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즉시 은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음만 계속 울리고 있을 뿐 아무도 받지 않았다.은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로 윤찬에게 연락하며 즉시 은서의 행방을 조사하라고 명령했다.그리고 은수는 그의 앞에서 처벌을 기다리던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수현을 찾는 것이었다.은수는 방에 들어가서 한 번 훑어보니 방 안은 그가 떠나기 전 그대로인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격렬하게 반항한 흔적도 없었다.은수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어제 수현에게 물린 팔의 상처는 지금 심하게 아파왔다.어제 공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단지 수현을 데리고 떠나려고 했을 뿐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을 피까지 날 정도로 깨물었는데, 오늘 은서가 나타나자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듯 순순히 그를 따라 떠났다.역시 온은서야말로 그녀가 가장 믿는 사람이란 말인가…….보아하니, 그녀가 요 며칠 자신의 말을 들으며 또 그날 아이가 자신의 것이라고 말하는 것까지 모두 그를 마비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윤찬의 효율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많은 도로 감시 카메라를 조사한 후, 그는 곧 은서가 수현을 데리고 간 곳을 찾아냈다.윤찬은 조금도 지체하지 못하고 즉시 주소를 은수에게 보냈다.은수는 구체적인 위치를 받은 후 즉시 차를 몰고 그곳을 향해 달려갔다.남자의 차 속도는 어느새 점점 빨라졌고, 도로를 바라보는 눈빛도 매우 차가웠다.......은서는 심사숙고 끝에 수현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그가 국내에서 잠시 세 들어 살던 집으로 갔다.지금은 비록 그 영상과 뉴스가 모두 삭제되었지만, 그래도 이 일이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는 수현을 다시 위험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날 수현이 줄곧 지냈던 곳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은서는 생각 끝에 다시 그 집을 빌렸고 기억 속의 모습대로 되돌렸다.그는 원래 수현에게 그의 성의를 보여주려 했고 그들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가 요 몇 년 동안 그녀의 곁
은서는 즉시 그녀를 위로했다."수현아, 두려워하지 마. 이곳 좀 봐. 네가 예전에 살던 데와 똑같지? 이것은 네가 가장 좋아하는 곰인형이고, 또 이것은 우리가 함께 고른 중고 가구잖아. 기억 좀 나겠어?”은서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수현은 그의 말을 듣고 주위의 모든 것을 둘러보았다.오랜만에 보는 친근감이 밀려오며 그녀도 더 이상 긴장하지 않았다.은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수현을 계속 위로했다. 잠시 후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제 시작해도 된다고 말했고 바로 은색 펜던트를 꺼내 수현의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었다.“지금, 아가씨는 길을 걷고 있어요. 이 길은 매우 길고, 아가씨는 아주 천천히 걷고 있고요. 이때 아가씨는 앞에 문이 하나 있는 것을 보았고, 그 문을 열었어요…….”정신과 의사의 인도에 수현의 눈앞에는 어제의 장면이 나타났다.그녀는 자신이 그 차에 이끌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광장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뒤이어 은비가 나타나며 그녀의 말은 모든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그녀는 모든 사람들 눈에 남자를 꼬시는 파렴치한 여자가 되었고,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싫어하고 욕하고 있었다. 마치 그녀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할 자격이 없는 쓰레기인 것만 같았다.“아!”수현은 머리를 힘껏 안았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그녀는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몰랐고 그녀도 지금까지 그렇게 더럽고 망측한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무엇을 하든,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은서는 수현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재빨리 그녀를 껴안고 자신의 체온으로 그녀를 좀 따뜻하게 만들려 했다.하지만 수현은 느끼지 못한 듯 악착같이 몸부림쳤다.정신과 의사는 이마에 땀이 흘러내렸고 계속해서 인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왔어요. 누군가가 아가씨를 구하러 왔어요. 두려워하지 마요. 그는 곧 아가씨를 데리고 이곳을 떠날 거예요.”수현은 비명과 몸부림을 멈추었다. 노인의 인도에 따라 그녀는 눈앞의 사람들이 정말 길을 비켜주는 것을
아직 최면에 걸린 수현은 은서의 손을 잡고 그의 이름을 가볍게 불렀다."은수 씨…….”은서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수현이 가장 믿는 사람이 이미 자신에서 다른 남자로 변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그 남자는 그의 셋째 작은아버지, 온은수였다.그는 몸이 굳어졌지만 힘껏 품 안의 사람을 꼭 껴안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나야, 온은서. 난 은서라고. 너 벌써 잊은 거야? 우리는 전에 엄청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연인이었잖아, 그리고 네가 말했듯이, 난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믿는 사람이라고…….”은서의 목소리는 애원하는 듯 약간 떨렸다.그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더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니.그들은 분명 그가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면 바로 결혼하기로 약속했다.그는 자신이 제멋대로 외국에서 반년 더 머물러서 수현이 화가 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어떻게 그에게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을 수 있을까?은서는 자신의 이름을 반복하며 수현의 생각을 바꾸려 했다.그러나 수현은 끝내 타협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계속 은수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최면에 걸릴 때, 그녀는 똑똑히 보았다. 그녀를 위험에서 구해준 사람은 은수였고 다른 그 누구도 아니었다.그녀는 틀리지 않았다.은서는 씁쓸해하며 입을 열려 했지만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밖에서 폭력적으로 열리는 소리였다.은수는 당연히 인내심 있게 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길 기다릴 수 없었다. 그는 바로 두꺼운 문을 걷어찼다. 남자는 방에 들어서자 한눈에 은서 그리고...... 그의 품에 꼭 안긴 수현을 보았다.수현은 최면의 효과로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이 엄청난 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을 차렸다.수현은 그제야 그녀 앞에 서 있는 사람이야말로 은수라는 것을 발견했고, 다소 경악했다.수현은 고개를 들자 그녀를 안고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은서였고 최면 속에서 본 은수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즉시 은서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남자는 그녀를 너무
수현은 그 바람에 바로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 다시 한번 남자의 손을 잡으려 했다.그녀는 그에게 떳떳하지 못한 그 어떤 일도 한 적이 없었기에 그녀는 설명할 수 있었다.집요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은서는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그는 수현이 이런 헛된 행동을 멈추게 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그는 셋째 작은아버지의 성격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줄곧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았다.수현은 그와 사귄 적이 있었고, 지금은 또 임신까지 했기 때문에 억지로 은수의 곁에 남아 있어도 그녀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은수는 기필코 온 씨 가문을 계승할 것이고 그는 전혀 자신처럼 그녀를 데리고 이런 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다만, 은서의 손이 수현을 닿기도 전에 은수는 바로 그의 옷깃을 잡고 그를 끌어올렸다.“왜? 내가 지켜보고 있는데도 그녀를 그렇게 안고 싶은 거야? 온은서, 너 지금 작은아버지인 나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은수는 흉악하게 말하며 말이 떨어지자마자 은서에게 호된 주먹을 날렸다.은서는 어리둥절했지만 은수의 핏발이 선 눈빛과 마주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작은아버지, 말을 꼭 그렇게 매너 없게 해야겠어요? 수현은 이제야 회복돼서 이런 자극을 받으면 안 된다고요. 그리고...... 내가 그녀와 사귀었던 일 말인데요, 작은아버지가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이상, 제발 우리를 놓아줘요. 나 정말 맹세할게요. 작은아버지를 멀리 떠나서 살 거고 절대로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않을 거라고요.”“망할 자식!”은수는 완전히 격노했고, 그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이 그의 조카라는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사정없이 주먹을 내리쳤다.두 남자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고, 곧 아무런 이미지도 신경 쓰지 않고 싸우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모두 그동안 참아왔고 지금 마침내 화풀이를 할 수 있었으니 당연히 서로의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한순간, 그 장면은 매우 참혹했다.두 사람은 방에서 싸웠고,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을
수현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자 은서의 얼굴을 세게 내리치려는 은수는 주먹을 억지로 멈추었다.‘이 빌어먹을 여자는 지금 아직도 자신의 주제를 모르는 거야?’‘지금까지도 은서를 보호하려 하다니?’수현은 그의 눈빛이 싸늘해진 것을 보고 즉시 해석했다."온은서는 당신의 가족이잖아요. 나 같은 사람 때문에 두 사람이 원수처럼 지내면 어르신은 틀림없이 매우 괴로워할 거예요.”은수는 차갑게 웃었다."이제 와서 우리 아버지를 핑계로 삼는 거야? 그냥 당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해.”은수는 천천히 일어났고 주먹을 쥔 손은 살짝 떨렸다.그는 정말 앞에 있는 이 여자의 목을 조르며 그녀한테 대체 마음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그녀에게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마음은 분명 그녀가 지금 보호하고 있는 그 남자에게 줬을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남길 여유가 조금도 없었다.결국 은수는 이곳을 떠났다. 그는 더 이상 이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정말 자신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그들을 죽일 거 같았다.은수가 떠난 것을 본 수현은 바로 긴장이 풀리며 온몸이 나른해져 땅바닥에 주저앉았다.은서는 수현의 뒷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그는 정말 쓸모가 없었다. 이럴 때 뜻밖에도 힘없는 여자애가 자신을 보호해 줘야 하다니.그러나 그는 또 좀 흐뭇했다. 수현이 나서서 은수를 막아줬으니 그녀의 마음속에 여전히 자신이 있을지도.“수현아, 난 괜찮아, 미안해, 또...... 널 놀라게 만들어서. 하지만, 내가 방금 한 말은 진심이야. 너도 잘 생각해 봐, 우리가 출국하면 아무도 이 일을 모를 거고 나도 전에 약속한 것처럼 너와 어머님, 그리고 네 뱃속의 아이를 잘 지켜줄 거야. 난 이 아이가 누구의 것이든......”“필요 없어.”수현은 원래 멍을 때리고 있었는데, 은서의 목소리에 바로 정신을 차리며 즉시 은서의 고백을 거절했다.예전이라면 그녀는 망설였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최면을 거쳐 그녀도 자신의 마음속의 진실한 생각
수현은 재빨리 달려가서 은서의 코에 손을 갖다 대고 그가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 그가 정상적으로 호흡하는 것을 느낀 수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하지만 은서를 이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됐기에 수현은 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찾아 병원에 전화를 해서 구급차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이곳은 병원과 그리 멀지 않아서 곧 구급차 한 대가 아래층에 세워졌다. 의료진 몇 명은 올라와서 은서를 싣고 구급차로 데려갔다.수현은 은서가 구급차에 들어간 것을 보고 더 이상 은수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떠나려고 했지만 간호사가 그녀를 가로막았다."아가씨, 당신은 떠날 수 없어요. 이따 병원에 가서 수속을 밟아야 해서요.”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떠나지 않았다. 비록 은서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기에 그녀도 그를 병원에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었다.수현은 구급차에 올라가 차창 밖의 풍경을 보고 멍을 때렸다.......은비는 은수가 떠난 후 본가에서 떠나려 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어르신에게 은수가 얼마나 날뛰고 오만한지 조금도 형수님인 자신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고자질했다..어르신은 그녀가 너무 귀찮아서 바로 서재로 들어갔다.은비는 답답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경호원들이 모두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갑자기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은서는?”하인은 겁에 질린 채 나와서 그녀를 맞이했다. 은비는 무척 모질고 악독한 사람이라 그들이 은서를 이대로 밖으로 내보낸 일을 안다면 절대로 그들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기에 하인은 전화로 그녀에게 알리지 않았다.그러나 경호원들은 지금까지도 은서 도련님을 데려오지 않았으니 이 일은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은서 도련님은...... 차수현 아가씨를 찾으러 나갔습니다. 도련님은 메스를 자신의 목에 대고 그를 내보내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했습니다.”은비는 은서가 수현을 찾으러 가기 위해 자신의 목숨으로 협박까지 했다는 것을 듣고 화
수현은 응급실 입구에 앉아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등불을 보며 멍 때리고 있었다.그녀가 자신의 몸이 점점 버틸 수 없다고 느꼈을 때, 진수와 은비가 도착했다.수현을 본 유비는 갖은 원한이 솟구치며 바로 수현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뺨을 때렸다.은비는 젖 먹던 힘까지 써서 뺨을 내리쳤기에 수현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너 때문이지? 은서가 떠날 때는 멀쩡했는데, 지금 구급실에 들어간 거 다 너 때문이지? 말해!”수현은 얼굴을 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반박하지 못했다.비록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되도록 바랐던 건 아니지만, 결국 그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만일 은서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은 그를 죽인 거나 다름이 없었다.“은서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너 가만 안 둘 거야. 알았어!" 은비는 수현이 순순히 자신한테 얻어맞는 모습을 보며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못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또 수현의 뺨을 몇 대 때리려 할 때, 어르신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그만해! 지금이 어느 때라고 아직도 소란을 피우는 게야!”수현은 고개를 돌리자 어르신이 오시는 것을 보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이제 무슨 면목으로 어르신을 봬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그녀의 얼굴에 시뻘건 손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얼른 수현을 한쪽으로 끌고 가서 큰집 식구들과 거리를 벌렸다."수현아, 오늘 은서가 병원에 들어간 일이 은수와 관계가 있는 게야?”수현은 고개를 더욱 푹 숙였다."죄송해요, 하지만 은수 씨를 탓하지 마세요. 탓하려면 저를 탓하세요. 모두 제 잘못이에요.”어르신도 속으로 줄곧 한숨을 쉬었다. 만약 예전에 며느리가 자신의 아들을 이렇게 감싸고 있는 것을 봤다면 그는 기뻐서 춤이나 덩실덩실 출 것이다.하지만 지금.......굳게 닫힌 응급실을 보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악연이야 악연!’......은수는 떠난 후 차를 길가에 세우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차 안에는 연기가 가득했다.어느덧 담배 한 갑을 다
“어떻게 된 일이야?”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렸고 강한 압박감을 띠고 있었다.수현은 바로 정신을 차리며 옆에 서 있는 은수를 보았다.그녀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떨렸다.‘그는 지금 또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거 아니겠지?’“은서가 기절해서 병원으로 데려온 거뿐이에요…….”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입을 열었다.말을 마치자 수현은 표정이 씁쓸해졌다. ‘이렇게 말해도 은수 씨는 믿지 않겠지?’“그거 물어본 거 아니야.”은수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앞으로 다가가서 수현의 턱을 잡고 그녀의 빨갛게 부어오른 얼굴을 살펴보았다.“누가 때린 거지?" 은수의 날카롭고 차가운 시선은 옆에 서 있는 은비를 향했다.옆에 서 있던 은비는 소름이 돋았다.그러나 아직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자 은비는 억지로 용기를 내며 그들을 노려보았다."그래, 내가 때렸다, 어쩔 건데? 내 아들은 이 불여우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데, 내가 때리면 또 뭐가 어때서? 은수야, 넌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너도 지금 이 여자를 위해 내 아들을 그렇게 때린 거잖아?”은수는 싸늘하게 웃었다."그래서요? 당신들이 그를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로 하여금 자신의 작은어머니를 넘보게 하고 이런 불륜 같은 일을 저질렀으니 내가 어른으로서 당신들을 대신해서 그를 좀 훈계한 게 무슨 잘못이 있죠?”“너!" 진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화가 났다.요 몇 년 동안 그들은 은수한테 곳곳에서 억압당했고, 그는 심지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그러나 지금 은수가 이토록 우쭐댈 줄이야. 그는 그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그럼 네 형수인 나도 어른이니까 당연히 버릇없는 동서를 훈계할 자격이 있는 거 아니겠어?”“당신이 내 앞에서 윗사람 행세를 하려면 그럴 자격이 있어야 할 텐데요.”지금 은수가 온 씨 그룹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진수네 식구들도 그냥 그의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을 뿐이었다.은수는 수현의 얼굴에 있는 손자국을 힐끗 바라보았다."당신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