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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난 윤수민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윤수민은 날 밀어내더니, 짜증을 내며 도언의 머리카락을 잡았고, 그를 내 앞에 끌고 왔다.

“생각할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은데.”

난 절망을 느꼈다. 주위에는 전부 윤조석이 데리고 온 사내들이었고, 그들은 지금 음탕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징그러운 시선은 내 가슴에 떨어졌다.

난 셔츠 맨 위의 단추를 꽉 잡고,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윤수민은 차갑게 웃었다.

“난 시간이 많지만, 이 사생아에게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모르겠네. 네가 옷을 천천히 벗을 시간이 정말 있을까?”

더 이상 참지 못한 나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전에 시언은 나에게 윤수민을 언급한 적이 있었고, 그녀는 아주 착한 아이라고 했었다.

눈앞의 악독하고 못된 여자를 바라보며, 난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옆에는 건장한 남자들이 호시탐탐 내 몸을 노리고 있었다.

“빨리 벗어. 남의 남자를 꼬시는 여자 주제야, 뭐가 그렇게 쑥스러운 거야?”

“가슴은 왜 그렇게 튀어나온 거야? 뭘 쑤셔 넣었는지 좀 보자고! 빨리 벗어.”

윤수민은 핸드폰으로 내 얼굴을 찍으며 협박했다.

“독사의 독은 한 시간 정도면 바로 발작할 거야. 혼자 계산해 봐,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아들을 위해 난 자존심을 내려놓았다. 눈을 질끈 감은 다음, 난 재빨리 셔츠를 벗었다.

윤조석은 휘파람을 불며 말했다.

“수민아, 이 여자 몸매가 정말 죽여주는데?”

난 어릴 때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았고, 지금의 남편을 만난 후 바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기에, 여태껏 이런 굴욕을 당한 적이 없었다. 입술을 꽉 깨물자, 입안에 피냄새가 가득했다.

“이제 내 아들을 살려줄 수 있는 거예요?”

그러나 윤수민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고, 위아래로 날 찍었다. 난 고개를 돌리며 피하려 했다. 하지만 윤수민은 내 턱을 잡으며 내가 피하지 못하게 했다.

“뭐가 그렇게 급해? 지금 셔츠를 벗었을 뿐이잖아. 속옷도 벗어야지. 사람 말 못 알아듣겠어? 전부 벗어서 카메라를 보며 자신의 뺨을 때리라고 했잖아. 지금은 단지 시작에 불과해.”

옆에 있던 윤조석은 음탕하게 웃었다.

“그래, 빨리 벗어. 빨리!”

윤수민은 피식 웃었다.

“벗기 싫어? 그럼 이 잡종은...”

“벗을게!”

난 도언이 정말 이대로 죽을까 봐 두려워 얼른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등 위의 버클을 풀었다...

윤수민이 주시하는 가운데, 난 카메라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남의 가정을 파괴한 내연녀이고, 주제도 모르는 천한 여자입니다. 제발 내 아들을 살려주세요...”

찰싹!

윤수민은 힘을 써서 내 얼굴을 때렸다.

“누가 뒤의 그 말을 붙이라고 했지? 난 네 죄를 공개해야 하니까, 다른 일 언급하지 마.”

난 그녀의 옆에 무릎을 꿇으며 애원했다.

“도언이는 정말 사생아가 아니라, 시언이의 친동생이라고요. 일단 도언이부터 구해줘요. 그렇게 해준다면, 난 아무것도 따지지 않을 거예요.”

윤수민은 차갑게 웃더니 자신의 팔을 안았다.

“따지지 않겠다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와 따지려는 거지? 거짓말을 하다가, 이젠 자기 자신까지 속인 거야?”

말하면서 그녀는 내 머리카락을 잡고 벽에 들이받았다.

“불여우 주제에 도도한 척하긴, 정말 역겹네.”

아직도 분풀이를 하고 싶은지, 윤수민은 또 뒤의 사람들 향해 소리쳤다.

“뭣들 하고 있어? 빨리 사진 찍어!”

사방팔방에서 찰칵 하는 소리가 울렸고, 난 도무지 피할 곳이 없었다.

이리저리 도망치던 사이, 난 실수로 도언의 침대에 부딪쳤다. 난 즉시 도언의 손을 잡으며 그가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그 순간, 난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도언의 손이 너무나도 차가웠던 것이다.

난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애써 아니라고 자신을 설득했다. 그러나 난 여전히 참지 못하고 손을 도언의 코밑에 놓았다.

호흡이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난 미친듯이 도언을 흔들었지만, 아무리 세게 흔들어도 그는 깨어나지 않았다.

내 막내아들 도언이 죽었다!

이 사실을 깨닫자, 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방금 자존심까지 버리고 사람들 앞에 옷을 벗으며 굴욕을 당한 이유가 단지 도언을 빨리 응급실에 보내기 위해서였는데. 지금은 내 아들이 죽었다.

그럼 이제 나도 참을 필요가 없었다.

난 병상을 붙잡고 천천히 일어나서 내 아들을 죽은 그 원수를 바라보았다.

윤수민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지, 지금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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