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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밤새 이런저런 생각에 수현은 피곤해졌고 더는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이번 일은 재택근무와 몇 차례 출장을 거쳐 완성할 수도 있었으니 그녀는 더 이상 고민해서 자신의 엄마를 걱정하게 하고 자신에게 흔들릴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다.

"다 좋은 것 같아요, 엄마는 돌아가고 싶어요?"

수현은 웃었다.

"외할머니가 외국에서 유담이 엄청 보고 싶어 하셔. 우리 며칠 후에 돌아가자, 어때?"

유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외국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별다른 의견이 없었지만 수현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그로 자꾸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돌아왔을 때, 엄마는 매우 확고했지만 이번에 또 갑자기 돌아가겠다고 했으니까.

수현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반드시 그 원인이 있을 텐데, 유담은 단번에 은수를 생각했다.

‘설마 그 나쁜 아빠가 또 일을 저질렀나?’

결국 그 사람 말고는 엄마의 기분에 이렇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

유담은 묵묵히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 나쁜 남자가 이렇게 끈질기게 매달릴 줄은 몰랐다. 보아하니 지난번에 그가 은수의 개인 계좌에 있는 돈을 빼돌린 것도 너무 봐준 것 같았다.

이 일을 생각하면서 유담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그는 조용히 아침을 먹은 후 은서의 차를 타고 유치원으로 갔다.

유치원에 도착한 유담은 수업을 들으면서 은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점심, 이곳에서 만나요. 늦게 오면 기다리지 않을 거예요- 차유담."

은수는 이 문자를 받았을 때 마침 회의 중이었다.

한 무리의 회사 고위층들은 모두 그의 휴대전화에 투영된 회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렇게 건방진 문자가 갑자기 튀어나오자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를 쳐다보았다.

은수와 업무상의 얘기를 나누려면 모두 줄을 서서 예약해야 하며 심지어 그렇다고 해도 그의 승낙을 받기 어려웠다.

이 차유담이라는 사람은 대체 누구길래 이런 도도한 기세로 말을 이렇게 무례하게 하는 것일까?

은수는 그 문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즉시 휴대전화와 투영기의 연결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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