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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김희연은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유형이 이 자식 때문에 남자라면 지긋지긋해진 거니? 세상에 나쁜 남자도 있겠지만, 좋은 남자가 훨씬 많아.”

김희연은 성격이 좋고 말도 잘했다. 50대가 됐는데도 젊은 사람들이 하는 말을 쓸 줄 알았다.

나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좋은 남자라고 해도 아직은 생각 없어요. 조금은 숨을 돌리고 나서 다시 생각하려고요.”

김희연이 소개해 주는 걸 막기 위해 한 말이었다. 괜히 말을 꺼냈다가 서로 어색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긴.”

이 두 글자를 듣고 나는 시름을 놓았다. 하지만 곧이어 반전이 찾아왔다.

“그래도 연애는 빨리해야지. 안 그러면 좋은 남자 다 뺏긴다?”

나는 피식 웃었다. 김희연도 따라 웃었다.

“우리 지원이처럼 착하고 예쁜 애를 누가 만날까? 웬만한 복으로는 안 될 거야.”

김희연이 또 칭찬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칭찬만 들으면 나는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도 이제는 받아 치는 방법이 생겼다.

“아주머니 말대로 최고의 남자랑 만날 거예요. 최고라는 생각이 안 들면 차라리 기다릴래요.”

“맞아, 그 말은 나도 동의해. 아무나 대충 만나는 건 절대 안 돼. 상처받았다고 해서 이상한 사람이랑 어울리며 복수하는 것도 안 되지.”

이상한 사람이란 곧 진정우일 것이다.

나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안 그래요. 제가 누군가 만난다고 해도 최고라고 생각해서 만난 걸 거예요.”

나는 신중하게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한 말이다. 강유형을 포기한 것을 포함해서 말이다.

김희연은 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안 했다. 나는 그녀와 10년의 세월을 함께 보냈다. 내가 커가는 것을 곁에서 본 사람이 나의 성격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면 다행이고.”

이 말을 마지막으로 화제는 끝났다.

나는 조용히 밥을 먹었다. 거의 다 먹어갈 때 김희연이 갑자기 물었다.

“너 얼마 전 본가에 돌아갔다며?”

나는 고개를 들어서 그녀를 바라봤다.

“유형이한테서 들었어. 유형이가 그래도 널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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