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운전을 하며 수현을 도대체 어디에 안치해야 매일 도망갈 생각을 하는 이 여자가 가만히 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개를 돌리자 그는 옆에 있는 여자가 창문에 기대며 무척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든 것을 보았다.은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어 그녀의 자세를 바로잡으려 했다.하지만 손이 허공에 멈추며 남자는 또 좀 화가 났다.이 여자는 그가 아무리 잘해 줘도 못 본척하며 오로지 은서라는 첫사랑만 생각하는데, 그는 또 왜 자꾸 그녀에게 잘해주는 것일까.이렇게 생각하자 은수는 갑자기 기분이 좋지 않아서 손을 거두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수현의 이마에 손이 닿으며 무척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은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더니 그제야 수현이 열이 났다는 것을 발견했다.“차수현, 자지 말고 일어나!”은수는 차를 멈추고 수현의 몸을 흔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또 수현의 몸을 만졌다. 그녀가 입은 옷은 지금까지도 젖어 있었고 그 아래의 피부는 엄청 뜨거웠다.은수는 핸들을 꽉 쥐며 곧바로 방향을 바꾸며 병원을 향했다.‘전생에 이 여자한테 대체 무슨 빚을 졌는지.’......수현이 끌려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밖에 있는 하인의 비명소리는 차 씨네 사람들의 귀에 전해왔다.예진은 2층의 창문에서 내다보니 수현은 뜻밖에 보이지 않았고 그녀를 묶었던 밧줄도 바닥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보며 즉시 내려왔다.한명과 미애도 소리를 듣고 내려왔다. 세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다가 결국 예진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어떻게 된 일이야? 차수현은?”하인은 지금 고통에 얼굴이 파래졌고 식은땀을 줄줄 흐르며 끊임없이 고개를 저었고 말을 하지 못했다.예진은 인내심이 없어졌고 바로 그 사람을 향해 발로 세게 걷어찼다."쓸모없는 놈, 여자 하나도 못 지키다니, 이런 병신!”미애는 이 상황을 보고 재빨리 자신의 딸을 위로했다."괜찮아, 차수현은 이유 없이 사라질 수가 없어. 사람들더러 조사하라고 하면 돼.”
차 씨네 식구들은 모두 그날의 영상을 보았고 수현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당했으니 은수가 다시는 이렇게 평판이 나쁜 여자를 자신의 곁에 두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가 뜻밖에도 수현을 데리고 갔다니.한명은 은수를 보자마자 바로 그때 그가 미애 모녀의 이간질에 이 남자한테 채찍 세 대 맞은 일을 떠올렸다.그야말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쓰라린 기억이었다.그는 예진을 매섭게 쏘아붙였다."어떻게 된 거야? 온은수가 이미 차수현을 버렸다며? 지금 보면 전혀 그런 게 아니잖아!예진도 무척 억울했다."아빠, 그게 무슨 뜻이에요? 애초에 차수현의 엄마를 숨겨서 그녀를 우리 집안의 개로 부려먹겠다는 일에 아빠도 승낙하셨잖아요.”예진은 한명이 잽싸게 자신에게 덮어씌우려는 행위에 대해 무척 불만스러웠다.한명은 이 말을 듣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라 바로 예진의 뺨을 때리려 했다. 줄곧 옆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던 미애는 재빨리 그를 막았다."여보, 왜 이렇게 충동적이에요? 그리고 예진이 너, 아빠와 말하는 태도가 그게 뭐야? 내가 너 그렇게 가르쳤니?”미애의 말에 한명은 다시 손을 내려놓았다.미애는 얼른 위로하기 시작했다."이 일도 우리 예진이를 탓할 수 없어요. 그런 스캔들이 난 후에 온은수가 뜻밖에도 차수현을 싫어하지 않고 계속 그녀와 함께 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러나 생각해 봐요, 온가네 사람들은 틀림없이 다시 그녀를 온가네 사모님으로 인정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온은수가 아직 차수현이 질리지 않아서 계속 그녀를 애인으로 곁에 남겨두고 싶은 거예요. 아니면 온은수의 성격이라면 진작에 우리를 불러내서 훈계했겠죠."미애의 말은 그나마 일리가 있어서 한명의 원래 보기 흉했던 안색도 좀 누그러졌다.미애는 또 계속해서 말했다."차수현이 지금 온은수의 애인인 이상, 우리에게 엄청 유리하죠. 그녀는 지금 신분이 떳떳하지 못했으니 온가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능력도 없잖아요. 근데 그녀의 엄마가 우리의 손에 있
은수는 차를 병원 입구에 세운 뒤 수현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수현의 젖은 몸은 그의 비싼 양복을 더럽혔지만 남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았다.병원에 들어서자 은수는 즉시 수현을 진료실로 데려갔다.두 사람이 문에 들어서자마자 의사는 바로 이상한 냄새를 맡았고,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그러나 그의 앞에 서있는 사람은 은수였고, 은수는 시기하는 표정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도 감히 속마음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서둘러 남자의 품에 안겨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를 확인했다.“큰 문제는 아닙니다. 그냥 감기에 걸려서 열이 나는 것뿐이니 주사 맞으면 됩니다."의사는 조심스럽게 수현의 상태를 검사한 뒤 말했다.은수는 간단하게 응답하고 곧 수현을 안고 병실로 들어갔고 간호사를 불러 깨끗한 옷 한 벌 가져오라고 했다.간호사는 들어와서 수현에게 깨끗한 옷을 갈아입힌 뒤 바로 링거를 놓아주었고 밖으로 나와서 은수에게 보고했다."도련님, 옷은 이미 갈아입혀 드렸습니다만 이 낡은 옷들은......”“전부 다 버려." 은수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병실로 들어간 그는 수현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고 여위고 작은 얼굴은 생명이 없는 인형처럼 창백했다.남자는 저도 모르게 불쾌했다. 이것이 바로 이 여자가 목숨을 걸고 그한테서 도망쳐서라도 원하던 생활이란 말인가?그녀는 밖에서 고생할지언정 그의 곁에 남아 호강하는 온가네 사모님이 되고 싶지 않단 말인가?은수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간호사는 거즈와 소독약을 들고 들어왔다.은수가 무척 불쾌한 표정으로 병상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간호사도 겁에 질려 행여나 말을 잘못해서 이 남자를 화나게 말까 봐 두려웠다.“도련님, 제가 아가씨의 상처를 좀 처리할게요.”은수가 말을 하지 않자 간호사는 조심스럽게 지나가서 수현의 몸에 난 상처들을 세심하게 처리했다.간호사가 수현의 옷을 걷어 올리자 은수는 그제야 그녀의 손목, 발목, 그리고 허리에 모두 밧줄에 의해 생긴 흔적으로 가득했고 허리의 상처는 옷을
간호사는 수현에게 은수가 오자마자 그들에게 임신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열제를 사용하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주려 했지만,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녀는 당연히 이 남자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그냥 순순히 나갈 수밖에 없었다.방에는 이제 은수와 수현 두 사람만 남았다.은수는 싸늘하게 웃었다."당신은 뱃속의 그 잡종을 매우 신경 쓰고 있는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아이의 생부는 당신을 도와줄 수 없으니 당신은 아무리 긴장해도 그냥 일방적인 관심일 뿐이야.”수현은 원래 은수가 자신을 구해줘서 무척 감동을 받았지만 이 말을 들은 순간, 그녀는 문득 자신이 무척 어리석고 우습다고 느꼈다.은수가 그곳에 나타나 그녀를 구한 것은 아마도 그녀가 먼저 이혼을 제기했기에 마음이 언짢아서 그녀에게 어떻게 복수해야 좋을지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그가 화 풀리기 전에 어떻게 그녀가 다른 사람의 손에서 죽게 할 수 있을까?열이 나서 머리가 어지러웠기 때문인지 수현도 평소처럼 참지 않고 은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날카롭게 입을 열었다."누가 내 아이의 아버지가 그를 상관하지 않았다는 거죠? 내가 말했죠, 당신이 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당신은 우리를 병원에 데려다줬잖아요.”수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은수는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목을 힘껏 잡았다. 남자의 눈빛은 섬뜩한 핏빛이 감돌았다.강렬한 호흡곤란으로 수현은 이대로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수현은 손으로 그녀의 목을 조르는 남자의 손을 떼어내려 할 수밖에 없었고 그녀가 자신이 정말 질식해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은수는 그제야 손을 놓았다.수현은 마침내 풀려났고 가슴이 떨린 채 목을 감싸며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온은서가 말했듯이, 이 아이는 그의 것이고, 당신의 어머니도 그렇게 인정했지. 그러나 오직 당신만이 끊임없이 이 아이가 내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내가 그딴 거짓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그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잡종을 임
은수는 병원에서 나온 뒤 바로 떠나지 않았고 그냥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연기가 피어오르자 남자는 넋을 잃고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고, 결국 그의 손가락이 다 탄 담배에 데이고서야 그는 정신을 차렸다.은수는 고개를 숙여 그 담배꽁초를 던져버렸다.빨갛게 데인 손가락을 보며 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의 수현은 마치 그 담배와도 같았다. 손에 꼭 쥐여 있으면 이렇게 자신에게 상처만 남길 것을 알면서도 그는 여전히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은수는 입가에 아이러니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방금 수현의 멍청한 일편단심을 비꼬았는데, 지금 보면 그도 그녀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은수가 미처 깊이 생각하기도 전,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며 그의 사색을 끊어버렸다.본가의 전화인 것을 보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지?”“셋째 도련님, 어르신께서 오늘 집에 돌아오시자마자 안색이 별로 좋지 않으셨습니다. 방금 제가 방에 가서 식사하시라고 불렀을 때, 글쎄 어르신께서 기절하셨습니다. 지금 어르신은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있으십니다.”“뭐?”은수는 비록 어르신이 이런 수단으로 자신과 수현을 갈라놓은 일에 대해 원망이 있었지만 그도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병원 주소 말해. 당신들은 그곳에서 아버지 잘 지켜보고. 난 곧 도착할 거야.”“예.”은수도 이때 다른 생각을 할 기분이 없어 바로 차를 몰고 어르신이 계신 병원으로 갔다.은수의 차는 쏜살같이 달리며 인차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그는 얼른 밖에서 지키고 있는 늙은 집사를 찾아갔다."아버지의 상태는 어떠셔?”집사가 대답하려 할 때, 의사는 어르신을 밀고 응급실에서 나왔다."어르신한테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너무 격동하셔서 혈압이 높아지시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제부터 어르신의 감정이 평온하도록 많이 돌보고 동반하면 금방 퇴원하실 수 있습니다.”은수는 이 말을 듣고 병상에 누워 있는 노인을 힐끗 보았다.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은수는 어르신이 며칠 사이
수현은 병원에서 링거를 다 맞은 뒤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비록 갔지만 또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만약 그가 마침 병원에 있으니 바로 자신에게 유산 수술 시키려고 한다면 그녀는 아예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그러니 일단 멀찌감치 숨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마침 간호사가 회진하러 왔는데 그녀가 가려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병상에 눌렀다."차수현 아가씨, 당신은 아직 매우 허약해서 함부로 움직이면 안 돼요.”수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열은 이미 내려간 것 같으니 더는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말이 끝나자 수현은 간호사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몸은 무척 허약하고 힘이 없어서 몇 번 움직였을 뿐인데 그녀는 온몸에 식은땀이 났고 옷은 또 젖으며 피부에 달라붙어 무척 불편해졌다.“이거 봐요, 내가 말했잖아요, 아가씨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령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급하게 떠난다고 해도 뱃속의 아이한테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간호사는 서둘러 수현을 부축하여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뱃속의 아이를 언급하자 수현은 즉시 얌전해졌다.예전에 그녀가 아직 임신하지 않았을 때, 그녀는 확실히 열이 났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약만 좀 먹어가면서 버텼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고 뱃속에 아직 작은 생명이 하나 있었기에 더 이상 그렇게 버틸 수 없었다.“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그럼 내일 아침에 퇴원할게요.”간호사는 수현이 여전히 퇴원하려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렇게 급하게 퇴원하는 거 보면, 혹시 도련님과 싸우셨어요?”수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간호사는 계속 말을 했다."비록 도련님은 보기엔 무척 싸늘하지만, 아가씨한테 엄청 잘해 주는걸요. 오늘 아가씨를 안고 왔을 때, 그는 아가씨의 지저분한 몸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고 또 특별히 의사 선생님더러 아가씨한테 가장 좋은 수입약을 쓰게 했어요. 아마도 아가씨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 그런 것일 거예요.”수현은 놀
이리저리 생각해 보니, 수현은 자신이 지금까지 진정으로 온은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의 생각, 그의 감정은 그녀에게 있어서 모두 그렇게 낯설었다.이해가 되지 않은 수현은 머리만 아팠다. 그래서 그녀는 아예 불을 끄고 이불을 머리 위로 당겨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어르신은 오후 내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밤이 되어서야 마침내 깨어났다.눈을 뜨자마자 그는 은수가 자신의 곁에서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르신은 마음이 좀 아팠다."에헴,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게야?”은수는 소리를 듣고 재빨리 깨어났다."아버지는 너무 흥분해 하셔서 혈압이 높아지는 바람에 입원하셨어요. 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요. 며칠 잘 휴식하시면 바로 퇴원할 수 있어요.”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은수는 잠시 침묵했다."요 며칠 동안 저는 병원에 남아 아버지를 돌볼 거예요. 그러니 다른 일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어르신은 원래 은수가 다시 수현을 찾아갈까 봐 속으로 걱정했는데, 그가 이렇게 약속한 것을 보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라......”은수는 간호사와 함께 어르신을 부축해서 앉혔다. 그의 안색이 좀 좋아진 것을 보고서야 은수는 입을 열었다."오랫동안 주무셨으니 시장하시죠? 제가 먹을 거 좀 사올게요.”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수는 몸을 돌려 나갔다.그의 뒷모습을 보며 어르신은 마음이 아팠다.은수는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었다. 비록 겉으로는 모든 아들에 대한 감정이 같아 보였지만, 오직 그만이 자신이 은수에게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또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 알고 있었다.지금 은수는 이미 혼자서 모든 일을 도맡았으니 자신은 그의 아버지로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를 도와 장애를 제거해 주는 것이었다.어르신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옆에 있는 집사를 바라보았다."내가 자네가 보고 찾으라고 한 그 여자 말이네, 찾았나?”“이미 연락이 닿
“그게 말이다, 나 지금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데 네가 우리 은수와 사이가 괜찮다고 들어서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너희들 이후의 일에 대해서도 얘기 좀 하고.”예린은 이 말을 듣고 어르신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초청을 한 이상 그녀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지금 은수는 이미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 어르신을 만나보면 그녀도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그리하여 예린은 즉시 기사더러 먼저 자신을 데리고 비싼 보양식을 많이 산 후에야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병실에 들어서자 예린은 재빨리 물건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아버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예린이라고 해요.”예린은 행여나 어르신의 미움을 살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은 그녀를 한번 훑어보았다. 얼굴은 출중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청순한 편이었고, 행동거지를 보면 그다지 예의를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큰 결함은 없었다.“그래, 오느라 수고 많았구나. 나도 네가 우리 은수와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어서 그래. 그가 그때 아내가 있는 사람이란 거 알고 있었나?”어르신은 비록 빨리 은수에게 여자를 찾아줘서 수현에 대한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그래도 당연히 아무 사람이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었다.이 유예린이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은수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만약 그녀가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도 다른 사람의 가정에 끼어들었다면 이는 이 사람의 심술이 고약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어르신은 아무리 급해 하더라도 함부로 이런 사람을 집안에 들이지 않을 것이다.예린은 어르신의 질문에 멈칫하더니 속으로 겁이 났다. 설마 어르신은 그녀와 따지려고 자신을 여기까지 불렀단 말인가?그녀는 재빨리 설명했다."저는...... 그때 의외로 은수 씨를 구했고 몇 달 후에 그는 저를 찾아와서 책임지겠다고 하며 저와 결혼할 거라고 약속까지 했어요. 저는 처음으로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