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말이다, 나 지금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데 네가 우리 은수와 사이가 괜찮다고 들어서 한 번 만나보고 싶구나. 너희들 이후의 일에 대해서도 얘기 좀 하고.”예린은 이 말을 듣고 어르신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초청을 한 이상 그녀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지금 은수는 이미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 어르신을 만나보면 그녀도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그리하여 예린은 즉시 기사더러 먼저 자신을 데리고 비싼 보양식을 많이 산 후에야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병실에 들어서자 예린은 재빨리 물건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아버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유예린이라고 해요.”예린은 행여나 어르신의 미움을 살까 봐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어르신은 그녀를 한번 훑어보았다. 얼굴은 출중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청순한 편이었고, 행동거지를 보면 그다지 예의를 잘 모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큰 결함은 없었다.“그래, 오느라 수고 많았구나. 나도 네가 우리 은수와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어서 그래. 그가 그때 아내가 있는 사람이란 거 알고 있었나?”어르신은 비록 빨리 은수에게 여자를 찾아줘서 수현에 대한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지만 그래도 당연히 아무 사람이나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었다.이 유예린이란 사람이 나타났을 때, 은수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었고, 만약 그녀가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는데도 다른 사람의 가정에 끼어들었다면 이는 이 사람의 심술이 고약하고 마음이 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어르신은 아무리 급해 하더라도 함부로 이런 사람을 집안에 들이지 않을 것이다.예린은 어르신의 질문에 멈칫하더니 속으로 겁이 났다. 설마 어르신은 그녀와 따지려고 자신을 여기까지 불렀단 말인가?그녀는 재빨리 설명했다."저는...... 그때 의외로 은수 씨를 구했고 몇 달 후에 그는 저를 찾아와서 책임지겠다고 하며 저와 결혼할 거라고 약속까지 했어요. 저는 처음으로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
어차피 그때 은수는 마찬가지로 수현의 일에 대해 무척 꺼려 했지만 함께 지내면서 점차 감정이 생긴 것이었다.유예린은 은수를 구한 생명의 은인이었기에 그도 받아들이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예린은 이 말을 듣자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알겠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아버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할게요......”예린이 어르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할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은수 씨가 왔나?’예린은 기뻐하며 문을 열러 갔지만 문을 열자 뜻밖에도 한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문 앞에 서있었다.예진은 문을 연 사람이 여자인 것을 보고 역시나 놀랐지만 그녀를 힐끗 보더니 입을 열었다."온가네 하인이죠? 좀 비켜봐요, 난 어르신 뵈러 왔어요.”예린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치며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어르신이 뒤에 계셨으니 그녀도 너무 사납게 굴 순 없어 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미안하지만, 난 어르신이 초대한 손님이에요. 당신은 누구죠?”“누구지?" 어르신은 두 여자가 다투는 것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예진은 재빨리 예린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어르신, 저예요, 차예진. 저 기억하시죠?”어르신은 한참 생각하다 마침내 차예진이 바로 수현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기억했다.어르신이 자신이 누군지 알아차린 것을 보고 예진은 얼른 입을 열었다."저희 언니가 온가네에 적지 않은 폐를 끼쳤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이렇게 물건을 들고 사과드리러 왔어요. 그땐 제가 시집왔어야 했는데, 저희 언니가 울고 불면서 꼭 자신이 셋째 도련님한테 시집가야 한다고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저희 부모님께서도 어쩔 수 없었어요. 만약 그때 내가 좀 더 견지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예진이 불쌍하게 말하자 한쪽에 있던 예린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어디에서 온 미친년이 염병 떨고 있어?’‘설마 다시 은수 씨한테 시집가기라도 하려는 건 아니겠지?’예린은 어르신을 힐끗 보며 입을 열려 할 때 어르신은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
수현은 병실에 있었고 하룻밤 쉰 후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은수가 뜻밖에도 줄곧 오지 않아 수현은 이상하다고 여겼다......수현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무척 모순된다고 느꼈다. 은수가 왔을 때 그녀는 그가 어떤 과분한 일을 저지를까 봐 두려웠고 그가 오지 않으면 수현은 또 은수가 무슨 속셈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그렇게 생각하다 전화가 울렸다.수현은 예진인 것을 보고 안색이 인차 싸늘해졌다.수현은 어제 이 여자가 자신을 나무에 묶고 일부러 괴롭힌 일을 아직 잊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주동적으로 자신에게 전화를 걸다니?수현은 생각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예진은 그녀가 받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더욱 치밀어 올랐다."네 엄마가 아직 내 손에 있다는 거 잊지 마. 그녀가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나한테 전화해!”수현은 그 미친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문자를 보고 마지못해 다시 전화를 했다.지금 자신의 엄마는 아직 다른 사람의 손에 있었으니 그녀는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들을 화나게 하면 자신의 엄마만 더욱 불리해질 것이다.“차예진, 무슨 일이야?" 수현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목소리는 조금의 감정이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온은수 곁에 지금 매우 날뛰고 있는 여자가 하나 있는데, 너 그녀가 누군지 아니?”수현은 원래 예진이 또 무리한 요구를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것을 물어볼 줄이야.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은수 곁에 있는 여자라, 그와 계약 결혼한 자신을 제외하면 유예린밖에 없을 것이다.“알아, 전에 나와 함께 호텔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사람이야, 왜?”예린이 호텔 직원이란 말을 듣자 예진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왜 어르신은 전에 수현이 마음에 들고, 지금은 또 얼굴이 그렇게 평범한 호텔 직원까지 마음에 드는데, 자신한테는 그렇게 싸늘한 걸까? 자신이 이 두 여자보다 못한 게 뭔데?“그들은 어떻게 알았지? 네가 아는 모든 거 다 말해줘 봐!”수현은 예진이 완전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전
사진 속 여자는 병상에 누워 있었고 온몸에는 생명을 유지하는 호스가 꽂혀 있어 무척 허약해 보였다.수현은 눈시울이 단번에 붉어졌다. 그녀는 사진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엄마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았다. 사진만 봐도 수현은 혜정이 많이 말랐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고 그야말로 뼈밖에 남지 않았으며 자신이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상태가 엄청 달랐다. 딱 봐도 혜정은 그동안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수현의 마음은 순간 아파졌다. 만약 그녀가 일찍 빠져나와서 엄마를 찾아갔다면 그녀는 지금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수현이 죄책감과 고통에 잠겼을 때, 예진은 또다시 전화를 했다."어때? 그건 내가 방금 하인더러 찍으라고 한 네 엄마 사진이야. 내가 방금 말한 그 거래에 협조하기만 하면 난 네 엄마의 구체적인 위치를 너에게 알려주고 너희 모녀가 다시 만나게 할 수 있어.”수현은 핸드폰을 힘껏 쥐었고 손톱은 어느새 손바닥을 파헤치고 들어가며 상처를 남겼지만 그녀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차 씨네 사람들은 지금 능숙하고 비열하게 자신의 엄마를 인질로 삼고 있었고 정말 너무나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으로 남을 위협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조금도 깨닫지 못했다.수현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가까스로 자신을 진정시켰다."이 일은 그렇게 쉽지가 않아. 한번 생각해 볼게.”예진은 오히려 흔쾌히 승낙했다.전화를 끊자 예진은 자신감이 넘쳤다. 예진은 수현의 약점이 바로 그녀의 그 병든 어머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수현은 절대로 자신의 친어머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니 얼마 지나지 않으면 그녀는 반드시 자신의 요구에 응답할 것이다.수현은 전화를 끊은 후 즉시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최근의 일을 대충 말한 후 가연에게 그 사진을 보냈다."가연아, 이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컴퓨터에 정통한 사람 좀 찾아서 이 사진을 통해 우리 엄마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지 좀 알아봐 줘.”가연은
수현은 하는 수없이 예진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은 그냥 그녀를 도와주는 척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야 했다.예진은 수현이 예상대로 자신에게 전화하는 것을 보고 의기양양하게 받았다."어때, 나랑 거래하는 게 낫지?”“응, 네 요구 받아들일게. 하지만 나도 다른 요구가 하나 있어. 우리 엄마는 당신들의 손에 있으면서 반드시 예전과 똑같은 좋은 치료를 받아야 해. 그리고, 넌 매일 나한테 우리 엄마가 멀쩡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진 찍어줘야 하고.”수현은 비록 타협했지만 그녀는 이렇게 그들에게 휘둘리고 싶지 않았다.사진이 충분히 많으면 중요한 디테일을 포착할 수 있고 혜정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그리고 혜정도 가장 좋은 치료를 받아야 자신이 그녀를 찾아낼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예진은 눈살을 찌푸렸다."차수현, 아빠가 그러셨는데, 네 엄마는 죽지 않고 숨만 붙어있으면 된다고. 그렇게 비싼 약으로 치료하려면 돈이 엄청 많이 들어서 말이야.”“차예진, 너…...!”수현은 예진의 말을 듣고 버럭 하며 핏대를 세웠다.예진은 그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근데 우리도 자매잖아, 넌 네 엄마가 더 좋은 치료를 받길 원하니까 나한테 돈 입금해줘. 내가 다 안배해 줄게.”예진은 당시 수현이 자신이 온가네 사모님이란 명분을 빌어 차 씨네 집안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뜯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때 수현의 무리한 요구로 미애는 어쩔 수 없이 지출을 줄여야 했고, 그녀의 용돈조차도 많이 줄어들었다.지금 복수할 기회가 생겼으니 그녀는 또 어찌 가만히 있겠는가?수현은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그녀는 또 어떻게 예진의 꿍꿍이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예진은 지금 그녀에게 보복하고 있었고 이 틈을 타서 그 돈을 뜯어가려 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혜정이 조금이라도 좋아질 수 있다면 할 수 없이 해야 했다.“그래, 줄게. 하지만, 너도 매일 나한테 우리 엄마의 상태가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는 절대 협조하지
그러나 수현은 자신이 울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실컷 운 뒤 그녀는 점차 진정을 되찾았다.그녀는 예진의 요구를 완성할 방법에 대해 열심히 생각해 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녀는 은수의 성격을 잘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가 마음먹기만 하면 어르신이 안 된다고 가로막아도 그는 결코 타협을 하지 않았으니 그녀는 무슨 수로 그의 생각을 바뀌게 한단 말인가?역시 그녀도 자신의 힘으로 엄마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수현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가연의 전화가 들어왔다.“수현아, 그쪽에서 뭐래? 위치 확정할 수 있데?”“아직 정확한 위치는 모르고, 외국에 있다는 것만 알아냈어. 관련된 정보를 계속 모아야 한대.”가연은 이 말을 듣고 역시 표정이 심각했다."그럼 너 지금 어떻게 할 작정이니?”수현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난 차예진한테서 가능한 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거야. 그리고 다른 일에 대해 말하자면, 나도 우선 일자리를 찾을 생각이고. 지금 가만히 놀고만 있을 순 없어.”비록 예진에게 돈을 입금해도 수현의 은행 계좌에는 아직 많은 돈이 남아 있어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녀는 굶어 죽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수현은 이렇게 앉아서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자신의 엄마를 데리고 외국가서 다시 적합한 병원을 찾으려면 여러가지 비용이 들테니 그녀는 그때 당황하지 않도록 반드시 충분한 돈을 준비해야 했다.“응, 그래도 좋지. 하지만 너도 전에 세내던 그 집에서 나왔으니 나랑 같이 지내자. 이러면 집세도 좀 더 절약할 수 있고.”가연은 수현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아무리 급해도 소용이 없었으니 수현이 일자리를 찾아 바쁘게 지내면 적어도 헛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마워, 가연아.”수현은 원래 세 들어 살 집을 구하려고 했었다. 그때 자신의 엄마가 입원하고 그녀는 또 온가네 집에 들어갔으니 수현은 전에 세 들어 살던 집에서 나갔다. 지금 이 순간, 온가네
수현은 천천히 핸드폰을 꽉 쥐었다. 보아하니 그녀가 또 무언가를 착각한 것 같았다.그 문자를 보고 수현은 그런 자신이 무척 웃겼다. 그녀는 서둘러 대화창을 삭제한 다음 나중에 자신이 또 정신 나가서 은수한테 전화를 할까 봐 그의 번호까지 차단했고 그제야 한숨 푹 쉬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버스에 탄 수현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은수가 이미 체념한 이상 이렇게 헤어져서 각자의 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은수가 몇 차례나 아이의 신분을 부정한 뒤 수현도 슬픔에서 점차 태연해졌다.그녀는 신분 때문에 이 아이가 은수의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더라도 결국 온가네 사람들을 난처하게 만들 것이다.그들은 아마 아이만 가문으로 들이고 어머니인 자신을 쫓겨낼 것이며 다시는 자신의 아이를 볼 수 없게 할 것이다.이런 결과를 생각하면 수현은 참지 못하고 옷을 꽉 잡았다.아마 하느님도 차마 그렇게 잔인하게 자신을 대할 수 없어서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마저 잃게 만들고 싶지 않아 일을 이렇게 만들었을 것일지도.수현은 살짝 웃었다. 그녀는 지금 전에 온가네에서 있었던 모든 일이 꿈과도 같다고 느꼈고 이제 꿈에서 깨어났으니 모든 것도 끝나야 했다.......전화 너머의 예린은 은수의 핸드폰을 보면서 표정이 음침했다.‘빌어먹을 차수현, 분명 은수 씨와 이혼했는데 또 그를 꼬시려고 이런 문자를 보내다니, 정말 끈질기군.’그날 어르신이 예린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며 그녀더러 이곳에 와서 은수와 매일 사이좋게 지내라고 한 뒤, 예린은 매일 아침 일찍 달려왔다가 어르신이 주무신 다음에야 떠났다.은수는 비록 어르신의 행동에 대해 다소 불만이 있었지만, 어르신 지금 몸이 좋지 않아 화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예린의 존재를 묵묵히 받아들 수밖에 없었다.다만 그녀에 대한 그의 태도는 여전히 평소처럼 미적지근했다.예린도 억지로 은수에게 자신을 어필하려고 무척 노력했다.방금 은수는 담배를 피우러 나가며 핸드폰을 탁자 위에 놓았고, 문자가 들어온 소리를 들은 예린은 궁금해서
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예린을 바라보았고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 같았다.예린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 이는 은수가 처음으로 그녀를 의심했던 것이다.‘설마 뭐라도 알아낸 것일까?’예린은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은수의 카리스마에 그녀는 한순간 머리가 새하얘지더니 입술이 떨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의 이런 반응을 본 은수는 더욱 그녀가 수상하다고 느꼈다.그러나 바로 이때,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콜록, 은수야, 예린아, 너희들 뭐 하고 있는 게야? 물 한 잔 좀 따라주렴.”예린은 다행이라 생각하며 재빨리 달려가서 어르신에게 물을 따라줬다.은수도 따라갔다. 그는 절대로 예린이 이렇게 얼버무리는 것을 허락하지 것이다.“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난 사람을 불러 조사할 수 있어요. 나를 속이는 사람들은 그 어떤 좋은 후과도 없을 거예요.”어르신은 이 말을 들은 뒤 영문을 몰라 하며 예린을 바라보았다.예린은 은수가 끝까지 캐묻는 것을 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은수더러 자신이 했던 말을 샅샅이 조사하게 하면 그때의 사실을 폭로할 수도 있으므로 그녀가 주동적으로 말하는 게 훨씬 나을지도.“알았어요, 말할게요. 방금 차수현이 은수 씨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난 그것을 보고 순간 화가 나서 당신들은 이미 이혼했으니 더 이상 은수 씨와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냥 이 일일뿐이에요.”예린은 말을 마친 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저는 그냥 차수현이 은수 씨와 이혼한 이상 이렇게 집적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서로를 해치는 일이니까요. 만약 제가 너무 과분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먼저 가볼게요.”예린은 일어나서 떠나려고 했다.“그럴 필요 없다, 넌 잘못한 거 없어.”어르신은 바로 입을 열며 예린을 불렀다.그가 예린을 찾은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으니 어르신도 당연히 예린더러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다.그때 수현이 깔끔하게 이혼 합의서에 사인해서 어르신은 죄책감을 느꼈지만 지금 보면 그 여자도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