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이는 그들은 위층으로 데리고 갔다. 반재신은 한태군이 아이들 기저귀 갈아주는 것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참 희한하네.”진예은이 말했다.“당신이 처음으로 했을 때보다 솜씨가 더 좋아진 것 같네.”반재신은 할 말이 없었다.남우와 반재언이 아이들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지금 배가 많이 불러서 허리를 굽히기 힘들었기에 침대 옆에 몸을 반쯤 숙여 아이들의 작은 손을 잡았다.“완전 부드럽고 작아. 신기해!”강유이는 그녀를 바라봤다.“남우 형님, 지금 몇 개월 됐어요?”그녀는 배를 어루만졌다.“22주나 됐어요.”“오빠, 몇이야?”반재언은 미소 지었다.“맞춰 봐봐.”진예은은 또 셋이라 말했고 강유이도 그녀와 같은 생각이였다.반재신이 말했다.“어디 그렇게 세쌍둥이가 많아. 내가 봤을 때 많아서 둘이야.”한태군도 고개를 끄덕였다.강유이는 의심했다.“만약에 또 셋이면?”반재신이 웃었다.“이 만약은 그저 너한테서만 일어나는 것이야.”남우와 반재언이 서로를 한 번 보고는 둘 다 웃으며 말하지 않았다. 그저 다른사람이 맞추게 하고는 결국에 말하지 않았다.3일이 지났다.…..반씨 가문.강성연과 반지훈이 각자 한 명씩 안고 강유이 품에도 한 명 있다. 어르신도 반지훈 옆에 다가가 아이랑 놀고 있다. 아이가 어르신 손가락을 잡아서 어르신을 웃게 했다.“우리 유이가 참 대단해. 한 번에 한씨 집안에 3명의 후계자를 낳다니.”한태군은 강유이 품에서 아이를 받았다.“유이가 진짜 대단한 것 같애요.”강성연이 웃었다.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아이셋을 어떻게 분간해? 내 품에 있는 게 몇째야?”한참 안고 있었는데 자기가 안은 게 형인지 동생인지 모른다.어르신도 멍했다.“나도 감히 분간 못 하겠어. 완전 똑같게 생겼던데.”한태군이 말했다.“장인어른 품에 있는 게 첫째고 장모님 품에 있는 게 막내입니다.”강유이도 놀라면서 머리를 돌려 그를 봤다.“어떻게 분간했어?”자신이 엄마인데도 헷갈렸다.한태군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만졌다.
한태군은 말문이 막혔다.“일억, 이억, 삼억.”한참 뒤, 그는 깊은 한숨을 들이마시면서 콧대를 만졌다.“내가 봤을 때 이름에 관해서는 우리 나중에 생각하는게 좋을것 같애.”…일주일만 있으면 곧 반재신과 진예은의 결혼식이 다가온다.강유이는 아이를 예정일에 낳게 된다면 결혼식 후에 낳아야 했기에 예정일이 앞당겨질지는 꿈에도 몰랐다.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몸이 많이 가벼워지긴 했다.진예은과 반재신의 결혼식은 야외에서 진행했고 당일의 날도 맑고 따뜻해서 야외에서 식을 올리기 좋았다. 결혼식 형식은 모로코식이라고 했다.600평 (2,000㎡) 넘는 장소에서 설계 규모도 엄청 성대했다.며칠을 쉰 강유이와 한태군도 반재신과 진예은을 따라서 웨딩드레스를 맞추러 갔다.웨딩브랜드는 모두 고급 수제로 만들어진 것이고 디자이너는 반재신의 요구대로 진예은의 몸에 맞춰 3달간 제작한 것이다.실크 웨딩드레스는 뒷등이 트인 스타일이였고 뒷면에는 반투명 레이스가 달려있다. 치맛자락은 우산형으로 땅에 떨어져 꽃 모양이 된다.스타일은 간단하고 번거롭지 않지만 우아함이 가득했다.면사포와 수정 왕관을 같이 쓰면 고귀하고 예뻤다.강유이는 그녀를 살살 밀었다.“예은아, 빨리 가서 입어 봐. 우리 모두 네가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보고 싶어. 특히 둘째 오빠. 그렇지?”그렇게 말하고는 반재신을 바라봤다.반재신은 헛기침했다.“내가 굳이 말할 필요 있어?”진예은은 드레스를 입으러 갔다. 그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모든 사람 앞에 나타나고 강유이가 걸어갔다.“역시 우리 둘째 오빠 안목이 높아. 진짜 너랑 잘 어울려. 이뻐.”반재신은 웃었다.“그건 당연하지.”한태군은 강유이의 어깨를 감쌌다.“됐어. 우리 나가서 기다리자. 네 둘째 오빠 보니 지금 우리가 여기 끼어드는 게 엄청 싫어하는 거 같아.”강유이는 한태군한테 끌려 나가면서도 계속 뒤로 봤다.“난 그저 보고 싶었을 뿐이야.”그는 웃었다.“보기는 뭘 봐. 나중에 우리 결혼할 때나 실컷 봐.”진예은은 치맛
강유이는 잠시 멍하더니 웃으면서 축하를 받았다.“고마워요.”“유이야. 전에 일은 내가 미안했어.”민서율의 눈동자는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에는 내가 너를 많이 실망하게 했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난 계속 내가 진정하게 원하는 게 뭔지 몰랐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몰랐어.”강유이는 그를 한참 쳐다보다가 대답했다. “서율 오빠,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에요. 그리고 지금도 아직 선택할 기회가 있잖아요?”그는 멈칫하더니 살짝 웃었다.“맞아. 하지만 많은 일이 변했고 다시 되돌릴 수 없게 되었지…”그는 무언가를 가리키는 듯했다.강유이는 무언가 생각났다.“조민 선배 말하는 건가요?”그는 말하지 않았다.“서율 오빠, 나는 오빠가 잘살았으면 좋겠어요. 비록 많은 일들이 변했지만, 생활은 계속해야 하잖아요? 오빠든 조민 선배든 나는 둘 다 각자 잘 있고 각자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어요.”민서율은 눈을 들어 올려 그녀를 보고 입을 천천히 열었다.“고마워.”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사실 난 가끔 우리가 학교 다닐 때의 날들이 그리워. 오빠랑 나랑 조민 선배. 그리고 둘째 오빠랑 큰오빠. 그때의 우리가 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날들이었어.”민서율은 입술을 오므리고 한참 지나서 말했다.“유이야, 내가 오랬동안 생각해 봤는데 어떤 일은 내가 이제 포기해야 할 것 같아.”그녀는 놀랐다.“난 계속 허무하고 아름다운 환상에만 계속 집착해 온 것 같아. 그걸 깨뜨리기 싫었어. 나중에 가서 알았는데 모든 집착이 내 혼자만의 바람이었어. 이제는 옛날의 나와 이별해야 할 때가 됐어.”강유이는 웃음을 보였다.민서율과 커피숍에서 인사하고 그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한태군은 그녀가 기분이 좋은 걸 보고는 실눈을 뜨며 물었다. “무슨 얘기 했어?”강유이는 그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많은 걸 얘기했지.”그는 미간을 찌푸렸다.강유이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이제는 그를 경계 안 해도 돼. 오빠 이제부터 연적이 없어.”한태군은 갑
주계진 아버지의 얼굴은 굳어졌다. 하지만 아들이 동의한 것을 보고는 더 이상 다른 말을 하기 싫었다.“내일 오후 3시, 내가 만나게 해줄게.”….다음날, 고급 레스토랑.주계진은 선글라스를 끼고 룸에 들어섰고, 룸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자, 그는 선글라스를 벗었다.“뭐 하자는 거지? 날 놀리는 거야?”그는 상대방이 시간 약속을 안 지키니 자기도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몸을 돌려서 나가려고 하자, 그의 뒤에 나타난 여자가 나타나 그를 많이 놀라게 했다. 여자는 어깨까지 기른 단발머리에 파인 카라의 흰색 셔츠에 꽃무늬가 있는 남색 스카프를 하고 널찍한 긴 바지를 입었다. 간단하고 깔끔했다. 손목시계와 악어가죽 가방 외에는 아무런 악세서리도 안 했다.주계진은 잠시 멍했졌다. “너...?”그녀의 얼굴은 어디서 본 듯했다.“안 들어가요?”여자는 그를 스쳐 지나가 룸으로 들어갔다.주계진은 그제야 정신이 돌아와 따라 들어갔다.“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 저 그쪽이 좀 익숙한 것 같아요.”하서함이 의자를 끌어내고 앉아서 직접적으로 그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맞선 상대가 당신인 줄 알았어서 한 번 더 얘기 하러 나왔어요.”주계진은 그녀를 보면서 열심히 어디서 봤는지 회상한다.아마 작년에 있었던 일인 거 같다.“주계진 씨, 안 앉아요?”주계진은 그제야 앉아서 두 팔을 껴안았다.“당신 이게 나랑 맞선 보는 태도인지, 나랑 사업을 하자는 태도인지 도통 모르겠네요?”그러자 하서함이 웃었다.“아니면 내가 어떤 태도야 하나요? 맞선보는 일도 당신이랑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그녀가 그래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니 주계진은 헛기침했다.“맞아요. 아버지가 억지로 오라고 하지 않았으면 나도 오기 싫었어요. 그럼, 제가 직접적으로 얘기할게요. 난 여자 친구 사귈 생각이 없어요. 난 아버지를 잘 달래는 사람이 필요해요. 그를 속일 수 있으면 제일 좋고요. 당신은 총명한 사람이니 내가 할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거라 믿어요.
한참 생각하고 나니 그의 눈 안에서 교활함이 가득했고, 몸을 앞으로 다가갔다.“가짜 결혼이니 부부의 의무는 꼭 이행해야 하나요?”하서함은 말문이 막혔고,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안 합니다.”그는 미소를 짓고 펜을 들고 사인했다.“알았어요. 난 그저 어느 날 당신이 못 견디고 날 덮칠까 봐 두려워서요. 어쨌든 난 공인인데 진짜로 그렇게 되면 난 어디 가서 울어요? 내 말 맞죠?”그건 너무 많이 생각하는 거 아닌가?그가 사인을 하자, 하서함도 따라서 계약서에 사인했다.주계진은 계약서를 봤다.“지문 찍지 않고 사인만 하니깐...”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서함이 빨간 립스틱을 지문에 발라서 지장을 찍고 립스틱을 그에게 건넸다. 주계진은 심호흡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지장을 찍었다.그러고 나서 그녀는 립스틱을 부러뜨렸다.주계진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하서함은 계약서를 정리했다.“그럼, 주계진 씨, 앞으로의 3년 잘 부탁드립니다.”하서함은 말하고는 일어나서 자리를 떠났다.처음부터 끝까지 그녀가 주도권을 잡고 주계진은 완전 피동적이었다.그녀가 간 후, 주계진은 혼자서 방에 앉아서 화가 나 웃음까지 나올 정도였다.“이 여자. 잠깐만, 아직 이름이 뭔지도 모르잖아? 됐어, 어차피 그 여자가 나를 아는데 뭐.”그가 그녀를 못 찾아도 그녀가 자기를 찾을 것이다.하서함이 주차장에 걸어가더니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하 대표가 그녀에게 결과가 어떠냐고 묻자, 그녀는 침묵하다가 웃으며 말했다.“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얘기 잘했어요. 그 사람 인상이 참 좋은것 같애요.”그제서야 하 대표는 한숨이 놓였다.“그럼 됐어. 주씨 집안 아들이 전에는 명성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스캔들이 별로 없어. 그래도 세속에 많이 물들지 않았어. 그리고 요일 년 동안 많이 변한 거 같아.”그녀도 웃었다.“맞아요.”“맞다. 반 씨 집안 둘째 아들이 며칠 지나면 결혼식을 한다는데 반 회장님이 날 요청했어. 너는?”“됐어요. 며칠 지나서 나도 일이 바빠 시간
통로 입구에는 테이블 장식으로 전통적인 꽃문 기둥을 대체했다. 출석 사인 존의 DIY 유화는 전체적인 색채 스타일과 잘 어울려 흥미도 가득했다.영빈패까지도 가죽으로 만들어져서 남다르고 고급스러웠기에 입장하는 손님들이 모두 감탄할 정도였다. 반 씨 집안 사람과 진예은 아버지는 출석 사인 존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반재신은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으로서 새하얀 정장이 그의 몸에 받쳐 완벽한 몸매로 꾸며주었다.“오늘의 신랑, 우리 둘째 오빠 진짜 멋있네.”강유이와 한태군이 걸어왔다.반재신은 콧방귀 끼며 웃고는 그녀에게 사탕 한 봉지를 줬다.“그래. 네 입이 달다고 치자.”사탕은 건네받은 강유이는 웃으면서 잘 간수했다.“그럼, 난 예은이 보러 갈게.”그녀는 밖에 만들어진 텐트를 향해 걸어갔다.진예은은 텐트 안에서 메이크업하고 있었다. 메이크업아티스트 한 명이 아직 그녀의 헤어를 만지고 있었는데 강유이가 머리를 내밀었다.“예은아.”“왔어?”진예은이 웃었ㄱ, 강유이는 한쪽에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신부들은 많이 긴장한다고 하던데 너도 긴장 되?”“음... 괜찮은 거 같아.”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그냥 좀 꿈 같아.”“하지만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하하.”강유이는 그녀를 보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너희들 모두 결혼하는 걸 보니 나도 많이 기뻐. 내 오빠들이 각자 모두 행복을 찾았으니 너무 좋아.”“전에는 네가 가장 빨리 결혼할 줄 알았는데.”진예은이 머리를 돌려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생각 밖으로 우리가 먼저 하게 되었네.”가장 일찍 연애를 한 사람은 강유이였다.가장 일찍 결혼한 사람이 큰오빠이고 가장 일찍 애 낳은 사람이 둘째 오빠라고 누가 알았겠어.정말 엇갈렸네.이때. 반재신은 두 사람을 데리고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때마침 메이크업을 끝낸 진예은이 머리를 돌렸다.“너희 언제 온거야?”이아영이 말했다.“어제 도착했지.”나더는 머리를 긁적거렸다.“우리는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서울에서 길을 잃어버릴
송아영은 소리내며 웃었다.“자. 우리 한 번 더 내기해요. 재언이는 아이를 몇 낳을 거 같아요?”“내가 또 질 거라고 생각 안 해요. 나 이번에도 두 명으로 하겠어요.”“난 똑같이 세 명요!”김아린이 말했다.“이번에는 200만 원으로 내기해요!”송아영은 눈이 번쩍였다.“이렇게 세게 나와요?”말하고는 구천광에게 다가갔다.“오빠, 오빠 마누라가 이렇게 허투로 돈 쓰는 거 정말 신경 안 써요?”구천광은 웃었다.“난 그럼 2천 만 원을 걸겠어.”송아영은 말문이 막혔다.육예찬이 구천광에 맞섰다!“나도 내 와이프가 말한 거에 맞다고 2천 만 원을 걸게요.”구천광이 말했다.“2천 만 원을 내기로 했으니, 이번에는 정확하게 성별까지 맞춥시다.”육예찬과 송아영이 멍했더니 둘 다 동의했다.“콜, 좋아.”부부지간에 상의하고는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이라 생각했다. 구천광과 김아린은 남자애 쌍둥이라 말했다.반재언과 남우는 그들이 내기하는 것을 보고 시선을 남우 배에 놓고 웃었다.“아기가 나오면 숨어서 웃겠다.”남우는 그의 어깨에 기대며 같이 웃었다.“이렇게 돈 벌면 내가 1년에 하나씩 낳아 줄게. 축구팀 한 개 만들어서 돈이나 벌지 뭐.”반재언은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머리카락에 뽀뽀했다.“난 네가 그렇게 힘든 게 싫어.”결혼식이 시작하려 하자, 모든 사람이 착석했다.현장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회가 무대에 서서 인사말을 하고 식을 시작했다. 벌써 신부 입장할 때가 왔다. 모든 사람의 주목 아래 진예은은 부케를 들고 아버지의 팔짱을 끼면서 카펫에서 천천히 걸어 왔다. 반재신은 꼿꼿하게 서서 그녀가 한 발짝 한 발짝 자기를 향해 걸어 오는 것을 지켜 보았다. 드디어 그는 진예은 아버지 손에서 그녀를 데리고 자기 옆에 서게 했다.사회는 축사를 마치고 두 명의 신인이 모든 사람의 주목 아래서 선서했다. 가난과 부귀를 막론하고 생로병사를 막론하고 이 세상이 끝날 때까지 서로 떠나지 않고 헤어지지 않는다고. 반재신과 진예은이 반지를 교환했
“좋아요.”구희나가 리모컨을 건네 박았다.“연서야. 내가 먼저 배우고 너 가르쳐 줄게.”연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남우와 반재언이 걸어왔다.“오늘저녁에 바비큐파티도 있다고 하던데. 내가 왜 이럴 때 임신해서 아무것도 못 먹지?”그녀는 먹고 싶어 죽으려 한다.강유이는 웃으며 말했다.“신선한 고기 구워 먹으면 돼요. 큰오빠한테 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깨끗하고 건강해. 하지만 많이 먹지는 말고요. 임산부가 열이 많으면 안 좋아요. 그냥 입가심정도는 괜찮아요.”남우는 그의 말을 듣자마자 웃었다.“진짜요?”그러고 나서 반재언을 바라봤다.“그럼 오늘 해 줘!”반재언은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가 먹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을 보고 진짜 먹고 싶어서 울까 봐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오늘 내가 직접 해줄게.”밤이 깊어지자, 야외 식당 구역에는 불빛이 가득했다. 셀프 바비큐도 있고. 술과 맛있는 음식도 있다. 특히 애들이 뛰어다니면서 웃으며 떠드는 소리도 있었다.반재언은 남우의 개인 쉐프로 변신하여 잘 구운 고기를 접시에 담아 방울토마토와 박하잎으로 장식해 정교하고 예쁘다.남우는 눈을 깜빡였다.“이렇게 이뻐도 되는 거야?”반재언은 그녀에게 생과일주스를 부어 고기랑 같이 먹게 했다.“어차피 이 한 접시만은 네 거야.”그 뜻은 기타 바비큐는 그녀와 상관없다는 것이다.남우는 포크를 입에 물고 됐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입을 달래면 되는 거다.밖에. 반지훈과 한태군이 고기를 굽고 있다. 강유이와 진예은이 옆에서 도왔다. 아이들은 강성연, 김아린과 송아영이랑 같이 앉아서 맛있게 잘 먹고 있다.바비큐외에도 다른 공연도 있다.반재신은 한쪽에서 피아노로 ‘사랑한 시간’을 연주했다. 육예찬은 작은 북으로 그를 위해 반주했다.두 사람은 역시 예전에 음악학원의 스승과 제자 사이여서 호흡이 완벽했다.강유이가 바라봤다.“둘째 오빠의 천부적인 자질로 그가 음악계에 들어갔으면 무조건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었을 거야.”진예은이 웃었다.“그가 어떤 선택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