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함이 물었다.“제가 한 번 만져봐도 되나요?”주계진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되지. 땅콩아. 이리 와.”주계진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자, 땅콩이는 소파에서 뛰어내려 와 주계진 아버지 앞에 왔다.주계진 아버지는 그의 머리를 만졌다.하서함도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땅콩이는 머리를 들고 그녀의 손에 냄새를 맡고 그녀가 자기를 만지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그녀가 만지는 순간 땅콩이는 혀를 내밀고 실눈을 뜨면서 아주 즐기는 모습이었다.주계진 아버지가 말했다.“우리 땅콩이 착하지?”하서함도 같이 웃었다.“하하. 엄청 착하죠.”주계진이 헛기침하면서 땅콩이를 옆에 부르려고 하는데 땅콩이가 마침 머리를 돌려 그를 한 번 보더니 움직이지 않았다.주계진은 미간을 찌푸렸다.“말 안 들어? 빨리 와.”땅콩이는 낑낑거리더니 표정이 아주 억울했다.주계진 아버지가 그를 째려보고는 다시 하서함에게 말했다.“서함아, 아직 밥 안 먹었으면 남아서 같이 식사나 하고 가.”하서함은 잠시 멈칫하더니 손을 거두어들고는 일어섰다.“저...”“서함 씨가 아버지 며느리인데 당연히 남아서 같이 식사해야죠. 그렇죠?”주계진은 하서함을 바라봤다.하서함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아버님께서 말을 꺼냈는데 당연히 말 들어야죠.”주계진 아버지는 아주 기분이 좋아서 도우미한테 빨리 저녁 식사 준비하라고 했다.주계진 아버지가 주방으로 향하자, 하서함은 주계진을 바라봤다. 그는 다리를 꼬고 의자에 기대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어쨌든 지금은 우리집이니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습니다.”식사를 시작하자, 주계진 아버지는 열정적으로 그녀를 대접했다. 마치 어른을 실망시하게 하지 않게 하려고 하서함도 최대한 맛있게 먹으려 했다.주계진은 갑자기 비곗덩어리 하나를 집어서 그녀의 그릇에 넣고는 미소를 지었다.“많이 먹어요. 삐쩍 마른 거 봐요. 나중에 아이도 못 낳으면 어떡해요.”하서함은 젓가락을 힘껏 쥐었다. 그녀는 비계가 많은 고기를 제일 싫어한다!그는 분명
주계진이 문을 열고 들어갈 때 그녀가 앨범을 가지려 하는 것을 보자 빨리 가서 제지했다.“보면 안 돼요!”하서함은 그가 그렇게 숨기는 것을 보고 실눈을 떴다.“이 앨범 안에 뭐 남이 보면 안 되는 사진이 있나 봐요?”“당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죠. 아버지가 당신을 내 방에서 자라고 했지, 아무것이나 마음대로 다치라고 하지는 않았잖아요!”“못 다치게 하면 더 다쳐야겠네요.”하서함은 손을 내밀어 앨범을 빼앗으려 하고 주게진은 그런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당신 왜 내 앨범이 보고 싶은 건데요? 당신 설마 나 짝사랑하는 건 아니죠?”하서함은 할 말을 잊었다.순간 주계진은 자기가 아직 그녀의 손을 잡고 있다고 의식하고는 빨리 놓고 나서 앨범을 꼭 안았다.“다른 물건은 맘대로 건드려도 돼요.”그가 몸을 돌려 나가려 하자, 주계진 아버지가 천천히 걸어들어왔다.“앨범 가지고 뭐 그래. 나한테 더 많아. 서함아, 따라와. 내가 보여주마.”주계진은 제자리에서 멍했다.“아버지!”하서함은 웃으며 주계진 아버지를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 주계진 아버지는 소장 앨범을 그녀 앞에 건네주고 주계진이 급하게 문 앞에 나타났다.“안 돼!”하서함은 이미 앨범을 열었다.그녀가 사진을 보자, 처음에는 멍했다가 갑자기 참을 수 없어 웃었다.그러니깐 주계진이 앨범을 못 보게 하는 거지.모두 그가 어렸을 적에 개구멍바지 입고 찍은 사진들이다. 중요한 건 머리카락도 모두 밀은 상태라 울던 모습이 아주 억울해 보였다.주계진은 혼란에 빠졌고 깊은 한숨을 몰아쉬고는 그만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이런 ‘낯을 들기 어려운’ 사진을 아버지는 어떻게 남에게 보여주는 거지?하서함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큰 소리를 내며 웃었다.주계진 아버지도 같이 웃었다.“이 자식 예전에 딱 이랬어. 나랑 제 엄마 유전 하나도 못 하고 완전히 못 생겼어. 진짜 웃기지?”하서함은 머리를 돌려 주계진을 바라봤다.“어렸을 적에 얼굴이 안 피어서 확실히 못생겼네요.”“누가 어렸을 때 안
“주...주계진?”하서함은 작은 소리로 그를 부르고 손으로 밀쳐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이 죽은 듯 자고 있다.이제부터는 그녀가 잠 자기는 걸러서 힘들게 날 밝을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날이 밝고 빛이 방에 있는 어두움을 헤치자, 주계진이 눈을 떴다. 바로 눈앞에 있는 얼굴을 보고 놀라서 머리를 들으니, 냉기를 들이마셨다.사람이 깨기 전에 그는 천천히 손을 치우려 했다.“잠자는 자세 하나는 참 사람 입 벌리게 하네요. 놀라워요.”하서함은 언제 깨어났는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주계진은 몸을 돌려 일어나 앉아 등을 보이며 이마를 잡았다.“혼.. 혼자 자는 게 습관이 돼서요.”하서함도 같이 일어났다. 한 자세로 계속 있어서 팔이 저리자 그녀는 주계진을 봤다.“난 가서 씻을게요.”주계진이 그녀가 욕실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뒤로 누웠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이렇게 담담할 수가 있으니, 그는 그녀가 도대체 여자가 맞는지 의심갔다.하지만, 욕실에 들어선 하서함은 두 손을 세면대 위에 짚고는 거울 속에 있는 약간 군박하고 당황스러운 자기 모습을 보고는 잘 숨겼다고 생각했다.어느덧, 남우의 출산 예정일이 다가왔다.입원한 요 이틀동안 계속 자궁이 수축 되어서 아팠다.반재언과 진예은 그리고 강성연은 병원에서 그녀랑 같이 있었고 남강훈과 시월이도 그녀가 곧 아이 낳는 것을 알게 되자 스카이섬에서 바로 서울로 왔다.아픔이 거의 열몇 시간 지속되고 나서야 저녁쯤에 분만실로 들어갔다.가족들은 문 앞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반재언은 주먹을 꽉 쥐고 한태군이 그때 당시 체험한 그런 초조함을 실제로 느끼는 것 같다.남강훈은 분만실을 계속 바라보며 자기 딸을 걱정하고 있다.종언도 병원에 왔다. 모든 사람이 분만실 밖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남강훈 앞에 발걸음을 멈췄다.“남우는 무사히 나올 겁니다.”남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일분일초 지나가고 반재언은 계속 머리숙여 시간을 보고는 문밖에서 배회하면서 도저히 앉을 수가 없다.강성
시월이도 말했다.“맞아요. 아가씨. 우리 모두 밖에서 아가씨와 같이 있었어요.”남우는 반재언을 바라보고 반재언은 손으로 그녀 얼굴에 있는 머리카락을 정리했다.“남우가 참 고생이 많았어.”…남우가 쌍둥이를 낳은 소식이 외국으로 전해져 강유이와 한태군은 소식 듣자 바로 큰오빠한테 전화해 축하해줬다.전화를 끊고 반재언은 남우를 데리고 온실에 가서 두 아이를 보러 갔다.남우는 창밖에 서서 쪼글쪼글한 두 아이를 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진짜로 작아, 커서 너 닮겠는데.”아빠를 닮아야 두 자식도 커서 잘생기지.반재언은 소리내며 웃으면서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가서 좀 쉬어야지?”“싫어, 나는 여기서 아이들 계속 볼 거야.”“알았어. 그럼 내가 같이 있어줄게.”아이들 보고 나서 두 사람이 병실로 돌아가자 반재신과 진예은이 영양품을 가득 사 들고 온 것을 보았다.“아이들 보러 갔어?”반재언은 고개를 끄덕였다.“남우가 보러 가고 싶다고 해서.”진예은은 영양품을 책상 위에 놓았다.“형님, 이것들은 모두 몸 풀 때 보신하는 약입니다. 방금 아이 낳았으니 좀 많이 드셔야 할 거예요.”남우는 고맙다고 했다.반재신은 진예은의 어깨를 감쌌다.“형. 형수님 잘 돌봐요. 저희 먼저 갈게.”반재언은 웃으며 말했다.“알았어.”그는 남우를 침대로 부축해 그녀를 위해 이불을 덮었다.“배고파? 뭐 좀 먹을래?”남우가 대답했다.“양꼬치도 먹고 싶고 맥주 오리도 먹고 싶고 찹쌀 갈비, 치킨, 그리고...”“이런 거 빼고.”반재언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는 답답해서 누웠다.“아이도 다 낳았는데 왜 아직도 못 먹는 건데?”그는 어이없어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말 들어, 좀 더 지나고 먹어.”남우는 손을 들고 그의 목을 안았다.“내가 회복하면 네가 내 위를 잘 보상해 줘야 해.”반재언은 웃었다.“꼭 그럴게.”일주일 뒤, 남우는 정식적으로 퇴원했다.남강훈은 서울 진경 별장에 남아서 딸을 도와 아이를 돌봤다. 그리고 두 아
안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녀의 아버지와 반재언이 못 안게 한다. 남강훈은 그녀가 힘 조절하지 못해 아이를 아프게 할까 봐 두려워한다.진예은은 피식 웃었다.“이해하니깐 괜찮아요. 3달 전에 있는 아이들은 거의 누워 있는 게 좋아요. 젖을 마실 때와 다른 안아야 할 때 빼고는 계속 잠만 자고 있어요.”남우는 눈을 깜빡였다.“엄마가 된 사람이라 확실히 아는 것이 더 많네요.”반재신과 진예은은 잠깐 있다가는 갔다. 남우는 아기 침대 옆에 쭈그려 앉아 두 아이를 보면서 손가락으로 살살 그들의 얼굴을 찔러봤다. 아기들은 진짜로 부드럽구나.“왜 신발을 안 신었어?”반재언이 언제 문 앞에 나타났는지 모른다. 그녀는 머리를 돌려 말했다.“나 그냥 아기들 보러 와 봤어.”반재언은 슬리퍼를 들고 걸어 와 그녀의 발 옆에 놓았다.“빨리 신어, 몸 풀 때는 차갑게 하면 안 돼.”남우는 신발을 신고 힘이 든 다는듯이 한숨을 내쉬었다.“머리카락도 못 감게 하고 에어컨 바람도 못 쉬게 하고 날이 이렇게 더운데 진짜 불편해 죽겠어. 네가 나 대신 몸 풀어 줘라.”그녀는 반재언의 품에 안겨 투덜댔다.반재언의 눈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냥 한 달이면 돼.”그녀는 머리를 들었다.“아버지는?”“장인어른 시장에 가서 신선한 족발 사 와서 저녁에 너 족발국을 끓여준데.”남우는 표정이 어두워졌다.“또 족발국이야?”그녀는 벌써 일주일째 먹었다.반재언은 참을 수 없어 웃었다.“네가 안 마시면 아이들이 굶어야 하잖아.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매일 분유 마시면 안 좋아.”남우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넌 어떻게 아무것도 다 잘 알아?”“아니면?”그는 그녀를 안고 침대에 놓았다.“합격한 아버지가 되려면 이 정도는 배워둬야지.”그녀는 반재언을 안았다.“네가 있어 참 좋아.”…진성, 화해진.안추엽은 채원한테 민서율을 데리고 시장에 놀러 가라 했다. 오늘이 마침 화해진의 장날이라 시장이 전보다 더 시끌벅적
호숫가에 있는 사람이 경찰에 신고하고는 같이 도와서 사람을 끌어 올렸다.채원은 급하게 민서율 뒤에 걸어갔다. 민서율이 그 사람한테 응급구조를 하더니 한참 지나 그 사람은 기침해서 물을 뱉고 정신이 들었다.채원은 이 상황을 보고 드디어 한시름 놓았다.경찰도 현장에 도착하고 주위 사람들한테 상황을 확인하고 민서율 앞에 걸어갔다.“안녕하세요. 혹시 저희 따라서 서에 가서 조사 좀 도와줄 수 있을까요?”그러자 민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파출소 안에서 채원은 복도에서 기다리다가 민서율이 조사를 끝내고 나오는 것을 보고는 앞으로 걸어갔다.“아저씨, 괜찮아요? 먼저 민박에 가셔서 옷 갈아입으세요.”그는 알았다고 대답했다.민박에 돌아간 후 안추엽이 어떤 사람이 호수에 뛰어들었고 민서율이 그 사람을 구했다는 것을 알고 의아했다.“뭐 때문에 호수에 뛰어들었데?”“누가 알아요.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이 세상에 살기 싫은가 보죠.”채원은 아직도 그때 회상하면 가슴이 두근거렸다.안추엽은 커피를 기계에 넣고 갈았다.“근데, 넌 눈썰미도 좋다. 남이 살기 싫어하는 것도 너한테 들키다니.. 참...”채원은 바에 앉았다.“그 사람 걸을 때 휘청거리면서 불안정했어요. 난 그저 그 사람이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 줄 알고 가다가 차 사고 나서 죽을까 봐 걱정돼서 그랬어요.”누가 자살 하려는 남자인 줄 알겠어.그것도 엄청나게 젊고 스무 몇 살 정도 되는 사람이.민서율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안추엽은 머리 돌려 그를 봤다.“아이고, 우리 민 도련님이 오늘 사람을 구하는 귀한 광경을 다 보내.”그는 소파에 걸어가 앉았다.“죽은 사람 보는 게 재수 없을까 봐 그랬어.”안추엽은 커피를 들고 소파에 앉아 그에게 건넸다.“마시고 몸 좀 녹여.”채원도 걸어왔다.“그래도 아저씨가 내려가서 사람 구하는 덕분이죠. 조금만 어도 진짜 죽을지 몰라요.”안추엽은 머리를 들고 그녀를 봤다.“너희를 만난 것도 참 그 사람 운이 좋은 거지.”그녀는 앉았
그는 동작을 멈추고 눈꺼풀을 치켜올렸다.“왜 그렇게 묻는 건데?”채원은 볼을 긁으며 말했다. “아저씨가 민박에 이렇게나 오래 있었고 민박 사람들과도 다 잘 지내다가 갑자기 간다고 하니깐 다들 보내기에 아쉬울 것 같아서요.”민서율은 갑자기 웃었다.“나 가끔은 올 거야.”“아, 그래요?”채원은 헛웃음을 지었다.민서율은 츄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츄미는 오늘 저녁에 내가 데리고 있을게.”채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럼 일찍 쉬세요!”그녀는 몸을 돌려 신나 보이는듯한 발걸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때마침 안추엽을 만나 그녀는 놀랐다.“사장님?”안추엽은 츄미가 없는 걸 보고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는 참을 수 없어 웃었다.“뭐 그렇게 긴장하냐? 민서율이 가는 게 아쉬워하는 거잖아?”“아니에요!”“됐어. 계집애야.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는데 내가 네 무슨 생각하는지 모를 거 같아? 너 민서율 좋아하지?”“나..., 사장님, 말이 너무 심하잖아요. 나랑 아저씨는 우정입니다. 사장님은 몰라요.”채원은 급하게 자리를 떴다.안추엽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소리 질렀다.“야식 안 먹을 거야? 내가 겸사겸사 민서율 얘기도 해줄게.”얼마 지나지 않아서 채원이 벽 뒤에서 머리를 내밀었다.“마침 배가 고프네요.”…이튿날, 서울.도장의 영업 준비를 위해 동훈이 문을 열고 카운터로 걸어갔는데 문밖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들어왔다. 보기에는 현지 사람 같지 않았다.이때, 그들은 길을 비키더니 뒤에서 걸어 들어오는 남자는 보기에 60세 좌우고 비범해 보였다.동훈은 앞으로 다가갔다.“죄송한데요. 당신들은...?”그러자 남자가 도장 내부를 살폈다.“종언이 나오라 그래.”동훈은 상대방이 일반 사람 같지 않아 보여 조심스럽게 얘기했다.“무슨 일로 사장님 찾으시는 거죠?”남자는 눈꺼풀을 치켜올려 동훈을 살펴봤다.다른 제자들도 분위기가 심상하다고 느껴져 시선은 여기로 옮겼다. 누군가 빨리 위층으로 올라가서 종언한테 보고했다.남자는
종언이 웃었다.“이제 와서 원망스럽다고도 할 수 없죠.”“네가 원하든 말든 네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야. 종언아, 네가 아직 종 씨 집안의 핏줄인 이상 넌 반드시 나랑 같이 돌아가야 한단다!”종철민은 독설을 퍼부으면서 종언을 묶어서 가더라도 그가 거절할 수 없게 하려는 기세다.동훈과 제자들은 그 사람들이 강제로 종언을 끌고 갈까 봐 무서워서 급하기만 했다.이때, 남강훈이 지팡이를 짚으면서 시월이를 데리고 빠르게 걸어왔다. 그는 한 손을 뒤로 한 채 염주를 손에 쥐고 있었다.“아이고, 왜 아침부터 이렇게 떠들썩거리는지 했더구만 종어른신이 오신 거 구만.”종철민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남 회장님께서 어떻게 서울에 왔죠?”“남우가 서울에 있으니 나도 여기에 있는게 당연하죠. 시간 나서 내 제자를 보러 왔는데 당신도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죠.”남강훈은 얼굴에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동훈한테 빨리 차를 내오라고 시키고는 소파에 앉았다.“종언을 데려가려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올 필요 있나요? 종언이 가고 싶으면 당신이 와서 데려가지 않아도 알아서 갈 텐데요.”종철민이 남강훈의 말을 듣고는 불쾌했다.“남 회장님, 이건 우리 종 씨 집안만의 일입니다.”그러자 동훈이 와서 차를 따랐다.남강훈은 찻잔을 들고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를 봤다.“알고 있어요. 하지만 종언은 내 애제자라서 종언의 일도 내 일 아닌가요?”“남 회장님이 내 아들 뒷받침해 주러 오신건 가요?”“난 항상 인제를 중히 여겨요. 종 씨 집안에서 키우기 싫어하고 종언의 우세를 중히 여기지 않으니깐 내가 키워주고 사랑해 주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남강훈이 종철민을 반박한 말이 종철민을 말 없게 했다.종철민이 둘째 아들 종원을 편애하고 다른 사람도 모두 종 씨 집안 둘째 아들 종원이 실력이나 능력 심지어 품행마저 종언한테 뒤지는지 아는데도 하필이면 종 씨 가문을 승계했다고 풍자했다.쓸모없는 사람이 종 씨 집안의 중시를 받고 지나치게 사랑을 받고 실력 있는 종언은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