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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난 윤수민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내 막내아들이 죽었어. 우리 도언이가 죽었다고.”

난 우는 동시에 또 웃기 시작했고, 마치 지옥에서 기어나온 악마와 같았다.

“널 죽여버릴 거야!”

난 윤수미의 목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와 닿는 순간, 뒤통수가 아파오더니 바닥에 쓰러졌다.

윤조석은 야구 방망이를 내려놓으며 물었다.

“수민아, 괜찮아?”

윤수민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발로 내 얼굴을 밟았다.

“이 미친 X이 감히 나한테 덤벼? 이번에 본때를 보여줘야 네 주제를 아는 거야?”

난 머리가 점점 아프기 시작하더니, 점차 의식을 잃었다.

완전히 기절하기 전, 난 윤조석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수민아, 이 아이가 죽었는데, 정말 별일 없는 거야?”

윤수민은 피식 웃었다.

“여긴 병원 응급실이야. 이곳에서 매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는 줄 알아? 게다가 이 아이는 너무 늦게 병원에 와서, 수술을 해도 깨어나지 못할 거야...”

두 사람의 웃음소리는 점차 작아졌고, 결국엔 사라졌다.

...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손과 발이 묶인 채 수술 침대에 누워있었다. 빠져나오려고 애를 써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때, 윤수민은 흰 가운을 입고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발버둥 쳐봤자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거야.”

“뭐, 뭐 하려는 거지...”

난 목소리까지 떨렸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이 어떻게 시언 씨의 아들을 낳을 수가 있지? 지금 시언 씨의 첫사랑이라고 내 앞에 와서 시위를 하는 거잖아. 이제 그 잡종도 죽었으니, 네 가슴을 베어버린다면, 앞으로 또 어떻게 시언 씨를 꼬실 수 있을까?”

도언이 죽었다는 말을 들은 순간, 난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지금 난 윤수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몰랐고, 또한 내가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몰랐다.

“너 같은 걸레는 마취제를 맞을 필요도 없어. 완전히 낭비지.”

윤수민은 뒤에서 메스를 꺼냈다.

“이제 넌 남자들을 꼬실 수 없게 될 거야.”

말하면서 그녀는 잔인하게 웃더니, 메스를 들고 내 가슴을 겨냥했다.

난 그제야 깨달았는데, 윤수민은 오히려 재빠르게 냄새나는 양말을 내 입에 넣었다.

“여긴 수술실이야. 큰 소리를 지르면, 다른 교수님들에게 영향을 줄 거라고.”

난 토하고 싶었지만, 그녀 손에 든 메스가 더욱 두려웠다.

“그래, 그래야지. 이제 조용하자고.”

윤수민은 음흉하게 웃으며 메스를 들었다. 양말은 나의 비명소리를 삼켜버렸고, 동시에 내 가슴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

“이제 큰 가슴도 없어졌으니, 시언 씨는 널 계속 사랑할까? 하하하하, 내 남자를 꼬신 여자들은 전부 죽어야 해!”

통증에 내 몸은 저도 모르게 떨리기 시작했다.

윤수민은 정말 미친 여자였다. 그녀는 내 가슴 하나를 베어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메스를 들고 있었고, 이번엔 내 얼굴을 겨냥했다.

“난 네 얼굴도 마음에 안 들어. 자세히 보면, 시언 씨와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다음 순간, 윤수민은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하지만 다른 여자는 내 남자와 닮아서도 안 돼.”

“으악!”

비참한 비명소리와 함께, 내 얼굴에 많은 상처가 생겼다.

“불여우!”

“걸레!”

“내연녀!”

윤수민은 갖은 단어로 날 모욕했고, 계속 내 얼굴을 그었다.

얼굴은 따끔거릴 정도로 아팠는데, 눈물인지 피인지 무척 촉촉했다.

난 절망에 빠졌다.

내 아들은 이미 죽었고, 나도 ‘사고’로 수술실에서 죽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고, 이런 여자와 사귀었던 시언이가 미웠다. 도언이는 겨우 일곱 살이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버렸다.

우리 불쌍한 도언이.

이때, 수술실 앞에 놓인 호출기가 울렸다.

“지금 누가 이 수술실을 쓰고 있는 거죠?”

시언의 차갑고 침착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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