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지?" 은수는 어두운 얼굴로 갑자기 소리를 냈고, 몇몇 여자들은 깜짝 놀았다.자신이 심심해서 수다를 떨다 본인에게 들키다니, 이는 회사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은 몇 명의 여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그러나 은수도 그들과 시간을 낭비할 기분이 아니었다."어디냐고?"방금 말을 하던 그 소녀는 정신을 차리더니 서둘러 레스토랑의 이름과 위치를 모두 은수에게 알려주었다.은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몸을 돌려 갔다.남자의 뒷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방금 놀라서 몸서리를 치던 몇 명의 여자들은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었다.평소에 멀리서 대표님을 바라보기만 했기에 그들은 그가 너무 도도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방금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앞으로 그들은 확실히 그와 멀리 떨어져 다녀야 했다. 그의 카리스마에 그들은 하마터면 숨이 끊길 뻔했다."근데, 대표님이 직접 가서 확인하는 거 아니야? 만약 정말 그들 사이에 무슨 일 있다면, 우리가 말을 잘못해서 생긴 문제 아니겠어?""그런데 차 팀장도 별다른 일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별일 없을 거야.""됐어, 그런 걸 걱정해서 뭐해, 그 차수현도 좋은 사람이 아니야. 전에 연 팀장을 질투해서 하마터면 사람을 죽일 뻔했잖아?""하긴, 어차피 우리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 돼."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레스토랑 안에서.수현은 천천히 밥을 다 먹은 다음 얘기도 다 끝낸 거 같아서 먼저 입을 열었다."배상 얘기도 다 끝냈으니 난 오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먼저 돌아갈게요.""좋아요." 은택도 그녀를 강제로 붙잡지 않았다.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현기증을 느꼈다.음식을 먹었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좀 불편했다. 머리는 무거워서 오히려 더 어지러웠기에 그녀는 역시 돌아가서 잠 좀 자야 했다.이렇게 생각한 수현은 뒤에서 웨이터가 금방 만든 수프를 들고 걸어오는 것을 전혀 주의하지 못하고 이렇
순간, 피가 끓기 시작하더니 은수는 평소의 냉정함을 잃게 되었고, 그의 동작은 거의 거칠다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억지로 수현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수현은 원래 머리가 어지러웠는데 은수가 이렇게 잡아당기자 중심이 불안정해지더니 바로 그의 가슴에 부딪쳤는데 얼굴에 통증이 느껴졌다.그러나 익숙한 냄새는 그녀로 하여금 이 사람이 은수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했다.수현은 왠지 모르게 코가 찡했다. 코를 부딪혔기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속의 억울함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지 몰랐다.손을 내밀어 은수를 밀치고 몸을 곧게 펴려 했지만, 은수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더 주더니 그녀가 발버둥칠 여지가 없게 했다.수현이 여전히 발버둥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자 은수의 분노는 더욱 짙어졌고, 손의 힘도 어느새 가중되었다.남자의 힘은 원래 센데다 이렇게 통제하지 않았으니 수현은 자신의 어깨의 뼈가 모두 으스러질 것 같은 심한 통증을 느꼈다."온은수 씨, 이거 놔요!"수현은 창백한 얼굴로 그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압도적인 체형 앞에서 무척 무기력해 보였다.은수는 놓기는커녕 오히려 그녀의 말에 웃었다."왜, 무슨 양심에 찔린 일을 하다가 나에게 들키기라도 했어? 이렇게 급하게 놓으라고 하다니?""......”수현은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 이때 은택도 일어서서 은수를 바라보았다."이봐요, 당신들이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지금 수현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으니, 이 손 좀 놓아 주면 안 될까요?"은수의 주의력은 원래 수현에게 있었고, 이 영문도 모른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그러나 그가 갑자기 튀어나오자 은수는 그를 힐끗 쳐다보았고, 남자의 안색은 즉시 변했다.이 남자의 생김새는 뜻밖에도 은서와 거의 비슷했다. 비록 기질은 다르지만 미간이 정말 비슷해서 얼핏 보면 그도 헷갈리지도 모른다.이 순간, 은수는 즉시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 수현이 이 남자와 함께 한 이유는 설마 이 얼굴 때문인가?은수의 분노는 갑자기 식더니, 말할 수
은수의 말에 분위기는 많이 싸늘해졌다.수현은 난감함을 느꼈고, 손에 힘을 꽉 쥐고 최선을 다해 은수의 질곡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녀는 미안해하며 은택을 향해 웃었다."미안, 오늘 힘들게 왔는데, 얘기는 이미 끝냈으니 난 이만 가볼게."말하면서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즉시 쫓아갔다.은택은 이 장면을 보고 두 사람이 떠나는 것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더 이상 귀찮게 굴지 않았다.수현은 어지러움을 참으며 빠른 걸음으로 걸었고, 은수는 쫓아가서 그녀의 손을 잡으며 그녀더러 멈추게 하려 했지만 수현은 힘껏 뿌리쳤다.수현이 이렇게 명백하게 거절하는 것을 보고 은수도 화가 확 치밀어 올랐다."왜, 내가 당신 좋은 일을 방해해서 화가 난 거야? 내가 오지 말았어야 했나봐? 그래야 당신이 그의 품에서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었으니까, 그렇지?"사람을 아프게 하는 말은 전혀 머리를 거치지 않고 이렇게 직설적으로 튀어나왔다.수현은 문득 매우 가소롭다고 느꼈다. 은택의 품에 있었던 것은 그녀가 하마터면 다른 사람에게 부딪혀 넘어질 뻔했기 때문에, 은택은 하마터면 화상을 입을 뻔한 그녀를 끌어당겼다.그러나 은수는 이렇게 다짜고짜 그녀와 따지며 아예 그녀에게 바람을 피운 죄명을 뒤집어씌웠다.게다가 방금 은택 앞에서 그는 그딴 허튼소리까지 했으니 은택은 또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분명 은수가 연설을 안고 있을 때 더욱 긴밀하고 애매했는데.이 남자는 정말 내로남불이었다.수현은 갑자기 힘이 빠졌는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피곤함을 느꼈다. 그녀는 몸을 돌려 은수와 더 이상 따지고 싶지 않았다.언제부터인가 남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면 그녀는 행복이 아니라 깊은 황공과 불안을 느꼈다.수현이 이렇게 침묵하고 몸을 돌려 떠나려 하며 심지어 말 한 마디조차 하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은수의 마음은 갑자기 차가워졌다.그는 수현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확실히 틀렸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침묵이 있어서는 안 됐다. 그는 수현
그러나 은수는 은서와 약간 비슷한 남자가 수현을 안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확실히 질투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헛수고라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수현의 마음속에는 은서가 더 완벽했다.이런 느낌은 매우 무기력했고, 은수처럼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이런 무력감이었다."그래요, 후회했나 봐요 아마도……."수현이 중얼중얼 말했다.만약 그녀가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아마도 은서를 붙잡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된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자신도 예전에 그녀가 가장 싫어하던 그런 여자들처럼 은수 때문에 질투로 가득 차지 않았을 것이다.은수는 수현의 속삭이는 소리를 듣고 가슴에 뻥 뚫리며 차가운 바람이 지나간 것 같았다."그래서 그와 닮은 남자를 찾아서 다시 시작하며 애초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은 거야?" 은수는 이를 갈며 말했다.수현은 갑자기 매우 우습다고 느꼈고, 고개를 들어 은수의 눈을 바라보았다."그럼 당신은요? 당신이 연설을 품에 안았을 때, 내가 어떤 느낌일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니면, 당신은 한 남자로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난 단지 당신과 같은 일을 했을 뿐이지만, 여자라서 남의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건가요?""나와 연설이 언제 그랬는데, 게다가 내가 그녀와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단지 그녀를 부축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랬을 뿐이야. 그녀는 마비된 환자라고…….""그녀는 환자이기 때문에 당신들이 어떻게 껴안든 모두 합리적이라는 건가요? 만약 내가 머리가 어지러워서 하마터면 수프를 들고 걸어오는 웨이터와 부딪힐 뻔해서, 그가 그런 날 잡아당겨서 다치지 않게 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믿을 거예요?"수현의 눈빛은 잔잔했고, 말투도 말할 수 없이 차가웠다.은수는 멈칫했고, 그제야 수현의 안색을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확실히 별로 좋지 않았다. 줄곧 붉고 윤택이 있는 얼굴은 지금 아무런 혈색도 없었고 입술도 매우 건조했다. 분
그러나 수현은 묵묵히 한 걸음 물러섰고, 눈빛은 매우 싸늘했다."아니에요, 당신 귀찮게 하지 않을 게요."그녀의 말투는 어떤 감정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웠지만 오히려 은수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이럴 때, 그는 수현이 차라리 화를 내서 그를 한바탕 욕하거나 몇 대 때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러면 그녀는 여전히 그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그러나 이런 담담한 반응은 마치 수현이 그에게 이미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희망도, 실망도 없었다. 감정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다투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실의감에 빠져 할말이 없는 것이다.그들은 왜 이렇게 됐을까?은수는 즉시 정신을 차리며 더 이상 이대로 놔둘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그는 수현에게 더 이상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고 직접 사람을 안고 빠른 걸음으로 자신이 옆에 주차한 차로 향했다.수현은 발버둥쳤지만 헛수고라는 것을 깨닫고 아예 포기했다.은수가 그녀를 조수석에 앉히도록 내버려둔 수현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서 겉에 있는 남자와 이야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은수는 그녀가 이렇게 소극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먼저 차를 몰고 병원에 갈 수밖에 없었다.차 안의 분위기는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고요했다.이렇게 몇 분 지나, 은수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이 고요함을 깨뜨렸다.은수는 힐끗 쳐다보았는데, 연설에게서 걸려온 전화인 것을 보고 받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 만약 또 다시 연설의 전화를 받으면 수현은 아마 화가 나서 미칠 것이다.전화를 끊은 후 저쪽에서 또 전화가 왔다.수현은 사람을 귀찮게 하는 벨소리가 계속 울리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보았는데, 발신자가 연설인 것을 발견하고 갑자기 조롱하는 미소를 지었다."정말 애틋하네요. 한시도 헤어지고 싶지 않다니. 당신은 왜 전화를 받지 않는 거죠? 그녀더러 오래 기다리게 하면 너무한 거 아니에요?""수현아, 당신 이렇게 말하지 마. 내가 지금 병원에 데려다줄
"그럼 난 당신이 친절하다고 고마워 해야겠죠? 우리 남편이 오늘 저녁에 당신과 함께 있을 필요가 없게 해줘서?" 수현은 차갑게 맞받아쳤다. 지금 그녀는 이미 아무런 이성도 없었다.연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일부러 은수가 마음 아파하게 하려고 하는 것인줄 알면서도 그녀는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았다."제발 나와 은수 도련님의 관계를 오해하지 마세요. 난 그냥……." 연설의 억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수현은 크게 웃기 시작했다. 은수와 자신을 갈라놓기 위해 연설은 정말 열심히 연기하느라 고생했다."됐어요, 더 이상 엄살 부리지 마요. 온은수 씨는 오늘 저녁에 당신과 함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당신과 함께 할 거예요. 연설 씨, 당신의 목적이 달성되었으니 지금 매우 기쁘죠?"말을 끝낸 후, 수현은 핸드폰을 은수에게 던졌다.남자는 손을 뻗어 받지 않고 그저 수현의 표정을 바라보았다.그녀의 표정은 매우 평온해서 심지어 어떤 감정의 파동도 찾아볼 수 없었다.마치 이 일은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 그 어떤 파란도 일으킬 수 없는 것 같다."수현아, 만약 기분이 나쁘다면 내가 다른 사람더러 연설 보러 가라고 할게. 이러지 마…….""아니요, 그냥 당신이 가요.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또 자살하려고 할 거 아니에요. 나중에 다 내가 죄인이 되는 거고. 난 더 이상 사람을 죽인 죄명을 짊어지고 싶지 않아요. 비록 나는 그녀가 정말 죽을 것이라고 믿지 않지만."수현은 차갑게 웃었다. 어차피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가 의심이 많고 질투가 많기 때문일 것이고, 모두 그녀의 잘못이었다."연설은 곧 수술을 할 거야, 이제 곧 내가 돌볼 필요가 없을 거고. 우리의 생활은 전처럼 돌아갈 거야.""아니요, 내 생각에는 아마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네요."수현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이것은 너무 이상했다.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그녀는 엄마의 충고를 듣고 은수의 마음을 사로잡아 두 아이에게 완전한 가정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더 이상
"아니." 은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수현의 말을 부인했다."수현아, 홧김에 이런 말 하지 마. 우리는 헤어지지 않을 거야."은수는 당황했다. 그는 수현이 먼저 헤어지자고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최근에 확실히 당신을 소홀히 하고 당신의 감정을 중시하지 않았어, 인정해. 이것은 다 내 잘못이야.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으니 적어도 나에게 고칠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어?"은수는 차를 길가에 세우고 두 손은 수현의 어깨를 힘껏 쥐었다.여자의 초췌한 얼굴, 창백한 입술, 그리고 눈 아래의 옅은 다크서클을 보면서 그는 최근 그들 사이에 확실히 해결할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런데 어떻게 그더러 바로 수현과 헤어지란 말인가? 적어도 그는 수현이 자신의 변화를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온은수 씨, 당신 정말 날 믿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당신은 망설임 없이 날 믿을 거냐고요?"수현은 그를 보면서 눈빛은 평온했지만 사람의 마음을 통찰할 수 있는 것 같았다.은수는 한순간 멈칫했다.그는 수현이 자기가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움직이지 않겠다는 것을 보증하고, 자신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할 줄 알았다.그러나 그는 수현이 자신은 무조건 그녀를 믿을 수 있냐고 물어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그가 수현의 편에 서는 것은 사실이었다그러나 갑자기 그에게 그녀를 의심한 적이 없냐고 묻자 은수는 대답할 수 없었다.은수의 망설임을 보고 수현은 이미 대답을 얻었다.정말로 자신을 믿는다면 아마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겠지.그러나 은수는 그러지 않았다. 결국 그는 여전히 그녀를 완전히 믿지 못했던 것이다. 마치 방금 레스토랑에 있을 때처럼. 그는 은택의 얼굴만 보고 다짜고짜 그녀가 다른 남자의 생김새를 빌려 은서를 그리워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수현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눈물을 꾹 참았다."답은 이미 나왔잖아요?»"만약 당신이 정말 나를 믿었다면, 내가 연설을 핍박하여 그녀가 몇 번이나 자살했다고 생각하지
다음 순간, 은수는 수현의 손을 잡고 그녀를 강제로 잡아당겼다.수현은 원래 이미 차 문을 열고 나가려 했는데 은수에게 끌려 다시 조수석에 털썩 앉았다.은수는 몸에 있는 넥타이를 풀고 그녀의 두 손을 묶었다.수현은 깜짝 놀랐는데, 은수가 갑자기 이렇게 미친 짓을 할 줄은 몰라 그녀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손과 발에 힘을 주며 앞에 있는 남자를 세게 때렸다."당신 지금 뭐 하려는 거예요, 이가 놔요!""놓으라니, 난 평생 당신을 놓지 않을 거야, 수현아, 당신 절대로 나한테서 도망갈 생각하지 마. 굳이 떠나려 한다면, 나도 지금처럼 이렇게 당신을 내 곁에 묶어둘 수밖에 없어……."은수의 목소리는 무척 낮았고, 그녀를 풀어주긴커녕 오히려 넥타이를 좀 더 단단히 맸다.검은색 넥타이는 수현의 하얀 손목에 감겨 극도의 반전을 이뤘다.수현은 아파서 마음속의 억울함이 더욱 짙어졌고, 또 분노가 섞여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은수의 팔을 물었다.수현은 아주 세게 깨물어서 뜻밖에도 그의 팔에 피가 나게 했고, 피비린내가 그녀의 입안에서 퍼졌다.그러나 은수는 감각이 없는 듯 오히려 웃었다."이렇게 하니까 당신은 마치 나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것 같아……."차가우면서도 사악한 말투에 수현은 불안해졌다. 그녀는 그의 팔을 그만 물고 뒤로 물러나 겁에 질린 눈빛으로 은수를 바라보았다."설마 내 말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단 말인가요? 나 떠나게 해줘요, 그렇지 않으면 난 당신을 평생 미워할 거예요."수현의 공포에 휩싸인 모습을 보면서 은수는 막연했다. 그들은 가까스로 다시 만났지만, 이는 수현을 두려워하게 하고, 또 자신에게서 도망치게 하고 싶게 만들었다니?"그럼 미워해. 앞으로 남처럼 지내는 것보단 괜찮지."은수는 담담하게 말했고, 잠시 생각하다 방향을 바꾸더니 그가 전에 지내던 호텔로 갔다.수현은 그가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날 어디로 데려갈 건데요? 이건 병원으로 가는 길이 아니잖아요.""병원에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