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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어르신은 무척 간절하게 말해서 마지막에는 목소리까지 떨렸다.

은수는 그의 백발을 바라보았다. 하룻밤 사이에 어르신은 많이 늙은 것 같았다.

은수는 비즈니스 계에서 위세를 떨치는 어르신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랬던 어르신이 이런 모습으로 변하자 은수는 마음이 아팠고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수현이 어제 불쌍하게 자신을 바라보던 눈빛을 떠올렸다.

그 여자는 지금 이렇게 연약한데, 그는 또 어떻게 그녀를 놓아줄 수 있겠는가.

남자는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더니 손에 핏줄이 불끈 솟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은수는 입을 열었다.

"아버지, 다른 일은 모두 아버지의 말대로 할 수 있지만, 이혼은 불가능해요.”

어르신은 이 말을 듣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가 이번에 특별히 은수를 부른 이유가 바로 그로 하여금 이 일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었다.

다만, 수현에 대한 은수의 감정은 뜻밖에도 자신과 맞설 정도에 이르렀다니.

옆에서 지켜보던 은비는 이 말을 듣고 다소 마음이 급해졌다.

만약 은수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차수현 그 재수 없는 년은 줄곧 은서의 앞에서 알짱거릴 것이고 그럼 그녀의 아들은 평생 이 불여우한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도련님, 당신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는 거야? 설마 그 불여우를 위해 기어코 가문을 망신시키겠다 이거야? 도련님이 아무리 개의치 않아도 우리 가문은? 우리 가문의 가풍이 바르지 않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조카의 여자라는 말에 은수는 문득 고개를 돌려 은비를 바라보았다.

"내가 무엇을 하든 다른 사람이 끼어들 차례가 못 되고, 당신이 가르칠 차례도 아니에요. 이혼은 나의 일이니까요. 차수현에 대해 말하자면, 그 여자는 나한테 시집온 순간부터 이미 온은서와 조금의 관계도 없어요.”

은수는 이 말을 하고는 더 이상 머물지 않고 곧장 떠났다.

차에 돌아온 은수는 담배 하나를 꺼냈고 차 안에는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올랐다. 남자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은수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그가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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