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서는 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수현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녀는 변했다. 전보다 좀 성숙해졌지만, 여전히 아름다웠고 눈부셔서 그는 시선을 뗄 수 없었다.은서는 감격에 겨워 수현을 품에 안았다."수현아, 미안해. 나 이제 완전히 돌아왔어. 다시는 너를 떠나지 않을 거야."수현은 은서의 품에 안겼고 남자의 매우 흥분한 상태였다. 그녀는 그의 품에 꼭 안긴 채 다소 숨을 쉴 수가 없었다.살짝 호흡이 곤란해진 수현은 서서히 놀라움에서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은서와 마주치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빠르게 그와 만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온 씨네 집안에서.만약 은수가 봤다면, 그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이렇게 생각하며 수현은 발버둥 쳤다."뭐 하는 거야, 이거 놔!"은서는 어찌 손을 놓으려 하겠는가. 그는 놓기는커녕 오히려 더 세게 그녀를 안았다. 마치 품에 안은 사람을 자신의 몸속으로 넣으려는 것만 같았다."수현아, 나도 네가 화난 거 알아. 내가 네 곁에 없어서, 널 위험에 처하게 해서, 그렇게 많은 억울함을 당하게 해서 말이야. 하지만 걱정 마, 넌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가장 예쁘고 착하고, 아름다운 여자니까. 다른 일은 상관없어, 네가 내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은서는 무척 진지했고 수현에게 있어 또 무척 익숙했다.수현은 마치 풋풋한 대학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까지 했다. 은서가 그녀에게 처음 고백할 때도 이렇게 진지한 말투로 평생 그녀에게 잘해주겠다고 약속했다.수현의 눈시울은 어느새 붉어졌다. 그녀가 기대었던 그의 품은 그토록 익숙했고 그녀가 힘들 때마다 그녀에게 무수히 많은 힘과 용기를 주었다.눈물은 어느새 주르륵 볼에 흘러내렸다. 그녀는 줄곧 은서가 나와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잘못된 시간에 다시 만났으니 어떻게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겠는가?은서는 옷이 촉촉해진 것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숙이니 수현이 소리 없이 우는 것을 보았고 마음이 아파지며 그녀의 야위고 작은 얼굴을 들었
은수는 신경이 온통 수현에게 있었기에 이 남자가 누구인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그래서 은서가 소리치며 앞으로 다가와서 그의 손을 떼어내려고 하자 남자의 어두운 얼굴은 약간의 의아함이 나타났다.은서의 말에서 느껴지는, 설마 이 두 사람은 연인?"은서야, 너 줄곧 네 작은어머니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았니?" 은수의 말투는 변화가 없었지만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위엄을 띠고 있었다.수현은 몸을 떨더니 바로 도망치려 했지만 은수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자신의 앞으로 힘껏 끌어당겼다."이분이야. 차수현, 나의 아네, 너의 작은어머니."은서는 멍하니 자리에 서서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그는 심지어 이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도 모른 채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그의 작은어머니, 그리고 수현. 은서는 이 두 사람이 바로 한 사람 수현 이라는 것을 전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황당하게 느꼈다.수현은 은서의 충격과 당황한 표정을 보며 고통스럽게 눈을 감았다.이것은 그야말로 그녀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은 이미 일어났다.한참이 지나서야 은서는 겨우 진정을 되찾고 수현을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힘껏 잡았다."말도 안 돼, 거짓말이지, 수현아, 날 기다린다고 했잖아?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할 리가 없어, 특히 우리......"은서는 작은아버지라는 몇 글자를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은수를 무척 따랐고, 두 사람의 사이는 무척 좋았다. 비록 두 집안에 그렇게 많은 원한이 있었더라도 그는 자신의 작은아버지를 무척 존경했다.은수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줄곧 싸늘하고 담담했던 셋째 작은아버지가 마침내 자신의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 은수는 그에게 자신과 결혼한 여자가 다름 아닌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라고 알려주었다. 은서는 어떻게 이것을 받아들여야 한 단 말인가?수현은 은서의 모습을 보고 바늘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파
잡종이라는 두 글자를 들은 수현은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녀는 평생 은서에게 자신의 이런 불행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차라리 영원히 그를 보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면 적어도 자신은 그나마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테니까.은서는 수현이 무척 난감해 하는 것을 보고 멈칫했다. 그는 자신의 도도하고 매너 있는 셋째 작은아버지가 수현의 면전에서 이렇게 듣기 거북한 말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그동안 그의 여자는 이런 억울함을 도대체 얼마나 당했을까?분명 그녀도 단지 피해자일 뿐인데.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틀림없이 수현일 것이다.은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맞아요, 뱃속에 아이는 제 아이예요. 셋째 작은아버지, 사실을 알고 계신 이상 빨리 이혼해 주세요. 수현이에게 자유를 되돌려 주시라고요."수현은 은서가 뜻밖에도 이 일을 인정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그가 왜 이런 거짓말을 했는지 몰랐다.수현은 즉시 입을 열었다."아니에요, 이 아이는 은서의 아이가 아니에요......"은서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수현아, 그만해. 어차피 작은아버지께서 알고 계신 이상 거짓말은 소용없어!"수현은 순간 할말을 잃었다. 그녀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 아이는 정말 은서의 아이가 아니 였다.자신의 눈앞에서 맞장구치는 두 사람을 보며 은수의 안색은 갈수록 일그러져 같다.모든 것을 가진 그가 언제 남에게 이토록 당한 적이 있었겠는가? 그것도 심지어 자신이 줄곧 귀여워하던 조카한테.은서는 은수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엄청 긴장했다."작은아버지, 이제 모든 일을 아셨으니 마땅히......""헛된 망상 하지도 마."은수는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말했다.그는 시선을 돌려 수현을 끌고 바로 본가를 떠났다.남자의 발걸음은 매우 빨라서 수현은 전혀 그를 따라가지 못했고 그저 비틀거리며 그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은서는 이 상황을 보고 얼른 다가가서 막으려 했지만 은수는 그의 멱살을 잡았다."온은
은수가 차에 시동을 걸려고 할 때, 은서가 쫓아왔다. 그는 힘껏 차 문을 두드렸다."수현아, 빨리 내려, 작은아버지, 제발요, 수현이를 내려줘요!"은수는 그 말을 무시하며 못 들은 척 가속페달을 밟고 훌쩍 떠났다.백미러를 통해 수현은 은서가 갑작스런 출발에 충격으로 땅에 넘어지는 것을 보았고 가슴은 이내 떨렸다.그녀는 은서에게 더 이상 쫓아오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들 사이는 이미 가능이 없었다.그러나 그녀는 그저 은서가 은수의 차를 따라 달리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왜, 그가 이러는 거 보니까 마음 아파? 넌 이제 너 자신의 처지나 잘 생각해 ."은수는 운전대를 꽉 잡고 비아냥거렸다.수현은 지금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이 남자는 믿지 않을 것이다. 머리의 상처에서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었고 수현은 현기증을 느꼈다.그러나 수현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하지만 수현의 침묵은 은수를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사랑하는 남자가 돌아왔으니 그에게 할 말이 없어진 건가?은수는 가슴이 분노로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차는 쏜살같이 달리다가 교외의 한 나름하고 적막한 별장 입구에 멈추었다."내려." 은수는 차갑게 명령했다.수현은 완전히 낯선 이 곳을 한 번 둘러 보았다. 비록 주차된 위치는 별장이었지만 주위에는 넓은 삼림과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밖에 없었다. 심지어 지나가는 차 한 대도 없어 그야말로 세상과 단절된 외딴섬과 같았다.수현은 순간 공포를 느꼈다. 은수는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그녀를 이런 곳으로 데려온 것일까? 만약 그녀가 이곳에서 죽어도 아무도 그녀를 찾지 못할 것 같았다.수현이 얼굴에 온통 피투성이인 채 겁에 질려 차에서 내리려 하지 않자 은수는 인내심을 잃고 난폭하게 그녀를 차에서 끌어냈다."차수현, 이건 당신이 자초한 거야. 감히 나를 놀려? 그럼 대가도 치러야 하지 않겠어?"수현은 부상에 멀미까지 나며 어질어질했다. 다만, 그의 말은 너무 귀에 거슬
은수는 손에 힘을 너무 줘서 수현은 자신의 뼈가 부서질 것 같았지만 남자의 무리한 요구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은수의 눈빛에는 핏빛이 감돌았다. 그는 수현의 입술을 갉으며 다른 한 손은 거칠게 아래로 내려가며 그녀의 옷을 찢어버렸다.수현은 깜짝 놀라 발버둥 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몸에 있는 옷은 은수의 흉악한 공세에 이리저리 찢어졌고, 심지어 그녀의 몸을 가릴 수조차도 없었다.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비록 이곳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는 드넓은 도로였다. 은수가 왜 이렇게 자신을 막 대하는지, 그는 도대체 그녀를 뭘로 생각하고 이런 짐승 같은 짓을 하는지?길가에서 함부로 모욕해도 되는 창녀쯤으로 생각을 할까?한심하다고 느낀 수현도 다른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마구 움직이는 은수의 혀를 세게 깨물었다.수현은 엄청 세게 물었다. 은수는 혀끝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전해오는 것을 느끼며 어쩔 수 없이 동작을 멈추었다.수현은 즉시 뒤로 물러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렸다.벌겋게 살짝 부은 두 눈은 경계심이 가득한 채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은수는 그녀가 자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고 가볍게 입가의 피를 닦았고 눈빛에는 욕망 대신 짙은 조롱만 가득 들어있었다."왜? 옛 애인과 만나니 이제 자신이 갑자기 뭔 순결한 처녀라도 된 거야? 내가 만져도 안 된다니, 너 지금 그를 위해 자신의 몸을 한사코 지키고 있는 거야?"수현은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은수는 또 차갑게 웃으며 얇은 입술을 가볍게 열었다. 그의 말은 마치 사람을 갈기갈기 찢을 것처럼 날카로웠다."근데 내가 궁금해서 말이야. 당신 뱃속의 아이가 정말 그의 아이인지를. 당신 같은 여자는 무슨 일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지. 설마 은서도 당신한테 속아서 다른 남자의 잡종을 자신의 아이라고 여기는 건 아니겠지? 응?"수현은 지금 안 아픈 데가 없었고, 입에서 나는 피비린내는 역겹기만 했다. 은수의 비웃음을 들으니 그녀는 너무 가소롭다고 느껴졌다.그녀
다만 그녀의 몸부림은 아무런 소용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은수의 욕망을 더욱 불러일으켰다."왜, 당신 같은 여자도 장소를 골라서 남자랑 자는 거야? 이렇게 순결한 여자가 어떻게 그런 잡종을 데리고 결혼할 생각을 했지? 아니면, 당신은 그저 내 앞에서만 능청을 부리는 거야!"그녀를 모욕하는 말에 수현은 얼굴이 새빨개졌다."저리 가요, 놓으라고요!"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남자는 오직 은수 한 사람뿐이었지만, 그는 결코 그녀를 믿으려 하지 않았고, 매번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수현은 목이 쉴 정도로 소리쳤고 얼굴도 어느새 눈물투성이로 변하며 유난히 불쌍해 보였다.은수는 그런 그녀를 보고 심란했다. 그녀는 왜 이토록 자신을 싫어하는 것일까?하지만 은서의 앞에서 그녀는 이런 모습이 아닐 것이다.여자의 가련한 모습을 보며 가슴이 더욱 답답해진 은수는 혼수상태에 빠진 수현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는 조심스럽게 수현을 침대에 올려놓은 뒤, 문밖에서 지키고 있는 하인에게 분부했다."들어와서 정리한 다음 의사 불러서 검사해주고."말을 마치자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그는 줄곧 도도하고 오만했기에 옛날부터 여자를 강요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차수현 때문에 그는 자신의 통제력을 완전히 잃었다.하인은 수현의 몸에 찢어진 헝겊 같은 옷을 벗자 그녀의 하얀 피부에 새파랗게 멍이 든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무척 놀랐다.평소에 도련님이 이렇게 무서운 사람인 줄 몰랐는데, 어떻게 차수현 아가씨에게 이토록 손을 댔을까?다만, 이것은 주인의 일이었으니 그녀도 뭐라 말할 염두가 없었고 그저 조심스럽게 수현의 몸을 닦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의 의식은 완전히 흐릿해졌다.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고 만지지 못하게 했다.조금 전의 모든 것이 너무 아팠다…...그녀는 심지어 그녀가 이대로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인은 얼른 그녀를 위로했다."도련님께서 이미 떠나셨습니다, 아가씨, 제가 아가씨
은서는 은수의 차가 떠난 뒤 그곳에서 한참 지켜보다가 그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절뚝거리며 돌아갔다.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이렇게 무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에게 끌려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은서는 방금 발생한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도록 아팠다.그는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서 수현을 작은아버지의 손에서 구해내야 했다.은서는 자신의 생각에 잠기며 그의 뒤에서 미친 듯이 울리는 경적 소리까지 무시했다.그 차에 탄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유은비였다.은서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은비는 이내 달려왔다. 한 편으로는 집을 떠난 지 여러 해가 된 은서가 보고 싶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기회를 빌어 어르신에게 친손자를 봐서라도 그들을 용서해달라고 하고 싶었다.운전하다 앞에 허름한 옷차림에 한 사람이 절뚝거리며 걷고 있는 것을 보고 기사는 빵빵 경적을 울렸고, 그 사람이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을 보고 기사는 어쩔 수 없이 차를 세웠다.은비는 짜증을 내며 차에서 내렸다."당신 지금 귀먹은 거야? 사람 말을 못 들은…..."말을 채 하지도 못할 때, 은비는 그제야 얼굴에 상처가 있고 옷도 온통 먼지가 가득 묻은 이 남자는 거지가 아니라 그녀가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자신의 아들이란 것을 발견했다.은비는 순간 멘붕이 왔다."은서야, 너 어쩌다 이 모양이 된 거야?"은서는 지금 은비가 무슨 말 하는지 전혀 듣지 않았고 수현의 이름만 중얼거렸다.은비는 한참을 듣고서야 은서가 수현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충격에 휩싸였다.은서는 귀국한 지 겨우 하루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차수현을 아는 거지?은비는 문득 좋지 않은 예감이 떠올랐다. 그 당시 은서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고 회사에 다니려고 하지 않았고 가업을 계승하려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의사가 되고 싶다고 고집을 쓰는 바람에 진수는 화가 나서 그를 집에서 내쫓았고 생활비도 주지 않은 채 그가 생각을 바꾸길 기다렸다.은비도 비록 은서가 고
은서의 말에 은비는 안색이 변했다.그녀는 은서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작은아버지와 조카가 한 여자를 두고 싸우다니, 이건 어느 가문에서도 큰 망신인데, 그는 뜻밖에도 그 영향을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온은서! 내가 말하는데, 내가 살아있는 한 넌 그 여자를 집안으로 들일 생각하지도 마. 그 여자한테서 좀 멀리 떨어져. 그녀는 지금 온은수의 여자니까 넌 지금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거라고!"은서는 불륜이라는 두 글자를 듣고 은비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불륜이라고 해도 내가 먼저 수현과 사귀었어요. 셋째 작은아버지는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데 왜 수현을 포기할 수 없는 건데요? 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든, 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어요. 난 수현이만 있다면 외국에 나가서 살면 돼요!"은서의 말이 떨어지자 은비는 그의 뺨을 세게 때렸다."너 완전히 돌았구나? 그 여자 때문에 명성 따윈 필요 없는 거야? 온 씨 집안 재산도, 네 부모님조차도 필요 없다 이거냐고?"말하면서 은비는 옆에 있는 기사와 경비원을 쳐다보았다."거기서 계속 보고 있을 거야? 얼른 은서 데리고 돌아가!"은서는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고 경비원은 그를 더 이상 붙잡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그를 기절시켰다.은비도 아들이 아픈지 안 아픈지 돌볼 겨를도 없이 재빨리 사람더러 은서를 차에 태우라고 한 뒤 그를 데리고 재빨리 그 곳을 떠났다.......은수는 별장을 떠난 후 차를 몰고 가장 가까운 활주로에 이르렀고 가장 빠른 속도로 이곳에서 한 바퀴 또 한 바퀴 계속해서 돌았다.하지만 마음속의 답답함과 초조함은 조금도 가시지가 않았다.수현과 은서의 관계를 생각하면 그는 가슴이 답답했다.그들의 과거는 도대체 어땠을까.은수는 오랫동안 차에 앉아 있다가 손에 든 담배가 다 타서야 정신을 차렸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윤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차수현과 온은서가 대학에 있을 때 어떤 사이였는지 알아봐."윤찬은 전화를 받고 멈칫했다. 은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