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수배지 형식일 뿐이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더욱 궁금했다.그녀는 다급히 물었다. “그들은 누구입니까?”“관부 사람입니까?”하지만 할머니는 곧 정신을 차리더니 경계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건 왜 묻는 거요? 나를 속여 나도 잡아가려는 거요?”“사람 짓 좀 하면서 사시오!”“이 곡유진은 당신들 것이 아니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조상 대대로 이곳에서 살고 있는데 너희들 덕을 좀 쌓아라!”이 말을 끝내고 할머니는 화가 나서 낙요의 손을 뿌리치더니 돌아서 가버렸다낙요는 당연히 어리둥절했지만, 실마리의 단서는 알아냈다.할머니의 경계하는 모습에 그녀는 더 이상 쫓아가서 묻지 않았다.다만 할머니의 거소를 주의해 보았다.밤이 되자, 낙요는 다시 우유를 만났다.우유는 잠씨 대장간(岑氏鐵匠鋪)의 일을 알아냈다.“알아냈어. 최근 관부에서 확실히 두 사람을 수배했어. 잠씨 대장간의 잠랑(岑浪) 두 형제였어.”“관부의 문서에는 재물을 탐하여 사람을 죽이고 해씨 집안의 창고를 태우고 은 천 냥을 훔쳤으며 창고를 지키고 있던 사람 세 명을 죽였다고 죄명이 기록되어 있어.”낙요는 살짝 놀랐다. “해씨? 해씨랑 연관 있다고?”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해씨 영감 말로는 해씨 형제는 극악무도하며, 자기 집의 계집종에게 반하여 여러 번 왕래하면서, 해씨 집안 창고에 은 천 냥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고.”“그 천 냥은 원래 백성들에게 보조할 돈이었다고 했어. 얼마 전 비가 많이 오고 오래 지속되어 산비탈이 무너져 한마을이 물에 잠겼어.”“하지만 잠씨 형제는 그 천 냥을 듣자마자 악의가 생겼고 해씨 집안 계집종을 이용하여 창고에 불을 지르고 그 틈을 타서 천 냥을 훔쳐 갔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실눈을 뜨고 중얼거렸다. “극악무도… “오늘 만났던 그 할머니는 대장간에게 종이돈을 태워주면서 잠씨 형제의 돌봄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친 손주도 아닌데 그 정도 효도를 했었다면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었
낙요가 다급히 위로했다. “흥분하지 하지 마시고 천천히 말씀하세요.”할머니는 잠깐 마음을 가라앉히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식구들은 모두 일찍 돌아가고 줄곧 나 혼자 살았소.”“잠씨 형제들도 곡유진 사람들이 아니었소. 그들도 외지에서 왔고 일 년 전에 곡유진에서 대장간을 열었소.”“철기를 쳐서 돈벌이했소.”“하지만 사실 돈도 벌지 못했소. 이웃들의 도구가 망가지면 그들은 열심히 수리해 주었소.”“철기 가격도 싸고 솜씨도 좋고 마음씨도 착했소. 내가 혼자 사는 것을 알고 자주 나에게 물건을 보내주고 나를 보살펴주었소.”“한 번에 내가 감기에 걸려서 며칠째 침상에 누워있었소. 나는 내가 이렇게 조용히 집에서 죽는 줄 알았소. 그런데 그들 두 형제가 내가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밤에 일부러 나를 보러 왔더라고.”“늦은 밤에 비를 맞으며 나를 의관까지 데려다주고 약 값까지 물어주었소.”“그들 두 형제는 좋은 사람이오.”“도둑질은 절대 하지 않았소.”“그런데 어찌 돈을 훔치겠소.”“곡유진에 사는 아무나 붙들고 물어보시오. 아무도 잠씨 형제가 그런 일을 했다고 믿지 않을 것이오!”이 말을 듣고 낙요는 의아해서 물었다. “하지만 마을 백성들은 무엇을 물어봐도 두려워하는 것 같았고 회피하며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같았소.”할머니는 살짝 멍해 있더니 곧이어 탄식했다. “그 사람들이 죄명을 잠시 형제에게 덮어씌우고 백성들에게 말을 못 하게 했소.”“말하는 사람은 죽소.”“나는 내일모레면 관에 들어갈 사람이니, 죽음은 두렵지 않소.”그녀도 눈앞의 이 낭자가 좋은지 나쁜지 확실할 수 없었고 진실을 말하면 죽음의 위험이 있을 수도 있었다.“아주머니, 자세하게 저에게 이야기해 주실 수 있습니까?”“그들은 왜 죄명을 잠씨 형제에게 덮어씌운 겁니까? 곡유진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할머니는 재삼 망설이더니, 결국 이야기했다.“곡유진에서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소.”“거의 장사꾼들인데 조정에서 내린 명령은 장사꾼들은 모두 세금을
눈에는 증오심이 가득했다.낙요가 궁금한 듯 물었다. “ 해씨 집안이 백성의 세금을 대신 내주고 있다는 말을 들었소.”“곡유진 백성이 어떤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들었는데.”할머니는 분노에 차서 지팡이를 내리쳤다. “거짓말입니다!”“그런 일 없습니다!”“곡유진의 많은 사람이 죽었어요. 믿기지 않으면 난장강에 가서 확인해보세요. 시체들이 얼마나 많은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그들에게 반항하는 모든 이가 죽었습니다.”“몇 달 전에 곡유진은 이것보다 훨씬 시끌벅적했습니다. 지금은 물론 많이 한산해졌지만요.”이것이야말로 곡유진의 진실이다.“도주에 가서 고발하는 사람은 없었나요?”“곡유진의 현아 따위가 이리 나대다니.”할머니는 한숨을 쉬었다. “왜 없겠어요?”“그러나 고발하러 간 많은 이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그렇게 고발하는 사람도 점점 없어졌습니다.”“집에 돈이 있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고 가족들과 함께 이사갔습니다.”“능력이 안되는 사람들은 곡유진에 갇혀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습니다. 하늘의 별 따기죠.”낙요는 큰 충격을 받았다. 곡유진의 상황이 가장 심했지만 너무 괴상했다. 재물을 탐한다고 해서 이 작은 곡유진에서 또 얼마나 많은 재물을 비축할 수 있을지.아직 파헤치지 않은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잠씨 형제와 관계가 매우 좋아 보이던데 해씨 집안의 계집종과 왕래한 적 이 있는지 알 수 있을가요?”할머니가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어떤 계집종과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 있지만, 구체적으로 그들이 어떤 관계인지 저도 알 수 없습니다.”“젊은이들 사이 연정은 아주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저 같은 늙은이가 어떻게 끼어들 수 있겠습니까?”낙요는 감이 왔다.잠씨 형제는 확실히 해씨 집안의 몸종과 왕래가 있어 보였다.그 목적은 결코 천 냥을 훔치는 것이 아니다.수배된 다른 이유가 있어보였다.해씨 집안과 연관이 있어 보였다.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모든 것이 잠씨 형제와 연관 있는 것 같
할머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임씨 주관의 장궤는 잠씨 형제외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그곳에 묶고 있으니 장궤가 도와줄 것입니다.”낙요는 의외의 사실에 놀랐다.“알려줘서 고맙소.”할머니의 말을 들은 낙요는 곧바로 임씨 주관의 장궤에게 이 상황을 물어보려 했다.그러나 무엇을 물어보든 장궤는 모른다고만 답했다.낙요는 잠씨 형제의 사건을 조사해 그들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했다.장궤가 직언했다. “조사하려면 스스로 조사하십시오. 전 아무것도 모릅니다.”장궤가 매우 차갑게 답했다.낙요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들이 죽어도 상관없소? 아니면 날 믿지 못하는 것이오?”장궤가 담담하게 말했다. “전 세상의 누구도 믿지 않습니다. 저만 믿습니다.”이 말을 끝낸 장궤는 몸을 돌려 멀어졌다.낙요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났다.어두운 밤이 되자, 장궤는 술단을 안고 뒷문으로 나갔다. 낙요는 방 창문 뒤에 서서 자세히 살펴봤다.틀림없이 난장강에 음기를 모으러 갔을 것이다.장궤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만 믿었고 자신의 계획이 있었다.낙요는 따라가려 했으나 갑자기 밤하늘에서 들려오는 새 울음소리에 고개를 들어 확인했다.아신이 공중에서 배회하고 있었다.순간 기분이 좋아졌다.“아신!”아신은 공중에서 내려와 그녀의 팔에 앉았다.“어쩐 일이야?”낙요는 아신이 발에 편지가 묶여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열어서 확인했다.“최근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녀의 마음을 알 수 없어요. 그녀에게 마음을 표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절 좋아하지 않으면 친구조차 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썼습니다.”편지를 확인한 낙요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랑목 왕자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그녀는 즉시 책상에 앉아 답장을 보냈다. “ 좋아하면 대담하게 고백하세요. 진심으로 대하면 됩니다. 그녀가 설령 마음이 없어도 강요하지 마십시오. 둘은 인연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합니다.” “전 아무 일도
”그들이 잠씨 형제를 잡으면 즉시 입막음을 하려 할 거예요. 그래서 그들의 동향을 주시해야 해요. 단서를 발견하면 그들보다 한 발 앞서 잠씨 형제를 찾아야 해요.”......다음 날 아침.낙요는 창가에서 아신을 다시 만났다.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 몰랐다.랑목 왕자가 열심히 쟁취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낙요는 더 이상 답장을 하지 않았다.그러나 불현듯 무언가 떠올라 다시 종이와 펜을 가져왔다. “요즘 건강은 어떻습니까? 조정은 안정한가요? 여국에 일이 생겨 사방으로 뛰어다녀 편지를 써도 제가 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아신이 있어서 다행입니다.”천궐국을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아신은 일반 비둘기보다 훨씬 빠르게 편지를 나를 수 있었다. 게다가 수신자에게 정확히 전달해 편지를 안전하게 운반했다.편지를 묶은 낙요는 아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점 한 조각을 먹였다.“아신, 이 편지는 천궐국의 부진환에게 보내. 고생해.”고점을 다 먹은 아신은 그녀의 손바닥에서 즉시 날아갔다.다음 날 저녁.주관에 음산한 기운이 낙요의 주의를 끌었다.방문을 열자마자 장궤가 문밖으로 조심스레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낙요는 그것을 눈에 담았다. 온몸에 짙은 흑기가 감돌았다.장궤의 계획일 것이다.그래서 낙요는 나서지 않았다.그냥 조용히 따라갈 뿐이다.걷다 보니 그 절에 도착했다.밖에 많은 마차가 세워져 있었다. 현아와 해씨 가문의 마차다.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매우 엄숙한 분위기에 정연하게 서 있었다.낙요는 우유가 한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을 파견해 광물을 찾기 전에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야 했다.장궤가 이곳에 온 이유는 알 수 없었다.장궤가 당당하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설 영감과 해 영감이 향을 피울 때 즈음, 장궤의 음산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신불은 곡유진을 보호하지 않고 악한 마음을 품은 자를 더욱 보호하지 않아!”그는 손에 든 돌을 불상 앞 항아리에 던져 깨뜨렸다.강한 음기가 폭발했다.순식간에 음풍이 세게 불었고 절
낙요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모르시오? 대제사장이 있는 한 자네가 고심하여 만든 적원귀는 누구의 목숨도 빼앗을 수 없소.”“내가 자네를 데리고 가지 않았으면 자네는 거기서 죽었을 거야!”장궤는 오히려 격노했다.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은 목숨을 내놓을 가치가 있었어요!”장궤는 문을 열 열고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그러나 낙요가 문을 굳게 닫고 말했다.“지금 돌아가면 죽을 것이오.”“당신 목숨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소?”장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화를 내며 말했다. “대제사장의 주의를 끌 수 있고 대제사장이 이 일을 철저하게 조사하게 할 것입니다! 내 죽음은 가치가 있어요!” “왜 쓸데없는 일에 끼어듭니까?”놀란 낙요는 눈썹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단지 소란을 일으켜 대제사장의 주의를 끌려고 적원귀를 만든 것이오?”“무슨 억울한 일이 있소? 나한테 말씀하시오. 돌아가서 죽을 필요 없잖소. 괜한 목숨 낭비하지 마시오.” 장궤가 눈썹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한테 말하라고요? 당신이 누구인데요? 당신한테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낙요가 진지하게 답했다. “절에 있던 사람은 우유 대제사장이고 난 낙요 대제사장이오.” “우리의 관계를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설명하겠소.”낙요가 그의 의문을 풀어주려는 순간, 장궤가 놀라서 물었다. “낙요 대제사장입니까?”곡유진의 일을 해결할 수 있어요?”장궤는 낙요와 우유 대제사장에 대해 알고 있었다. 다만 대제사장을 본 적이 없어 알지 못했을 뿐이다.이 작은 곡유진에 두 명의 대제사장이 올 줄 몰랐다.“당연하오!”“나랑 우유은 함께 현아에 갈 것이오. 곡유진에 관한 조사를 하기 위해서요.”장궤는 그제야 흥분했다.“정말입니까? 정말 잘 됐어요.” “설 영감과 임모생을 조사해야 합니다! 상관과 결탁이 많아....”장궤는 격동해서 다급히 말했다.낙요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끊었다. “잠깐, 임모생이 누구요?” “난 설모생만 아오.”장궤가 해명했다.
장궤가 난감한 듯 말했다.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습니다.”낙요가 말했다. “옆집이 아주 좋은 은신처요.”“참씨 철장간이요?”“철장간이 봉인되면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오.”임 장궤는 고개를 끄덕인 뒤 즉시 옆집으로 피신했다. 낙요도 주관에서 나왔다, 더는 이곳에 머물 수 없었다.그녀가 나가자마자 곧이어 관부의 사람들이 주관을 에워쌌다. 내부를 샅샅이 수색했으나 아무거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다시 철수했다.다음 날, 낙요는 해씨 집안의 집에 가서 설삼이라는 계집종을 찾아서 상황을 물어보려고 했다.그러나 거리에 관부 사람들이 가득했다.“오늘 암살자를 잡으면, 모든 사람이 즉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오늘 외출하지 마라.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하면 전부 잡거라!”관부 사람들은 외치며 밖에 나가는 행인들을 쫓아냈다.많은 사람이 재빨리 집으로 뛰어갔다.거리가 매우 혼란스러웠다.낙요는 눈썹을 찌푸렸다. 그들이 집집이 수색하고 다녔기 때문이다.거리에는 사람들이 없었다.낙요는 골목에 숨어 몰래 관찰했다.그들이 철장간을 수색할까 봐 두려웠다.그래서 철장간을 가는 길을 따라갔다.거리에는 행인이 한 명도 없었다. 바로 그때, 관부 사람들이 누군가의 방문을 두드렸다.낙요는 놀랐다. 바로 그날 그 할머니의 숙소였기 때문이다!과연 할머니는 문을 열고 어찌할 줄 몰랐다. “당신들....”관부 사람들은 오히려 한마디 하지 않고 노부인을 잡았다.“뭐하는 거야! 뭐하는 거야? 왕법을 모르는 거야?”“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관차가 차갑게 말했다. “어젯밤 설 염감과 해 영감을 암살한 게 바로 당시이지? 추린 충분한 증거가 있으니 체포해 회부할 것이다.” “끌고 가!”낙요는 그녀가 왜 압송되는지 알았다.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고 낙요는 고개를 돌려 우유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왜 할머니를 잡는 것입니까?”“어젯밤 일이 어떻게 그녀와 관련이 있는겁니까?”우유가 대답했다: “그들이 최근에 잠씨
낙요의 안색이 확 변했다.왜 반응이 이렇게 클까?설삼에게 아마 일이 생긴 것 같다.아무런 움직임 소리가 들리지 않자, 낙요는 경공으로 담벼락을 훌쩍 뛰어넘어 정원으로 들어갔다.하지만 누군가 정원에서 걸어 다녔다.낙요는 즉시 나무 뒤에 숨었다.설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낙요는 아예 우유가 조금 전에 준 병을 꺼냈다.손가락 끝을 살짝 움직여 부적 하나를 그려냈다.“너를 풀어줄 테니, 나를 도와 사람을 좀 찾아라.”낙요는 바로 병을 열었다.한줄기 흑기가 빠르게 병안에서 튀어나와 점차 퍼졌다.이따금 불어오는 찬 바람에 나뭇잎이 스르륵스르륵 소리를 냈고, 해씨 저택을 뒤덮은 흑기 때문에 빛은 곧바로 사라졌다.삽시에 마치 밤이 된 것 같았다.정원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곧 비가 오려나 봅니다.”사람들은 당황해하며 서둘러 비를 피했다.음산한 기운이 방문마다 다 들이받았고, 순간 요풍이 일었다.어둡고 혼란한 가운데서 낙요는 조용히 관찰하고 있었다.곧 한줄기 붉은 안개가 지하실 입구로 향했다.낙요는 혼란한 틈을 타서 신속하게 달려가 지하실을 열고 달려 들어갔다.그리고 지하실에서 채찍질하는 소리와 욕설이 들려왔다. “이래도 말하지 않느냐? 이 천한 계집을 때려죽여 버리겠다!”지하실에 있는 사람은 아직 바깥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붉은 옷을 입은 적원귀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여기저기서 고함이 들려왔다.채찍을 들고 사람을 때리던 어멈도 놀라서 눈을 희번덕거리더니 바로 기절했다.낙요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기둥에 묶여 벌을 받는 계집종을 구했다.그녀는 이미 온몸이 피투성이 되었으며 호흡이 미약했다.밧줄을 푸는 순간, 낭자는 곧바로 쓰러졌다.낙요는 서둘러 그녀를 업고 지하실에서 나왔다.적원귀의 엄호하에 사람을 업고 저택을 나와 황급히 임 장궤에게로 달려갔다.임 장궤는 등에 업힌 사람을 보고 안색이 확 변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