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40화

Author: 완경음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11-17 11:20:00
”하지만 부인은 원씨가 죽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큰 부인이 일년내내 원씨에게 독을 넣어, 원씨를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낙청연은 온몸이 움칫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녀는 낙청연의 어머니는 잘 모르지만, 그녀의 사부 낙영은 잘 안다.

그녀가 어떻게 사람을 해칠 수 있겠는가?

“이 일은 그때 당시, 별 비밀이 아니었습니다. 비록 승상 대인은 소식을 봉쇄했지만, 외부에선 여전히 약간의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승상부 내원에서 처첩 내분 때문에 연이어 죽어 나간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원씨의 성품은 온순했고 승상부에서 기꺼이 낮은 위치에서 허리를 굽히고, 전전긍긍하며 종래로 분쟁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큰 부인은 자신이 정실이라는 이유로 원씨를 많이 괴롭혔습니다.”

“구체적인 내막을 저는 잘 모르나, 큰 부인의 죽음은, 그녀가 자초한 것입니다!”

“그녀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씨의 독이 퍼졌습니다. 의원을 모셔와서야 누군가에 의해 일년내내 독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허나, 큰 부인은 이미 죽었으니, 해독약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눈 뜨고, 원씨가 죽어가는 걸 보고만 있었습니다!”

하완은 여기까지 말했을 때, 이미 무너져, 엉엉 울고 있었다.

낙월영의 얼굴도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원망과 분노가 가득 섞인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내 나이는 겨우 다섯 살이야, 나는 당시의 상황을 아예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머니가 죽던 그날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온 구멍에서 피가 흐르고, 경맥이 끊어져, 산 채로 괴로움을 당하다 죽었어!’

낙월영은 이를 갈며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두 눈은 붉어졌고, 온통 증오로 가득했다: “이건 모두 너의 어머니 때문이다!’

“너의 어머니가 한 걸음 먼저 죽었으니, 나는 너에게 복수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어머니의 원한을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증오로 가득 찬 눈빛은 낙청연을 산 채로 찢어 벌릴 것 같았다.

낙월영이 증오하는 마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1화

    낙청연은 웃으며 아노를 놓아줬고 아무 말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겨 정원을 나섰다.그녀가 떠나자 낙월영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다급히 아노를 일으켜 세웠다.마당을 나서자 린부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너에게 준 정보로 이렇게 많은 실마리를 조사해낼 줄은 몰랐다. 참으로 대단하군, 소 신산. 하지만 난 네 어머니가 낙월영의 어머니를 해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 어머니는 성격이 아주 강인한 사람이었어. 절대 약한 자를 괴롭힐 사람이 아니지. 안채에서 일어나는 다툼은 더욱 개의치 않는 성격이었고. 네 어머니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낙청연은 웃었다.“알고 있습니다. 하완이 맹세했을 때 전 그자가 맹세를 어긴 뒤 받을 응보를 보았습니다. 하완은 거짓말을 했더군요.”그 말에 린부설은 깜짝 놀랐다.“그렇게 영험하더냐? 인제 보니 맹세는 함부로 하면 안 되는구나. 하지만 그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면서 왜 말하지 않은 것이냐?”낙청연이 대답했다.“전 하완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녀가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더라도 그녀는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겠죠. 우선은 상황을 파악해야 일 처리가 쉬워지는 법입니다.”낙청연은 돌아간 뒤 무영에게 비밀리에 하완을 감시하라고 명령했다.“만약 그자 집안의 사내가 그자에게 손찌검한다면 몰래 도와주거라. 절대 죽게 내버려 둬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매일 어디에 들리는지도 조사하고 가족도 조사하거라.”무영이 대답했다.“알겠습니다.”-부진환은 부설루를 보름 동안 빌렸고 부조는 부설루에 와서 그녀를 감히 찾지 못했다. 낙청연은 부진환을 피하고자 거의 부설루에 가지 않았다.어쩌다 한가해진 낙청연은 저낙의 옷을 입고 며칠 점을 봐줬다.가끔은 왕부로 돌아가 낙청연의 신분으로 외출해 태위부 진백리의 눈을 봐주기도 했고 태부부에 가서 낙용 고고의 병을 봐주기도 했다.낙용 고고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기에 낙청연은 그녀에게 아주 좋은 약을 내줬다. 하지만 효과가 뚜렷하지는 않았다.낙청연은 낙랑랑이 그녀에게

    Last Updated : 2022-11-17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2화

    위운하는 낙운희와 그녀의 뒤를 따르는 사내를 확인하더니 불쾌한 얼굴로 콧방귀를 뀌었다.“오늘 이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도 모르고 청루의 여인을 데려오더니 이제는 무뢰한까지 데려왔군요. 전 이런 사람들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습니다. 스스로 신분을 낮추는 일이지요.”위운하는 그 말과 함께 진짜 몸을 돌려 자리를 떴고 다른 여인들도 위운하와 함께 상무원을 떠났다.낙청연은 그들이 떠나자 시선을 낙운희의 뒤에 서 있는 사람에게 옮겼다.서송원.낙운희가 서송원과 함께 있다니.대체 뭐 하려는 것일까? 현재 태부부는 죽을 사람은 죽고 헤어질 사람은 헤어져 남은 것이라고는 병을 앓고 있는 낙 부인밖에 없었다.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어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낙운희를 속이는 것일까?“송원 오라버니, 저자들의 말은 귀담아듣지 마세요. 송원 오라버니는 무뢰한이 아닙니다. 저자들이 세상 물정을 몰라서 그렇습니다.”낙운희는 고개를 돌려 서송원을 위로했다.서송원은 낙운희를 보더니 애정 가득한 얼굴로 미소 지어 보였다.“난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너만 알고 있으면 되지.”낙운희는 달게 웃어 보였다.“전 당연히 알고 있죠. 오라버니는 저에게 세상에서 제일 잘해주시는 분입니다!”그 말과 함께 낙운희는 그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 상황을 보아하니 아주 꿀 떨어지는 연인인 듯 보였다. 서송원이 좋은 사람이었다면 그들은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다.뒤이어 사람들이 하나둘 마당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물줄기가 흐르고 봄날의 벚나무에 벚꽃이 만개했다. 바람이 불자 꽃잎이 휘날리며 수면 위에 떨어졌고 그 모습은 아주 아름다웠다.오늘 모인 이들은 대부분 잘나가는 집안의 공자나 영애들이었는데 그들은 시가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낙월영이 왔고 그녀의 뒤로 계집종들이 간식을 들고 왔다.“이건 월계거(月桂居)에서 만든 새로운 상품 백화소(百花酥)입니다. 아직 팔지는 않는 것이나 오늘 특별히 주문해서

    Last Updated : 2022-11-17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3화

    잠시 뒤 낙월영이 새로운 간식을 들고 왔다.“이것은 이화소(梨花酥)입니다. 월계거의 주방장에게 특별히 부탁해 만든 것이니 다들 꼭 한 번 맛보세요!”낙월영은 그 말과 함께 이화소를 시냇물에 흘려보냈고 사람들은 하나씩 그것을 집었다. 낙청연의 앞에 마지막 이화소 하나가 떠내려왔는데 낙청연은 그것을 먹지 않았다.“부설 낭자는 좋아하지 않소?”낙월영이 웃으며 물었다.낙월영이 미소 띤 얼굴로 물었다.누구도 구석에 있던 낙청연을 신경 쓰지 않았는데 낙월영의 말에 많은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됐다.낙청연은 그 이화소를 집어 들고는 입가에 가져다 댔고 냄새를 맡아보니 미약한 약 냄새가 느껴졌다.낙월영은 그녀를 보고 있었다.낙청연은 손을 들어 얼굴을 가린 뒤 가면을 움직이며 계화소(桂花酥)를 한 입 먹고는 그릇 위에 올려놓았다.그녀가 한 입 먹자 낙월영은 그제야 만족한 듯 보였다.바로 그때, 부설의 존재를 알아차린 사람들은 의논하기 시작했다.“저 부설 낭자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랍니까? 낙월영 낭자가 그녀를 초청하다니, 겨우 청루의 무희 아닙니까?”“누가 알겠습니까? 소문에 따르면 선녀처럼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라고 하던데 아무도 가면을 벗은 그녀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지요. 어쩌면 가면 아래 아주 못생긴 얼굴이 있을지도 모릅니다.”“그렇지 않으면 왜 진짜 얼굴을 드러내지 않겠습니까?”“못생긴 사람일수록 사람들에게 자신이 예쁘다는 걸 뽐내고 싶어 하지요.”사람들은 말을 하면서 웃기 시작했다.그들의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웃음소리는 마치 칼날처럼 낙청연의 귓가에 더없이 날카롭게 들렸다.하지만 낙청연은 그들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낙월영 또한 그 말을 듣고는 낙청연의 옆에 다가가며 말했다.“부설 낭자, 이런 장소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오? 내가 너무 당돌했던 것 같소. 부설 낭자, 나와 같이 후원에 가서 얘기를 나누겠소?”낙청연이 대답했다.“좋습니다.”곧이어 그녀는 몸을 일으켜 낙월영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상무원은 아주 컸고 후원은

    Last Updated : 2022-11-18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4화

    낙월영은 냉소를 흘리더니 구석에 있던 방망이로 낙청연을 내리쳤고 낙청연은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쓰러졌다.부설을 기절시킨 뒤 낙월영은 경계하듯 주위를 둘러봤고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부설을 끌고 후원의 깊은 곳으로 향했다.마당 밖에서 낙운희는 벽을 사이에 두고 그 장면을 보았고 미간을 구겼다.낙월영은 무엇을 하려는 걸까?설마 대낮에 사람을 죽이려는 걸까?낙월영은 힘겹게 부설을 끌고 방 안으로 들어갔고 방의 다른 한쪽 벽면에 있는 창가에 대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곧이어 사내 두 명이 들어왔다.낙월영은 바닥에 쓰러진 부설을 가리키며 말했다.“사람은 여기 있으니 나머지는 너희들한테 맡기겠다.”검은색 옷을 입은 사내는 검은색의 겉옷을 벗었고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이 모습을 드러냈다.“걱정하지 마시오.”두 사람은 바닥에 쓰러진 사람을 침상으로 옮겼고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낙월영이 몸을 돌려 떠나려고 방문을 여는 순간, 그녀는 깜짝 놀랐다.낙운희가 문가에 서 있었다!그녀는 깜짝 놀라더니 재빨리 낙운희의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다.“네가 여긴 웬일이냐?”“뭐 하는 것입니까?”낙운희는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낙월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밖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내가 천천히 설명하마.”낙운희와 낙월영은 사이가 좋았기에 낙월영은 낙운희가 자기 말을 들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이번에 낙운희는 낙월영의 손을 뿌리치고 방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침상에 있는 두 사내를 보는 순간 그녀는 안색이 달라졌다.“멈추시오!”두 사내는 당황했고 낙월영은 황급한 얼굴로 낙운희를 붙잡았다.“운희야, 이것은 복잡한 일이야. 내가 천천히 설명하마. 그러니 나랑 같이 가자꾸나.”낙운희는 씩씩거리면서 그녀의 손을 쳐냈다.“설명이요? 오늘 특별히 부설 낭자를 데려온 것도 이런 짓을 하기 위해서였습니까? 아무리 부설 낭자가 당신을 위협한다고 해도 그렇지, 이런 짓은 너무 악랄하지 않습니까?”낙운희는 낙월영이 이런 짓을 벌일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Last Updated : 2022-11-18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5화

    낙운희는 미간을 구기더니 몸을 돌리며 말했다.“어쨌든 당장 사람을 놓아주세요!”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언니는 시집을 갔고 그녀의 어머니마저 앓고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와 싸우고 싶지는 않았으나 서송원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둘 다 얻고 싶었다.그러나 저낙은 그녀와 서송원이 인연이 아니라고 했다.그래서 낙운희는 좋은 일을 하고 착한 일을 해서 자신의 나쁜 점을 고치려 했다. 어쩌면 하늘이 그녀를 동정해 서송원과 인연을 만들어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낙월영은 낙운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빛이 차가워졌고 어조 또한 평온해졌다.“그래. 사람을 놓아주마. 대신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거라.”낙월영은 뒤에 있는 사내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말했다.“문제없습니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낙월영은 신난 얼굴로 말하면서 몸을 돌렸고 그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사내가 손날로 그녀를 내리쳤다. 낙운희는 순간 눈앞이 깜깜해져서 그대로 쓰러졌다.사내가 물었다.“이 사람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당신의 계획을 모두 알았는데.”낙월영은 고개를 숙여 낙운희를 보며 안타까운 듯 얘기했다.“죽이거라. 어차피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앞으로 천천히 태부부의 사람들을 사이좋게 저승으로 보낼 생각이었다.낙월영은 방을 나서면서 느긋하게 말했다.“너희들은 충분히 즐기거라. 느지막하게 사람들을 불러들일 테니.”“알겠습니다.”방문을 닫은 뒤 두 사내는 다시 침상 곁으로 가서 누가 먼저 할 것인지 의논했다.“그럼 사양하지 않겠소.”사내는 그 말과 함께 침상을 향해 몸을 날렸다.그러나 바로 그 순간 낙청연은 눈을 번쩍 뜨더니 발길질했고 그 남자는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쓰러졌다.두 사람은 깜짝 놀랐고 다른 사내는 낙청연을 향해 주먹을 내뻗었다.낙청연은 그의 손목을 잡고 몸을 피하더니 내친김에 공격해 그를 물러서게 만들었다. 그 사내는 침상에 세게 부딪혔다.낙청연은 몸이 가벼워 그대로 바닥을 박차고 뛰었다.두 사람은 아픔을 참으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Last Updated : 2022-11-18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6화

    “셋째 형님, 그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낙월영처럼 여리여리한 여자가 부설 낭자께 무슨 짓을 하겠습니까? 형님 혼자 낯짝 두껍게 상무원에 오면 될 것을 왜 굳이 절 데리고 온 것입니까? 전 관리들과 왕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꾸 저와 엮이려고 하신다면 조정에서 형님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절 노리면 어찌합니까? 제 조용한 일상을 망치려고 하시는군요.”부경리와 부진환은 현재 상무원 대문 밖에 서 있었다.“무슨 쓸데없는 말이 그리 많냐?”부진환이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부진환은 낙월영이 낙청연에게 무슨 짓을 할까 두렵지는 않았다. 낙청연은 절대 손해 볼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는 낙월영이 낙청연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될까 두려웠다.게다가 낙월영이 특별히 부설을 상무원에 데려왔으니 절대 단순히 먹고 놀려는 것이 아닐 터였다. 낙월영은 반드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다.혹시라도 일이 크게 번지면 낙청연의 신분이 발각될까 두려웠다.두 사람이 대문을 지나 들어섰을 때 부경리는 이미 핑계까지 다 생각해 두었다. 그런데 대문을 지키는 사람이 없었고 마당도 텅 비어서 아주 조용했다.“여기에 왜 사람이 한 명도 없답니까?”부경리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부진환은 후원 쪽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았다. 그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부진환은 곧바로 후원으로 향했고 부경리는 그의 뒤를 따랐다.짙은 연기와 거센 불길 때문에 모든 출구가 가로막혔다. 큰불이 옷깃을 태웠고 찌는 듯한 열기에 델 것 같았다.낙청연은 이불을 끌어 내려 주전자 안에 담긴 물을 전부 그 위에 쏟고는 그것을 낙운희의 몸에 씌워줬다.그리고 그녀는 세게 방문을 걷어찼다.그런데 바로 그때 밖에서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불을 끄세요! 불을 끄세요!”물이 한 바가지 한 바가지 쏟아졌지만 낙청연은 오늘 상무원에 모인 사람들이 전부 공자나 영애들이라 소용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불을 끄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다시 한번 문을 걷어찼으나

    Last Updated : 2022-11-18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7화

    도망쳤다고?그럴 리가!부진환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낙월영을 부경리의 품속으로 밀치더니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박찼다.그런데 바로 그 순간 불길이 방문까지 옮겨붙으면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통째로 뜯겨 나갔다.온몸이 시커멓고 치맛자락에 불이 붙은 사람이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낙운희를 반쯤 업고 반쯤 끌면서 문을 박차고 나왔다.그러나 충격이 너무 컸는지 방문이 뜯겨나가는 순간 위쪽에 있던 대들보가 위에서 떨어졌고 낙청연은 이를 악물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순간, 억센 힘이 그녀를 붙잡았고 발이 허공에 떴다.그 순간, 큰 불길이 밖으로 터져 나왔고 하늘과 땅이 뒤바뀌는 듯하더니 낙청연은 부드러운 몸 위로 쓰러졌다.눈을 떠보니 그녀의 아래에 부진환이 깔려 있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방 안에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부경리는 재빨리 낙운희를 일으켰고 그녀를 옆에 뉜 뒤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했다. 숨을 쉬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그는 곧 화가 난 얼굴로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누가 안에 사람이 없다고 했소?”사람들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들도 안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낙월영은 안색이 아주 좋지 않았고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했다.부설이 도망치다니!게다가 낙운희까지 살리다니!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낙청연은 부진환의 가슴팍에 기댄 채로 오래도록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녀는 몸 군데군데에 화상을 입었고 대량의 연기를 흡입한 터라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그곳을 빠져나오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그녀의 호흡 소리를 듣자 부진환은 마음이 아렸다.그런데 바로 그때 낙월영이 어깨의 상처를 누르며 걸어왔고 걱정스레 물었다.“부설 낭자, 괜찮소? 왜 방 안에 있던 것이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져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녀는 낙월영의 어깨에 입은 상처를 보더니 냉소를 흘렸다.그녀는 이내 손을 들어 낙월

    Last Updated : 2022-11-1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548화

    낙청연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지금 이자를 감싸시려는 겁니까?”낙청연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알고 있으면서 굳이 물었다.그리고 그녀가 얻은 답은 부진환의 따귀였다.갑작스러운 따귀에 낙청연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부진환은 낙청연을 안아 들더니 미간을 구기며 낙월영을 보았다.“얼른 의원을 부르거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몸을 돌려 떠났다.“왕야!”낙월영은 마음이 급했는지 다리에 힘이 빠졌고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그래도 정신을 잃었다.옆에 있던 사람이 그녀를 다급히 부축했고 연신 놀란 소리를 했다.부진환은 고개를 돌려 그 장면을 보았다. 그는 당장이라도 낙월영을 구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으나 그는 자신의 이성에 기대어 품 안에 안긴 낙청연을 보았다.그녀의 가면에는 금이 나 있었다. 만약 지금 그녀를 데려가지 않는다면 그녀의 신분이 발각될 것이었다!부진환의 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지만 이내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부경리는 그 모습을 보더니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낙운희를 안아 들었다.관청의 사람들이 왔고 빠른 속도로 마당으로 향해 불을 끄고 있었다.부진환은 마차에 오른 뒤 말했다.“난 우선 부설을 데리고 돌아갈 것이다. 넌 운희 낭자를 태부부로 보내거라.”“알겠습니다.”부경리는 대답을 마친 뒤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품 안에 안긴 사람을 보았다.낙청연은 부설루의 방 안에 정신을 차렸고 미약한 약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간질였다.“낭자, 일어나셨군요!”진 어멈은 흥분한 얼굴로 다급히 그녀를 부축했다.“낭자, 얼른 약을 드세요.”낙청연은 아픈 목을 어루만지면서 쓰러지기 전 일어났던 일들을 떠올렸다. 그녀는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누가 날 데려온 것이오?”“섭정왕입니다!”진 어멈은 입꼬리가 귀에 걸릴 것 같았다.“왕야께서 아주 초조한 얼굴로 오셔서 옷을 갈아입혔습니다. 저희는 손도 못 대게 하더군요.”그 말에 낙청연의 안색이 흐려졌다.“옷을 갈아입히다니?”낙청연은 고개를 숙인 뒤 자신이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음을

    Last Updated : 2022-11-19

Latest chapter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80화

    “나는 더 이상 당신의 상대가 안 되오.”낙요는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당신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바둑을 두며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요.”부진환은 바둑알을 하나하나 거두었다.낙요는 실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햇빛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왔다.“그러고 보니, 나의 답답함을 풀 사람은 당신뿐이오.”“심시몽은 어의원의 심사를 통과하고 정식으로 어의원에 들어가게 되었소. 그리고 강소풍의 집안에서도 그들의 혼사를 승낙하여 두 사람은 곧 혼사를 올릴 것이오.”“갑자기 심면과 낙현책도 혼사를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소.”부진환이 웃으며 말했다.“일찍이 혼인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이들도 조급해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걱정하오?”낙요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여유롭게 말했다.“걱정하지 않소. 대소사를 모두 당신이 걱정하고 있지 않소? 초경의 수위가 있으니, 몇 년이 지나도록 용모가 변하지 않았소. ”“나 같으면 그렇게 걱정을 많이 했으니, 일찌감치 늙었을 것이오.”몇 년 동안 부진환은 그녀를 도와 적지 않은 조정의 일을 분담했다.그녀도 부진환의 동반에 습관이 되었다.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진환을 바라보며 손바닥에 턱을 괴고 물었다.“이 나이가 되니,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을 후회하오?”“걸을 수 없을 정도로 늙었을 때, 다른 사람의 자식들이 단란히 모여있는 것을 부러워할 것이오? ”부진환은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대답했다.“후회하지 않소.”“사람은 너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오.”“게다가 당신은 여제요. 당신이 늙었다고 해도 누가 감히 푸대접하겠소?”“당신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면 난 당신과 함께 있을 것이오. 초경의 수위로 늦게 늙는다고 하지 않았소? 앞으로 당신이 늙으면 내가 당신을 부축하고 업고 다닐 것이오.”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참 좋소.”이듬해 가을.심시몽은 강소풍과 혼사를 올렸고 어의원 5품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9화

    강소풍은 고개를 끄덕이다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아니오. 그런 뜻이 아니오. 어머니께서는 마음에 들어 하셨소.”설명할수록 강소풍은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심시몽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지만, 여전히 그를 위로했다.“자네의 뜻을 알고 있소. 설명할 필요 없소.”“시몽... 미안하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방법을 강구하여 어머니에게 자네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오. 분명 어머니도 자네를 받아들일 것이오. ”그 말에 심시몽은 살짝 놀라 의아한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와 헤어지려는 것이 아니었소?”심시몽은 강소풍이 특별히 그녀를 찾아와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보고, 그녀와 연을 끊으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소.”“나는 단지 이전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뿐이오. 이번 달 안에 혼담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나를 기다려줄 수 있소?”“말재주가 좋지 않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어머니께서는 자네가 연약하고 힘없다고 생각하시오. 앞으로 내가 출정하면 자네가 홀로 집안을 지킬 텐데, 우리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시오.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대충 뜻을 알아차렸다.“어머니께서는 문무를 겸비한 며느리를 원하고, 자네와 함께 전쟁터에 나가서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되기를 원하시오.”“나는 비록 무공을 할 줄 모르지만, 그래도 해낼 수 있소.”고개를 들어 올린 심시몽의 눈빛은 밝았다..강소풍은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정말이오? 여전히 나와 함께 있고 싶소?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심시몽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를 위해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 어찌 쉽게 포기할 수 있소? 자네가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강가는 장군 집안이라 분명 우리 언니와 같은 여인을 좋아할 것이오. 난 비록 언니와 비길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할 것이오.”“여제께서 나에게 약옥을 주었소. 만약 순 의원과 의술을 배울 수 있다면 어의원에 들어갈 기회가 있소.”“성공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8화

    이 말을 듣고 심시몽은 약간 의아해했다.“공주는 저를 탓하지 않습니까...”“그분은 공주시다. 천하를 품고 있는데, 어찌 네가 범한 작은 잘못을 추궁할 리 있냐?”“지금 너의 변화를 보면 공주도 더 이상 너를 탓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차려야 할 예의는 없어서는 안 된다. 시간이 나면 공주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거라.”심시몽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내일 가겠습니다.”“저는 먼저 약옥을 넣고 의관에 가겠습니다.”심시몽은 기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고, 의기양양한 분위기를 풍겼다. 조금도 방금의 의기소침함이 없었다.심면도 기뻤다.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다.하지만 그와 동시에, 강소풍이 집에서 어머니와 싸우고 있었다.“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너를 현학서원에 보내 양성하는 것도 앞으로 네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너도 마땅히 너와 어울릴 만한 부인을 얻어야 한다. 너와 전장을 누비며 적을 죽이는 그런 사람 말이다.”“힘없이 연약하게 집안에서 서방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그런 평범한 아가씨는 안 된다.”“이전에 그 심시몽을 위해 집안의 빙천영지를 훔쳤고, 심지어 벌을 받고도 물건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려 하지 않았다. 난 그때부터 심시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그 아이와 혼사를 올리려는 것이냐?”“말도 안 된다!”강부인은 단호한 태도로 조금도 말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강소풍은 내키지 않는 듯 반박했다.“심시몽이 평범하다니요? 어떻게 평범하다는 말입니까? 심시몽은 그저 무공이 부족할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무예를 익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하물며 그녀의 언니는 이미 태자로 봉해졌습니다. 그러니 심시몽도 좋은 아가씨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까?”강부인은 콧방귀를 뀌었다.“언니는 언니이고, 심시몽은 심시몽이다. 어찌 동일하게 논할 수 있겠냐?”“강가는 권세에 빌붙지 않고, 심시몽의 언니가 태자라는 것을 봐서 그녀를 맞이하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7화

    “나중에 자네가 신의가 될지도 모르오.”심시몽이 웃으며 말했다.“자네의 좋은 말대로 되길 바라오.”모두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있었다. 심면이 임계천에게 물었다.“자네는? 어디로 가고 싶소?”“나라에 보답할 수 있다면 어디든 좋소.”임계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기에 그저 궁의 안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기분이 좋았고 투지가 넘치고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다.술을 너무 늦은 시각까지 마셔서 그들은 심가에서 묵었다.오전이 되자, 각 집안의 하인들이 부랴부랴 사람을 찾아왔다. 몇 사람은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되었지만, 여전히 집으로 끌려갔다.궁에서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강소풍은 금군 기사영 통령으로 봉해져 도성과 황궁의 안위를 지키게 되었다.임계천은 형부로 전근되었다.소우청과 봉함선은 수주의 군영 부장군으로 명을 받았다.소우청의 행처는 그의 아버지 소진오가 좋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부탁한 것이다.낙요는 봉함선이 여인이기에 그녀를 그렇게 멀고 험한 곳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주동적으로 수주에 갈 것을 청구했다.봉함선이 말했다.“여국은 역대로 여 장군이 없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여장군이 되고 싶습니다.”“만약 힘들고 험한 곳이 아니라면 어찌 제가 포부를 발휘할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그녀의 담력과 야심을 높이 사고 그녀의 청을 승낙했다.“나는 네가 여국의 첫 번째 여장군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들 외에 현학서원의 다른 학생들도 그들로 하여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선지를 얻었다.유독 심시몽에 대해, 낙요는 따로 안배를 해주지 않았다.백서가 걱정했다.“어찌 유독 심시몽만 얘기가 없으십니까? 심시몽이 알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입니다.”낙요가 웃었다.“아니다. 이미 심면을 시켜 심시몽에게 한가지 물건을 보냈다.”백서는 살짝 놀랐다.“일찍이 계획이 있으셨군요.”이때의 심시몽은 홀로 넋을 잃고 연못가에 앉아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마치 흩날리는 낙엽처럼 어수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6화

    유생이 드디어 알아차렸다.“그랬구나. 내가 어찌 이걸 잊은 것이냐.”“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구나. 이렇게 운 좋게 제사장 자리를 주울 수 있으니.”심면이 답했다.“아닙니다. 전에 제가 청주 전쟁에서 조난했을 때, 제자들을 통솔해 적과 싸우지 않았습니까? 현책보다 능력이 훨씬 뛰어났습니다.”“사저가 소제사장이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듣고 유생은 쑥스러워하며 낙현책을 힐긋 쳐다보았다.“네가 이렇게 말하면 낙현책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낙현책이 웃으며 답했다.“그녀가 말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너는 나보다 대제사장이 더 잘 어울린다.”“나는 무학에서 너보다 좀 나을 뿐이다. 정말 대제사장이 되려면 너보다 잘할지 모를 일이다.”“다만 제사장 일족의 심사에는 이런 것이 없었다.”“하물며 나도 대제사장이 될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단지 여제가 기뻐하기를 바랄 뿐이다.”이 말을 듣고 유생은 마음이 놓였다.“불쾌하지 않았다면 다행이구나. 권력과 지위 앞에서 네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구나!”“한 잔 권하마!”유생이 술잔을 들었다.바로 이때, 갑자기 대문이 열렸고,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먼저 목소리가 들렸다.“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왜 벌써 마시는 것이오?”“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니, 의리가 없소!”몇 사람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강소풍과 임계천이 술병을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오늘 밤 다들 왔구나!”“자, 심면과 유생을 위해 한 잔 하세!”모두 자리에 앉아서 잔을 들어 함께 마셨다.그렇게 한참 마시다 보니 술에 취한 강소풍이 흥분한 듯 입을 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가에 겹경사가 닥칠 것이오.”모두 멍해졌다.강소풍은 낙현책과 심면을 바라보았다.“여제가 두 사람의 일을 인정했으니, 언제 혼사를 치르는 것이오?”심면은 갑자기 얼굴을 붉어지며 황급히 강소풍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술을 마셔도 자네의 입을 막지 못한 것이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5화

    “저희가 어찌 가족입니까?”“50냥의 이득을 본 걸 후회한다면서요?”이 말이 나오자 다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들은 그제야 유생이 그날 밤 그들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쩐지 상자를 도둑맞았더라니.유룽은 체면을 깎으며 사과했다.“유생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 티격태격하는 것도 정상이다. 그러나 다들 나쁜 생각은 없다.”“이전의 일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 이렇게 너희들에게 사과하마!”“오늘 저녁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위해 잘 경축해야지 않겠느냐!”둘째아버지와 셋째 아버지도 모두 따라서 사과했다.집안 재산을 나누겠다고 얘기한 그날 그들이 각박한 만큼 지금 아주 자상했다.“유생아, 집으로 가자. 지나간 일은 잊고, 우리 가족 다시 시작하는 게 어떠냐?”“그래. 가족이 함께 지내면 얼마나 시끌벅적하냐? 따로 이곳에서 지내면 쓸쓸하지 않으냐?”“우리 집에 좋은 술도 두 병 간직하고 있는데, 유생을 축하하러 오늘 꺼내마!”유생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차분하고 차갑게 말했다.“다들 시간 낭비하지 마십시오.”“집안 재산을 나누고 연을 끊었는데, 어찌 번복할 사람이 있겠습니까?”“잘살든 못살든 더 이상 유가와 관계가 없습니다.”“다들 가시지요. 굳이 우리 집 앞에서 매달리려 한다면, 관아에 신고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유생은 방안으로 돌아와 차갑게 문을 닫았다.문밖의 사람들은 후회에 휩싸였다.게다가 둘째는 첫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형님 탓입니다. 제사장 자리가 발표되기도 전에 넷째네를 쫓아내더니, 지금은 어떻게 하려는 것입니까?”셋째도 불평했다.“유생은 앞으로 대제사장이 될 것이오. 앞으로 유생 덕을 보긴커녕 이렇게 소란을 피웠으니, 앞으로 우리를 난처하게 할 수도 있소...”유롱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찌 또 내 잘못이 되었냐?”“애초에 심사 결과가 나오자, 다들 하나하나 달려와서 유생네가 끝났다고, 그들 일가를 헛되이 잘해줬다고 하지 않았냐? 너희들이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넷째 일가를 쫓아낸 것이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4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유가 사촌들은 냉기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유생도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왜 제가...”왜 낙현책이 아닌가?장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어서 명을 받으시지요. 소제사장”유생은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기뻐하며 얼른 명을 받고 고마움을 전했다.장 총관은 자리에 있던 병사들을 힐긋 보고 유생에게 친절하게 물었다.“소제사장,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제가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까?”유생은 웃으며 말했다.“필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어찌 사양하십니까? 제가 필요한 곳이 없다면, 이만 궁으로 돌아가 명을 전해야 합니다.”“예. 바래다 드리겠습니다.”유생은 장 총관을 골목 밖까지 배웅했다. 장 총관이 의미심장하게 일깨워주었다.“아가씨는 아직 소제사장의 권력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도성에서 제사장의 권력은 여제와 대제사장에 버금갑니다.”“태자와 동등한 권력입니다.”“이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으니, 제게 한마디만 분부하면 됩니다.”유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일깨워 줘서 고맙습니다.”“오늘 여제께서 태자도 정하셨습니까? 심면입니까?”장 총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심가에 뜻을 전하고 왔습니다.”장 총관을 떠나보내고 유생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선택받을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분명히 낙현책한테 졌기 때문이다.심면도 태자로 봉해져서 참 좋았다.오늘 밤 심면을 찾아 축하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문밖으로 돌아갔다.병사들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바꾸어 그녀에게 예를 올렸다.“소제사장, 오늘 분명 오해일 것입니다. 저희는 먼저 떠나겠습니다.”유생이 차가운 소리로 호통을 쳤다.“멈추거라!”그들은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땀을 뻘뻘 흘렸다.제사장의 말 한마디에 그들은 직무를 잃을 수도 있다.“수사를 더 해야 하는 거 아니오? 안 하시오?”“저희가 감히 소제사장의 집을 수색할 용기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3화

    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궁을 나가려던 참이다. 함께 가자.”유생은 단번에 알아차렸다.“심면을 찾으러 가는 것이냐?”“심사 결과가 나온 후, 심면을 만나지 못했구나.”“심면도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낙현책은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그런가 보구나.”“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하거라.”“그래.”두 사람이 함께 궁으로 나온 후 유생은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낙현책은 심면의 집으로 향했다.유가의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관아의 사람들이 유생의 집 앞을 막고 그녀의 부모님을 잡고 그들을 관아에 데리고 가려 했다.옆에는 그녀의 사촌들이 있었다.안색이 바뀐 유생은 다급히 달려갔다.“그만하시오!”“뭐 하는 것이오?”유생은 바로 부모님을 뒤에 감쌌다.유롱은 화가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뭐 하냐니? 집안 재산을 나누었으니, 유가와 이젠 연이 없는 것이다. 집안 재산도 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어찌 유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냐? 그 상자에는 족히 수십만 냥이 있다!”“감히 너희랑 아무 연관도 없다고 할 수 있느냐?”유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고, 관리에게 고소할 줄도 몰랐다.“우리가 훔쳤다는 증거라도 있습니까?”“증거도 없이 저희를 잡다니, 법을 따르셔야죠.”유롱이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유가 사람들이 네가 돌아온 것을 봤다!”“변명하지 말거라. 할 말이 있으면 감옥에 가서 변명하거라!”물건을 잃어버리고 그들이 유일하게 의심하는 사람은 유생이다.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들은 그 돈을 되찾으려 했다.“내가 돌아갔다고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까? 농이 심하십니다!”“관청에 따라서 갈 수 있지만, 저희 부모님과는 연관이 없습니다. 증거가 없으면 함부로 사람을 잡을 수 없습니다!”유롱이 화를 냈다.“네 아버지와 어머니도 한패다! 당연히 관아로 데려가야 한다!”“나으리, 그들은 수십만 냥을 훔쳤습니다.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나리께서 반드시 돈을 되찾아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72화

    조영궁.심사 결과가 나온 후 오랫동안 기다리던 낙요는 드디어 낙현책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여제.”낙현책은 고개를 숙이고 여제를 마주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심사 결과가 나온 지 오래됐는데, 어찌 이제야 나를 찾아온 것이냐? 잘 고려한 것이냐?”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이 말을 듣고 낙요는 그의 결정을 알아차렸다.“일단 일어나서 얘기하거라.”낙현책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지 않았다.“여제의 가르침을 저버렸습니다. 저는 대제사장 자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낙요는 다소 실망했지만 그래도 의외는 아니었다.“잘 생각했느냐? 이 일은 번복한 기회가 없다.”낙현책이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오랫동안 심사숙고한 후 내린 결정입니다.”“제가 여제를 실망하게 했습니다.”지금까지 이렇게 노력했고 최종 심사에서 1등까지 하였는데, 여제를 실망하게 했다.낙요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일으켜 세웠다.“실망하지 않았다.”“네 실력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어찌 실망했겠느냐? 네가 후회하지 않으면 된다.”“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더 이상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마음을 놓고 네 목표를 향해 가거라.”“나는 네 결정을 존중한다!”여제가 화를 내지 않자, 낙현책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 그는 감동에 겨웠다.“고맙습니다.”낙요는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동안 심면을 만나지 않았겠구나? 어서 네 결정을 알리러 가거라.”낙현책은 고개를 끄덕이고 궁을 나갈 준비를 했다.그동안 심면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두 사람에게 있어 정말 어려운 문제였다.누군가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낙현책이 궁을 나서려는데 제사장족 제자가 그를 가로막았다.“유생이 궁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있소. 급한 일이 있는 것 같소.”“급한 일? 알겠소.”유생은 그동안 궁에 있지 않았다. 갑자기 궁으로 찾아온 것을 보아, 중요한 일이 있는 듯했다.먼저 그녀를 만나고 궁을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