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래?" 은수는 수현이 할 말 있는 줄 알고 물었다."아니에요......"수현은 발각돼서 좀 뻘쭘했고, 남자에게 그녀의 어리석은 행동을 들킬까 봐 그녀는 얼른 핑계를 댔다."당신 얼굴에 뭐 묻은 것 같아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고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또 있어?"줄곧 도도한 남자가 뜻밖에도 자신이 아무렇게 댄 핑계에 속아 순순히 그대로 하는 것을 보고 수현은 갑자기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음을 터뜨렸다.은수는 그제야 수현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녀가 귀여운 작은 여우처럼 고운 눈을 구부리며 웃는 것을 보고 그는 그저 그녀가 귀엽기만 할 뿐 화를 내지 않았다.잠시 후에야 남자가 입을 열었다."요 며칠 샤워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몸이 많이 더러워진 것 같은데, 나 샤워하고 싶어.""안 돼요, 당신의 상처는 아직 물에 닿으면 안 되니까 조금만 더 참아요." 수현은 듣자마자 얼른 제지했다.그러나 은수는 그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더 이상 씻지 않으면 냄새가 날 텐데, 싫어."말하면서 은수는 욕실로 향했다.수현은 은수가 결벽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그가 얼마나 고집스러운지를 더 잘 알고 있어서 서둘러 따라갔다."내가 닦아줄게요. 그래도 깨끗해질 테니까 그만 좀 해요."은수는 바로 그녀의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고, 즉시 승낙했다."그래, 그럼 당신이 나 좀 도와줘."은수는 수현이 후회할까 봐 두려운 듯 얼른 상의를 벗었다.순간 수현은 자신이 이 남자의 꾀에 넘어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말을 꺼낸 이상 번복할 수도 없었기에 그녀는 그저 한숨을 쉬며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이 병실은 병원의 vip 병실이기 때문에 안의 욕실은 매우 넓었다. 수현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은수의 몸을 닦아주려고 나가서 의자 하나를 가져와 은수를 위에 앉혔다. "앉아요."‘어차피 평소에도 유담이의 몸을 자주 닦아줬으니 그냥 이 남자를 유담으로 생각하자.’은수
수현은 은수의 재촉에 마음을 먹고 돌아서 은수를 마주했다.다만, 이 남자는 지금 반바지만 입고 있었기에 그녀는 힐끗 봐도 여전히 좀 쑥스러워서, 눈을 반쯤 가늘게 뜨고 다른 부위를 닦기 시작했다.은수는 수현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을 보고 웃기면서도 또 화가 났다."이렇게 하면, 잘 닦을 수 있겠어?""이게 뭐가 어렵다고요......"수현은 바로 그의 말을 받아쳤고,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녀의 손은 미끄러지더니 건드려서는 안 될 위치에 떨어졌다.수현은 멍해졌고 그 순간 손을 떼는 것까지 잊어버리고 그렇게 멍하니 서 있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다...은수도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만약 이 여자가 부끄러워서 감히 그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몰랐다면, 그는 그녀가 고의로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난... 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잠시 후, 이상한 촉감을 느낀 수현은 감전된 듯 얼른 손을 치웠다.그녀는 갑자기 은수가 부상을 입은 어깨는 한쪽 뿐이고 다른 한 손은 분명히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그는 심지어 서류를 들고 보고 있었으니 스스로 씻을 수 있지 않을까?이 남자는 분명 그녀를 희롱하고 있었고, 또 그녀가 이런 창피한 사건을 일으키게 만들었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좀 화가 났다."당신의 다른 한 손은 아직 멀쩡하니 혼자 알아서 씻어요!"수건을 은수의 손에 넣은 뒤 수현은 쏜살같이 욕실에서 뛰어나갔다.수현이 비할 데 없이 날렵하게 욕실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고 은수는 미처 그녀를 부르지도 못하고 그저 눈을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수현이 펑 하고 문을 힘껏 닫는 것을 보고 은수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었다.‘됐어, 이제 혼자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 같군.’은수는 수건으로 몸을 닦기 시작했고, 잽싸게 정리한 후에야 욕실에서 나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는 수현이 소파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손에 있는 그 책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아까부터 같은 페이지를 보고 있었
“방금 전 당신의 실수를 만회하려면, 오늘 밤 나랑 같이 자자.”수현은 멈칫하더니 즉시 거절하려 했지만 은수는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수현은 순간 걱정하기 시작했다. 만약 은수가 감기에 걸리면 그의 상처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다.수현도 더 이상 꾸물거리지 않았다. 비록 방 안은 그렇게 춥지 않았지만, 환자더러 계속 머리카락 젖은 채 있으라고 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됐다."일단 머리 닦고 나서 다시 얘기해요.""그럼 승낙할 거야 말 거야?"은수는 마치 떼를 쓰는 아이처럼 수현이 반드시 만족스러운 대답을 해야만 머리를 말리려 했다."알았어요, 같이 자요."수현은 정말 어쩔 수 없었다. 유담은 어릴 때부터 철이 들어서 그녀에게 이런 수단을 써본 적이 없었는데, 뜻밖에도 어른인 은수가 그녀를 향해 억척스럽게 떼를 쓰다니.그리고 하필이면 그의 상처 때문에 그녀는 참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승낙하자 은수는 똑바로 앉아 그녀더러 자신의 머리를 말리게 했다.남자의 머릿결은 그녀보다 좀 더 딱딱했지만 색깔은 매우 검고 밝아서 이렇게 만지면 촉감은 아주 특별했다. 수현은 수건으로 대충 닦은 후 고양이를 쓰다듬는 것처럼 그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은수는 수현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동작이 마치 애완동물을 쓰다듬는 것 같아 바로 눈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지금 뭐하는 거야?""아... 아니에요."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 "그냥 좀 재미있어서요."수현은 말하면서 드라이기를 찾으러 갔다. 비록 수건으로 닦아서 머리는 반쯤 말랐지만 그래도 철저하게 말려야 했다.은수는 수현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수현은 재빨리 드라이어를 가지고 돌아왔고, 그녀는 은수에게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 그제야 남자가 생각에 잠긴 것을 보았다."당신...... 무슨 근심이 있는 거예요?" 수현은 약간 의아해했다. 설마 그녀가 잠시 나간 사이 또 무슨 상황이라도 발생했단 말인가?은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당신 전에 누구에
은수가 병실에 혼자 있고,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차수현이 없는 것을 보고 미자는 안색이 좀 좋아졌다."은수야, 다친 걸 왜 숨긴 거야?"사실 그녀는 은수가 왜 다친 것을 숨기려 했는지 마음속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아마도 수현에 대한 그들의 인상이 더욱 나빠질까 봐 걱정해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미자는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그에게 물었다.그녀는 은수가 어떻게 설명하는지 듣고 싶었다."그저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제 상처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요."은수는 미자가 오로지 따질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이상 설명할 생각이 없었고, 말투는 담담했고 심지어 좀 귀찮아 했다.이 말을 듣고 미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난 어째서 네가 그 여자 때문에 다쳤다고 들었지? 너, 그 여자를 사랑하기라도 하는 거야? 근데 그녀는 전에 돌아가서 온은서와 결혼하겠다고 하지 않았어? 이런 여자와 얽히고설키면, 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넌 조금도 모르는 거야?"미자의 말투를 듣고 은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녀가 왜요? 그녀는 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으니 이렇게 되면 다른 남자를 선택할 자유가 있는 거죠. 어머니는 전에 남의 험담을 하시는 분이 아니었잖아요."은수의 말투는 담담했다. 비록 미자가 수현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지만, 그가 수현더러 자신을 믿으라고 약속한 이상, 그는 그녀를 잘 지켜야 했다.미자의 안색은 점차 어두워졌다. 그녀가 생각지도 못한 것은, 줄곧 자신을 매우 존경하던 은수가 뜻밖에도 그 여자를 위해 자신의 말을 받아칠 줄은 몰랐다.만약 그들을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나중에 그녀의 아들은 아마 그녀라는 어머니조차 무시할 것이다."그래서, 그 여자를 위해 내 정신과 의사까지 쫓아내겠다는 건, 그녀가 친엄마인 나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야?""만약 어머님이 말씀하신 정신과 의사가 도리스라면, 그녀의 능력은 아직 대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 저는 어머니를 위해 더 적합한 의사를 찾을
은수는 수현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가라앉더니 침대에서 내려 그녀의 손을 잡았다. 마치 그녀가 도망갈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다 들었어?"남자의 목소리는 매우 단호했다.수현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은수는 그녀가 그 말을 들으면 틀림없이 괴로워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방금 내 어머니가 듣기 거북한 말을 한 것에 대해 내가 대신해서 당신에게 사과할게. 나는 이 일을 잘 처리할 것이고 절대로 당신을 억울하게 하지 않을 거야."수현은 은수를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무척 진지하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난 당신이 나를 위해 이렇게 많은 것을 바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사실 당신 어머니가 한 말도 전혀 일리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안 그래요?"수현은 자신의 진실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변명할 것도 별로 없었다."일리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과 마음이야. 당신이 결점 투성이라고 해도 나는 당신 한 사람만 좋아할 것이고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그러니 다른 사람이 어떻게 말하든 나는 상관 없어."은수는 수현의 눈을 쳐다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하게 말했다.수현은 그의 눈동자가 마치 깊은 늪처럼 그녀를 끌어당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만약 이성이 있다면, 그녀는 발버둥 쳐서 도망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자신이 멍을 때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색하게 기침을 했다."당신은 지금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앞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요.”은수는 필경 온가네의 후계자였고, 그는 엄청난 시간과 심혈을 기울여 이 자리에 앉아 지고무상의 모든 것을 가지게 되었으니 어쩌면 일시적인 감정 때문에 이를 충동적으로 포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감정은 결국 사라질 것이고, 그는 심지어 이런 결정을 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었다."만약 정말 변하려고 했다면, 당신이 없는 그 몇 년 동안 진작에 변했을 거야."
수현은 멍해졌다. 그녀는 은수가 불평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이 남자는 줄곧 강인해서 아무도 그의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오히려 그가 약간 연약하다는 것을 느꼈다.그래서 수현은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어 은수의 등에 올려놓고 가볍게 두드렸다.그녀의 위로에 은수는 눈을 감았다.수현은 은수가 팔에 힘을 주는 것을 느꼈다. 남자가 그녀의 어깨에 기대자 그녀는 약간 힘이 들었다.그러나 은수가 지금 매우 취약했기에 그녀는 또 차마 그를 밀어내지 못했다. 그녀도 방금 미자의 말을 대충 들었기에 이 남자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알 수 있었다.그래서 은수가 스스로 비웃는 말을 듣고 그녀의 마음도 덩달아 아팠다."당신의 어머니는 여전히 당신을 관심하고 있을 거예요. 다만, 표현하지 않았을 뿐.""나는 단지 어머니가 나에 대한 사랑이 도대체 내가 그녀의 아들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온가의 후계자이고, 그녀가 온진수 일가를 맞설 수 있는 가장 좋은 무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어."비록 도리스가 병원에 나타났을 때부터 그는 어머니가 기필코 그를 찾아와 "따지"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여전히 은수를 좀 섭섭하게 했다.그녀가 여기에 도착해서부터 떠나기까지, 모든 화제는 수현을 어떻게 그의 곁에서 떠나게 하고, 그가 말을 잘 들어 그녀의 기대에 부합하는 후계자로 되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있지만, 그에 대한 관심은 한마디도 없었다.심지어 자신의 병으로 그를 협박하며 그가 타협하도록 강요했다.이런 느낌은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은수는 심지어 어머니가 자신이라는 아들에 대해 도대체 사랑인지 아니면 온진수 일가에 대한 증오로 인해 신경을 쓰는 건지에 대한 의심까지 했다."헛소리 하지 마요, 어떻게 자기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어요?"수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마음은 무척 아팠다."아쉽게도 나는 태어날 때부터 그녀의 기대에 부합되지 않았어. 아마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야 그녀가 비교적 기뻐하겠지."은수는
수현이 그의 곁에 돌아온 후, 은수는 처음으로 이렇게 직접적으로 이런 질문을 했다.전에 그는 심지어 이 문제의 대답을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결국 그가 스스로 한 착각일 수 있었으니까.그러나 지금, 그는 갑자기 충동이 생겼는데 그녀가 직접 말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그녀는 그를 아직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수현은 멈칫했는데, 은수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는지 한동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다만 그가 기대하는 눈빛을 보고 결국 수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은수는 원래 우울했던 마음이 싹 사라지더니 힘껏 앞의 여자를 껴안았다.수현은 그에게 안겨 약간 숨을 쉴 수 없었고, 또 자신이 이 남자의 불쌍한 모습에 현혹된 것 같아 약간 괴로웠다."어쨌든 당신은 유담의 아버지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너무 흥분하지 마요.""응, 알았어." 수현이 쑥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은수도 그녀를 들추지 않고 낮은 소리로 달랬다.어쨌든, 그녀는 방금 단호하게 그를 반박하지 않았고, 이는 이미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도대체 그에게 감정이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유담의 아버지이기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녀의 마음속에 그가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미자는 병원에서 나온 후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그동안, 기분이 극도로 나빠지지 않는 한, 그녀는 종래로 담배를 피우지 않았지만, 지금, 그녀는 단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마음속의 답답함을 풀고 싶을 뿐이다.방금 은수의 냉담한 태도와 수현의 순수한 척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정말 자기 아들이 이런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건 아니겠지?미자는 은수가 온은서가 원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러나 당초에 그녀는 유담으로 수현을 위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유담이 은수의 친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는 이런 수단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정말 아무런 방법도 없
다른 한편.술잔이 엇갈린 연회에서 은서는 맞춤 제작한 턱시도를 입고 있었고, 그의 곁에는 자신의 뛰어난 외모 때문에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몇 명의 여자들이 에워싸고 있었다.은서는 겨우 예의를 주의하고 있지만, 주위의 짙은 향수 냄새는 여전히 그를 짜증나게 했다.요 며칠 그는 외부와의 연락이 닿지 않아 부모의 말대로 이런 연회에 끊임없이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은비는 마음을 굳힌 듯 반드시 여기에서 명문 가족 며느리를 찾으려는 것 같았다.은서도 잠시 말 듣는 척하면서 도망갈 기회를 엿볼 수밖에 없었다.다만 아쉽게도 은비가 멀지 않은 곳에 배치한 몇 명의 경호원들이 그의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었기에 은서는 아무런 기회도 찾지 못하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잠시 후 그는 정말 흥미가 없어서 그냥 담담하게 한마디 던졌다."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미안해요."그리하야 그는 그제야 자신이 싫어하는 이런 환경에서 잠시 벗어났다.화장실에 도착하자 은서는 찬물로 얼굴을 씻었고, 거울에 비친 사람을 쳐다보았다. 비록 예전처럼 온화하고 우아해 보였지만 그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그 자신만이 알고 있었다.수현의 국내 상황이 어떤지, 유담이가 돌아왔는지, 그녀는 은수와 또 어떤 갈등이 생겼는지....이런 생각에 잠기다 은서는 거울을 보고 멍을 때렸다.이때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은서는 정신을 차리고 막 떠나려 했지만 그 사람과 어깨를 부딪혔다.은서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나 그는 줄곧 사소한 일로 따지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이곳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그와 부딪친 남자는 비행기 표 한 장을 땅에 떨어뜨렸다.그것은 이곳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였고 위의 이름도 온은서라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은서는 멍해지더니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것 같았다."누군가가 당신을 도와 돌아가라고 부탁해서요.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묻지 마요. 나는 잠시 후에 사람들더러 밖에서 혼란을 일으키라고 할 거예요,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