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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시언아, 오늘은 네 동생이랑 같이 가지 않았네?”

서영유는 일부러 살가운 척하며 강시언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강시언은 그녀를 쌀쌀맞게 노려보았고 그녀의 곁을 지나칠 때 앳되지만 혐오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헛수고하지 마세요. 당신과 증조할아버지가 우리를 이간질해도 당신은 저희 엄마를 대신할 수 없어요.”

서영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위층으로 올라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섯 살짜리 어린아이가 매서운 눈빛을 보이는 건 둘째 치고 그녀와 할아버지가 무엇을 위해 이간질하는 건지도 알고 있었다.

서영유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역시나 빌어먹을 강성연이 낳은 아이다웠다. 강시언은 강성연과 마찬가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바로 그때, 그녀는 낯선 번호로 온 문자를 받았다.

“저 여기에서 빼준다고 했잖아요? 전부 다 알려줬는데 언제 약속 지킬 거예요?”

서영유는 강미현이 보낸 문자임을 단번에 알아챘다.

강미현이라는 좋은 도구가 있는 걸 깜박하다니!

강미현은 몇몇 ‘손님’들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빠져나온 뒤 그 남자들과 함께 항구에 세워져 있는 차를 향해 걸어갔다.

유리창이 내려졌고 서영유는 여전히 가면을 쓰고 있었다.

“내가 구해줬으니 이젠 나한테 어떻게 보답할 셈이죠?”

강미현은 서영유가 꽤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 이내 웃어 보이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서영유는 덤덤히 대꾸했다.

“한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알겠어요. 그러면 앞으로 필요하실 때 불러주세요. 언제든 달려올게요.”

서영유는 코웃음을 쳤다.

“필요 없어요. 강성연 그 여자만 잘 상대해주면 돼요.”

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지금 강미현이 가장 복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바로 강성연이었다. 그러나 강미현은 조금 의아했다.

“한 선생님은 강성연과 무슨 원한이 있으시죠?”

그녀와 마찬가지로 강성연을 미워하는 사람이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사람이 많으면 힘도 세지는 법이니까. 하지만 그녀를 쉽게 믿을 수는 없었다.

서영유는 강미현을 보며 말했다.

“나한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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