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말이다, 나 지금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데 네가 우리 은수와 사이가 괜찮다고 들어서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너희들 이후의 일에 대해서도 얘기 좀 하고.”예린은 이 말을 듣고 어르신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초청을 한 이상 그녀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지금 은수는 이미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 어르신을 만나보면 그녀도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그리하여 예린은 즉시 기사더러 먼저 자신을 데리고 비싼 보양식을 많이 산 후에야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병실에 들어서자 예린은 재빨리 물건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아버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예린이라고 해요.”예린은 행여나 어르신의 미움을 살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은 그녀를 한번 훑어보았다. 얼굴은 출중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청순한 편이었고, 행동거지를 보면 그다지 예의를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큰 결함은 없었다.“그래, 오느라 수고 많았구나. 나도 네가 우리 은수와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어서 그래. 그가 그때 아내가 있는 사람이란 거 알고 있었나?”어르신은 비록 빨리 은수에게 여자를 찾아줘서 수현에 대한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그래도 당연히 아무 사람이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었다.이 유예린이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은수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만약 그녀가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도 다른 사람의 가정에 끼어들었다면 이는 이 사람의 심술이 고약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어르신은 아무리 급해 하더라도 함부로 이런 사람을 집안에 들이지 않을 것이다.예린은 어르신의 질문에 멈칫하더니 속으로 겁이 났다. 설마 어르신은 그녀와 따지려고 자신을 여기까지 불렀단 말인가?그녀는 재빨리 설명했다."저는...... 그때 의외로 은수 씨를 구했고 몇 달 후에 그는 저를 찾아와서 책임지겠다고 하며 저와 결혼할 거라고 약속까지 했어요. 저는 처음으로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
어차피 그때 은수는 마찬가지로 수현의 일에 대해 무척 꺼려 했지만 함께 지내면서 점차 감정이 생긴 것이었다.유예린은 은수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었기에 그도 받아들이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예린은 이 말을 듣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알겠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아버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게요......”예린이 어르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할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은수 씨가 왔나?’예린은 기뻐하며 문을 열러 갔지만 문을 열자 뜻밖에도 한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문 앞에 서있었다.예진은 문을 연 사람이 여자인 것을 보고 역시나 놀랐지만 그녀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온가네 하인이죠? 좀 비켜봐요, 난 어르신 뵈러 왔어요.”예린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며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어르신이 뒤에 계셨으니 그녀도 너무 사납게 굴 순 없어 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미안하지만, 난 어르신이 초대한 손님이에요. 당신은 누구죠?”“누구지?" 어르신은 두 여자가 다투는 것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예진은 재빨리 예린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어르신, 저예요, 차예진. 저 기억하시죠?”어르신은 한참 생각하다 마침내 차예진이 바로 수현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기억했다.어르신이 자신이 누군지 알아차린 것을 보고 예진은 얼른 입을 열었다."저희 언니가 온가네에 적지 않은 폐를 끼쳤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렇게 물건을 들고 사과드리러 왔어요. 그땐 제가 시집왔어야 했는데, 저희 언니가 울고 불면서 꼭 자신이 셋째 도련님한테 시집가야 한다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저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그때 내가 좀 더 견지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예진이 불쌍하게 말하자 한쪽에 있던 예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디에서 온 미친년이 염병 떨고 있어?’‘설마 다시 은수 씨한테 시집가기라도 하려는 건 아니겠지?’예린은 어르신을 힐끗 보며 입을 열려 할 때 어르신은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
수현은 병실에 있었고 하룻밤 쉰 후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은수가 뜻밖에도 줄곧 오지 않아 수현은 이상하다고 여겼다......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무척 모순된다고 느꼈다. 은수가 왔을 때 그녀는 그가 어떤 과분한 일을 저지를까 봐 두려웠고 그가 오지 않으면 수현은 또 은수가 무슨 속셈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그렇게 생각하다 전화가 울렸다.수현은 예진인 것을 보고 안색이 인차 싸늘해졌다.수현은 어제 이 여자가 자신을 나무에 묶고 일부러 괴롭힌 일을 아직 잊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다니?수현은 생각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예진은 그녀가 받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네 엄마가 아직 내 손에 있다는 거 잊지 마. 그녀가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나한테 전화해!”수현은 그 미친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문자를 보고 마지못해 다시 전화를 했다.지금 자신의 엄마는 아직 다른 사람의 손에 있었으니 그녀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들을 화나게 하면 자신의 엄마만 더욱 불리해질 것이다.“차예진, 무슨 일이야?" 수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목소리는 조금의 감정이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온은수 곁에 지금 매우 날뛰고 있는 여자가 하나 있는데, 너 그녀가 누군지 아니?”수현은 원래 예진이 또 무리한 요구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것을 물어볼 줄이야.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은수 곁에 있는 여자라, 그와 계약 결혼한 자신을 제외하면 유예린밖에 없을 것이다.“알아, 전에 나와 함께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사람이야, 왜?”예린이 호텔 직원이란 말을 듣자 예진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왜 어르신은 전에 수현이 마음에 들고, 지금은 또 얼굴이 그렇게 평범한 호텔 직원까지 마음에 드는데, 자신한테는 그렇게 싸늘한 걸까? 자신이 이 두 여자보다 못한 게 뭔데?“그들은 어떻게 알았지? 네가 아는 모든 거 다 말해줘 봐!”수현은 예진이 완전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전
사진 속 여자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온몸에는 생명을 유지하는 호스가 꽂혀 있어 무척 허약해 보였다.수현은 눈시울이 단번에 붉어졌다. 그녀는 사진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엄마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았다. 사진만 봐도 수현은 혜정이 많이 말랐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고 그야말로 뼈밖에 남지 않았으며 자신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상태가 엄청 달랐다. 딱 봐도 혜정은 그동안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수현의 마음은 순간 아파졌다. 만약 그녀가 일찍 빠져나와서 엄마를 찾아갔다면 그녀는 지금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수현이 죄책감과 고통에 잠겼을 때, 예진은 또다시 전화를 했다."어때? 그건 내가 방금 하인더러 찍으라고 한 네 엄마 사진이야. 내가 방금 말한 그 거래에 협조하기만 하면 난 네 엄마의 구체적인 위치를 너에게 알려주고 너희 모녀가 다시 만나게 할 수 있어.”수현은 핸드폰을 힘껏 쥐었고 손톱은 어느새 손바닥을 파헤치고 들어가며 상처를 남겼지만 그녀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차 씨네 사람들은 지금 능숙하고 비열하게 자신의 엄마를 인질로 삼고 있었고 정말 너무나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으로 남을 위협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조금도 깨닫지 못했다.수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가까스로 자신을 진정시켰다."이 일은 그렇게 쉽지가 않아. 한번 생각해 볼게.”예진은 오히려 흔쾌히 승낙했다.전화를 끊자 예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예진은 수현의 약점이 바로 그녀의 그 병든 어머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수현은 절대로 자신의 친어머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니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녀는 반드시 자신의 요구에 응답할 것이다.수현은 전화를 끊은 후 즉시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최근의 일을 대충 말한 후 가연에게 그 사진을 보냈다."가연아, 이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컴퓨터에 정통한 사람 좀 찾아서 이 사진을 통해 우리 엄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지 좀 알아봐 줘.”가연은
수현은 하는 수없이 예진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은 그냥 그녀를 도와주는 척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예진은 수현이 예상대로 자신에게 전화하는 것을 보고 의기양양하게 받았다."어때, 나랑 거래하는 게 낫지?”“응, 네 요구 받아들일게. 하지만 나도 다른 요구가 하나 있어. 우리 엄마는 당신들의 손에 있으면서 반드시 예전과 똑같은 좋은 치료를 받아야 해. 그리고, 넌 매일 나한테 우리 엄마가 멀쩡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 찍어줘야 하고.”수현은 비록 타협했지만 그녀는 이렇게 그들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사진이 충분히 많으면 중요한 디테일을 포착할 수 있고 혜정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그리고 혜정도 가장 좋은 치료를 받아야 자신이 그녀를 찾아낼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예진은 눈살을 찌푸렸다."차수현, 아빠가 그러셨는데, 네 엄마는 죽지 않고 숨만 붙어있으면 된다고. 그렇게 비싼 약으로 치료하려면 돈이 엄청 많이 들어서 말이야.”“차예진, 너…...!”수현은 예진의 말을 듣고 버럭 하며 핏대를 세웠다.예진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근데 우리도 자매잖아, 넌 네 엄마가 더 좋은 치료를 받길 원하니까 나한테 돈 입금해줘. 내가 다 안배해 줄게.”예진은 당시 수현이 자신이 온가네 사모님이란 명분을 빌어 차 씨네 집안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뜯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때 수현의 무리한 요구로 미애는 어쩔 수 없이 지출을 줄여야 했고, 그녀의 용돈조차도 많이 줄어들었다.지금 복수할 기회가 생겼으니 그녀는 또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수현은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그녀는 또 어떻게 예진의 꿍꿍이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예진은 지금 그녀에게 보복하고 있었고 이 틈을 타서 그 돈을 뜯어가려 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혜정이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다면 할 수 없이 해야 했다.“그래, 줄게. 하지만, 너도 매일 나한테 우리 엄마의 상태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는 절대 협조하지
그러나 수현은 자신이 울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실컷 운 뒤 그녀는 점차 진정을 되찾았다.그녀는 예진의 요구를 완성할 방법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녀는 은수의 성격을 잘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가 마음먹기만 하면 어르신이 안 된다고 가로막아도 그는 결코 타협을 하지 않았으니 그녀는 무슨 수로 그의 생각을 바뀌게 한단 말인가?역시 그녀도 자신의 힘으로 엄마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수현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가연의 전화가 들어왔다.“수현아, 그쪽에서 뭐래? 위치 확정할 수 있데?”“아직 정확한 위치는 모르고, 외국에 있다는 것만 알아냈어. 관련된 정보를 계속 모아야 한대.”가연은 이 말을 듣고 역시 표정이 심각했다."그럼 너 지금 어떻게 할 작정이니?”수현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난 차예진한테서 가능한 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거야. 그리고 다른 일에 대해 말하자면, 나도 우선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고. 지금 가만히 놀고만 있을 순 없어.”비록 예진에게 돈을 입금해도 수현의 은행 계좌에는 아직 많은 돈이 남아 있어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녀는 굶어 죽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수현은 이렇게 앉아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자신의 엄마를 데리고 외국가서 다시 적합한 병원을 찾으려면 여러가지 비용이 들테니 그녀는 그때 당황하지 않도록 반드시 충분한 돈을 준비해야 했다.“응, 그래도 좋지. 하지만 너도 전에 세내던 그 집에서 나왔으니 나랑 같이 지내자. 이러면 집세도 좀 더 절약할 수 있고.”가연은 수현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아무리 급해도 소용이 없었으니 수현이 일자리를 찾아 바쁘게 지내면 적어도 헛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마워, 가연아.”수현은 원래 세 들어 살 집을 구하려고 했었다. 그때 자신의 엄마가 입원하고 그녀는 또 온가네 집에 들어갔으니 수현은 전에 세 들어 살던 집에서 나갔다. 지금 이 순간, 온가네
수현은 천천히 핸드폰을 꽉 쥐었다. 보아하니 그녀가 또 무언가를 착각한 것 같았다.그 문자를 보고 수현은 그런 자신이 무척 웃겼다. 그녀는 서둘러 대화창을 삭제한 다음 나중에 자신이 또 정신 나가서 은수한테 전화를 할까 봐 그의 번호까지 차단했고 그제야 한숨 푹 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버스에 탄 수현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은수가 이미 체념한 이상 이렇게 헤어져서 각자의 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은수가 몇 차례나 아이의 신분을 부정한 뒤 수현도 슬픔에서 점차 태연해졌다.그녀는 신분 때문에 이 아이가 은수의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더라도 결국 온가네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들 것이다.그들은 아마 아이만 가문으로 들이고 어머니인 자신을 쫓겨낼 것이며 다시는 자신의 아이를 볼 수 없게 할 것이다.이런 결과를 생각하면 수현은 참지 못하고 옷을 꽉 잡았다.아마 하느님도 차마 그렇게 잔인하게 자신을 대할 수 없어서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마저 잃게 만들고 싶지 않아 일을 이렇게 만들었을 것일지도.수현은 살짝 웃었다. 그녀는 지금 전에 온가네에서 있었던 모든 일이 꿈과도 같다고 느꼈고 이제 꿈에서 깨어났으니 모든 것도 끝나야 했다.......전화 너머의 예린은 은수의 핸드폰을 보면서 표정이 음침했다.‘빌어먹을 차수현, 분명 은수 씨와 이혼했는데 또 그를 꼬시려고 이런 문자를 보내다니, 정말 끈질기군.’그날 어르신이 예린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며 그녀더러 이곳에 와서 은수와 매일 사이좋게 지내라고 한 뒤, 예린은 매일 아침 일찍 달려왔다가 어르신이 주무신 다음에야 떠났다.은수는 비록 어르신의 행동에 대해 다소 불만이 있었지만, 어르신 지금 몸이 좋지 않아 화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예린의 존재를 묵묵히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다만 그녀에 대한 그의 태도는 여전히 평소처럼 미적지근했다.예린도 억지로 은수에게 자신을 어필하려고 무척 노력했다.방금 은수는 담배를 피우러 나가며 핸드폰을 탁자 위에 놓았고, 문자가 들어온 소리를 들은 예린은 궁금해서
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예린을 바라보았고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 같았다.예린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 이는 은수가 처음으로 그녀를 의심했던 것이다.‘설마 뭐라도 알아낸 것일까?’예린은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은수의 카리스마에 그녀는 한순간 머리가 새하얘지더니 입술이 떨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의 이런 반응을 본 은수는 더욱 그녀가 수상하다고 느꼈다.그러나 바로 이때,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콜록, 은수야, 예린아, 너희들 뭐 하고 있는 게야? 물 한 잔 좀 따라주렴.”예린은 다행이라 생각하며 재빨리 달려가서 어르신에게 물을 따라줬다.은수도 따라갔다. 그는 절대로 예린이 이렇게 얼버무리는 것을 허락하지 것이다.“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난 사람을 불러 조사할 수 있어요. 나를 속이는 사람들은 그 어떤 좋은 후과도 없을 거예요.”어르신은 이 말을 들은 뒤 영문을 몰라 하며 예린을 바라보았다.예린은 은수가 끝까지 캐묻는 것을 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은수더러 자신이 했던 말을 샅샅이 조사하게 하면 그때의 사실을 폭로할 수도 있으므로 그녀가 주동적으로 말하는 게 훨씬 나을지도.“알았어요, 말할게요. 방금 차수현이 은수 씨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난 그것을 보고 순간 화가 나서 당신들은 이미 이혼했으니 더 이상 은수 씨와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이 일일뿐이에요.”예린은 말을 마친 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저는 그냥 차수현이 은수 씨와 이혼한 이상 이렇게 집적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서로를 해치는 일이니까요. 만약 제가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먼저 가볼게요.”예린은 일어나서 떠나려고 했다.“그럴 필요 없다, 넌 잘못한 거 없어.”어르신은 바로 입을 열며 예린을 불렀다.그가 예린을 찾은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으니 어르신도 당연히 예린더러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때 수현이 깔끔하게 이혼 합의서에 사인해서 어르신은 죄책감을 느꼈지만 지금 보면 그 여자도 결국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