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화

나는 자전거를 안 탄 지 한참 된 것 같았다.

“자전거 탈래요.”

나는 한쪽에 있는 따릉이를 가리켰다. 강진혁이 먼저 큐알 코드를 스캔했고 나도 뒤따르려고 했다.

이때 강진혁이 나를 말리며 말했다.

“넌 술 마셨으니까 안 돼.”

“자전거도 음주 운전에 속해요?”

“그건...”

강진혁은 내 팔을 잡았다. 강유형이 늘 그랬듯 아프게 잡은 것이 아닌 아주 살며시 잡았다.

“술 마시고 자전거 타는 건 위험하잖아.”

그는 정말 물같이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오빠도 같이 있잖아요.”

“자전거 타고 싶으면 다음에 같이 타자. 오늘은 내가 데려다줄게.”

강진혁은 나를 자기 자전거의 뒷좌석에 앉혔다.

“넘어지지 않게 꽉 잡아.”

나는 그의 허리를 잡으며 대답했다.

“네.”

저녁 바람 속에서 자전거를 타는 소년이라... 이는 강진혁이 나에게 남겨준 추억이다. 강유형은 다르다. 그는 오토바이만 탔다.

두 사람은 너무나도 달랐다. 분명히 형제인데도 성격이 정반대였다.

“오늘 기분 안 좋을 일 있었어?”

강진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요.”

“유형이 때문에 그러지? 아직도 포기 못 했어?”

강진혁이 또 물렀다.

나는 콧방귀를 뀌며 그를 콕 찔렀다.

“누가 포기 못 했다고 그래요? 진작 포기했거든요. 오늘부로 다시는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완전히 다른 길을 갈 거라고요.”

강진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계속 앞으로 갈 뿐이었다.

이때 무언가 떠오른 나는 말을 보탰다.

“호텔에 데려다줘요. 내일 출근해야 해요.”

“지원아.”

강진혁이 갑자기 나를 불렀다.

“왜 너한테는 유형이 밖에 안 보일까? 나도 여기 있는데, 왜 알아주지 않아?”

나는 그의 옷을 더욱 꽉 잡았다. 심장은 쿵 하고 크게 울렸다.

나도 바보가 아니다. 강진혁이 나를 좋아하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 그저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진짜 날 동생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약혼했으니까, 사람들이 다 그래야 한다니까, 더 눈에 띌 수밖에 없죠.”

“둘이 이제 헤어졌으면... 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