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는 수현에게 은수가 오자마자 그들에게 임신부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열제를 사용하라고 요구했다고 알려주려 했지만,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녀는 당연히 이 남자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그냥 순순히 나갈 수밖에 없었다.방에는 이제 은수와 수현 두 사람만 남았다.은수는 싸늘하게 웃었다."당신은 뱃속의 그 잡종을 매우 신경 쓰고 있는군.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아이의 생부는 당신을 도와줄 수 없으니 당신은 아무리 긴장해도 그냥 일방적인 관심일 뿐이야.”수현은 원래 은수가 자신을 구해줘서 무척 감동을 받았지만 이 말을 들은 순간, 그녀는 문득 자신이 무척 어리석고 우습다고 느꼈다.은수가 그곳에 나타나 그녀를 구한 것은 아마도 그녀가 먼저 이혼을 제기했기에 마음이 언짢아서 그녀에게 어떻게 복수해야 좋을지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그가 화 풀리기 전에 어떻게 그녀가 다른 사람의 손에서 죽게 할 수 있을까?열이 나서 머리가 어지러웠기 때문인지 수현도 평소처럼 참지 않고 은수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날카롭게 입을 열었다."누가 내 아이의 아버지가 그를 상관하지 않았다는 거죠? 내가 말했죠, 당신이 이 아이의 아버지라고. 당신은 우리를 병원에 데려다줬잖아요.”수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은수는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서 그녀의 목을 힘껏 잡았다. 남자의 눈빛은 섬뜩한 핏빛이 감돌았다.강렬한 호흡곤란으로 수현은 이대로 죽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수현은 손으로 그녀의 목을 조르는 남자의 손을 떼어내려 할 수밖에 없었고 그녀가 자신이 정말 질식해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은수는 그제야 손을 놓았다.수현은 마침내 풀려났고 가슴이 떨린 채 목을 감싸며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온은서가 말했듯이, 이 아이는 그의 것이고, 당신의 어머니도 그렇게 인정했지. 그러나 오직 당신만이 끊임없이 이 아이가 내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내가 그딴 거짓말을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그가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잡종을 임
은수는 병원에서 나온 뒤 바로 떠나지 않았고 그냥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연기가 피어오르자 남자는 넋을 잃고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고, 결국 그의 손가락이 다 탄 담배에 데이고서야 그는 정신을 차렸다.은수는 고개를 숙여 그 담배꽁초를 던져버렸다.빨갛게 데인 손가락을 보며 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의 수현은 마치 그 담배와도 같았다. 손에 꼭 쥐여 있으면 이렇게 자신에게 상처만 남길 것을 알면서도 그는 여전히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은수는 입가에 아이러니한 미소를 지었다.그는 방금 수현의 멍청한 일편단심을 비꼬았는데, 지금 보면 그도 그녀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은수가 미처 깊이 생각하기도 전,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며 그의 사색을 끊어버렸다.본가의 전화인 것을 보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지?”“셋째 도련님, 어르신께서 오늘 집에 돌아오시자마자 안색이 별로 좋지 않으셨습니다. 방금 제가 방에 가서 식사하시라고 불렀을 때, 글쎄 어르신께서 기절하셨습니다. 지금 어르신은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있으십니다.”“뭐?”은수는 비록 어르신이 이런 수단으로 자신과 수현을 갈라놓은 일에 대해 원망이 있었지만 그도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병원 주소 말해. 당신들은 그곳에서 아버지 잘 지켜보고. 난 곧 도착할 거야.”“예.”은수도 이때 다른 생각을 할 기분이 없어 바로 차를 몰고 어르신이 계신 병원으로 갔다.은수의 차는 쏜살같이 달리며 인차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그는 얼른 밖에서 지키고 있는 늙은 집사를 찾아갔다."아버지의 상태는 어떠셔?”집사가 대답하려 할 때, 의사는 어르신을 밀고 응급실에서 나왔다."어르신한테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너무 격동하셔서 혈압이 높아지시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제부터 어르신의 감정이 평온하도록 많이 돌보고 동반하면 금방 퇴원하실 수 있습니다.”은수는 이 말을 듣고 병상에 누워 있는 노인을 힐끗 보았다.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은수는 어르신이 며칠 사이
수현은 병원에서 링거를 다 맞은 뒤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비록 갔지만 또 언제 돌아올지 몰랐다.만약 그가 마침 병원에 있으니 바로 자신에게 유산 수술 시키려고 한다면 그녀는 아예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그러니 일단 멀찌감치 숨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마침 간호사가 회진하러 왔는데 그녀가 가려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녀를 병상에 눌렀다."차수현 아가씨, 당신은 아직 매우 허약해서 함부로 움직이면 안 돼요.”수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열은 이미 내려간 것 같으니 더는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말이 끝나자 수현은 간호사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몸은 무척 허약하고 힘이 없어서 몇 번 움직였을 뿐인데 그녀는 온몸에 식은땀이 났고 옷은 또 젖으며 피부에 달라붙어 무척 불편해졌다.“이거 봐요, 내가 말했잖아요, 아가씨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고. 설령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급하게 떠난다고 해도 뱃속의 아이한테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렵지도 않아요?”간호사는 서둘러 수현을 부축하여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뱃속의 아이를 언급하자 수현은 즉시 얌전해졌다.예전에 그녀가 아직 임신하지 않았을 때, 그녀는 확실히 열이 났다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약만 좀 먹어가면서 버텼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고 뱃속에 아직 작은 생명이 하나 있었기에 더 이상 그렇게 버틸 수 없었다.“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그럼 내일 아침에 퇴원할게요.”간호사는 수현이 여전히 퇴원하려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렇게 급하게 퇴원하는 거 보면, 혹시 도련님과 싸우셨어요?”수현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간호사는 계속 말을 했다."비록 도련님은 보기엔 무척 싸늘하지만, 아가씨한테 엄청 잘해 주는걸요. 오늘 아가씨를 안고 왔을 때, 그는 아가씨의 지저분한 몸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고 또 특별히 의사 선생님더러 아가씨한테 가장 좋은 수입약을 쓰게 했어요. 아마도 아가씨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 그런 것일 거예요.”수현은 놀
이리저리 생각해 보니, 수현은 자신이 지금까지 진정으로 온은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본 적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그의 생각, 그의 감정은 그녀에게 있어서 모두 그렇게 낯설었다.이해가 되지 않은 수현은 머리만 아팠다. 그래서 그녀는 아예 불을 끄고 이불을 머리 위로 당겨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어르신은 오후 내내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밤이 되어서야 마침내 깨어났다.눈을 뜨자마자 그는 은수가 자신의 곁에서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어르신은 마음이 좀 아팠다."에헴,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게야?”은수는 소리를 듣고 재빨리 깨어났다."아버지는 너무 흥분해 하셔서 혈압이 높아지는 바람에 입원하셨어요. 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요. 며칠 잘 휴식하시면 바로 퇴원할 수 있어요.”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은수는 잠시 침묵했다."요 며칠 동안 저는 병원에 남아 아버지를 돌볼 거예요. 그러니 다른 일을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어르신은 원래 은수가 다시 수현을 찾아갈까 봐 속으로 걱정했는데, 그가 이렇게 약속한 것을 보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래라......”은수는 간호사와 함께 어르신을 부축해서 앉혔다. 그의 안색이 좀 좋아진 것을 보고서야 은수는 입을 열었다."오랫동안 주무셨으니 시장하시죠? 제가 먹을 거 좀 사올게요.”어르신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수는 몸을 돌려 나갔다.그의 뒷모습을 보며 어르신은 마음이 아팠다.은수는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었다. 비록 겉으로는 모든 아들에 대한 감정이 같아 보였지만, 오직 그만이 자신이 은수에게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또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 알고 있었다.지금 은수는 이미 혼자서 모든 일을 도맡았으니 자신은 그의 아버지로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를 도와 장애를 제거해 주는 것이었다.어르신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옆에 있는 집사를 바라보았다."내가 자네가 보고 찾으라고 한 그 여자 말이네, 찾았나?”“이미 연락이 닿
“그게 말이다, 나 지금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데 네가 우리 은수와 사이가 괜찮다고 들어서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너희들 이후의 일에 대해서도 얘기 좀 하고.”예린은 이 말을 듣고 어르신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초청을 한 이상 그녀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지금 은수는 이미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 어르신을 만나보면 그녀도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그리하여 예린은 즉시 기사더러 먼저 자신을 데리고 비싼 보양식을 많이 산 후에야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병실에 들어서자 예린은 재빨리 물건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아버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예린이라고 해요.”예린은 행여나 어르신의 미움을 살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은 그녀를 한번 훑어보았다. 얼굴은 출중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청순한 편이었고, 행동거지를 보면 그다지 예의를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큰 결함은 없었다.“그래, 오느라 수고 많았구나. 나도 네가 우리 은수와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어서 그래. 그가 그때 아내가 있는 사람이란 거 알고 있었나?”어르신은 비록 빨리 은수에게 여자를 찾아줘서 수현에 대한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그래도 당연히 아무 사람이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었다.이 유예린이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은수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만약 그녀가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도 다른 사람의 가정에 끼어들었다면 이는 이 사람의 심술이 고약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어르신은 아무리 급해 하더라도 함부로 이런 사람을 집안에 들이지 않을 것이다.예린은 어르신의 질문에 멈칫하더니 속으로 겁이 났다. 설마 어르신은 그녀와 따지려고 자신을 여기까지 불렀단 말인가?그녀는 재빨리 설명했다."저는...... 그때 의외로 은수 씨를 구했고 몇 달 후에 그는 저를 찾아와서 책임지겠다고 하며 저와 결혼할 거라고 약속까지 했어요. 저는 처음으로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
어차피 그때 은수는 마찬가지로 수현의 일에 대해 무척 꺼려 했지만 함께 지내면서 점차 감정이 생긴 것이었다.유예린은 은수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었기에 그도 받아들이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예린은 이 말을 듣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알겠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아버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게요......”예린이 어르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할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은수 씨가 왔나?’예린은 기뻐하며 문을 열러 갔지만 문을 열자 뜻밖에도 한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문 앞에 서있었다.예진은 문을 연 사람이 여자인 것을 보고 역시나 놀랐지만 그녀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온가네 하인이죠? 좀 비켜봐요, 난 어르신 뵈러 왔어요.”예린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며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어르신이 뒤에 계셨으니 그녀도 너무 사납게 굴 순 없어 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미안하지만, 난 어르신이 초대한 손님이에요. 당신은 누구죠?”“누구지?" 어르신은 두 여자가 다투는 것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예진은 재빨리 예린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어르신, 저예요, 차예진. 저 기억하시죠?”어르신은 한참 생각하다 마침내 차예진이 바로 수현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기억했다.어르신이 자신이 누군지 알아차린 것을 보고 예진은 얼른 입을 열었다."저희 언니가 온가네에 적지 않은 폐를 끼쳤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렇게 물건을 들고 사과드리러 왔어요. 그땐 제가 시집왔어야 했는데, 저희 언니가 울고 불면서 꼭 자신이 셋째 도련님한테 시집가야 한다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저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그때 내가 좀 더 견지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예진이 불쌍하게 말하자 한쪽에 있던 예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디에서 온 미친년이 염병 떨고 있어?’‘설마 다시 은수 씨한테 시집가기라도 하려는 건 아니겠지?’예린은 어르신을 힐끗 보며 입을 열려 할 때 어르신은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
수현은 병실에 있었고 하룻밤 쉰 후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은수가 뜻밖에도 줄곧 오지 않아 수현은 이상하다고 여겼다......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무척 모순된다고 느꼈다. 은수가 왔을 때 그녀는 그가 어떤 과분한 일을 저지를까 봐 두려웠고 그가 오지 않으면 수현은 또 은수가 무슨 속셈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그렇게 생각하다 전화가 울렸다.수현은 예진인 것을 보고 안색이 인차 싸늘해졌다.수현은 어제 이 여자가 자신을 나무에 묶고 일부러 괴롭힌 일을 아직 잊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다니?수현은 생각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예진은 그녀가 받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네 엄마가 아직 내 손에 있다는 거 잊지 마. 그녀가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나한테 전화해!”수현은 그 미친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문자를 보고 마지못해 다시 전화를 했다.지금 자신의 엄마는 아직 다른 사람의 손에 있었으니 그녀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들을 화나게 하면 자신의 엄마만 더욱 불리해질 것이다.“차예진, 무슨 일이야?" 수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목소리는 조금의 감정이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온은수 곁에 지금 매우 날뛰고 있는 여자가 하나 있는데, 너 그녀가 누군지 아니?”수현은 원래 예진이 또 무리한 요구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것을 물어볼 줄이야.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은수 곁에 있는 여자라, 그와 계약 결혼한 자신을 제외하면 유예린밖에 없을 것이다.“알아, 전에 나와 함께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사람이야, 왜?”예린이 호텔 직원이란 말을 듣자 예진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왜 어르신은 전에 수현이 마음에 들고, 지금은 또 얼굴이 그렇게 평범한 호텔 직원까지 마음에 드는데, 자신한테는 그렇게 싸늘한 걸까? 자신이 이 두 여자보다 못한 게 뭔데?“그들은 어떻게 알았지? 네가 아는 모든 거 다 말해줘 봐!”수현은 예진이 완전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전
사진 속 여자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온몸에는 생명을 유지하는 호스가 꽂혀 있어 무척 허약해 보였다.수현은 눈시울이 단번에 붉어졌다. 그녀는 사진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엄마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았다. 사진만 봐도 수현은 혜정이 많이 말랐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고 그야말로 뼈밖에 남지 않았으며 자신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상태가 엄청 달랐다. 딱 봐도 혜정은 그동안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수현의 마음은 순간 아파졌다. 만약 그녀가 일찍 빠져나와서 엄마를 찾아갔다면 그녀는 지금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수현이 죄책감과 고통에 잠겼을 때, 예진은 또다시 전화를 했다."어때? 그건 내가 방금 하인더러 찍으라고 한 네 엄마 사진이야. 내가 방금 말한 그 거래에 협조하기만 하면 난 네 엄마의 구체적인 위치를 너에게 알려주고 너희 모녀가 다시 만나게 할 수 있어.”수현은 핸드폰을 힘껏 쥐었고 손톱은 어느새 손바닥을 파헤치고 들어가며 상처를 남겼지만 그녀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차 씨네 사람들은 지금 능숙하고 비열하게 자신의 엄마를 인질로 삼고 있었고 정말 너무나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으로 남을 위협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조금도 깨닫지 못했다.수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가까스로 자신을 진정시켰다."이 일은 그렇게 쉽지가 않아. 한번 생각해 볼게.”예진은 오히려 흔쾌히 승낙했다.전화를 끊자 예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예진은 수현의 약점이 바로 그녀의 그 병든 어머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수현은 절대로 자신의 친어머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니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녀는 반드시 자신의 요구에 응답할 것이다.수현은 전화를 끊은 후 즉시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최근의 일을 대충 말한 후 가연에게 그 사진을 보냈다."가연아, 이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컴퓨터에 정통한 사람 좀 찾아서 이 사진을 통해 우리 엄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지 좀 알아봐 줘.”가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