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일도 없어. 그들은 모두 안전해. 미안, 내가 전에 좀 바빠서 너한테 말하지 못했어.” 차수현은 얼른 온은서에게 아이들은 무사하다고 말한 뒤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휴, 그럼 됐어.” 온은서는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돌렸다.“그럼 너희들은 집에 있는 거야? 나 유담과 유민이 보러 가고 싶은데. 그들은 다치지 않았어도 많이 놀랐겠지?”“나 아직 병원에 있어. 유담과 유민이 다치지 않은 것은 선생님이 그들을 보호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나도 여기서 그녀를 돌보고 있고.”“그럼 나도 병문안하러 갈게. 그 선생님 있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큰일 날 뻔했지.”“아니야, 너 일도 그렇게 바쁜데 올 필요 없어. 나 혼자서도 다 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 우리 돌아가면 넌 엔젤라 양 데리고 집에 와서 밥 먹어.”차수현은 생각하다 여전히 온은서가 병문안 하러 오겠다는 요구를 거절했다. 이곳은 사람이 많은데다 또 남자가 오면 더욱 혼란스러워 이은설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었다.그리고 엔젤라는 줄곧 자신과 온은서의 관계에 대해 신경이 쓰였으니 차수현도 쓸데없는 오해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온은서는 침을 삼켰다. 그는 차수현이 천천히 자신을 그녀의 세계에서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친구로서 돕는다 해도 그녀는 백방으로 거절했으니, 비록 겉으로는 그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소외감을 가져다줬다.온은서의 눈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전의 그가 너무 쓸모없어서 진정으로 그녀를 도와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일이 생기면 오히려 온은수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 것일까?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그래서 친구로서의 그의 관심도 거듭 거절하는 것일까…….온은서는 실의에 빠졌다. 차수현과 연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그는 그들 사이의 관계가 이미 우정을 초월하여 가족처럼 견고한 존재로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여전히 안 되는 것일까
그래서 그동안 온은서도 무척 바빴다. 그는 회사의 재무 보고를 확인하며 경영에 관해서 배우기 시작했다.마침 엔젤라가 들어왔는데, 손에 몇 개의 재무 보고가 있었다.“이건 내가 오빠 도와서 정리한 건데, 직접 볼 수 있어.”“수고했어, 고마워.” 온은서는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엔젤라를 쳐다보았다.그녀는 여자지만 가문에서 여전히 그녀를 상속자로 인정해왔기에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경험이 풍부했고, 최근에도 온은서에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나랑 그렇게 사양할 필요 없어.” 엔젤라는 미소를 지으며 온은서의 옆에 앉아 다정하게 그의 손을 잡고 손에 든 책을 바라보았다.“어? 오빠 여기까지 본 거야? 정말 빠르군!”온은서는 소녀의 숨결이 자신의 팔에 떨어진 것을 느꼈다. 이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기에 그는 자신의 손을 떼려 했지만 엔젤라에게 힘껏 붙잡혀 성공하지 못했다.두 사람은 이런 애매한 자세를 유지했고, 엔젤라는 가끔 입을 열어 그를 가르치며 온은서도 천천히 몰입해 공부하는 느낌을 찾았다.……차수현은 밥을 먹고 포장된 음식을 가지고 돌아갔다.병원으로 돌아온 그녀는 먼저 가서 이은설을 보았다. 이은설은 이미 깨어났고, 차수현은 그녀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이 선생님, 잘 못 주무셨어요? 좀 초췌해 보이네요.”“네, 상처가 아파서 잠이 안 왔어요.” 이은설은 자연히 차수현 때문에 화가 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었기에 아무 핑계나 대고 얼버무렸다.차수현은 듣자마자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이은설은 이를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그래도 괜찮아요. 그럭저럭 참을만하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요.”차수현은 억지로 웃었다. 그녀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렇게 큰 신세를 진 것은 정말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안했고, 당장이라도 그 은혜를 갚고 싶었다.안타깝게도 통증은 전이될 수 없었고, 그녀도 이은설을 대신해 그 고통을 감당할 수 없었다.“그래요, 그럼 아침부터 먹어요. 내가 방금 사왔는데 뜨
온은수는 입술을 움직이며 이렇게 급해할 필요가 없다고, 아이들이 그와 함께 여기에 있어도 괜찮다고 말하려 했지만 차수현을 화나게 할까 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그럴 필요 없어, 내가 이따가 사람 시켜 아이들 데려다 주면 돼.”“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만약 당신의 사람을 본다면 아마도 화날 거예요.”차수현은 바로 거절했다.온혜정은 그녀가 온은수와 부딪치는 것조차 싫었지만 이은설도 이곳에 입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묵인했다. 만약 엄마가 자신이 또 온은수와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게 우연일지라도 화를 낼 것이고, 차수현은 이런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온은수는 이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유담과 유민은 왠지 모르게 온은수가 불쌍해 보여 그를 위로하려 했지만 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차수현은 이 어색한 분위기에 별로 관심을 돌리지 않았고, 말을 마친 후, 이은설의 병실로 돌아와 그녀에게 밥을 먹였다.음식을 다 먹자 두 녀석도 돌아왔고, 잠시 후 온혜정도 병원으로 달려왔다.온혜정은 두 녀석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그들이 평소처럼 다치지도 놀라지도 않은 것을 보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즉시 병상에 있는 이은설을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감사했다.“이것은 제가 선생님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고마우실 필요 없어요.”이은설도 부드럽게 대답했다. 온혜정은 그녀의 부드럽고 친절한 모습에 점차 호감이 생겼다.“전에 수현이 선생님을 우리 집으로 데려가서 휴양하도록 한다고 말했어. 비록 우리 집이 특별히 호화롭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해 선생님을 잘 챙겨줄 거야.”“그럼 잘 부탁드릴게요.”온혜정은 이은설과 몇 마디 나뉜 뒤 두 녀석을 데리고 돌아갔다.“우리 엄마가 선생님 엄청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차수현이 웃으며 말했다. 이은설은 대답했지만 미소는 방금처럼 자연스럽지 않았다.……이렇게 또 며칠이 지나자, 의사는 이은설이 이제 퇴원할 수 있으며
만약 가능하다면, 온은수는 오히려 자신이 스스로 차수현의 옆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녀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녀가 자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 있으면 그는 시종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애석하게도 차수현에게 발견되면 그녀는 자신을 철저하게 싫어할 것이다. 그래서 온은수도 자신의 수하를 사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사람들은 차수현이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틀림없이 낌새를 차릴 것이다.……차수현은 온은수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줄 몰랐고, 차를 몰고 이은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문을 열자, 두 아니는 바로 뛰쳐나와 그녀들을 맞이했다.“선생님, 엄마, 외할머니, 돌아오셨어요?” 유담과 유민은 이은설에게 좋은 인상을 안기기 위해 온혜정을 도와 집안청소를 했다.“선생님, 이건 특별히 선생님을 위해 준비한 꽃이에요.”책상 위에 아주 예쁜 꽃 한 다발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이은설은 미소를 지었다.“아주 예쁘네. 고마워.”온혜정은 그제야 열정적으로 이은설더러 들어오게 했다. 비록 그녀와 많이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차수현은 이미 이은설의 과거에 대해 말해서 그녀가 매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온혜정은 마치 예전의 차수현을 본 것처럼 마음이 아파 그녀를 진심으로 자신의 가족처럼 대했다.온혜정은 이은설을 데리고 특별히 비운 그 방으로 갔다. 그녀가 편안하게 지내며 휴양하라고, 그들은 햇빛이 가장 잘 들어오고 가장 넓은 안방을 그녀에게 양보했고 또 안의 모든 물건을 새것으로 바꿨다.들어가자마자 창문이 환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상쾌함을 느끼게 했다.“이 방인데, 어떤가? 어디가 마음에 안 들면 얼마든지 말해.”이은설은 자연히 이런 디테일을 따질 필요가 없었기에 얼른 감사 인사를 했다.“그럴 리가요, 정말 많은 신경을 써 주셔서 지금 너무 감동받았어요.”“그렇게 사양할 필요가 있는가, 선생님도 두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다쳤으니 우리야말로 무엇을 해도 이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거 같군.”
모든 도청기를 설치한 후, 이은설은 자신이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고 방으로 돌아가 좀 쉬겠다고 말했다.차수현은 얼른 그녀에게 자기의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게 지내라고 했다.이은설은 그제야 방으로 돌아와 이어폰을 꽂고 차수현과 온혜정의 대화를 감청하기 시작했다.이 도청기는 그녀가 특별히 사람을 찾아 암시장에서 사온 고급제품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효과는 아주 좋았다. 설치한 후,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차수현과 온혜정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은설은 별로 흥미가 없었다.이은설이 그녀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감청하는 것을 포기하려 할 때, 온혜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참. 그동안 은서도 유담이 유민이가 걱정된다며 집에 한 번 오겠다고 했는데, 난 네가 집에 없어서 동의하지 않았어. 이번에 그를 불러서 같이 밥 먹자. 마침 오늘 이 선생님을 환영하기 위해 우리도 풍성하게 준비했으니까.”이은설은 듣자마자 바로 정신이 들었다. 온은서가 온다면 그녀는 유용한 정보를 엿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제발 동의하라고 제발 거절하지 말라고 기도했다.차수현은 잠시 망설였다.“그럼 난 이 선생님의 의견을 물어볼게요. 만약 그녀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온혜정도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했다.“그럼 네가 가서 물어봐. 만약 선생님이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나중에 따로 은서를 초대하자구나.”말을 마치자 차수현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이어폰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잠시 후,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네.” 이은설은 이어폰을 빼며 차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이 선생님, 그게요, 내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가 있는데, 이번 사고로 유담과 유민이를 보러 오고 싶다고 해서요. 선생님 불편할까 봐 미리 물어보려고요. 만약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면 내가 따로 그 친구에게 연락할게요.”“아니요, 수현 씨 친구라면,
그러나 차수현은 자신이 화를 자초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기뻐하며 온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온은서는 회사의 서류를 보고 있었다. 요 며칠, 그는 쉬지 않고 그 재무 보고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엔젤라에게 경영에 관한 지식을 배웠다.온은서는 스스로의 힘을 빌어 전세계 최고의 의과 대학에 입학한 사람이었기에 머리는 그 누구보다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배우며 천천히 익숙하기 시작했고 점차 이런 재무 보고 중의 일부 허점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또 방법을 생각해서 해결하기 시작했다.엔젤라는 열심히 일하는 온은서의 모습을 보고 턱을 짚으며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제일 멋있다고 하지만, 전에 그녀는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었지만, 온은서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엔젤라는 생각을 바꾸었다.온은서는 독특하고 우아한 기질을 지녔는데, 평소 흰 가운을 입었을 때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다가가서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마음을 열도록 만들었다.지금 그는 양복으로 갈아입어 청아함 대신 존귀함이 더 묻어났지만, 그런 우아한 기질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아 여전히 사람을 빠져들게 만들었다.엔젤라는 한창 그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려 두 사람 사이의 이 드문 평온함을 깨뜨렸다.온은서는 생각이 끊겨서 불쾌함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차수현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인 것을 보고 그 불쾌함은 재빨리 바람처럼 사라졌고, 그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어? 수현아, 어떻게 나한테 전화할 생각을 한 거야?” 온은서는 일에서 빠져나오자 자신이 이미 오랫동안 책상에 엎드려 일했고, 목과 어깨가 시큰시큰한 것을 느꼈다. 그는 일어서서 몸을 움직이면서 차수현과 얘기를 했다.엔젤라는 이 장면을 보고 묵묵히 주먹을 쥐고 일어나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듣고 싶었지만 너무 티 내고 싶지 않아 귀만 쫑긋 세우고 가능한 한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을 많이 듣고 싶었다.“이 선생님이 퇴원해서 이제야 시간이 났어.” 차수현은 최근 있었던 일을 간단히 말했고 온은서
차수현이 이렇게 말한 이상, 온은서도 거절할 이유가 없어 바로 동의했다.그러자 그는 엔젤라를 바라보며 물었다.“같이 갈래? 가기 싫어도 괜찮아. 내가 수현에게 말할게.”“당연히 가야지!”엔젤라는 즉시 반박했다. 온은서와 함께 외출할 기회가 있는 이상, 그녀는 혼자 집에 있으며 멍을 때리고 싶지 않았다.“그래, 그럼 가서 옷 갈아입어, 우리 바로 출발하자.”말을 마치자 엔젤라는 재빨리 달려가 옷을 갈아입었고, 생각하다, 값비싼 핑크색 원피스를 골랐다. 입은 후, 핑크색은 그녀의 새하얀 피부와 금색의 긴 곱슬머리를 돋보이게 했고, 유난히 광채가 났으며 마치 공주처럼 우아하고 고귀했다.엔젤라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고 만족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하면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질까 봐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자신이 있었다.엔젤라가 나오자 온은서는 그녀를 훑어보며 입술을 움직였다. 그는 남의 집에 가서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뿐이니 이렇게 화려하게 입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엔젤라는 줄곧 꾸미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온은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이렇게 온은서는 차를 몰고 차수현의 집으로 갔다.차수현은 거실에 앉아 있다가 초인종 소리를 듣고 얼른 가서 문을 열었다. 온은서를 보자 그녀는 웃었고 또 그의 뒤에 매우 화려하게 차려입은 엔젤라를 보았다.차수현은 멈칫하다 곧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엔젤라는 차수현의 표정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자랑을 느꼈고, 마치 교만한 공작새처럼 머리를 쳐들고 차수현의 집으로 들어갔다.온은서는 멋쩍게 차수현을 향해 웃었고 차수현은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표시했다.엔젤라는 비록 입이 독하고 도도하지만 차수현은 그녀를 싫어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이가 어린데다 또 무슨 일을 하든 먼저 온은서를 배려하곤 했다.그래서 엔젤라가 그 어떤 이상한 일을 해서 자신을 도발하더라도 차수현은 상관없었다.몇 사람이 들어가자 차수현은 손님에게 커피를 가져다주었다.이은설도 동정을 듣고 밖으로 나왔고, 차수현은 그들
엔젤라는 이 말을 듣자마자 안달이 났다.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차수현과 온은서에게 단독으로 지낼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다만, 지금 막으려 해도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차수현은 잠시 생각하다가 온은서의 진지한 표정을 보고 더 이상 막지 않았다.“그럼 서재에 가서 이야기하자.”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일어나 서재로 갔다.이은설은 옆에서 엔젤라의 표정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녀는 정말 위장을 할 줄 몰라서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그녀가 온은서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은설은 생각했다. 그녀는 비록 이 여자를 본 적이 없지만, 입은 옷이나 행동 따위를 보면 엔젤라는 귀족인 게 분명했고, 일반 가정의 딸이 아닌 범상치 않는 배경을 가진 가문의 사람일 것이다. 온은서에 대한 이 여자의 감정을 이용하면 차수현을 처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생각하다 이은설은 엔젤라와 말을 걸기 시작했고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다만, 엔젤라는 기분이 좋지 않아 이은설을 상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그나마 대답을 했지만 마지막에는 아예 고개를 숙여 휴대전화를 놀면서 이은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이은설과 처음 만났지만 엔젤라는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그런데 수현 씨는 온은서 씨와의 관계가 참 좋은 것 같은데, 정말 부럽군요.”이은설은 엔젤라가 자신을 상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오히려 화나지 않았다. 재벌 집 아가씨들은 모두 이렇게 잘난 척 거드름을 피웠지만 자신의 라이벌을 제거할 때 그 수단이 얼마나 더러운지 모른다. 이은설은 이런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부러워할 게 뭐 있어요, 당신이 그들에 대해 뭘 안다고.” 엔젤라는 눈을 부라렸다. ‘이 여자는 정말 눈치가 없어. 나 지금 짜증 나는 거 안 보여? 일부러 이러는 건가.’“잘 몰라도 그들의 서로를 위해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애틋해 보여서요. 혈연관계가 없지만 가족과도 같다니. 보통의 우정을 초월한 느낌이죠.”이은설은 담담하게 말했고, 그녀가 ‘무심코’ 한 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