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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수현은 일부러 차가운 말투로 말하며 아무런 감정을 띠지 않았다.

은수는 입술을 오므렸다. 수현은 지금 뭔가를 오해하고 있는 게 아닐까?

설마 그녀는 아직도 그가 유담에게 접근하는 이유가 다른 속셈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래서 이렇게 급하게 떠나려는 것일까?

"난 다른 뜻은 없어. 다만, 유담이와 더욱 친해지고 싶어서 그래. 다시는 그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도록 할게. 약속해."

은수는 급히 설명했고 그의 이마에는 심지어 촘촘한 땀방울까지 맺혔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수현이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지 몰랐다.

수현은 남자의 절박한 눈빛을 보고 뒤에 놓인 손을 천천히 꽉 쥐었다. 그녀는 은수가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정말 더 이상 이럴 순 없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헤치고 들어가자 따끔거리는 통증에 수현은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마침내 마음을 굳힌 것처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온은수 씨, 나는 이미 당신을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당신의 존재는 나와 유담이에게 영원히 여러가지의 의외를 가져다 줬죠. 이것은 나의 심신을 피곤하게 하거든요.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는 각자의 생활에 집중하며 지내요. 그냥 나와 유담이가 모두 존재하지 않는 걸로 생각해요."

은수는 몸이 굳어지더니 문득 이렇게 간단한 몇 마디 말도 이렇게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그녀가 그때 세상을 떠난 시간으로 돌아가라니,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그녀가 없는 1분 1초는 그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지옥과도 같았다. 지금까지도 그는 그때의 자신이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감히 생각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 당신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게. 그저 이렇게 묵묵히 당신들 곁에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을 귀찮은 거야?"

은수는 그녀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비천한 말투로 애원했다.

그는 이미 더 이상 수현을 강제로 자신의 곁에 남겨둘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는 그저 멀리서 그들 모자를 보고 싶었다. 적어도 그들이 한국을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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