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규 씨, 우리 만나서 얘기합시다!" 진아연은 직접 만나서 최경규가 A국에 온 진짜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다. 아니면 최경규가 어떤 짓을 할지 몰랐다! 그는 아주 위험한 존재였다, 그로 인해 큰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좋아요, 우리 만나는 거 박시준은 몰았으면 하는데." 최경규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손해보는 건 박시준이니까요 ""박시준을 모른다면서요!" 진아연은 큰 소리로 말했다. "전에 제가 박시준과 아는 사이인지 물어봤을 때 모른다고 했잖아요!""거짓말아니에요, 전에는 몰랐었죠, 여기에 와서 알게 되었어요." 최경규는 가볍고 교활한 말투로 말했다. "왜 흥분하고 그래요? 내가 박시준을 아는 게 뭐 이상한 일이라도 되나요? 아니면 박시준이 신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나 봐요, 일반인은 가까이 못하는 신? 하하하!"진아연은 불쾌함을 겨우 참으며 입을 열었다. "만나서 얘기 합시다! 지금 어디에요? 제가 갈게요!"최경규: "아니요! 주소 불러요, 제가 찾아갈게요."진아연은 속으로 감탄했다. 이 여우 같은 놈이 자기 위치가 발각될까봐 머리를 쓰는 것이었다!저녁, 스타팰리스 별장.한이는 오늘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왔다.오늘 한이는 숙제를 빨리 완성했다.게다가 한이는 빨리 집에 와 박시준이 준 선물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다.아침에 진아연이 한이한테 이 사실을 말할 때 한이는 본능적으로 피해 선물이 뭔지 몰랐지만.사실 속으로는 보고 싶었다.오빠가 집에 온 것을 본 라엘은 너무 좋아서 한이를 향해 뛰어갔다!"오빠! 오늘 엄청 일찍 왔네! 오빠 보니 너무 좋다!" 라엘은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빠, 우리 지성이 데리고 밖에 나가 놀자! 나 매일 데리고 나가거든, 그래서 지성이가 나를 제일 좋아해!"하지만 한이는 동생을 데리고 놀려고 일찍 온 것이 아니었다.한이는 라엘을 차갑게 거절했다."오빠 숙제할거야? 나도 숙제할래! 같이 하자!" 오빠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라엘도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맞다, 오빠. 아빠가 선물
이모님은 올라가서 힘들게 큰 수납함을 끌고 방에서 나오는 라엘이를 보았다."라엘아, 뭐하는거야?" 이모님은 자세를 낮춰 라엘에게 물었다.눈시울이 붉어진 라엘은 입을 열자 울음이 터져 버렸다. "오빠가 화를 내고 저한테 소리를 질렀어요!""울지 마, 울지 마! 오빠 금방 화가 풀릴거야. 그만 울자! 너무 울면 눈 아파." 이모님은 눈물을 닦아주며 물었다. "수납함은 왜 끌고 나온거야?""오빠가 싫대요..." 라엘은 말할수록 더 억울했다, 눈물은 더욱 더 흘러내렸다.라엘의 울음소리에 한이의 마음도 착잡했다.'한이는 문을 쾅' 하고 닫아 잠가 버렸다.이모님은 잠긴 문을 바라보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한이가 평소에 말이 별로 없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일상 생활에서 지나친 행동을 하는 철없는 아이가 아니었다.오늘따라 평소의 한이 답지 못했다.이모님은 다시 수납함에 주의를 기울였다. 수납함 안의 글씨본을 본 이모님은 이제야 이유를 알았다."라엘아, 울지 마! 우리 일단 내려가자! 이모가 바로 엄마한테 전화할게, 엄마 들어오면 오빠 화 풀릴거야." 이모님은 무거운 마음에 라엘이를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이모님은 휴대폰을 꺼내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 벨 소리를 들은 진아연은 이모님의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최경규의 사악한 얼굴이 진아연 앞에 나타났다.진아연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씨 오늘 우리 작은 아들한테 전화를 했다면서요? 관심이 많은가 봐요?" 최경규는 더욱 사악하게 웃었다."최경규 씨, 여기로 이사온 이유가 뭐예요? 뭘 하려고 왔어요?" 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밀려오는 공포감은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왔어요?!"최경규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공포감이 더 밀려왔다."왜 그렇게 뚜러져라 쳐다봐요, 무섭게!" 최경규는 진아연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보는 듯했다. "오래 전부터 의심했죠? B국에서부터 계속 박시준을 아는 지 물어봤잖아요, 그
돈 얘기에 최경규의 눈에는 갑자기 빛이 반짝였다.최경규도 진아연이 이렇게 단도직입적일 지를 몰랐다. 참 마음에 드는 성격이었다!"전 박시준한테 200억 내놓으라고 했어요...""200억?" 진아연은 이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최경규의 말을 끊고 입을 열었다. "내가 줄게요!"최경규는 큰 소리로 웃었다. "참 성격도 급하시다! 내가 그렇게 싫어요? 두 사람이 이 정도로 나를 싫어하니 히려 여기 떠나기 싫어지려고 하는데."진아연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여기서 끝까지 안 떠나면 박시준이 당신을 죽일 수도 있어요!"최경규 같은 쓰레기를 대할 땐 반드시 더 강하게 나가 겁을 줘야 한다.그리고, 진아연의 말은 완전히 위협만은 아니었다.최경규가 너무 멀리 가면 어쩌면 박시준이 정말 그럴수도 있다.최경규 얼굴의 미소는 순간 싹 사라졌다.박시준에게 협박을 당하는 것도 분한데 며느리가 될 사람한테까지 협박을 당하니 최경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래, 그럼 죽이라고 해! 나를 죽이면 우리 큰아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이 일을 온 세상에 퍼뜨릴 거야, 그때되면 전세계 사람들이 박시준이 어떤 자식인지 다 알겠지!"최경규는 거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도발했다.진아연은 룸 입구를 쳐다봤다 혹시나 밖에 다른 사람들이 듣지 않을까 걱정됐다.진아연이 일부러 룸을 예약한 것도 최경규와 다툼이 날 것을 대비한 것이었다."그래요, 사람들이 다 알면 그게 왜요?" 진아연은 오히려 침착해졌다. "박시준이 A국의 지위와 능력에 당신 같은 사람 하나 아무도 모르게 없애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 아들이 A국에서 난리를 피운다고 하셨죠? 그 전에 당신과 같이 저 세상에 갈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돈만 받고 조용히 사라지는 게 당신한테는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그래요! 돈 받고 떠날게요! 한달에 200억씩 주면 바로 떠날게요!" 최경규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돈을 안주면 끝까지 버틸 기세였다.최경규의 요구에 진아연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최경규 같은 인간이 뭔 아버지? 인간이라고 하기도 아깝다!정말 자기를 과대평가 하고 있다!진아연이 떠나고 최경규는 인상을 찌푸리고 술을 들이켰다.그는 자기가 요구한 금액이 너무 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1년에 4800억, 많은 게 아닌데! 이 정도는 박시준이 버는 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식당에서 나온 진아연은 마음이 더욱 무거웠다.진아연도 이 일에 완전히 말려들어갔다. 이제 지가한테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으니 최경규는 분명히 다시 박시준을 찾아갈 것이다.최경규 이 쓰레기 같은 인간, 이제 박시준의 쓴 맛을 한번 제대로 봐야 지금 하고 있는 짓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 것이다!하지만 박시준도 이것 때문에 골치가 많이 아플 것이다!진아연은 운전하고 돌아오는 길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하고 박시준에게 전화를 했다.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전화를 켜자 이모님이 보내온 문자가 보였다.——한이랑 라엘이 싸웠어요, 좀 심하게요. 일 다 보고 얼른 들어오세요.문자를 본 진아연은 순간 어지러워졌다!진아연은 전화를 내려놓고 이어폰을 뺐다. 그리고는 집으로 향했다.스타팰리스 별장, 거실.라엘은 여전히 수납함을 안고 바닥에 쪼그려앉아 조용히 눈물을 닦고 있었다.이모님은 2층 아이 방 밖에서 한이를 달래고 있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다행히 지성이가 울고 그러지는 않고 조용히 있었다. 지성이는 아기침대에 누워 간식도 먹고 혼자 잘 놀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아연이 집에 돌아왔다.진아연은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거실로 들어가 우울해하는 딸을 보고는 바로 안아 올렸다."라엘아, 왜 그래? 오빠랑 왜 싸웠어?" 진아연은 말하며 수납함에 들어있는 글씨본을 발견했다. "이 글씨본 때문이야?""오빠가 아빠가 사 준 선물이 싫다며 발로 수납함을 찼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안된다고 하니까 오빠가 저한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라엘의 예쁜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딸의 억울한 목소리를 들으며 진아연의 머릿속에는 분노가 가득 찬 아들의
진아연과 아들 사이에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사실 진아연은 방금 말을 하고 바로 후회가 되었다.한이가 3살은 아니지만 그래봤자 아직 10살도 안되는 아이뿐이었다.그리고 아이는 몇 살이든 엄마 앞에서는 늘 엄마의 용서와 포용을 원하기 마련이다.장희원이 돌아가기 전에 진아연도 마찬가지였다.진아연은 후회됐다. 최경규한테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까지 가져와 아들한테 쏟아부은 건 잔아연의 잘못이었다.진아연이 한이를 쫓아가려고 할 때, 한이는 이미 별장을 떠나 버렸다.진아연이 내려왔을 때 아래층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라엘아, 그만 울어. 엄마가 경호원 아저씨한테 쫓아가라고 했어. 별일 없을 거야." 이모님은 지성이를 안고 라엘을 달래고 있었다.진아연의 기분은 최악이었다.진아연이 집에 있는 라엘을 먼저 달랠까 집 나간 한이를 먼저 달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라엘이가 다가와 엄마를 안았다."엄마, 오빠 혼냈어요?"진아연은 겨우 입을 열었다. "오늘 엄마 기분이 많이 안 좋아. 아마도 오빠한테 말을 좀 심하게 한 것 같아.""흥흥...오빠가 집 나가는 거 싫어요! 엄마 빨리 오빠 찾으러가요!" 라엘은 눈물을 닦으며 진아연을 밖으로 끌어냈다.진아연이 라엘이랑 함께 한이를 찾아 나가려던때 경호원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경호원은 이모님에게 전화를 했다.이모님은 전화를 받고 '네' 라고 두 번하고는 전화를 끊었다."아연 아가씨, 경호원이 걱정하지 말래요. 한이를 따라 갔다고 하니까 별일 없을 거예요. 한이가 밖에서 바람 좀 쐬다 보면 기분이 풀릴 거예요, 괜찮아지면 데리고 들어온대요." 이모님은 진아연에게 말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좀 심하게 말한 것 같아요.""아연 아가씨, 너무 자책하지 마요. 아이한테 심하게 한들 얼마나 심하게 하겠어요? 한이 반응이 격한 거였을 거예요." 이모님도 마음이 무거운 건 마찬가지였다. "아마 한이가 아빠가 준 글씨본을 보고 아빠가 글씨를 잘 못 쓴다고 놀렸다고 생각했나 봐요.
엄마와 아들은 그렇게 벤치에 조용히 앉아만 있었다.30분 정도 흐르고 나서 한이가 입을 열었다. "엄마, 들어가요."진아연은 멍을 때리다 바로 일어나 한이의 손을 꼭 잡아줬다.오늘 밤의 모든 갈등은 박시준으로부터 일어났다. 하지만 정작 박시준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진아연은 이모님한테 오늘 일을 박시준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결혼식 준비만으로도 버거운데 최경규까지 나타나 박시준은 이미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 진아연은 더이상 사소한 일들로 박시준을 더 피곤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저녁 10시, 샤워를 마치고 나온 진아연은 텅 빈 침대를 보며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그는 박시준이 몹시 보고싶었다.박시준이 같이 있을 때 저녁에 누워 낮에 있었던 일 얘기도 하고 아이 교육에 대해서 논의도 하고 두 사람의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하곤 했었다.두 사람은 분명히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여전히 할 말은 끝없었다.진아연은 한숨을 쉬었다.지금 박시준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잠시 고민 끝에 진아연은 지금 박시준한테 가기로 했다.30분 후 진아연은 박시준 별장 앞에 도착했다.경호원이 문을 열어줄 때, 진아연은 말했다. "대표님께 알리지 말아요."경호원은 바로 진아연의 뜻을 알아차렸다.서프라이즈!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 하는 것이 틀림없다.진아연은 별장에 들어갔다.홍 아줌마가 진아연을 보고 왜 왔는지 물어보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대표님이 결혼식 세부사항들을 체크하느라 아직 주무시지 않을 거예요.""네, 들어가서 쉬세요! 저 오늘 밤 여기서 묵을 거예요." 진아연은 수줍게 말했다.홍 아줌마도 얼굴이 빨개지며 바로 자리를 피했다.2층, 서재.박시준은 인상을 찌푸린 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진아연과의 모든 과거를 하나 하나 떠올리고 있었다.박시준은 결혼 서약서를 쓰고 있었다.박시준은 이미 자기의 서약서는 다 썼다. 하지만 진아연의 서약서를 쓰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진아연한테 쓰라고 했고
박시준은 마음이 조여왔다. 그래서 잡은 손을 끌고 서재를 떠나려고 했다.진아연은 박시준이 피하려고 하니 바로 손을 놓고 책상 쪽으로 갔다."결혼식 현장 배치는 잘 됐어요? 리허설은 언제 해요? 오늘 동영상 찍었어요?" 진아연은 질문을 하며 아예 의자에 앉았다.자리에 앉자 박시준의 노트북에 열려 있는 문서가 한눈에 보였다."에헴!" 진아연의 얼굴은 순간 달아올랐다. 그리고 기침을 했다."너가 너무 조금 써서 내가 좀 늘려 쓰려고." 잘생긴 박시준의 얼굴도 조금 빨개졌다.박시준은 긴 팔을 뻗어 노트북을 덮으려 했다.진아연은 박시준의 손을 막고 그를 쳐다보았다. "제가 쓸게요! 그때 좀 급해서 대충 썼어요. 다시 쓰면 좀 많이 쓸 수 있어요.""그렇게 많이 쓰지 않아도 돼. 감정을 실어 써서 나를 감동시키면 돼." 박시준은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했다.이 기본적인 요구에 진아연은 도로 긴장이 되었다."왜? 어려워?" 박시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진아연은 보며 물었다.진아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 정도 너무 쉽죠! 제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당신이랑 왜 결혼하겠어요? 안 그래요?""응. 그래, 그럼 쓰고 있어, 나 씻고 올게. 다 씻고 나왔을때 마음에 쏙 드는 결혼 서약서가 내 앞에 있었으면 좋겠어." 박시준은 부드럽게 진아연을 바라보며 큰 손으로 어깨를 토닥해줬다.아주 중요한 업무를 맡기는 듯했다.진아연은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럼 오늘 좀 오래 씻고 와요...""알았어. 천천히 씻을게."박시준이 나가고 진아연은 궁금증을 못 참고 컴퓨터에서 박시준이 쓴 서약서를 찾았다.10분 후, 진아연은 박시준의 서약서를 읽고 완전히 감동에 빠져 버렸다.박시준은 씻고 나와 진아연이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하고 있는 것을 봤다."다 씻었어요?" 진아연은 박시준을 올려다보았다."서약서 다 썼어?" 박시준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깊은 눈망울로 진아연을 바라보았다.진아연은 노트북을 가져와 박시준에게 보여주었다."방금 당신이 쓴
진아연은 드라이기 전원을 꽂고 박시준에게로 다가갔다.박시준은 갑자기 진아연을 안아 버렸다.진아연은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마치 한손에 잡혀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사랑의 보따리에 싸인 듯했다.얇은 잠옷을 넘어 박시준의 체온은 그대로 진아연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바로 그의 숨결이 다가왔다.진아연은 자기가 박시준에게 한 질문이 들려왔다. "시준 씨, 요즘 많이 힘들죠?""응, 하지만 보람이 있어." 박시준은 천천히 대답했다. 그의 숨소리는 더 거칠어졌다. 박시준이 완전히 편한 상태인 것을 알 수 있었다."그럼 눈을 감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마요.""응."진아연은 드라이기를 켰다.진아연은 손끝으로 박시준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따스한 바람에 박시준은 슬슬 잠이 왔다.잠시 후 박시준의 머리는 다 말랐다. 하지만 진아연은 드라이기를 끄기가 아쉬웠다.진아연은 자기 몸에 기대어 잠이 든 박시준이 느껴졌다.박시준의 무게가 슬슬 자기에게로 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최경규가 지금 자기를 찾아와 한 달에 400억을 달라고 해도 줄 것 같았다.진아연은 박시준을 위해 짐을 같이 안고 가고 싶었다. 조금이나마 그가 덜 힘들고 덜 억압받았으면 했다.하지만 박시준 몰래 최경규에게 돈을 주는 걸 알면 박시준이 엄청 화를 낼 것이다.진아연은 중간에 가장 어려운 처지에 처해 있었다.깊은 밤, 진아연의 눈망울은 희미한 별빛 아래 더욱 또렷또렷해 보였다.박시준의 현재 능력으로 최경규가 어떤 협박을하든 박시준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때문에 최경규가 가장 큰 위협은 될 수 없었다.가장 큰 위협은... 최운석이다.최운석이 박시준한테 무슨 짓을 한다는 건 아니지만 두 사람이 신분이 뒤바뀐 것이 알려지면 박시준이 박준구를 죽인 사실까지 밝혀지는 것이 아닐닐까?박시준이 A국에서 엄첨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모든 일들이 하나, 하나 속속 드러나면 그에게 가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눈물은 소리없이 흘러내려 그녀의 얼굴을 차갑게 적셨다.진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