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운희는 몸을 움찔 떨었다. 그녀는 겁에 질린 듯 보였다.몸을 돌려 부설을 보는 순간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다급히 탁자를 붙잡았다.“세상에! 옥에서 도망친 것입니까?”깊은 밤, 부설이 소리 없이 그녀의 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가면을 본 낙운희는 이상하게 두려웠다.낙청연은 서서히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고 낙운희는 겁을 먹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뭘 하려는 것입니까? 오지 마세요! 여기는 태부부입니다. 감히 허튼짓한다면...”“아!”낙운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낙청연이 그녀의 목을 졸랐다.힘이 얼마나 센지 낙운희는 짧게 비명을 지른 뒤 다시는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녀는 손발을 이용해 벗어나려고 힘껏 발버둥 쳤다.죽음의 공포에 낙운희는 덜덜 떨었다.낙청연은 다른 한 손으로 낙운희의 손목을 붙잡은 뒤 그녀의 손목 안쪽에 붉은 점이 있는 걸 발견했다.“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 오늘 상무원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얘기해 보거라!”낙청연이 차가운 어조로 낙운희를 위협했고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을 살짝 풀었다.낙운희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자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차라리 죽이십시오! 전 절대 말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처럼 악랄한 여인의 죄를 벗기기 위해 거짓을 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낙운희는 당당하게 말했고 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멍청하긴.”낙청연은 낙운희의 어깨와 팔을 붙잡더니 그녀를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극심한 통증에 낙운희는 온몸을 벌벌 떨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지만 너무 아파서 일어설 수가 없었다.“사람 살려! 사람 살려!”낙운희는 다급히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낙청연이 그녀를 잡아 일으켜세웠고 낙운희의 복부를 힘껏 때렸다.어마어마한 힘에 낙운희는 멀리 날아가 침상에 등을 부딪쳤고 왈칵 피를 토했다.극심한 통증에 낙운희는 도저히 일어설 수 없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부설은 날카로운 비수를 들어 그녀를 찌르려 했다.칼날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살기가 그녀의 코앞까지 당
“내 처방에 따라 하루에 한 그릇씩 보름 동안 약을 먹거라. 그렇다면 몸 안의 독소가 깨끗이 처리될 것이다.”낙운희는 안색이 창백해져 처방을 받았다.“알겠습니다. 내일 당장 사람을 시켜 악을 준비하라 하겠습니다.”낙운희는 잠시 주저했다. 고맙다고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부설이 자신을 돕는 것에 목적이 있으리라 생각했다.“아니.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약을 달이거라.”낙청연은 결연한 태도로 말했고 떠날 생각도 없는 듯 보였다.낙운희는 잠시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가 사람을 불러서 약초를 구해와 약을 달이라고 했다.처음부터 끝까지 낙운희는 사람들이 방 안에 앉아있는 낙청연을 보지 못하게 했다.약재를 구할 사람을 보낸 뒤 낙운희는 낙청연과 함께 탁자에 마주 앉았다. 낙운희는 미간을 구긴 채로 침묵했다.분위기는 무안했고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낙청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약을 처음 먹은 뒤로 오늘 밤부터 기억이 서서히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혼란스러울 것이다. 너의 체질이라면 4, 5일 정도 걸려야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겠지. 하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없다. 내일 당장 관청으로 가서 증언을 바꾸거라.”낙청연은 그녀와 상의할 생각이 없는 듯 명령하는 어조로 말했다.그 말에 낙운희는 살짝 놀랐고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은 듯 미간을 구겼다.“증언을 바꾸다니? 어떻게 바꿔야 하는 것입니까?”낙운희는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낙운희의 모습을 보니 그녀더러 가짜 증언을 하라는 줄로 알고 있는 듯했다.“오늘 내가 했던 말은 전부 사실이다. 네 체내의 독이 서서히 풀린다면 기억을 회복하게 될 것이니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게 되겠지. 하지만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못한다. 알겠느냐? 배후의 사람은 나에게 죽을죄를 뒤집어씌울 생각인 듯하더군. 그러니 나에게 그렇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난 4, 5일씩 기다릴 수 없다.”그 말에 낙운희는 그녀의
낙청연은 일어나 방문 쪽으로 가보니, 손에 등롱을 든 사람들이 정원에 들어와 있었다.보아하니 낙용 고모가 오신 것 같다.“나 이제 갈게! 내 말을 꼭 기억해 둬! 오늘 밤, 일을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돼!”“너의 어머니와, 너의 그 정랑(情郎)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너는 이미 몸에 살기를 지녔기 때문에, 일단 이 일에 착오가 생기면, 한 사람이 죽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낙청연은 낙운희의 미간에 그 흑기의 칼날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보았다. 이건 낙운희의 큰 액운이다. 만약 무사히 지나가면, 그 액운은 풀린다.만약 그렇지 못하면, 큰일이다!낙운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그 순간 낙운희는 멍해 있었다. 이 말이 왜 이렇게 익숙할까?마치 낙청연이 하는 말 같다.이 부설은 단지 청루의 무희일 뿐, 점을 볼 줄은 모르는데, 왜 이런 말을 말하는 거지?“알겠습니다.” 낙운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녀는 아주 진지하게 눈 앞의 이 사람을 쳐다보았다. 마치 그 가면 뒤의 모습을 보고야 말 것처럼.이런 생각이 든 이후로, 그녀는 눈앞의 이 부설이, 점점 낙청연 같았다.낙청연을 못 본 지도 이미 오래됐다. 듣기로는 매일 저택에서 약욕하면서, 병을 고치고 있다고 한다.낙청연이 외출하지 않았을 때부터, 이 부설이 경도에서 명성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설마 정말 낙청연인가?한창 의심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이미 창문을 훌쩍 뛰어넘어,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갔다.“운희야? 운희야 자는 것이냐?” 문밖에서 어머니의 다급한 부름 소리가 들려왔다.낙운희는 방문을 열려고 했지만, 바닥에 토한 피가 그대로인 것을 보더니, 어머니가 알고 걱정할까 봐 두려웠다.“어머니, 저 잘 겁니다.” 그녀는 문을 열지 않았다. 낙용은 낙운희가 한 밤중에 약을 달여오라 했다는 하인의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마음속으로 너무 걱정됐다.낙용은 문을 밀고 들어가려다가, 오늘 밤 낙운희와 다퉜을 때 했던 그 말들이
동이 트기 전에, 감방으로 돌아왔다.하 대인은 그야말로 온갖 정성을 다했다. 밤새도록 대뢰에서 조대표를 심문하고, 증거를 찾았다.“하 대인, 수고하셨습니다.” 낙청연은 형문방을 지나면서 하 대인을 향해 인사했다.하 대인도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녀가 돌아온 것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때마침 밖에서 수탉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날이 밝기전이라고 하더니 정말 날이 밝기 전에 돌아왔다. 정말 시간을 잘 지킨다.하 대인은 피곤한 두 눈을 비비며, 잠깐 쉬러 가려고 했다.“계속 심문하거라. 그러나 사람을 때려죽이지 않도록 조심하거라!”낙청연은 감방으로 돌아가, 다리를 꼬고 앉아, 소식을 기다렸다.갑자기 튀어나온 증인은, 협박당하거나, 매수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세히 조사하면 반드시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그러나 낙월영과 낙월영의 배후는, 그녀에게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눈을 감고 잠깐 휴식했다.잠깐 후, 누군가 밥을 가져왔다.“식사하세요.”상대방은 찬합에서 밥과 반찬을 일일이 꺼내더니, 다시 한번 밥을 먹으라고 귀띔했다.그러나 낙청연은 여전히 눈을 뜨지 않았다.상대방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그녀가 잠든 줄 알고, 눈빛이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소매 속에서 비수를 꺼내 그녀를 향해 힘껏 찔렀다.살기가 몰려오자, 낙청연은 두 눈을 번쩍 뜨더니, 벌떡 일어나 몸을 피했다.상대방은 옥졸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흉악한 눈빛은 사람을 삼베 베듯 하는 자객들에게만 있는 것이다.그 자객은 소리를 지르며, 다시 낙청연을 찔렀다.낙청연은 신속하게 피했다.그러나 이때, 밖에서 또 옥졸 세 명이 장검을 들고 낙청연을 공격했다.낙청연은 긴박하게 대처했다. 이 자객들은 미리 들어와 있었던 것 같다.어젯밤, 하 대인은 줄곧 대뢰에 있어서, 그들은 움직일 기회가 없었다.지금 하 대인이 휴식하자, 그들은 전부 움직인 것 같다!감방에서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낙청연은 손에 무기 하나 없이, 긴장한 마음으
섭정왕부.서방.“왕야, 대뢰에서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부설을 암살하려고 했던 자객들은 이미 모두 제거되었답니다. 그러나…… 부설이 중독되었다고 합니다.”부진환은 듣더니, 밀보(密報)를 든 손을 약간 떨며 물었다: “중독? 아직 살아있느냐?”소유는 대답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하 대인이 의원을 불렀습니다. 듣기론 중독이 그리 심하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아직도 혼미상태라고 합니다. 왕야, 의원을 대뢰에 보낼까요?”부진환은 잠깐 생각하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필요 없다. 지금 그녀는 시간을 끌고 있다.”그는 낙청연이 분명 자객을 보고도, 자객이 가져온 밥을 먹는, 그런 바로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중독되었지만, 죽지 않았다는 것은, 그녀가 일부러 중독된 척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는 뜻이다.“시간을 끕니까? 그럼 부설 낭자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무슨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소유는 매우 곤혹스러웠다. 평범한 청루의 무희가 이런 두뇌를 가지고 있다니!부진환은 잠깐 생각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너에게 조사하라고 한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곧 결과가 있을 겁니다!”“그럼 빨리 가보거라!” 부진환은 냉랭하게 분부했다.“예!”--관부.낙청연이 중독된 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관부에 큰 인물이 찾아왔다.혐의범과, 기타 모든 증인을 심문할 것을 요구했다.만약 증거가 확실하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바로 부설에게 정죄(定罪)한다고 했다.이 사람은, 바로 하 대인이 절대 미움을 살 수 없는…… 승상 대인이다!낙해평은 낙월영을 데리고 왔다. 당연히 딸의 화를 풀어주고, 뒷받침해주러 온 것이다.만약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하 대인은 정말 대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마 하는 수 없이 부설을 넘겨주고, 정죄하고 목을 베었을 것이다.그러나 이번에, 하 대인은 그 자객들의 암살을 더없이 감사했다.“승상 대인, 하관이 시간을 끌며 심문하지 않는 게 아니라, 이 혐의범이 오늘 암살을 당했습니다.
하 대인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이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오, 사람이 무사하면 된 것이요.”“다른 사람이 보기 전에 어서 대뢰 안으로 돌아가시오.”하 대인은 그녀를 대뢰 안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했다.그 후 이날은, 아무 일 없이 조용했다.무영은 정오 전에, 하 대인이 안배하여 대뢰로 들어왔다.하 대인은 류흥화의 일을 조사했다는 것을 듣더니, 매우 곤혹스러웠다.“내가 보낸 사람들이 조사해봤는데, 낙승상은 낙월영 대신 류흥화에게 50만 냥을 물어주고, 이 일을 끝난 셈 치고, 상무원이 불에 탄 일을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소.”“그리고 류흥화의 배경도 아주 간단했소, 별다른 이상한 점이 없었소.”하지만 무영이 말했다: “류흥화가 자백하길, 상무원은 그가 5년 전에 벌써 팔았다고 했습니다. 배후의 매주는 그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렸기에, 겉으로 그는 여전히 상무원의 주인이라고 했습니다.”“상무원이 불에 탔지만, 그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으니, 그는 당연히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입니다.”하 대인은 듣더니 매우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알아낸 것이냐?”무영은 태연하게 하 대인을 슬쩍 보더니 말했다: “때렸습니다.”하 대인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상무원 배후의 매주는 누구입니까?”무영은 머뭇거리며 곁에 있는 하 대인을 힐끔 쳐다보았다.“괜찮습니다! 말하세요.” 낙청연은 하 대인이 듣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무영의 어투는 한층 더 차가워지더니 말했다: “황강양(黃江洋), 부 가의 관사입니다!”낙청연은 듣더니, 매우 놀랐다.부 가! 이것도 부 가와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하 대인도 깜짝 놀랐다. 상무원 일도 부 가와 관련이 있다니!이때, 무영은 품속에서 종이 몇 장을 꺼내, 낙청연에게 건넸다.“류승화는 또 말하길, 그전에 상무원은 후문으로 대량의 기름을 들여왔다고 했습니다.”“저는 그의 말을 근거로, 주방의 몇몇 사람을 조사했는데, 이것은 그들이 연회 때문에 구입한 재료 장부라고 했습니다. 그
”진술을 바꾼다고? 왜? 부설은 하마터면 너를 죽일 뻔했잖느냐! 혹시 그녀가 너를 협박한 것이냐? 머리 아픈 것도 그녀 짓이지?”서송원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약간 초조해 보였다.“나를 해친 사람은 부설이 아니라, 낙월영입니다! 낙월영은 나를 해치려했을뿐만 아니라, 내 손을 빌려 부설마저 없애려고 했습니다!”“오라버니, 빨리 저를 관부에 데려다주세요! 이 일을 어머니가 알면 안 됩니다.”낙운희는 조급해서 서송원의 팔을 잡아당기며, 관부에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다.그러나, 서송원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운희, 너 혹시 부설을 만났던 것이나? 설마 부설이 감옥에서 나온 것이냐?”“너 부설에게 속아서는 안 된다! 네가 만약 진술을 바꾼다면,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운희, 너 지금 몸이 아프니, 일단 좀 쉬자!” 서송원은 낙운희를 침상에 눕혀 눕혀놓고, 이불을 덮어주었다.낙운희의 기억은 혼란스러웠고, 머리는 부풀어 올라 깨질 듯이 아프고 몹시 괴로웠다. “오라버니,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니, 저 반드시 가야 합니다!”“못 데려다주시겠다면, 제가 혼자서라도 가겠습니다!”낙운희는 억지로 침상에서 일어나, 탁자와 벽을 짚고 나가려고 했다.서송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더니, 손바닥으로 낙운희의 목덜미를 쳐서 기절시켰다.품속에 안겨 있는 낙운희를 보면서, 서송원은 약간 마음이 아팠다. “내일 아침 일어나면, 이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길 바란다. 아니면……”서송원은 한숨을 쉬더니, 낙운희를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낙청연은 감방에서 꼬박 하룻 밤을 기다렸다. 그러나 낙운희는 오지 않았고, 낙운희에 관한 아무런 소식도 받지 못했다.낙청연의 마음은 몹시 불안했다. 어쩐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날이 밝자, 낙해평은 바로 관부로 찾아와, 상무원에 불이 난 사건을 심리하자고 했다. 반드시 자신의 딸 낙월영을 위해 정의를 되찾아 줄 기세였다.피할 수 없게 되자, 하 대인은 어쩔 수 없이 이 사건을
조대표는 분통하여 입을 열었다: “저는 오래전부터 상무원을 불태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상무원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수많은 귀공와 천금 소저들이 상무원에서 멋스럽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것을 보고, 마음의 평형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해야 하고, 왜 우리는 그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겁니까! 힘들게 1년 동안 일해서 번 돈은, 공자나 소저들이 사용하는 찻잔 한 개보다 값어치가 없습니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래야 합니까!”낙청연은 실눈을 뜨고, 자기도 모르게 곁눈으로 낙해평을 힐끔 쳐다보았다.낙해평은 고의로 조대표에게 귀띔해준 것이었다.낙해평은 단순히 낙월영을 구하기 위해서인가?아니면 이 배후의 사람과 이미 한 통속이 되었는가?낙청연은 갑자기 태부 할아버지의 죽음이 생각났다.어쨌든, 그날 낙태부는 단독으로 낙해평을 만났다. 둘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오직 두 사람만이 알고 있다.낙해평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이건 두 사건이었다!”“청루의 여인, 부설은 감히 태부의 손녀와 나의 친딸을 모해했다! 고문하지 않고서야, 어찌 진실을 밝혀낼 수 있겠느냐!”“여봐라! 주릿대를 가져오너라!”낙해평은 엄하게 명령했다. 그는 전혀 하 대인과 상의할 생각이 없었다.하 대인의 안색은 어두워졌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관직이 한 단계만 높아도 사람을 눌러 죽일 수 있다고 게다가 이 분은 조정의 일품 관직인 승상 대인이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형세를 역전할 수 있는 낙운희만 온다면, 낙청연의 죄는 물론, 낙월영에게 죄명까지 씌울 수 있다.그러나 낙운희는 오지 않았다.주릿대를 가져오더니, 누군가 낙청연을 땅바닥에 누르고, 두 손을 잡더니, 주릿대를 끼웠다. 힘을 주는 순간,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바로 이때.누군가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추거라!’쥘 부채를 부치면서 귀공자 한 분이 걸어 들어왔다. 이 사람은 다름 아닌 부경리였다.부경리가 나타나자, 모든 사람은 경악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