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그룹.진아연은 회사에 도착한 뒤, 바로 마이크의 사무실로 갔다.마이크는 제품 관련해 부서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온 것을 보자 대화를 멈추고 그녀에게 다가왔다."뭐야? 무슨 일이야? 가만히 있으니 나 무서워질라 그래." 마이크는 농담을 했다. "나는 네가 오늘 집에서 하루 종일 선물 정리를 할 줄 알았는데!"진아연은 그의 농담을 가볍게 무시하고 출근길에 생각한 방법을 말했다. "드론을 이용해서 최운석을 찾아보는 거야!"마이크의 옅은 초록색 눈동자가 빛났다."안 그래도 최운석 씨랑 전화 통화 했어. 지금은 밖에 나올 수 없지만 통화는 할 수 있다고..." 진아연은 흥분하며 말했다. "창 밖에 무슨 빨간색이 걸려 있다고 했어. 드론을 통해서 찾아...""아연아, 그것도 좋은 생각이긴 한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마이크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 "그냥 가족한테 바로 주소를 물어보면 안 되는 거야?""내가 가족들이랑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 이 방법을 사용할 생각도 안 했겠지? 내 연락을 다 피하고 있어." 진아연은 침울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다시 귀찮게 하는 걸 원치 않으니깐 최운석 씨랑 통화까지는 허락한 거 같아."마이크: "경찰을 부르는 건 어때?""경찰을 이 일에 개입시킬 권한이 없는 걸." 진아연은 그리고 말을 이어 갔다. "최운석 씨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가족들이랑 있어. 난 가족도 아니고. 경찰을 부른다 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거야... 그게 아니면...""그게 아니면?""박시준 씨가 도와주지 않는 이상은 말이지." 진아연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일은 내가 직접 해결하고 싶어. 안 그래도 바쁜 사람한테 이런 일까지 부탁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깐 드론을 이용해서 한번 찾아보자! 혹시 알아? 정말 찾을지?""알겠어! 도와줄게. 최운석을 찾는 게 내 결혼 선물이다. 알겠지? 진짜 뭘 줘야 할지 모르겠어." 마이크는 투덜거리며 말했다. "박시준 씨가 너한테 그렇게 많은 선물을 줬다는 말을 들
점심.진아연은 업무를 마치고 직접 운전해서 여소정을 만나러 갔다.오늘은 여소정이 두번 째 심리치료를 받는 날이었다. 치료를 받고난 후의 컨디션은 전에보다는 훨씬 좋아보였다."강진이 죽으니 내 마음속의 한도 조금 줄었나봐." 여소정은 커피를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나한테 열등감 때문에 자신한테 부담주지 말래. 죄책감을 가질 사람은 가해자이기 때문이라고.""응. 너 지난번에 매니큐어 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이따가 같이 하자! 나도 하고 싶어." 진아연은 조금 가벼운 화제로 바꿨다.여소정은 진아연을 한번 쭉 훑어보았다. "너 언제부터 외모에 신경쓰기 시작했어? 오늘 목걸이까지 하고, 날 만난다고 일부러 한 건 아니지? 이따가 박시준 만나?"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시준 씨 요즘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 데이트는 무슨. 결혼하는 데 이렇게 사소한 일들이 많을 줄 몰랐어.""그건 그쪽에 도와주는 어른이 없어서 그래." 여소정은 한마디로 정곡을 찔렀다. "나랑 하준기가 결혼식을 할 때 봐봐, 우리 둘은 식사 메뉴 정하는 거랑 하객 리스트 정하는 거 빼고 다른 건 전혀 신경 안 썼어. 보통 다 그래, 젊은 사람들이 결혼 하면 부모님들이 다 도와서 하는 거야. 너희는 양쪽 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니 힘들지."이 얘기를 할 때마다 진아연은 마음속으로 늘 쓸쓸했다."박시준 씨가가 그제 밤에도 이것 때문에 술을 잔뜩 마시고 취했었어." 진아연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너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나도 엄마 생각이 나네.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나랑 박시준이 화해하고 아이도 하나 더 생기고 하는 걸 보시면 엄청 좋아하셨을텐데.""어머님이 당연히 좋아하셨겠지. 근데 넌 아빠 생각은 안 나?" 여소정은 물었다.진명그룹은 사실 진준이 설립한 회사였다. 파산이 나서 진아연이 다시 애써 재창립을 한 것이었다.진준이 바람을 피운 건 잘못한 것이지만 죽기 전에 모든 유산을 다 진아연에 남기고 간 것이었다. 때문에 그나마 미움만 남기지 않은 것이
박시준이 그 집안 사람들과 다른 이유는 박시준이 박 씨 가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진아연은 이렇게 여소정에에 말할 수가 없었다. 박시준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때문에 진아연은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주기로 했다."신기한 건 한이가 엄청난 IQ를 가지고 있다는 거야. 나라가 인정하는 영재 아동이잖아!" 여소정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라엘이도 IQ는 한이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예술적으로는 천재잖아! 그리고... 지성이는 아직 걷지도 못하지만 벌써 강아지 소리를 따라 한다며? 얘도 천재 재질이 있는 것 같아."진아연: "..."여소정이 한이와 라엘을 칭찬할 때까지 진아연은 아주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갑자기 지성이 얘기를 하니 뭔가 이상했다.강아지 소리를 따라할 수 있으면 천재 재질을 보인다?점심을 다 먹고 두 사람은 매니큐어를 하러 갔다.이동하면서 두 사람은 신랑 신부 들러리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박시준 주변에 결혼 안한 친구가 많아, 신랑 들러리는 어렵지 않아." 진아연은 말했다. "근데 내 주변에 가깝게 지내던 애들 다 결혼했어.""아니면 친척들 중에 찾으면 되지!""그럴 바에는 회사 여직원 중에서 하나 뽑는게 더 낫겠다!" 진아연은은 덤덤하게 말했다. "예전에 우리집 힘들 때 우리가 돈 빌리러 찾아갈까봐 다 연락 끊고 살았어."세 시간 후, 두 사람은 매니큐어를 다 하고 가게를 나왔다.여소정은 전화를 하고 있었다.진아연은 전화를 다 하기를 기다렸다가 물었다. "너네 집 손님이 왔어?""시어머니가 왔어. 이것저것 몸보신 음식을 사 왔대, 평소에 끓여 먹으라고." 여소정은 말했다. "하준기가 저번에 아직 임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나봐. 그러니까 시어머니가 또 예전처럼 적극적이잖아."진아연: "그럼 먼저 들어가! 어른들이 뭐라고 하시든 너무 부담 갖지마.""응. 이 시간이면 너도 화사 안 가도 되지? 너도 집에 들어가!""응, 집 갈려고."두 사람은 헤어졌다.진아연은 스타팰리스 별장으로 향했다.이때,
"최경규 씨, 우리 만나서 얘기합시다!" 진아연은 직접 만나서 최경규가 A국에 온 진짜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다. 아니면 최경규가 어떤 짓을 할지 몰랐다! 그는 아주 위험한 존재였다, 그로 인해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좋아요, 우리 만나는 거 박시준은 몰았으면 하는데." 최경규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손해보는 건 박시준이니까요 ""박시준을 모른다면서요!" 진아연은 큰 소리로 말했다. "전에 제가 박시준과 아는 사이인지 물어봤을 때 모른다고 했잖아요!""거짓말아니에요, 전에는 몰랐었죠, 여기에 와서 알게 되었어요." 최경규는 가볍고 교활한 말투로 말했다. "왜 흥분하고 그래요? 내가 박시준을 아는 게 뭐 이상한 일이라도 되나요? 아니면 박시준이 신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나 봐요, 일반인은 가까이 못하는 신? 하하하!"진아연은 불쾌함을 겨우 참으며 입을 열었다. "만나서 얘기 합시다! 지금 어디에요? 제가 갈게요!"최경규: "아니요! 주소 불러요, 제가 찾아갈게요."진아연은 속으로 감탄했다. 이 여우 같은 놈이 자기 위치가 발각될까봐 머리를 쓰는 것이었다!저녁, 스타팰리스 별장.한이는 오늘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왔다.오늘 한이는 숙제를 빨리 완성했다.게다가 한이는 빨리 집에 와 박시준이 준 선물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다.아침에 진아연이 한이한테 이 사실을 말할 때 한이는 본능적으로 피해 선물이 뭔지 몰랐지만.사실 속으로는 보고 싶었다.오빠가 집에 온 것을 본 라엘은 너무 좋아서 한이를 향해 뛰어갔다!"오빠! 오늘 엄청 일찍 왔네! 오빠 보니 너무 좋다!" 라엘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빠, 우리 지성이 데리고 밖에 나가 놀자! 나 매일 데리고 나가거든, 그래서 지성이가 나를 제일 좋아해!"하지만 한이는 동생을 데리고 놀려고 일찍 온 것이 아니었다.한이는 라엘을 차갑게 거절했다."오빠 숙제할거야? 나도 숙제할래! 같이 하자!" 오빠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라엘도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맞다, 오빠. 아빠가 선물
이모님은 올라가서 힘들게 큰 수납함을 끌고 방에서 나오는 라엘이를 보았다."라엘아, 뭐하는거야?" 이모님은 자세를 낮춰 라엘에게 물었다.눈시울이 붉어진 라엘은 입을 열자 울음이 터져 버렸다. "오빠가 화를 내고 저한테 소리를 질렀어요!""울지 마, 울지 마! 오빠 금방 화가 풀릴거야. 그만 울자! 너무 울면 눈 아파." 이모님은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수납함은 왜 끌고 나온거야?""오빠가 싫대요..." 라엘은 말할수록 더 억울했다, 눈물은 더욱 더 흘러내렸다.라엘의 울음소리에 한이의 마음도 착잡했다.'한이는 문을 쾅' 하고 닫아 잠가 버렸다.이모님은 잠긴 문을 바라보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한이가 평소에 말이 별로 없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일상 생활에서 지나친 행동을 하는 철없는 아이가 아니었다.오늘따라 평소의 한이 답지 못했다.이모님은 다시 수납함에 주의를 기울였다. 수납함 안의 글씨본을 본 이모님은 이제야 이유를 알았다."라엘아, 울지 마! 우리 일단 내려가자! 이모가 바로 엄마한테 전화할게, 엄마 들어오면 오빠 화 풀릴거야." 이모님은 무거운 마음에 라엘이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모님은 휴대폰을 꺼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 벨 소리를 들은 진아연은 이모님의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최경규의 사악한 얼굴이 진아연 앞에 나타났다.진아연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씨 오늘 우리 작은 아들한테 전화를 했다면서요? 관심이 많은가 봐요?" 최경규는 더욱 사악하게 웃었다."최경규 씨, 여기로 이사온 이유가 뭐예요? 뭘 하려고 왔어요?" 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밀려오는 공포감은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왔어요?!"최경규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공포감이 더 밀려왔다."왜 그렇게 뚜러져라 쳐다봐요, 무섭게!" 최경규는 진아연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보는 듯했다. "오래 전부터 의심했죠? B국에서부터 계속 박시준을 아는 지 물어봤잖아요, 그
돈 얘기에 최경규의 눈에는 갑자기 빛이 반짝였다.최경규도 진아연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일 지를 몰랐다. 참 마음에 드는 성격이었다!"전 박시준한테 200억 내놓으라고 했어요...""200억?" 진아연은 이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최경규의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 "내가 줄게요!"최경규는 큰 소리로 웃었다. "참 성격도 급하시다! 내가 그렇게 싫어요? 두 사람이 이 정도로 나를 싫어하니 히려 여기 떠나기 싫어지려고 하는데."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여기서 끝까지 안 떠나면 박시준이 당신을 죽일 수도 있어요!"최경규 같은 쓰레기를 대할 땐 반드시 더 강하게 나가 겁을 줘야 한다.그리고, 진아연의 말은 완전히 위협만은 아니었다.최경규가 너무 멀리 가면 어쩌면 박시준이 정말 그럴수도 있다.최경규 얼굴의 미소는 순간 싹 사라졌다.박시준에게 협박을 당하는 것도 분한데 며느리가 될 사람한테까지 협박을 당하니 최경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래, 그럼 죽이라고 해! 나를 죽이면 우리 큰아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이 일을 온 세상에 퍼뜨릴 거야, 그때되면 전세계 사람들이 박시준이 어떤 자식인지 다 알겠지!"최경규는 거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도발했다.진아연은 룸 입구를 쳐다봤다 혹시나 밖에 다른 사람들이 듣지 않을까 걱정됐다.진아연이 일부러 룸을 예약한 것도 최경규와 다툼이 날 것을 대비한 것이었다."그래요, 사람들이 다 알면 그게 왜요?" 진아연은 오히려 침착해졌다. "박시준이 A국의 지위와 능력에 당신 같은 사람 하나 아무도 모르게 없애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 아들이 A국에서 난리를 피운다고 하셨죠? 그 전에 당신과 같이 저 세상에 갈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돈만 받고 조용히 사라지는 게 당신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그래요! 돈 받고 떠날게요! 한달에 200억씩 주면 바로 떠날게요!" 최경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돈을 안주면 끝까지 버틸 기세였다.최경규의 요구에 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최경규 같은 인간이 뭔 아버지? 인간이라고 하기도 아깝다!정말 자기를 과대평가 하고 있다!진아연이 떠나고 최경규는 인상을 찌푸리고 술을 들이켰다.그는 자기가 요구한 금액이 너무 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1년에 4800억, 많은 게 아닌데! 이 정도는 박시준이 버는 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식당에서 나온 진아연은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진아연도 이 일에 완전히 말려들어갔다. 이제 지가한테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으니 최경규는 분명히 다시 박시준을 찾아갈 것이다.최경규 이 쓰레기 같은 인간, 이제 박시준의 쓴 맛을 한번 제대로 봐야 지금 하고 있는 짓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 것이다!하지만 박시준도 이것 때문에 골치가 많이 아플 것이다!진아연은 운전하고 돌아오는 길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하고 박시준에게 전화를 했다.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전화를 켜자 이모님이 보내온 문자가 보였다.——한이랑 라엘이 싸웠어요, 좀 심하게요. 일 다 보고 얼른 들어오세요.문자를 본 진아연은 순간 어지러워졌다!진아연은 전화를 내려놓고 이어폰을 뺐다. 그리고는 집으로 향했다.스타팰리스 별장, 거실.라엘은 여전히 수납함을 안고 바닥에 쪼그려앉아 조용히 눈물을 닦고 있었다.이모님은 2층 아이 방 밖에서 한이를 달래고 있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다행히 지성이가 울고 그러지는 않고 조용히 있었다. 지성이는 아기침대에 누워 간식도 먹고 혼자 잘 놀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아연이 집에 돌아왔다.진아연은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거실로 들어가 우울해하는 딸을 보고는 바로 안아 올렸다."라엘아, 왜 그래? 오빠랑 왜 싸웠어?" 진아연은 말하며 수납함에 들어있는 글씨본을 발견했다. "이 글씨본 때문이야?""오빠가 아빠가 사 준 선물이 싫다며 발로 수납함을 찼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안된다고 하니까 오빠가 저한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라엘의 예쁜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딸의 억울한 목소리를 들으며 진아연의 머릿속에는 분노가 가득 찬 아들의
진아연과 아들 사이에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사실 진아연은 방금 말을 하고 바로 후회가 되었다.한이가 3살은 아니지만 그래봤자 아직 10살도 안되는 아이뿐이었다.그리고 아이는 몇 살이든 엄마 앞에서는 늘 엄마의 용서와 포용을 원하기 마련이다.장희원이 돌아가기 전에 진아연도 마찬가지였다.진아연은 후회됐다. 최경규한테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까지 가져와 아들한테 쏟아부은 건 잔아연의 잘못이었다.진아연이 한이를 쫓아가려고 할 때, 한이는 이미 별장을 떠나 버렸다.진아연이 내려왔을 때 아래층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라엘아, 그만 울어. 엄마가 경호원 아저씨한테 쫓아가라고 했어. 별일 없을 거야." 이모님은 지성이를 안고 라엘을 달래고 있었다.진아연의 기분은 최악이었다.진아연이 집에 있는 라엘을 먼저 달랠까 집 나간 한이를 먼저 달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라엘이가 다가와 엄마를 안았다."엄마, 오빠 혼냈어요?"진아연은 겨우 입을 열었다. "오늘 엄마 기분이 많이 안 좋아. 아마도 오빠한테 말을 좀 심하게 한 것 같아.""흥흥...오빠가 집 나가는 거 싫어요! 엄마 빨리 오빠 찾으러가요!" 라엘은 눈물을 닦으며 진아연을 밖으로 끌어냈다.진아연이 라엘이랑 함께 한이를 찾아 나가려던때 경호원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경호원은 이모님에게 전화를 했다.이모님은 전화를 받고 '네' 라고 두 번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아연 아가씨, 경호원이 걱정하지 말래요. 한이를 따라 갔다고 하니까 별일 없을 거예요. 한이가 밖에서 바람 좀 쐬다 보면 기분이 풀릴 거예요, 괜찮아지면 데리고 들어온대요." 이모님은 진아연에게 말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좀 심하게 말한 것 같아요.""아연 아가씨, 너무 자책하지 마요. 아이한테 심하게 한들 얼마나 심하게 하겠어요? 한이 반응이 격한 거였을 거예요." 이모님도 마음이 무거운 건 마찬가지였다. "아마 한이가 아빠가 준 글씨본을 보고 아빠가 글씨를 잘 못 쓴다고 놀렸다고 생각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