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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8화

낙요는 멈칫했다. 고개를 돌리자, 황후가 기세등등하게 걸어 들어왔다.

고묘묘는 구조의 눈빛을 보냈다.

황후는 고묘묘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곧바로 진정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낙요를 쳐다보았다.

“대제사장이라는 사람이 공주를 납치해 불전련을 빼앗으려 하다니, 체통이 말이 아니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대제사장을 맡는 것이오?”

낙요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담담하게 웃으며 도발하는 어투로 답했다.

“황후께서 제가 대제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폐하께 저의 직책을 파면시키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 말을 들은 황후는 매서운 눈빛으로 낙요를 째려보며 분노에 가득 찼다.

황후는 참고 또 참으며, 손을 휙 흔들어 모두에게 물러가라고 손짓했다.

모든 사람이 물러가고 문이 닫히자, 방안에는 그들 세 사람만 남았다.

황후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공주에게는 불전련이 없소.”

“불전련은 없어진 지 오래요. 도성 모든 의관의 불전련은 모두 소진되었고, 궁에 있는 재고도 몽땅 써버렸소.”

“공주는 이런 약재를 종래로 아껴 쓰지 않기 때문에, 불전련은 오래전에 이미 다 쓰고 없소.”

“본궁에게 불전련이 한 뿌리 있긴 하다만, 그것도 마지막 하나요.”

“당신에게 줄 수 있으니, 앉아서 얘기를 좀 나누는 게 어떻소?”

낙요는 실눈을 뜨며 황후의 의도를 알아챘다.

황후와 엮이지 않으려고 했으나 부진환의 상처를 생각하니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좋습니다.”

황후는 한시름 놓은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선 공주를 놓아주시오.”

낙요는 곧바로 고묘묘를 풀어주었다.

고묘묘는 분노하며 고개를 돌려 손을 쓰려고 했으나, 황후가 크게 호통쳤다.

“묘묘야, 먼저 나가 있거라!”

고묘묘는 화가 났지만 등을 돌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고묘묘가 떠나자 낙요는 곧바로 앉았다.

“말씀해 보십시오, 어떤 조건입니까.”

황후는 웃으며 말했다.

“대제사장이 특별히 먼저 돌아온 건 역가를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니오? 많은 일들은 우리 서로 다 뻔히 알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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