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가 보고 싶은 사람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자신에게 매달리고 있었다.은수는 잠시 생각하다 또 자신이 좀 우습다고 느꼈다.그는 이렇게 감성적인 성격이 아닌데, 어째서 지금은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이토록 고민을 하는 것일까?설마 병에 걸려서 지금 마음도 따라 취약해진 것일까?은수는 자신을 비웃으며 침대 머리맡의 전화를 들고 직접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여자가 아무리 매정하더라도 본인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아픈 걸 알면 꼭 와봐야 하지 않을까.전화는 몇 번 울렸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윤찬에게 전화를 해서 수현을 찾으라고 할 때,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은은한 음식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은수는 전화를 내려놓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훗, 이 여자도 드디어 뭘 좀 터득했군.’적어도 음식을 만들어서 자신을 보러 왔으니까.은수의 표정은 온화해졌고 문을 바라보며 사람이 들어오기를 기다렸지만 한참 지나도 바깥의 그림자는 움직이지 않았다.예진은 손에 도시락을 들고 병실 입구에 서서 다소 긴장했다.요 며칠 동안 그녀는 모든 일을 미루고 또 큰돈을 들여 온 씨네 셰프의 식단을 샀고 몇 명의 유명 셰프의 가르침과 장시간의 연구를 통해 마침내 은수의 입맛에 완벽하게 맞는 음식을 만들었다.그리고 드디어 성공한 예진은 은수가 뜻밖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그녀도 당연히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서둘러 음식을 만들어 병문안을 왔다.그러나 병실 입구에 도착하자 예진은 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지난번에 은수에게 거절을 당한 그녀는 여전히 속으로 은수가 두려웠고, 만약 이번에 또 실패한다면 그녀의 자존심은 아마 철저히 무너질 것이다.예진이 들어갈까 말까 망설일 때 은수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밖에서 뭘 꾸물대는 거야? 들어와.”예진은 깜짝 놀랐고 즉시 기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은수는 단지 음식의 향기를 맡고 주동적으로 자신 보고 병실에 들어오
은수의 말투는 너무 싸늘해서 예진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난...... 난 단지......"예진은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은수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지난번에 내가 경고했을 텐데.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차 씨네 집안도 이젠 망할 때가 된 것 같군.”은수는 핸드폰을 꺼내 윤찬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예진은 그가 농담이 아닌 것을 보고 가슴이 떨렸다. 만약 차한명이 또 자신이 은수를 찾아가서 오히려 소란을 피운 것을 알며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도련님, 차수현이 나한테 말한 거예요. 그녀는 자신이 돈이 부족하다고 말했고, 나한테 도련님을 좋아하냐고 물었어요. 나도 그땐 그녀의 말에 홀려서 이런 잘못을 저질렀다고요!”은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도 대충 짐작이 갔다. 자신을 이토록 잘 알고 또 차예진과 관계가 있는 사람은 수현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그녀가 아니란 기대를 품고 있었지만 역시나 자신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그녀는 대체 자신을 뭘로 생각한 것일까?그는 그녀를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지만 수현은 돈 때문에 자신을 다른 여자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은수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고 예진은 더욱 몸을 벌벌 떨었다. 그녀는 얼른 다시 입을 열었다."이 일은 내가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차수현의 말을 믿고 이런 생각을 해선 안 됐는데......”“꺼져, 당장 꺼져!”은수는 지금 그 여자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듣고 싶지 않아 탁자 위의 물건을 들고 예진한테 던졌다.예진은 피하지 못하고 맞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은수가 화나서 자신과 따지지 않는 틈을 타 재빨리 도망갔다.예진은 하이힐을 신은 채 초라하게 허겁지겁 병원 문 앞에 도착해서야 멈췄다.방금 은수가 분노에 찬 그 무서운 모습을 생각하면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떨렸다.예진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서 바로 수현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예진은 주먹을
비록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윤찬은 즉시 깨달았다. "그 여자"가 바로 차수현이라는 것을.이 세상에 도련님을 이 정도로 만들 사람은 아마 수현밖에 없을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줄곧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던 도련님을 이렇게 만들 수 있었을까?윤찬은 얼른 대답하고는 조심스럽게 나가서 수현의 행방을 조사했다.......수현은 은서를 따라 배에서 내려 바로 가장 빨리 떠나는 비행기를 타고 a국으로 떠났다.비행기에 앉아 창밖의 두꺼운 구름을 보며 수현의 마음은 무척 무거웠다.한 편으로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어머니를 마침내 찾아서 그녀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다른 한편으로는 은수의 상태가 지금 어떤지 궁금했다.‘그 남자는 지금 깨어났는지 모르겠네. 몸은 괜찮을까?’수현은 손가락을 꽉 쥐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잘 안착시킨 뒤 바로 귀국해서 은수를 만나러 가리라 마음을 먹었다. 멀리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그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만 할 수 있다면, 그녀는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은서는 수현의 곁에 앉아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수현아, 왜 그래? 어디 불편해?”수현은 고개를 저었고 고개를 들어 은서의 간절한 눈빛을 보며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다.그녀는 지금 이미 은서와 어떻게 말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녀도 은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이 남자는 평소에 성격이 아주 좋았지만 고집이 무척 세서 마음을 먹은 일이라면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았다.그는 아직 그들의 감정이 과거형으로 된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수현은 감히 그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돌렸고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또 눈을 감았다."나 좀 피곤하네. 잠깐 눈 좀 붙일 게.”은서는 어찌 그녀가 지금 자신을 소외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겠는가. 그는 수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쓴웃음을 지었다.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바로 얇은 담요를 수현에게 덮어주었다.그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놓쳐 수현
그 간호사는 수현이 무척 조급해하는 모습을 보고 그 여자의 친척이 자신을 찾아와서 따지려는 줄 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둘러 두 사람을 데리고 혜정이 있는 병실로 갔다.수현은 그 간호사의 뒤를 따가며 몸은 자신도 모르게 떨고 있었다. 방금 간호사가 큰일 났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의 엄마라는 강한 예감이 들었다.그러나 그녀도 이렇게 믿고 싶지 않았다. 예진은 그녀의 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자신의 엄마를 이렇게 대하는 것일까?간호사는 곧 두 사람을 데리고 병실에 도착했다.그 낡은 문을 열자 수현은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을 보고 눈물이 쏟아졌다.정말 자신의 엄마였다…...그녀는 심지어 자신의 임신한 몸을 돌볼 겨를도 없이 비틀거리며 서둘러 달려가 혜정의 손을 잡았다."엄마, 나 왔어요. 내가 많이 늦었죠, 눈 좀 떠서 나 좀 봐요!”침대 위의 혜정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수현의 부름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수현은 즉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흐느끼며 말했다."엄마, 나랑 장난하지 마요, 나 혼자 두지 말라고요!”은서는 이 장면을 보 마음이 무척 아팠다. 그동안 그도 혜정을 자신의 가족으로 여겼다. 만약 혜정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수현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그는 얼른 앞으로 다가가서 수현을 부축했다."수현아, 일단 진정해. 내가 어머님의 상태부터 체크할 테니까, 우리 바로 어머님을 병원으로 옮기자!”은서의 말을 들은 수현은 감정을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비록 그녀는 지금 자신의 엄마와 조금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지만 서둘러 자리를 양보했다.‘은서는 의사이니까 분명 엄마의 상태를 안정시킬 수 있을 거야.’은서는 혜정의 상태를 체크했다. 비록 호흡은 미약하지만 아직 심각한 편은 아니었고 증상을 보면 오히려 약물로 인한 알레르기 같았다.은서는 그들에게 무슨 약을 썼는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이때 예진이 파견한 하인이 밖에 가서 담배를 피우고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안에 누군가가 여기에 있는 것
하인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온가네 집안이라니, 차 씨네 집안 열 개를 더해도 감히 온가네 집안과 맞서지 못했으니 어찌 자신처럼 비천한 하인이 상대할 수 있겠는가?그는 비록 차가네 사람들이 자신의 소홀로 인에 벌을 줄까 봐 두려웠지만, 결국 목숨이 더 중요했다.아까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하인은 바로 쫄더니 은서에게 길을 내주었다.이때 은서가 방금 연락했던 구급차도 아래층에 도착했다.은서도 그들과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얼른 혜정을 침대에서 부축했고 수현은 멈칫하더니 얼른 가서 그를 도와주었다.두 사람은 혜정을 구급차에 태웠고 은서는 다시 돌아와서 그 하인의 머리에 총을 대며 그를 데려갔다.혜정의 약물 알레르기는 그가 한 짓일 수도 있으니 은서는 반드시 이 사람을 데리고 가서 심문을 해야 했다.수현도 옆에서 밧줄로 그 사람을 단단히 묶었고, 그녀의 눈빛은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만약 자신의 엄마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녀는 절대로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구급차는 곧바로 혜정을 병원에 데려갔고 수현도 줄곧 그들을 따라가다 응급실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은서도 이미 이 하인이 한 모든 일을 심문해 내며 의사와 일일이 설명했다.수현은 한쪽에 앉아 멍하니 응급실의 문을 지켜보고 있었다.은서는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고개를 돌리자 수현의 멍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수현아, 걱정하지 마, 어머님한테 아무 일 없을 거야.”수현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리며 은서를 한 번 보았다."고마워…...”만약 은서가 과감하게 나서지 않았다면 그녀는 엄청난 시간을 낭비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도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 했다.은서는 수현의 고맙다는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그가 가장 듣고 싶은 것은 이것이 아니었고, 그가 원하는 것은 수현이 예전처럼 이렇게 슬프고 무기력한 순간에 그의 품에 안겨 자신더러 그녀를 위로하게 하는 것이었다.그들은 결국 많이 소원해졌고, 그도…... 어쩌면 이미 그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사람
병원.시간은 1분 1초 흘러갔고 수현은 밖에 서 있으며 온몸이 뻣뻣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감히 움직이지도, 떠나지도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떠난다면 혜정은 전처럼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납치해가서 자신의 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응급실 문이 마침내 열렸고 혜정이 안에서 나왔다.“의사 선생님, 우리 엄마 어때요? 몸은 괜찮은 가요?”수현은 다급하게 달려가 의사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환자의 몸은 비교적 허약하지만, 다행히 제때에 병원으로 와서 지금은 이미 생명의 위험이 없어요. 다만 여전히 잘 쉬어야 해요. 앞으로 절대로 이런 상황이 다시 나타나선 안 돼요.”수현은 힘껏 머리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의사 선생님.”엄마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수현은 마침내 마음이 놓였다.그녀는 재빨리 간호사의 뒤를 따라 그들과 함께 엄마의 병실로 들어갔다.은서는 수현의 표정을 보며 그녀가 지금 매우 안정감이 없다는 것을 알고 혼자 나가서 각종 수속을 모두 밟으며 수현과 혜정에게 그들 모녀만의 공간을 남겨 주었다.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한 수현은 혜정의 침대 앞에 앉아 그녀의 수척한 손을 잡고 슬픔에 잠겼다.혜정의 손은 지금까지도 주사를 놓고 있었고 창백한 피부와 심하게 야윈 몸은 그녀의 혈관을 유난히 무서울 정도로 뚜렷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는 환자복도 아무도 제대로 갈아주지 않아 지금은 이상한 냄새가 풍겼다.그러나 수현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혜정의 손을 자신의 볼에 갖다 댔다.그녀는 오래전에 한명이 아직 바람을 피우지 않았고 이미애 모녀도 없었을 때 자신의 어머니가 무척 아름답고 대범한 여자였을 때를 떠올렸다. 혜정은 종래로 자신의 초췌한 모습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그렇게 예쁜 엄마는 이 지경에 이르렀다.이 모든 것은 차가네 사람들이 한 짓이었다.수현은 차 씨네 사람들에 대한 증오가 이렇게 강렬했던 적이 한순간도 없었다.만약 지금 엄마가
윤찬은 자료를 제출한 후 은수가 감정이 격해져 다시 쓰러질까 봐 계속 숨을 참고 있었다.그러나 그의 예상과 달리, 은수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통제력을 잃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냉정했다.그러나 그의 냉정함을 본 윤찬은 더욱 등골이 오싹했다.그는 은수의 곁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은수가 이런 표정을 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을 주었다.“즉시 비행기 준비해, 내가 직접 찾아갈 거야.”은수는 손에 든 자료를 한쪽에 던지며 차갑게 명령했다.“도련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도련님께서도 차수현 씨의 일을 상관하지 마시고 우선 자신의 건강을 고려하십시오.”윤찬은 그의 명령을 듣고 마음속으로 좀 두려워했지만 그대도 용기를 내어 그를 말렸다.그가 봤을 때, 수현의 마음엔 은수가 없었고 심지어 무척 매정했다. 이런 여자를 위해 방금 며칠간 고열이 난 몸을 끌고 쫓아가는 것은 너무 미련했다.“이젠 내 말도 안 듣는 건가?" 은수는 말투가 차가워지더니 짙은 불쾌감을 드러냈다.윤찬은 그가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곧 준비하러 가겠습니다.”윤찬이 떠난 후, 은수는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갈아입었다.거울 속 많이 초췌해진 사람을 보며 남자의 눈빛은 점차 차가워졌다.그는 마음이 전혀 자신에게 있지 않은 여자를 위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완전히 충동적이고 줄곧 도도하던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다만 그는 그들이 이렇게 쉽게 자신을 따돌리고 행복해지며 자신은 마치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조연일 뿐인 것 같아서 달갑지 않았다. ......수현은 병상 앞에서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고 혜정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은서는 그녀의 피곤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수현아, 여긴 내가 있으니 돌아가서 좀 쉬어.”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은서를 안 믿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엄마가 이렇게 고생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양심이 불안했기 때문이다.오직 이렇게
은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방 안의 이 더없이 조화로운 장면을 바라보았다. 비록 비행기에서 남자는 이미 여러 가지 상황을 구상했지만 지금 눈앞의 이 장면은 여전히 그의 눈에 거슬렸다.이 화기애애한 장면은 마치 그들 세 사람이야말로 다정하고 화목한 가족이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상관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수현은 멈칫하더니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온은수가 어떻게 여기에?’수현은 반응한 후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온...... 온은수 씨,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요? 몸은 좀 괜찮아요?”앞에 있는 남자를 보며 수현의 마음은 좀 씁쓸했다.예전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비해 지금의 은수는 많이 야위었고 안색도 무척 창백했으며 눈 밑에 다크서클까지 생겨 많이 초췌해 보였다.그동안 병상에 누워있으며 그도 분명 고통스러웠을 것이다.수현은 은수가 정말 회복되었는지 확인하려고 다가갔지만, 채 다가가기도 전에 남자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왜, 이제 드디어 내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거야? 근데 너무 가식적이지 않나?”만약 방금 그들 세 사람이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장면을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는 이 여자가 정말 자신을 관심하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그녀의 표정은 무척 진실했기에.그러나 지금 수현의 모든 표정은 은수의 눈에 있어 모두 위선이었고 역겨울 정도로 가식적이었다.수현은 은수가 사정없이 비웃는 말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 그런 거 아니에요. 난 줄곧 온은수 씨를 걱정했어요. 하지만......”“하지만 당신은 가장 사랑하는 남자와 도망가는 게 더 중요했어, 맞지?”은수는 냉소하면서 수현에게 아무런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혜정은 한쪽 병상에 앉아 자신에게 있어 완전히 낯선 사람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걱정했다."수현아, 이 사람은 누구야?”“엄마, 그는…... 그는......”수현은 한동안 은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랐다. 자신의 전 남편? 아니면 은서의 셋째 작은아버지?어느 신분이든 지금은 그저 어색할 뿐이었다.수현의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