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정은 바로 정신을 잃었다.그녀의 안색은 몹시 창백했다.안 달아난 엄평소는 즉시 의원을 모셔 왔다. 하지만 의원은 병증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결국 정신을 가다듬는 처방을 내리고 가버렸다.엄평소는 침상 곁에서 밤새도록 그녀를 지켰다.다음 날 아침, 낙월영이 찾아왔다.엄평소는 어쩔 수 없이 낙정을 뒤로한 채, 낙월영을 상대하러 나갔다.“어떡합니까? 부진환과 낙청연 사이의 감정은 점점 더 좋아집니다. 제가 낄 틈이 없습니다. 어떡하면 좋습니까?”낙월영은 앞길이 막막했다.분명 많은 것을 계획했고, 분명 예전에 그는 더 큰 우세를 차지했지만, 지금 그녀는 오히려 무력감을 느낀다.엄평소는 낙정이 걱정되어, 지금 낙월영에 대해 그다지 인내심이 없었다.그는 냉랭하게 말했다: “낙청연과 부진환은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도가 없다. 부진환은 의심이 많은 사람이니, 네 마음대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면 된다.”“부운주도 돌파구로 이용할 수 있지 않으냐?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그들을 이용하거라.”“지금 낙청연의 명성을 보아라, 섭정왕을 도와 여러 번 큰 사건을 해결하였으니, 얼마나 큰 공을 세웠느냐! 모두 그녀를 어떻게 칭찬하는지 들었잖느냐?”“만약 네가 더 서두르지 않으면, 앞으로 낙청연에게 짓밟히고 말 것이다!”낙월영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하지만 제가 쓸 수 있는 방법은 다 써보았습니다……”지금의 낙청연은 이미 그때의 낙청연이 아니다. 그녀를 상대하려면 낙월영은 강한 압력을 느낀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부진환은 사람을 거느리고 슬그머니 이 저택으로 접근하고 있었다.엄평소는 아직도 낙월영과 정원에서 질척대고 있었다.그리고 낙정은 하늘 위의 먹구름을 느끼고, 순간 미간이 흔들리더니, 다급히 방안에서 뛰쳐나와, 전원으로 달려갔다.“엄평소! 빨리 도망가요! 저를 잡으러 왔어요!” 낙정은 매우 경각심을 높였고, 불안감을 느꼈다.엄평소의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하지만 낙월영은 안에서 뛰쳐나온
그날, 아노의 방안에서 밀신을 수색해냈다.낙월영은 그 밀신을 아노 앞에 뿌리치면서 말했다: “네가 한 짓이냐? 언제 낙청연에게 매수당한 것이냐?”아노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녀는 어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또한 그녀는 낙청연에게 매수당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기에, 변명조차 할 수 없었다.낙운희는 옆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어쩐지 네가 밤에 외출하더라. 낙청연에게 몰래 소식을 전해주러 다녀온 것이냐?”아노는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낙월영에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낙월영은 이 말을 듣더니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그녀는 노하여 질책했다: “낙청연이 너의 목을 고쳐줄 수 있다고 하여 너의 마음이 흔들린 것이냐? 그래서 배신한 것이냐?”“내가 너에게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찌 나를 이렇게 대하느냐!”“여봐라! 아노를 끌고 가서 몰매를 쳐 죽여라!”아노는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낙운희는 즉시 사람을 불러, 아노를 붙잡았다. 하인들은 곤장으로 호되게 아노의 몸을 내리쳤다.아노는 피했지만, 여전히 매를 맞아 온몸이 피투성이 되었다숨이 곧 끊어질 듯, 할 때, 낙운희는 그녀의 콧숨을 확인하더니 말했다: “소저, 이미 죽었습니다.”“시체를 처리하여라!” 낙월영은 냉랭하게 분부했다.“예!”낙월영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엄평소 별원에서 봤던 그 여인이 자꾸 떠올랐다. 그 여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엄평소는 왜 그녀를 그렇게 신경 쓰는가?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화가 났다. 낙월영은 분에 못 이겨 방 안의 물건을 마구 집어 던졌다.--밤이 되었다.낙청연은 방안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침상에 누워있던 그 사람은, 드디어 깨어났다.아노는 눈을 뜨더니, 낯선 환경을 보고 벌떡 일어나 경계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있는 낙청연을 보더니, 안색이 확 바뀌었다.몸의 극심한 통증으로
지초는 몹시 의문스러웠다: “왕비마마, 그런데 왜 바로 조건을 말씀하지 않으십니까? 앞으로 왕비 마마의 사람이 되어 달라고 바로 말씀하지 않으십니까?”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만약 먼저 조건을 말하면, 그녀는 오히려 내가 다른 속셈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지금은 그저 잘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녀가 미안해할 정도로 잘해주고, 나를 위해 뭔가를 해서 은혜를 보답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을 느낄 정도로 잘해주면 된다!”“이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이다.”문득 깨달은 지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거였습니까! 저도 한 수 배웠습니다!”그래서 며칠 동안 낙청연은 더 이상 아노를 보러 가지 않았다.지초도 매일 밥과 약을 갖다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노가 몸을 움직일 수 있자, 그녀는 정원에서 걸어 나왔다. 하지만 자신을 지키는 사람도, 막는 사람도 없었다.그녀는 정원에서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앉아 햇볕 쬐고 있는 낙청연을 보았다.낙청연은 누군가 앞에서 걸어오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무슨 일이냐?” 낙청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녀를 쳐다보았다.아노는 우두커니 서서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었다.이곳에 붓과 종이가 없었기 때문이다.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물었다: “걸어 다닐 수 있는 걸 보니, 떠나고 싶은 모양이구나? 바로 뒷문으로 나가면 된다. 누구도 너를 막지 않을 것이다.”이 말을 들은 아노는 잠깐 멍해졌다.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왜 너를 구하고, 너를 붙잡지 않는지 묻고 싶은 것이냐?”아노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청연이 대답했다: “네가 참 불쌍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더구나! 낙월영을 위해 그렇게 오랫동안 목숨을 걸면서, 한 번도 자유를 느껴본 적이 없는 네가 참 안타깝더구나.”“나는 너를 강요하고 싶지 않다. 가든지 남을지는 모두 네 마음대로 결정하거라.”“하지만 만약 급하지 않다면 좀 더 기다리다가 가거라. 너의 목을 치료하는 약을 지
”내 방으로 가서 얘기하자 꾸나!” 낙청연은 아노를 데리고 방으로 갔다.그리고 종이 한 묶음을 아노에게 가져다주었다.아노가 다행히 글을 쓸 줄 알았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소통이 어려웠을 것이다.낙청연은 인내심 있게 아노가 종이에 쓰는 글을 기다리고 있었다: 낙 승상은 도사를 불러 당신 어머니를 진압했습니다.낙청연은 글을 보고 얼굴빛이 확 바뀌었다. “뭐라고?”아노는 계속 서 써내려 갔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당신이 친정에 첫인사를 왔다 간후 얼마 되지 않아, 낙해평은 도사를 불러 진압했습니다. 구체적인 위치는 저도 잘 모릅니다.낙청연은 문득 생각났다. 그때 어머니의 관을 파헤쳤을 때, 그 안에 시신이 없었다.지금 생각하니, 어머니가 살아있는 게 아니라, 낙해평이 다른 곳으로 옮겨 진압한 것이었다.“너는 낙가에 오랫동안 있었는데, 나의 어머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이냐?”아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저는 잘 모릅니다. 낙해평은 저를 둘째 소저의 호위로 사 습니다. 가끔 둘째 소저가 뭘 하고 있는지는 물어도, 다른 일은 저에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낙해평이 너를 낙월영 곁에 안배했으면, 그럼,전에 하완의 일은?”아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글을 썼다: 낙 승상은 하완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있었습니다. 낙 승상이 저더러 약으로 하완을 통제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소재는 이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낙청연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 났다. 이 낙해평은 정말 대단하다.자신이 제일 사랑하는 딸까지 속이고 있었다.“아, 그리고 낙월영이 갖고 있는 그 향낭, 내 어머니의 유품 이야, 낙월영이 어디에 숨겼느냐?”낙청연은 생각했다. 향냥을 숨긴 곳을 알면 낙운희더러 훔쳐 오라고 할 수도 있는데.아노는 썼다: 향낭 안의 물건을 낙월영은 이미 꺼냈고, 향낭은 섭정왕에게 주었습니다. 꺼낸 물건을 어디에 숨겨놨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낙 승상은 그 물건으로 섭정왕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낙
“왕비 마마께서 왕야가 아시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욕망을 참을 수 없는 약을 만든다고 하셨습니다.”소유는 곤혹스러운 얼굴로 미간을 잔뜩 구기며 말했다.부진환은 갑자기 손이 멈춤과 동시에 손가락이 저도 모르게 떨렸다.“무슨 약이라고?”소유는 고개를 숙였다.“욕망을 참을 수 없는 약이라고 했습니다!”“왕비 마마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체 어떤 약인지는 저도 모릅니다!”부진환은 그 말을 듣고는 미간을 팍 구겼다.“알겠으니 이만 가보거라.”“네.”소유는 급히 물러났다.부진환은 안색이 흐려져 미간을 구겼다. 낙청연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부진환은 대체 어떤 욕망을 참을 수 없는 약인지 지켜볼 셈이었다!-낙청연은 이틀 내내 바삐 돌아쳤고 결과적으로 욕선혼(慾仙魂)을 만들어냈다.무색무취의 그것은 술이나 차에 완벽히 섞여 절대 발각되지 않을 수 있었다.그리고 의외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낙청연은 직접 해독약을 한 병 만들었다.약선혼의 배합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고 해독약 또한 여러 가지가 있었다. 약선혼을 쓴다면 해독약을 만들 새가 없을 것이다.약까지 만들었고 이제 남은 것은 시기였다.화창한 날씨에 낙청연은 또 정원에서 햇볕을 쬐었다. 그녀는 등 어멈에게 물었다.“최근 수도에 연회를 베푸는 사람이 없는 것 같구나.”등 어멈이 대답했다.“지금은 꽃이 피는 시기이니 많은 사람이 꽃구경을 위해 연회를 베풀 것입니다.”낙청연은 고개를 저었다.“그런 연회는 안 된다. 날 초청하는 사람도 없으니 직접 찾아갈 이유가 없지 않으냐? 누군가 혼인을 올리거나 생신 연회를 베풀면 좋을 텐데.”등 어멈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엄씨 가문의 여식이 보기 드문 품종의 꽃을 태후 마마께 선물해 드렸다고 합니다. 며칠 뒤면 궁에서 꽃구경을 위한 연회를 베풀 것입니다.”“그렇지만... 아무도 왕비 마마를 초청하지 않았으니...’태후가 베푸는 연회였고 태후와 왕비의 관계를 생각해 봤을 때 태후는 아마 왕비를 초청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낙청연은 신경 쓰지 않고 술을 마신 뒤 음식을 집었다.“최근 할 일이 없습니다.”“날씨도 풀려서 화창하고 꽃도 피었더군요.”부진환은 미간을 구겼다. 술을 마셨는데도 아무런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대꾸했다.“그래.”부진환은 또 한 번 식탁 위의 음식을 쳐다봤다. 설마 음식에 약을 넣은 것일까?부진환은 이번에 음식을 한 그릇, 한 그릇 비우기 시작했다.낙청연은 부진환이 다급히 음식을 먹자 살짝 놀란 얼굴로 말했다.“많이 배고프십니까?”부진환은 덤덤히 대꾸했다.“조금 배고프구나.”그녀는 부진환의 앞에 그릇을 놓아주었다.“그러면 많이 드세요.”부진환은 미간을 구겼다. 설마 이 요리에 약을 넣은 것일까?역시나, 부진환은 그 음식을 집어 먹었다.“궁에서 꽃구경을 위한 연회를 베푼다고 하던데 왕야는 거기에 가십니까?”낙청연이 본론을 꺼냈다.사실 그녀는 부진환이 이러한 연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가고 싶었다.낙청연이 가지 않는다면 낙월영에게 그녀를 해칠 기회를 줄 수 없지 않은가?그러나 태후가 주최한 연회이니 초청이 없다면 갈 수 없었다.부진환은 덤덤히 대꾸했다.“난 그런 것에 관심 없다.”역시나 부진환은 갈 생각이 없었다.낙청연은 다시 부진환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요즘 할 일도 없는 데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분 전환한다고 생각하면 되지요.”부진환은 술잔을 힐끗 보았다. 설마 손톱 안에 약을 숨겨두었다가 지금 약을 쓰려는 걸까?그는 술을 단숨에 마셨다.“할 일이 없긴, 난 할 일이 많다.”술을 마셨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낙청연은 대체 어디에 약을 탄 것일까?“태후 마마께서 주최한 연회이니 아마 엄씨 가문의 여식을 또 황후로 만들 셈일지도 모르지요. 만일에 대비하기 위해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낙청연은 다시 부진환에게 술을 따라줬다.부진환의 미간이 더욱더 좁혀졌다. 그는 또 한 번 술을 마셨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낙청연은
이어진 이틀 내내 부진환은 외출하지 않고 왕부에서 정무를 처리했다.그렇게 낙청연에게 기회가 생겼다.이제 7일 뒤면 연회가 시작되니 반드시 그사이 부진환이 허락하게 만들어야 했다.그렇게 낙청연은 아주 적극적으로 부진환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부진환의 서방에 세, 네 번씩 들락날락했다. 오직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서 말이다.부진환은 그녀가 가져간 음식과 차에 관심이 아주 많은 듯했다. 매번 가져갈 때마다 아주 깔끔히 먹어 치웠고 낙청연은 의아했다.그러나 부진환은 여전히 승낙하지 않았다.낙청연은 너무 이상해서 셋째 날에는 음식을 보내지 않았다.그런데 부진환이 먼저 그녀를 찾아왔고 낙청연 처소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같은 요리사가 한 음식인데 뭐가 다르다고 그러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낙청연은 부진환이 갑자기 머리가 나빠진 건지 아니면 어디 아픈지 의문이 들었다.그렇게 낙청연의 처소에서 음식을 먹은 뒤, 부진환은 다음 날 또 찾아왔고 낙청연은 지초에게 음식과 차를 전부 거두어가라고 했다.그렇게 부진환은 차 한 잔도 얻어 마시지 못했다.부진환은 인내심이 전부 닳았다. 낙청연에게 그렇게 많은 기회를 줬는데 왜 아직도 약을 타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차는?”부진환이 불쾌한 얼굴로 지초에게 물었고 지초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낙청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은 차를 우리지 않았습니다.”“차를 우리지 않았다고? 내가 왔는데 차 한 잔도 없는 것이냐?”부진환은 믿기 어려웠다. 그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 기회를 틈타야 하지 않는가?낙청연 또한 인내심이 다 닳아 탁자를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왕야, 이제 그만하시지요. 매일 여기서 음식과 차를 얻어 마시지 않았습니까?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요. 제가 매일 받들어 모시니 아주 편하신가 봅니다!”“얼굴이 왜 그렇게 두껍습니까?”그 연회 때문에 낙청연은 부진환에게 며칠이나 매달렸다. 그런데 부진환은 전혀 승낙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그런데 이제는 그녀를 찾아와 차
낙청연이 연회에 참석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를 생각하고 있을 때 소유가 부진환이 연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낙청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그녀는 곧장 낙운희에게 연락했고 욕선혼을 낙운희에게 건넸다.“낙월영에게 내가 연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하거라.”낙운희는 약을 받아 든 뒤 곧장 떠났다.그 소식이 낙월영의 귀에 들어가자마자 낙월영은 움직임을 보였다.그녀는 가장 먼저 엄평소를 만나러 갔다.엄평소는 최근 들어 낙정을 보호하기 위해 부진환의 사람들에게 쥐처럼 쫓기면서 시달리고 있었다.낙청연은 현재 중상을 입었고 여기저기 숨어 지내느라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그로 인해 엄평소는 몹시 분개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협력해 이번 연회에서 부진환에게 반격하고 낙청연을 패가망신시킬 셈이었다.-연회가 곧 시작될 때였다.이번에 궁에서 열리는 연회에 대해 낙청연은 미리 알아보았다. 주인공은 엄수심, 엄내심의 친동생이었다.엄내심은 아주 큰 소동을 벌였으니 당연히 황후가 될 수 없다.하지만 엄씨 가문에는 다른 여식이 있었다. 비록 엄내심은 첩의 소생이지만 온화하고 현숙하며 황후가 만족스러워하는 사람이었다. 엄수심은 엄 태후 마음속의 두 번째 선택지였다.이번 연회를 빌어 엄수심이 사람들 앞에 얼굴을 드러내게 할 셈이었다.이번 연회에 참석하게 되는 여인들은 전부 복장에 꽃 양식이 들어가야 했다. 어떤 꽃이든 상관없었다. 그저 이번 연회의 주제에 어울리면 그만이었다.그래서 옷은 이번 연회에서 주목할 점이었다.낙청연 또한 제대로 고를 셈이었고 그래서 특별히 운예각을 찾았다.평소 운예각은 한적했다. 그들의 옷은 세상에 단 한 벌뿐이라 가격이 몹시 비쌌고 평소에는 사는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이번 연회로 인해 수도의 많은 여인이 그곳에 모여 꽃구경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옷을 고르고 있어 평소보다 떠들썩했다.낙청연이 도착하자 일꾼은 열정적으로 그녀를 2층으로 모셨다.장궤가 직접 그녀를 접대했다.“왕비 마마께서도 이번 연회에 입고 갈 옷을 고르고 있으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