼냈다."이미 일이 터졌으니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그녀는 양복을 침대에 놓고 박시준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그의 셔츠는 더럽혀지진 않았지만 구겨졌다.그녀는 그가 구겨진 옷을 입고있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다.지난 몇 년 동안 그는 늘 귀한 도련님이었고 지금 모두가 그를 살인자라고 불러도 그녀의 마음속에선 여전히 고결하고 멋진 박시준이었다."시준씨,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 없어요. 우리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거에요..." 그녀는 말하며 목이 메어왔다.그녀는 셔츠 단추를 풀고 그의 온 몸에 멍이 든 것을 보았다.간신히 눈물을 참았지만 그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다시 무너졌다.나쁜 놈들, 자기들이 뭐라고 괴롭히는 거야? 망할 놈들!"아파요?" 그의 상처를 닦아주는 그녀의 손가락은 파르르 떨렸다."울지 마.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결혼식에 영향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그녀의 눈물을 바라보며 그는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그녀가 말한 것처럼 박한은 이미 모든 카드를 펼쳤다.이보다 더 나쁜 일은 더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네! 시준씨, 이생에서 저는 당신만 있으면 돼요. 당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눈물이 앞을 가린 그녀는 그의 단호한 눈빛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녀는 돌아서서 눈물을 닦았다.침실에서 나오자 모두가 그녀를 보고 한 사람씩 앞
조지운이 대꾸했다: "진아연 씨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 진아연 씨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당신들은 그사람에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전 애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 거예요." 마이크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박시준이 나서서 사람을 죽인 동기를 설명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대표님은 설명하지 않을 거예요." 조지운이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걸 가장 싫어해요. 하지만 그런 일을 한 데는 분명 정당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정당방위라든가 그런 거 말이에요.""당신의 대표님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요. 진아연에게도 설명해주지 않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에게 하겠어요? 진아연이니 그런 성질을 참고 사는 거죠. 그렇게 기고만장하더니 오늘 꼴 좋게 됐네요.""고소해요? 대표님에게 죄가 있다면 법이 벌할 거예요. 오늘 있던 일은 누군가 계획하고 진행한 거예요. 그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처벌을 받을 거예요." 조지운이 화를 내며 말했다."이건 아마 박시준 인생에서 처음으로 되는 굴욕이 될 거예요. 참 불쌍하네요.""닥쳐요! 대표님은 지금 진아연 씨의 남편이에요. 그러니 대표님이 무사하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럼 진아연 씨가 더 불쌍하게 울 거예요.""왜 계속 진아연을 이용해 나한테 뭐라 그러는 거예요?""그녀만이 당신을 조용히 할 수 있으니깐요. 재수 없는 소리를 그만 해요!"잠시 후 마이크는 약상자를 가져와 진아연에게 건네주었다."결혼식을 30분 정도 연기하는 게 어때? 곧 12시야." 마이크가 시계를 들여다보고 진아연에게 말했다.진아연은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을 갈아입히고 같이 갈게.""알았어. 참, 너 화장을 좀 고쳐야겠어. 울어서 화장이 다 번졌어." 마이크가 귀띔했다."알았어." 그녀는 약상자를 손에 들고 돌아서서 방으로 들어갔다.마이크는 별장에서 나와 사회자에게 결
리조트 입구.마이크와 조지운은 최경규를를 잘못 판단했다.한 번에 물러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쫓아내도 물러가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최경규는 인생 절반을 하는 일 없이 보냈기 때문에 깡다구나 억지 부리는 능력이 남달랐다.그는 땅에 주저앉아 목청을 빼 놓고고 소리를 질러댔다. 사실 경호원들은 그를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오늘 이 상황은 특수한 상황이기에 경호원들이 감히 함부로 그에게 손을 댈 수 없었다.첫째, 이 사람은 자신이 박시준의 생부라고 주장하고 있었다.둘째, 일을 너무 걷잡을 수 없게 키우면 부근에 있는 많은 주민이 구경하러 몰려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혼식 진행에 영향을 준다.박시준은 땅에서 억지를 부리는 최경규를 보자 피가 끓어올랐다.오전에 박한과 사이가 틀어졌는데 이 일로 그는 이미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고 마음이 식어버렸다.그런데 지금 최경규가 또 이렇게 결혼식 현장에 달려와 난동을 부리는 것이다. 마치 하늘이 그가 오늘 순조롭게 결혼식을 진행할 수 없게 훼방을 놓는 것 같았다.그는 이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악당이 되었다. 그래서 자신의 명성이 더 나빠지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여기서 뭐 해?!" 그는 최경규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사람들은 박시준에게 잡힌 최경규가 곧 죽을 것처럼 느껴졌다."네가 맞는 걸 봤어. 그래서 널 보러 온 거야. 너 이 개 같은 자식. 밖에서 당한 걸 나한테 화풀이하려는 거야? 이 손 놓지 않고 뭐해!" 최경규가 목청을 높였다.진아연은 그만 하라고 말리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그가 지금 분노로 휩싸였다는 걸 발견했다. 지금 이 감정을 분출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억누른다면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필 이때 최경규가 나타났다."아연아. 너 먼저 결혼식장으로 가." 마이크는 박시준이 곧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이곳은 폭력으로 인한 피비린내로 가득할 것이다. 그는 진아연이 그런 장면을 보게 할 수 없었다.그는 억지로 진아연을 결
조지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경규가 욕설을 퍼부었다. "박시준, 이 배은망덕한 자식아. 내가 왜 왔는지 묻지도 않고 손찌검부터 하는 거냐? 이런 젠장. 너 능력 있으면 가서 박한이나 때려. 내가 친아버지이니 너한테 해코지 못 한다는 걸 알고 이러는..."박시준은 쉴 새 없이 지껄이는 그의 입을 보며 구역질이 난다고 느꼈다.그리고 그가 뱉은 말들은 더 구역질이 났다.만약 그가 최운석을 데리고 귀국한 뒤 박시준을 찾아가 돈을 갈취하지만 않았어도 그 뒤의 일들은 아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이런 비극은 그가 직접 만들어낸 것인데 감히 여기까지 찾아와 난동을 부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다고 생각했다.오늘 결혼식을 치르지 않더라도 박시준은 이 사람을 제대로 혼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날뛰지 못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결혼식장.시간이 한참 흐른 후 진아연은 다급한 발소리를 들었다.그녀는 눈을 치켜뜨고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마이크가 걸어오고 있었다."시준 씨는?" 그녀의 목소리엔 주체할 수 없는 차가움이 느껴졌다.그녀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다는 건 아마 오지 않을 거라는 걸 말해줄지도 모른다."다쳐서 병원에 실려 갔어." 마이크가 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일단 밥 먹으러 가."그녀는 손깍지를 꽉 꼈다.그녀는 그를 보러 병원에 가야 하는데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여기에 남아서 아무 곳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아연아. 네가 힘들다는 걸 알아. 하지만 오늘은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결혼식은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 어디 가서 밥이나 먹자. 결혼식도 못 하고 사람마저 쓰러지면 안 되잖아." 마이크는 그녀의 팔을 잡고 데려가려 했다.그녀는 고집스럽게 팔을 빼며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마이크 씨, 먼저 손님들에게 식사하는 곳을 안내해드려요. 전 여기서 아연이랑 좀 더 있을게요." 여소정이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마이크 씨가 결혼하는 게 아니니 아연이가 지금 얼마나 괴로운지
"대표님, 하객들은 모두 연회장에서 식사하고 계십니다." 조지운이 밖에 있는 종업원에게 물어 대답을 얻어 온 것이다. "일단 연회장에 가셔서 식사부터 하시죠. 진아연 씨도 거기서 식사하고 있을 거예요."박시준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휴대폰 화면이 언제부터인지 깨져 있었지만 사용에는 지장이 없었다.그는 진아연의 번호를 찾아 눌렀고 곧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아연아.""시준 씨."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말했다."지금 어디야?""지금 어디에요?"두 사람은 또다시 동시에 말했다.그들은 동시에 아무 말이 없다가 몇 초 후 진아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 "별장에 있어요. 시준 씨는요?""내가 지금 갈게.""네."전화를 끊은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말투는 그가 이미 안정을 되찾았음을 말해준다.여소정의 말처럼 오늘이 지나면 그들의 삶은 점점 안정될 것이다.앞으로 그들을 무너뜨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5분 후 박시준이 별장으로 돌아왔다.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두 사람은 멍해졌다.박시준은 진아연이 이미 드레스를 벗고 화장을 지웠으며 머리 장식구도 풀었을 줄 생각지 못했다.그녀는 지금 긴 치마를 입고 있었고 얼굴은 그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민낯이었다.그리고 진아연은 그의 얼굴에 상처뿐만 아니라 거즈까지 감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결혼식 안 해?" 그가 불안한 마음에 물었다.그녀는 마음이 아파왔고 숨을 들이켠 후 대답했다. "시준 씨, 지금 오후 2시가 넘었어요...""무슨 일이 있어도 결혼식은 꼭 진행하자고 했었잖아.""시준 씨 지금 이런 모습으로 결혼식을 하고 싶어요? 옷 좀 봐요. 또 더러워졌잖아요. 얼굴에 난 상처에 다른 사람들이 놀라지 않겠어요? 정말 나랑 결혼식을 하고 싶다면 왜 결혼식이 끝난 뒤에 싸우지 않은 거예요?"그녀는 그에게 잔소리하지 않으려 했지만 그가 오히려 묻고 있었다.그녀가 결혼식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는 그녀의 입장을 생각해보지 않았다.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느낀 그는 아무 말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마."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품에 안더니 그녀의 머리에 턱을 문질렀다. "당신은 밥 먹었어?""먹었어요." 그녀는 그의 몸에서 나는 약 냄새를 맡으며 억울한 듯 말했다. "아침을 적게 먹었더니 점심에 너무 배고파서 먼저 먹었어요.""그래.""최경규는 어때요? 설마 많이 다치도록 때린 건 아니죠?" 진아연은 마음이 불안해 졌다.최경규를 본 순간 그는 악마로 변신한 것 같았다.그녀는 그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때려서 문제라도 생길까 걱정되었다."모르겠어. 아직 살아 있을 거야." 그는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자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시끄럽지 않았을 거야. B국에 잘 있으면서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해도 내가 이렇게 화나진 않았을 거야.""좋은 아빠가 아닌 건 맞아요. 시준 씨, 화내지 말아요. 앞으로 그 사람이 뭘 하든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에요.""그래."병원.최경규는 온몸에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의사가 상처를 치료한 후 입원하라는 권고했지만 그는 자신이 아직 움직일 수 있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했다.병원에서 나온 그는 최운철에게 전화를 걸었다."빨리 병원에 데리러 와!"최운철: "은서랑 공항에 가려던 참이었어요.""젠장! 내 말도 이젠 안 듣겠다는 거야? 지금 당장 병원으로 오라고! 안 오면 앞으로 내 얼굴을 못 볼 거야!" 최경규가 크게 화를 냈는데 이건박시준에게 맞아서만은 아니었다.박시준이 그를 때릴 때 그도 박시준에게 두 번 주먹을 날렸다.박시준에게 주먹을 두 번 날리고 난 그는 기분이 더 나빠졌다.박시준이 지금 박한에게 공격당하고 있고 전 국민이 인터넷에서 박시준을 욕하고 있으니 앞으로 A국에서 고개를 쳐들고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르고, 앞으로 박시준을 찾아가 돈을 달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았다.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었다.박시준은 지금 박씨 집안의 사람이 아니라 최씨 집안의 후대다. 이 사실은 최씨 가문과 박씨 가문의 문제인데 최경규는 지고 싶지 않았다.
진아연은 그의 얼굴에 난 상처가 결혼식 하객을 따라온 아이들을 놀라게 할까 걱정되어 별장에 있으라고 한 것이었다. 휴식도 하면서 오늘 일에 대해 생각도 해보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지 고민도 해보라고 했다.사실, 그녀도 화가 났다. 오늘 결혼식을 진행하지 못한 건 절반이 박시준의 책임이었다."아연 씨, 왜 나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성빈은 목청을 가다듬고 물었다. "다들 시준이를 보고 싶어 해요.""온몸에 상처를 입었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이 자신을 핑곗거리로 삼자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엉덩이도 상처투성이에요."박시준: "..."성빈이 놀란 얼굴로 물었다. "시준아, 그렇게 심해? 그럼 푹 쉬고 있어."박시준은 소파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나 괜찮아.""아." 성빈은 난감해졌다.박시준은 진아연에게로 걸어가 의논했다. "오늘은 우리 결혼식이잖아. 우리 둘만 쭉 방 안에 있으면 보기에 좀 그래. 내가 가서 하객들을 만나고 올게."진아연: "가보세요. 9시 전까지는 돌아와야 해요."박시준이 그러겠다고 대답하고 나서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그에겐 아직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이 있었다."아연 씨, 같이 연회장에 가지 않을래요?" 성빈이 말했다. "시준이를 보고 싶은 것도 있지만 진아연 씨도 보고 싶어 해요."진아연은 어딘가 어색함을 느꼈다.낮에 일어난 일은 예리한 칼처럼 그녀의 심장을 찔러 상처를 냈다.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을 향하던 많은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하객들은 그들의 지인들이었지만 그녀는 어쩐지 창피하다고 생각했다."여보, 같이 가자!" 박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일부 하객들이 이미 돌아가서 지금 사람이 별로 없어.""맞아요. 거의 대부분 돌아갔어요. 지금 남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에요." 성빈이 말했다. "오늘 일이 비록 좀 안 좋게 보이긴 하고 시준이 명성에 안좋기도 하지만. 이런 것들이 시준이의 사업에
"예전에 전 저의 인생을 저 혼자 걸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진아연 당신을 만났어요. 당신은 나에게 사랑이 뭔지 정이 뭔지, 그리고 의리가 뭔지 알려줬고 완벽하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려줬어요. 당신이 있어야 내 인생이 완벽해질 거예요. 앞으로 매일 순조롭게 보낸다는 보장은 없지만 앞으로의 매일 지금 이 순간처럼 몸과 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진아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한 말은 그가 전에 미리 썼던 서약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지금 내가 한 말이 미리 써놓은 원고랑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그가 놀란 조그마한 얼굴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오늘 이런 일이 생겼고 당신에게 맘 고생시켜서 내가 미안해.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어."진아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비록 정식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아주 감동했다.그녀는 그의 손에서 마이크를 가로채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준 씨, 우리가 다르다는 걸 알아요. 당신은 타오르는 불꽃이고 전 장작이에요. 하지만 당신은 보통 불꽃이 아니에요. 당신은 절 태워 없앨 수 없어요. 당신은 저에게 따뜻함과 감동을 가져다주었어요. 우린 비록 자주 싸우지만 전 당신이 절 위해 변한 것과 절 위해 했던 일들을 다 기억하고 있어요. 전 제 생명의 마지막까지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무대 아래가 들끓었다."키스해! 키스해!" 모두가 외쳤다.김세연이 라엘의 눈을 가렸다.라엘은 조그마한 손으로 김세연의 손을 뿌리쳤다. "엄마 아빠가 뽀뽀하는 거 볼래요!" 잠시 멈칫하던 라엘이 입을 삐죽하며 말했다. "아빠가 점심에 엄마랑 결혼하러 오지 않아서 엄마가 화가 난 줄 알았어요. 두 사람이 또 싸우고 오랫동안 만나지도 않고 말도 섞지 않을 줄 알았는데..."엄마 아빠의 이런 다정한 모습에 라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월세방.박한은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뉴스를 봤다.박우진은 얼굴이 찐빵처럼 부어올랐고 너무 아파 잠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