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일도 없어. 그들은 모두 안전해. 미안, 내가 전에 좀 바빠서 너한테 말하지 못했어.” 차수현은 얼른 온은서에게 아이들은 무사하다고 말한 뒤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휴, 그럼 됐어.” 온은서는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돌렸다.“그럼 너희들은 집에 있는 거야? 나 유담과 유민이 보러 가고 싶은데. 그들은 다치지 않았어도 많이 놀랐겠지?”“나 아직 병원에 있어. 유담과 유민이 다치지 않은 것은 선생님이 그들을 보호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도 여기서 그녀를 돌보고 있고.”“그럼 나도 병문안하러 갈게. 그 선생님 있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뻔했지.”“아니야, 너 일도 그렇게 바쁜데 올 필요 없어. 나 혼자서도 다 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 우리 돌아가면 넌 엔젤라 양 데리고 집에 와서 밥 먹어.”차수현은 생각하다 여전히 온은서가 병문안 하러 오겠다는 요구를 거절했다. 이곳은 사람이 많은데다 또 남자가 오면 더욱 혼란스러워 이은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었다.그리고 엔젤라는 줄곧 자신과 온은서의 관계에 대해 신경이 쓰였으니 차수현도 쓸데없는 오해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온은서는 침을 삼켰다. 그는 차수현이 천천히 자신을 그녀의 세계에서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친구로서 돕는다 해도 그녀는 백방으로 거절했으니, 비록 겉으로는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소외감을 가져다줬다.온은서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전의 그가 너무 쓸모없어서 진정으로 그녀를 도와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일이 생기면 오히려 온은수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일까?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그래서 친구로서의 그의 관심도 거듭 거절하는 것일까…….온은서는 실의에 빠졌다. 차수현과 연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그는 그들 사이의 관계가 이미 우정을 초월하여 가족처럼 견고한 존재로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여전히 안 되는 것일까
그래서 그동안 온은서도 무척 바빴다. 그는 회사의 재무 보고를 확인하며 경영에 관해서 배우기 시작했다.마침 엔젤라가 들어왔는데, 손에 몇 개의 재무 보고가 있었다.“이건 내가 오빠 도와서 정리한 건데, 직접 볼 수 있어.”“수고했어, 고마워.” 온은서는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엔젤라를 쳐다보았다.그녀는 여자지만 가문에서 여전히 그녀를 상속자로 인정해왔기에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경험이 풍부했고, 최근에도 온은서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나랑 그렇게 사양할 필요 없어.” 엔젤라는 미소를 지으며 온은서의 옆에 앉아 다정하게 그의 손을 잡고 손에 든 책을 바라보았다.“어? 오빠 여기까지 본 거야? 정말 빠르군!”온은서는 소녀의 숨결이 자신의 팔에 떨어진 것을 느꼈다. 이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기에 그는 자신의 손을 떼려 했지만 엔젤라에게 힘껏 붙잡혀 성공하지 못했다.두 사람은 이런 애매한 자세를 유지했고, 엔젤라는 가끔 입을 열어 그를 가르치며 온은서도 천천히 몰입해 공부하는 느낌을 찾았다.……차수현은 밥을 먹고 포장된 음식을 가지고 돌아갔다.병원으로 돌아온 그녀는 먼저 가서 이은설을 보았다. 이은설은 이미 깨어났고, 차수현은 그녀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이 선생님, 잘 못 주무셨어요? 좀 초췌해 보이네요.”“네, 상처가 아파서 잠이 안 왔어요.” 이은설은 자연히 차수현 때문에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었기에 아무 핑계나 대고 얼버무렸다.차수현은 듣자마자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은설은 이를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그래도 괜찮아요. 그럭저럭 참을만하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요.”차수현은 억지로 웃었다. 그녀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렇게 큰 신세를 진 것은 정말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했고, 당장이라도 그 은혜를 갚고 싶었다.안타깝게도 통증은 전이될 수 없었고, 그녀도 이은설을 대신해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었다.“그래요, 그럼 아침부터 먹어요. 내가 방금 사왔는데 뜨
온은수는 입술을 움직이며 이렇게 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아이들이 그와 함께 여기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차수현을 화나게 할까 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가 이따가 사람 시켜 아이들 데려다 주면 돼.”“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만약 당신의 사람을 본다면 아마도 화날 거예요.”차수현은 바로 거절했다.온혜정은 그녀가 온은수와 부딪치는 것조차 싫었지만 이은설도 이곳에 입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묵인했다. 만약 엄마가 자신이 또 온은수와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게 우연일지라도 화를 낼 것이고, 차수현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유담과 유민은 왠지 모르게 온은수가 불쌍해 보여 그를 위로하려 했지만 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차수현은 이 어색한 분위기에 별로 관심을 돌리지 않았고, 말을 마친 후, 이은설의 병실로 돌아와 그녀에게 밥을 먹였다.음식을 다 먹자 두 녀석도 돌아왔고, 잠시 후 온혜정도 병원으로 달려왔다.온혜정은 두 녀석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그들이 평소처럼 다치지도 놀라지도 않은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즉시 병상에 있는 이은설을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감사했다.“이것은 제가 선생님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고마우실 필요 없어요.”이은설도 부드럽게 대답했다. 온혜정은 그녀의 부드럽고 친절한 모습에 점차 호감이 생겼다.“전에 수현이 선생님을 우리 집으로 데려가서 휴양하도록 한다고 말했어. 비록 우리 집이 특별히 호화롭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선생님을 잘 챙겨줄 거야.”“그럼 잘 부탁드릴게요.”온혜정은 이은설과 몇 마디 나뉜 뒤 두 녀석을 데리고 돌아갔다.“우리 엄마가 선생님 엄청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차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은설은 대답했지만 미소는 방금처럼 자연스럽지 않았다.……이렇게 또 며칠이 지나자, 의사는 이은설이 이제 퇴원할 수 있으며
만약 가능하다면, 온은수는 오히려 자신이 스스로 차수현의 옆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녀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녀가 자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면 그는 시종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애석하게도 차수현에게 발견되면 그녀는 자신을 철저하게 싫어할 것이다. 그래서 온은수도 자신의 수하를 사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사람들은 차수현이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틀림없이 낌새를 차릴 것이다.……차수현은 온은수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줄 몰랐고, 차를 몰고 이은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문을 열자, 두 아니는 바로 뛰쳐나와 그녀들을 맞이했다.“선생님, 엄마, 외할머니, 돌아오셨어요?” 유담과 유민은 이은설에게 좋은 인상을 안기기 위해 온혜정을 도와 집안청소를 했다.“선생님, 이건 특별히 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꽃이에요.”책상 위에 아주 예쁜 꽃 한 다발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이은설은 미소를 지었다.“아주 예쁘네. 고마워.”온혜정은 그제야 열정적으로 이은설더러 들어오게 했다. 비록 그녀와 많이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차수현은 이미 이은설의 과거에 대해 말해서 그녀가 매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온혜정은 마치 예전의 차수현을 본 것처럼 마음이 아파 그녀를 진심으로 자신의 가족처럼 대했다.온혜정은 이은설을 데리고 특별히 비운 그 방으로 갔다. 그녀가 편안하게 지내며 휴양하라고, 그들은 햇빛이 가장 잘 들어오고 가장 넓은 안방을 그녀에게 양보했고 또 안의 모든 물건을 새것으로 바꿨다.들어가자마자 창문이 환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상쾌함을 느끼게 했다.“이 방인데, 어떤가? 어디가 마음에 안 들면 얼마든지 말해.”이은설은 자연히 이런 디테일을 따질 필요가 없었기에 얼른 감사 인사를 했다.“그럴 리가요, 정말 많은 신경을 써 주셔서 지금 너무 감동받았어요.”“그렇게 사양할 필요가 있는가, 선생님도 두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쳤으니 우리야말로 무엇을 해도 이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거 같군.”
모든 도청기를 설치한 후, 이은설은 자신이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방으로 돌아가 좀 쉬겠다고 말했다.차수현은 얼른 그녀에게 자기의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지내라고 했다.이은설은 그제야 방으로 돌아와 이어폰을 꽂고 차수현과 온혜정의 대화를 감청하기 시작했다.이 도청기는 그녀가 특별히 사람을 찾아 암시장에서 사온 고급제품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효과는 아주 좋았다. 설치한 후,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차수현과 온혜정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은설은 별로 흥미가 없었다.이은설이 그녀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감청하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 온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참. 그동안 은서도 유담이 유민이가 걱정된다며 집에 한 번 오겠다고 했는데, 난 네가 집에 없어서 동의하지 않았어. 이번에 그를 불러서 같이 밥 먹자. 마침 오늘 이 선생님을 환영하기 위해 우리도 풍성하게 준비했으니까.”이은설은 듣자마자 바로 정신이 들었다. 온은서가 온다면 그녀는 유용한 정보를 엿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제발 동의하라고 제발 거절하지 말라고 기도했다.차수현은 잠시 망설였다.“그럼 난 이 선생님의 의견을 물어볼게요. 만약 그녀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온혜정도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했다.“그럼 네가 가서 물어봐. 만약 선생님이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나중에 따로 은서를 초대하자구나.”말을 마치자 차수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이어폰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네.” 이은설은 이어폰을 빼며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 선생님, 그게요,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있는데, 이번 사고로 유담과 유민이를 보러 오고 싶다고 해서요. 선생님 불편할까 봐 미리 물어보려고요. 만약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면 내가 따로 그 친구에게 연락할게요.”“아니요, 수현 씨 친구라면,
그러나 차수현은 자신이 화를 자초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기뻐하며 온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은서는 회사의 서류를 보고 있었다. 요 며칠, 그는 쉬지 않고 그 재무 보고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엔젤라에게 경영에 관한 지식을 배웠다.온은서는 스스로의 힘을 빌어 전세계 최고의 의과 대학에 입학한 사람이었기에 머리는 그 누구보다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배우며 천천히 익숙하기 시작했고 점차 이런 재무 보고 중의 일부 허점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또 방법을 생각해서 해결하기 시작했다.엔젤라는 열심히 일하는 온은서의 모습을 보고 턱을 짚으며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제일 멋있다고 하지만, 전에 그녀는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었지만, 온은서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엔젤라는 생각을 바꾸었다.온은서는 독특하고 우아한 기질을 지녔는데, 평소 흰 가운을 입었을 때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다가가서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마음을 열도록 만들었다.지금 그는 양복으로 갈아입어 청아함 대신 존귀함이 더 묻어났지만, 그런 우아한 기질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아 여전히 사람을 빠져들게 만들었다.엔젤라는 한창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려 두 사람 사이의 이 드문 평온함을 깨뜨렸다.온은서는 생각이 끊겨서 불쾌함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차수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인 것을 보고 그 불쾌함은 재빨리 바람처럼 사라졌고, 그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어? 수현아, 어떻게 나한테 전화할 생각을 한 거야?” 온은서는 일에서 빠져나오자 자신이 이미 오랫동안 책상에 엎드려 일했고, 목과 어깨가 시큰시큰한 것을 느꼈다. 그는 일어서서 몸을 움직이면서 차수현과 얘기를 했다.엔젤라는 이 장면을 보고 묵묵히 주먹을 쥐고 일어나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듣고 싶었지만 너무 티 내고 싶지 않아 귀만 쫑긋 세우고 가능한 한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을 많이 듣고 싶었다.“이 선생님이 퇴원해서 이제야 시간이 났어.” 차수현은 최근 있었던 일을 간단히 말했고 온은서
차수현이 이렇게 말한 이상, 온은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어 바로 동의했다.그러자 그는 엔젤라를 바라보며 물었다.“같이 갈래? 가기 싫어도 괜찮아. 내가 수현에게 말할게.”“당연히 가야지!”엔젤라는 즉시 반박했다. 온은서와 함께 외출할 기회가 있는 이상, 그녀는 혼자 집에 있으며 멍을 때리고 싶지 않았다.“그래, 그럼 가서 옷 갈아입어, 우리 바로 출발하자.”말을 마치자 엔젤라는 재빨리 달려가 옷을 갈아입었고, 생각하다, 값비싼 핑크색 원피스를 골랐다. 입은 후, 핑크색은 그녀의 새하얀 피부와 금색의 긴 곱슬머리를 돋보이게 했고, 유난히 광채가 났으며 마치 공주처럼 우아하고 고귀했다.엔젤라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 만족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하면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질까 봐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자신이 있었다.엔젤라가 나오자 온은서는 그녀를 훑어보며 입술을 움직였다. 그는 남의 집에 가서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뿐이니 이렇게 화려하게 입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엔젤라는 줄곧 꾸미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온은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이렇게 온은서는 차를 몰고 차수현의 집으로 갔다.차수현은 거실에 앉아 있다가 초인종 소리를 듣고 얼른 가서 문을 열었다. 온은서를 보자 그녀는 웃었고 또 그의 뒤에 매우 화려하게 차려입은 엔젤라를 보았다.차수현은 멈칫하다 곧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엔젤라는 차수현의 표정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자랑을 느꼈고, 마치 교만한 공작새처럼 머리를 쳐들고 차수현의 집으로 들어갔다.온은서는 멋쩍게 차수현을 향해 웃었고 차수현은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표시했다.엔젤라는 비록 입이 독하고 도도하지만 차수현은 그녀를 싫어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이가 어린데다 또 무슨 일을 하든 먼저 온은서를 배려하곤 했다.그래서 엔젤라가 그 어떤 이상한 일을 해서 자신을 도발하더라도 차수현은 상관없었다.몇 사람이 들어가자 차수현은 손님에게 커피를 가져다주었다.이은설도 동정을 듣고 밖으로 나왔고, 차수현은 그들
엔젤라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안달이 났다.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차수현과 온은서에게 단독으로 지낼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다만, 지금 막으려 해도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차수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온은서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더 이상 막지 않았다.“그럼 서재에 가서 이야기하자.”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일어나 서재로 갔다.이은설은 옆에서 엔젤라의 표정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위장을 할 줄 몰라서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그녀가 온은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은설은 생각했다. 그녀는 비록 이 여자를 본 적이 없지만, 입은 옷이나 행동 따위를 보면 엔젤라는 귀족인 게 분명했고, 일반 가정의 딸이 아닌 범상치 않는 배경을 가진 가문의 사람일 것이다. 온은서에 대한 이 여자의 감정을 이용하면 차수현을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생각하다 이은설은 엔젤라와 말을 걸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다만, 엔젤라는 기분이 좋지 않아 이은설을 상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그나마 대답을 했지만 마지막에는 아예 고개를 숙여 휴대전화를 놀면서 이은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이은설과 처음 만났지만 엔젤라는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그런데 수현 씨는 온은서 씨와의 관계가 참 좋은 것 같은데, 정말 부럽군요.”이은설은 엔젤라가 자신을 상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오히려 화나지 않았다. 재벌 집 아가씨들은 모두 이렇게 잘난 척 거드름을 피웠지만 자신의 라이벌을 제거할 때 그 수단이 얼마나 더러운지 모른다. 이은설은 이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부러워할 게 뭐 있어요, 당신이 그들에 대해 뭘 안다고.” 엔젤라는 눈을 부라렸다. ‘이 여자는 정말 눈치가 없어. 나 지금 짜증 나는 거 안 보여? 일부러 이러는 건가.’“잘 몰라도 그들의 서로를 위해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애틋해 보여서요. 혈연관계가 없지만 가족과도 같다니. 보통의 우정을 초월한 느낌이죠.”이은설은 담담하게 말했고, 그녀가 ‘무심코’ 한 말은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