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은 보기 드물게 정상적이고 다정한 어투로 부부에게 말했다."아, 이분은...”부부는 차설아와 성진을 번갈아 보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진아, 네놈이 드디어 마음을 접었구나, 너무 기쁘네.”"아가씨, 정말 아름다워요, 이러니 우리 진이를 사로잡을 수 있었군요, 아가씨는 우리 진이가 데리고 온 유일한 사람이에요. 이곳은 진이의 아지트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인데 얘는 항상 고기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다고 했죠. 아가씨도 우리 집 고기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네요.”성진은 지금 뜻밖에도 수줍은 표정을 드러내며 부부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이고, 그만 물어보시고 얼른 가서 식자재를 준비하셔요!”두 사람은 창가 쪽 자리에 앉았는데 차설아는 시종일관 우울한 표정으로 양손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슬퍼하지 마. 오늘 이렇게 멋지게 이겼으니 우리 먼저 한잔하자고요.”성진은 맥주 두 병을 '쾅쾅' 따고 자신과 차설아의 잔을 가득 채운 뒤 여자의 잔을 부딪쳤다."나는 슬프지 않아, 그냥 이해가 안 될 뿐이야...”차설아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왜 성도윤이 갑자기 변했는지 이해가 안 가, 성대 그룹의 미래를 걸고 서은아를 택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성진은 담담하게 반박했다."이해가 안 갈 게 뭐가 있어. 찐 사랑이라니까.”"진정한 사랑이라면 진작에 함께 있어야 하지. 여기까지 끌고 오지도 않았을 텐데, 오히려 성도윤과 서은아 사이에 어떤 합의가 있었고 그 합의를 내가 아직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설사 그렇다고 해도 뭐가 달라져요?”"아무리 고충이 많았어도 당신을 해칠 선택을 한 것만으로 용서할 수 없어요.”"만약 그가 낸 '상처'가 결국엔 나에 대한 '보호'가 목적이라면요?”“...”성진은 침묵을 택했다."봐, 내 생각이 맞았어. 날 보호하기 위해 날 해치는 거야!”"너 분명히 무엇을 알고 있을 거야. 나에게 알려줄 수 있어?”"난 아무것도 모르니 묻지 마.”성진은 시무룩해져서 고기 굽기에 몰두
“???”차설아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방금 그녀가 오가미 히가시노무라 이치한테 무엇을 도와 달라고 했더니 이젠 성진이 자기더러 도와달라고 하니...아무것도 제대로 건진 게 없네?"뭐? 합리한 지 보고 너무 이상한 거면 안 도와줄 거야!”차설아는 재삼 고민하다가 타협을 택했다.성도윤 덕분에 차설아의 한계는 점점 더 치솟고 있었다."긴장하지 마요, 내가 어떻게 감히 당신을 협박해, 내가 그런 사람처럼 보여요?”"어, 평소에도 정상인 같지는 않아.”차설아는 이 녀석이 예전에 얼마나 무서웠는지 잊지 않았다.지금은 잠시 한배를 탔으니 평화롭게 지낼 수 있을 뿐이지 그녀가 그를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다.성진은 마지못해 한숨을 내쉬었다."보아하니 당신 마음속에서 나의 이미지는 씻을 수 없는 것 같은데 나는 오늘 정말 나쁜 마음이 없어요...”"그럼 말해 봐,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아무 생각 말고 나랑 고기 한 끼만 잘 먹으면 돼.”여기까지 말한 성진은 잘 구운 고기 한 조각을 소스에 찍어 차설아 앞에 놓인 작은 그릇에 담으며 물었다."먹어봐, 정말 맛있어.”"그게 다야?”"어, 다야.”"그래, 그럼 해볼게.”차설아는 마침내 젓가락을 들어 남자가 집어 준 소고기를 입에 넣었다.그 한입에 그녀는 마치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연 것 같았다."와, 이거, 이거 너무 맛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을 수가 있어. 내가 먹어본 고기 중 가장 맛있어!”차설아는 바로 또 다른 고기 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이 국이 더 기가 막히네, 카스도 있었으면 더 대박이었겠는데.”성진은 차설아의 반응에 만족해하며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흑흑, 맛있네, 맛있어!”차설아는 이미 그칠 줄 모르고 고기와 맥주를 번갈아 마시며 말할 틈도 없었는데 자연히 성도윤의 그 하찮은 일들도 까맣게 잊어버렸다."고기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없다니깐, 한 끼로 해결할 수 없으면 두 끼를 먹으면 되지!”성진은 조용히 차설아를 즐겁게 바라보며 입가에 자신
차설아는 턱을 괴고 '끼끼' 바보 같은 웃음을 지으며 제자리에 달라붙어 더 마시자고 아우성이다."가자, 가자, 더 이상 마실 수 없어, 안 그러면 집에 못 갈 거야.”성진은 차설아의 술병을 빼앗아 더는 마시지 못 하게 말렸다."성진, 너...말해봐, 오늘 저녁 나 실컷 먹었어?”차설아는 남자의 손을 잡고 눈빛이 흐릿해서는 혀를 꼬부라뜨렸다."물론이지, 창고를 다 비울 판이야!”"그럼, 그럼 나 실컷 마셨어?”"더 마시면 위가 뚫릴 거야.”"그럼 성도윤이 도대체 왜 나를 안 뽑아줬는지 말해줄 수 있겠네, 도대체 그에게 무슨 고충이 있는 것일까?”차설아가 비틀거리며 남자의 멱살을 손으로 움켜쥔 채 집요한 표정으로 물었다.성진은 원래 흐리멍덩했는데 갑자기 정신이 좀 맑아졌고 표정도 약간 차가워졌다."어떻게 아직도 이걸 기억하는 거야?”"쓸데없는 소리, 갑자기 차인 이유가 궁금하지 않아?”차설아는 갑자기 얼굴을 가리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너희 남자들은 왜 다 그래, 나한테 결혼하자고 해놓고, 남은 인생 나랑 살겠다고 해놓고... 나 왜 이래?”"네가 한 나무에 목을 매려고 하는데 난들 어쩔 수 있을까.”성진은 비틀거리는 차설아를 잡고 가게를 나온 뒤 길가에 서서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렸다."아니야, 아니야, 다 떠났어...”차설아는 손을 흔들며 그녀가 어떤 사람들과 마음을 나눴는지 세어 보았다."성도윤도 가고, 배경수도 가고, 미스터 Q도 가고... 나는 분명 저주받은 거야, 분명 그랬을 거라고!”"알았어, 알았어, 약속할게. 난 안 떠날 거야, 알았지?”"나는 너 싫어, 나는 성도윤을 원한다고... 빨리 말해, 왜 날 떠났는지. 이유를 알잖아, 똑바로 말해, 나 오늘 짜증 나 죽겠어!”성진은 차설아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프고 질투가 났고 마음속에는 사악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왜 성도윤은 그토록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걸까.그는 어떤 원망도 후회도 없이 부드럽게 지켜주는 서브남주가 되고 싶지 않았다
이튿날차설아는 머리가 깨질 정도로 아팠다.전혀 생소한 방, 차갑고 현대적인 장식에 다른 아무런 장식도 없이 간결하게 꾸며진 방이었다."나는 누구고 어디에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났지?”차설아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세 개가 떠올랐는데 어젯밤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이불을 젖히고 보니 자신의 옷은 몸에 잘 맞지 않는 잠옷으로 바뀌었고 안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망했다, 망했어!여자는 머리를 쿵 하고 부딪쳐 죽고 싶었다."형수님, 깼어요, 굿모닝.”성진은 커피를 들고 편한 복장을 하고는 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피식 웃으며 차설아와 인사를 나눴다."아!"차설아는 이 남자가 언제 나타났는지 전혀 몰랐고, 깜짝 놀라서 머리가 더 터질 것 같았다."성진, 이... 이게 웬일이야, 내가 어떻게... 너, 나?”그녀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혀가 굳어져서 온전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성진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긴장하지 마, 어젯밤에 우리 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내가 너를 탐낸 지 오래되었지만 난 군자니까.”"정말?"차설아는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어쨌든 이 남자는 이런 일을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물론 정말이지, 나는 우리 둘의 처음이 아름답고 우리가 서로를 기억하고 되새길 가치가 있기를 바라거든...”"입 닥쳐!"차설아는 베개를 집어 들고 남자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그럼 그렇지, 네 입에서 무슨 좋은 말이 나오겠어. 적어도 양심은 있네.”만약 성진이 정말로 그녀를 만졌다면 그녀는 반드시 그를 고자로 만들 것이다!"내가 양심이 있는 게 아니라 술 취한 남자는 그럴 생각이 있어도 그럴 컨디션이 안 된다는 거 몰라요?”"그런 얘기가 있다고? 다 술을 마셔서 그렇고 그런 거 아니야?”예를 들면 그녀와 성도윤의 처음, 사도현과 배경윤... 그들 모두 술김에 한 것 아닌가?물론 사도현과 배경윤이 과연 했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그녀와 성도윤은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감개무량할 뿐이야, 온 정원에 봄빛이 감돌고 있는데 붉은 살구 한 그루가 담 밖으로 나왔으니...”"쯧쯧, 도윤이는 복이 너무 많아. 오늘 실검을 보고 선택을 후회할지는 모르겠네.”"실검, 무슨 실검?”"휴대전화를 켜봐.”불길한 예감이 든 차설아는 얼른 자신의 휴대전화를 풀고 각종 뉴스 앱을 뒤졌다.그녀가 어젯밤에 성진과 껴안고 차에 탔을 때부터 그녀가 성진네 차에서 집으로 들어올 때까지의 전 과정을 파파라치가 따라붙어 촬영했고 영상은 이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검색어 제목은 하나같이 야릇했는데 [성진 오밤중 전 형수와 만나], [성도윤 전처, 시동생과 밤새 격전] 등등 하나같이 보기 흉했다."이 사람들 미쳤지, 내가 언제 너와 격전을 벌였다고. 정말 어이가 없네!”차설아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할 것 같았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고소할 거야, 전 재산을 다 탕진하게 만들 거라고.”"진정해, 이런 가짜 뉴스는 매달 있어, 신경 쓰지 마. 열기는 저절로 가라앉을 거야. 오히려 네가 매달릴수록 열기는 더 뜨거워질 거야. 가짜도 사실이 될 거라고.”성진은 자연스럽게 이 상황을 받아들였다."넌 명성이 오래전에 이미 망가졌지만, 난 다르다고, 난 여자니까 이런 찌라시는 내 평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차설아도 물론 고루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명성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썼고 외부에 함부로 퍼지는 것을 원치 않았는데 만약 성도윤의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서두르지 마. 이런 일은 내가 경험이 풍부하지 않겠어? 나만 믿어.”"정말이야? 무슨 방법이 있는지 말해 봐.”"아주 간단해. 내가 당신과 결혼을 한다면 헛소문은 사실이 되는 거지. 아무도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거야.”"성진, 이 미친놈아, 나를 화나게 하려고 작정한 거야? 내가 보기에 이 소식은 네가 내보낸 것 같은데!”차설아는 미칠 것 같았고 사내에게 달려들어 그를 몸 밑에 깔고 사정없이 때렸다."너 솔직히 말해, 파파라치 다 네가 부른 거지, 뉴
소영금이 연락을 받고 부리나케 성진의 집으로 쳐들어왔다.그녀는 성가에 시집올 때부터 단사란과 여러 해 동안 싸웠는데 며느리 이 일에서 진 것 외에는 진 적이 없었다.지금은 며느리도 출세해 사업이 잘될 뿐만 아니라 한 번에 성가에 쌍둥이를 낳아 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단사란의 콧대를 누르기에 충분했다."단사란, 아침부터 무슨 일인데? 우리 집에 무슨 큰 경사가 있어서 또 네 눈에 거슬리는 거야?”하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영금은 곧장 1층 거실로 뛰어들어 전투를 시작했는데 화력이 폭발했다.단사란은 성진의 방에서 나와 계단 어귀에 서서 빈정거렸다."큰형수님네는 최근에 경사가 겹쳐서 정말 부럽군요. 이렇게 뻔뻔한 며느리가 있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요!”며느리?소영금은 얼굴을 찡그리며 반박했다."내 며느리는 사업과 가정 모두 잘 경영해나가는 똑똑한 아인데 질투하는 거야?”하지만 여인의 의기양양은 차설아와 성진이 나란히 방에서 나오자 뚝 그쳤다."이.....이게 무슨 상황이야, 아가, 왜 성진의 침실에서 나오는 거야? 너도 그들 가족이 눈에 거슬려서 혼내주러 온 거야?”“...”차설아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떨궜다."하하하, 형수님, 나이가 드셨더니 너무 순진하시군요. 남자와 여자가 한 방에서 나왔는데 그들이 뭘 할 수 있겠어요?”단사란은 마침내 득의양양해서 말했다."어떻게 며느리를 가르쳤는지 모르겠네요. 시동생까지 꼬시다니...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윗사람이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아랫사람이 좋은 걸 보고 따라 배우죠!”"이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어르신을 찾아 정의를 구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진이가 이번 생에 어떻게 머리를 들고 사람이 되겠습니까?”"우리 진이는 성도윤이랑은 달라요. 우리 진이는 깨끗한 여자를 찾을 거라고요...”"그만해, 단사란, 그 입 닥쳐!”소영금은 참다못해 재잘거리는 단사란을 향해 소리쳤다.별장 전체가 흔들리는 듯싶었다."당신 아들이 무슨 명성이 있는데?
”해외시장 확장이 뭐가 대단하다고 그래? 우리 며느리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G6 칩을 만들어낸 과학자라고, 당신 아들이랑은 비교도 안 된단 이 말씀이지.”두 사람이 정신없이 다투는 것을 본 차설아와 성진은 별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성진, 네가 저지른 일이니 네가 해결해야 하지 않겠어?”차설아는 남자의 팔을 툭툭 치며 성진에게 압력을 가했다.더 이렇게 다투다간 소영금이 그녀의 옛이야기를 다 들춰낼까 봐 두려웠다.뭐, 그래도 눈앞의 이전 시어머니가 본인을 이렇게 감싸 안아줄 줄은 몰랐다.그녀가 어떤 연구를 했고 어떤 프로젝트를 기획했으며 어떤 실적을 얻었는지 소영금은 아주 익숙했는데 하나하나 읊으며 어깨가 하늘로 치솟았다.“걱정 말고 이 일은 내게 맡겨요.”성진은 차설아에게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했고 그리고는 소영금과 단신란 사이에 껴 들어갔다.“두 분, 그만 싸우시죠? 두 분 계속 저랑 형수가 서로를 어떻게 했다고 하시는데 어쩌면 저랑 형수가 서로 마음이 맞아서 함께 하는 거일 수도 있잖아요?”성진은 소영금과 단신란을 번갈아 쳐다보며 태연자약하게 말했다.“그건...”소영금과 단신란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더는 다투지 못했다.그러니까 말이다... 어찌 이 가능성을 빼놓고 있었단 말인가?차설아는 분에 겨워 세 사람 앞으로 뛰쳐나왔는데 성진을 보며 따져 물었다.“일부러 그러는 거지? 말하면 할수록 왜 더 이상해지는 건데!”해명을 안 했으면 그만인데 이렇게 해명하고 나니 일이 더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 버렸다.“형수가 조용하게 만들라면서요? 지금 얼마나 조용해?”성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당당하게 말했다.소영금은 단번에 차설아를 자기 쪽으로 끌어오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가야, 무슨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하지?””알아, 지금 분명 도윤이 때문에 화가 많이 났을 거야. 어제 그 라이브 나도 봤어, 확실히 도윤이가 잘못했더구나. 하지만 날 믿어, 도윤이는 절대 너에 대한 마음이 변할 일이 없으니까, 지금은
소영금은 성도윤이 진짜 오기를 기대하는 건 아니었다, 다만 성진과 단신란에게 일정한 위협을 주기 위해서였다.필경 전반 성가에서 성도윤은 미래의 가문을 이끌어갈 사람이나 다름없으니 누구도 감히 그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과연 단신란의 기가 죽었는데 목소리도 한층 낮아졌다.“이런 쪽팔리는 일은 우리끼리 알아서 해결하면 되지 굳이 다른 사람한테 알릴 필요까지 있을까? 그리고 도윤이도 지금 서은아랑 좋은 시간 보내고 있을 텐데 무슨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런 작은 일까지 신경 쓰겠어?”“작은 일? 아까는 경찰에 신고하자며?”소영금은 냉랭하게 단신란을 쳐다보며 도도하게 말했다.“내 아들과 서은아는 그저 연기일 뿐이야, 우리 며느리랑 진짜 사랑이라고. 이번에 우리 아들의 여자를 건드렸으니 도윤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단신란은 걱정스러운 듯 침을 삼켰는데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그녀는 옆에 서 있는 성진을 툭툭 치며 냉랭하게 말했다.“너 이 자식아, 주동적이든 피동적이든 잘못은 잘못이야. 얼른 뉴욕 교회당으로 튀어가서 속죄하지 못해?”그녀는 성진보고 자리를 피하라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그녀 일가가 자리를 박차려고 했을 때부터 성도윤과 성진의 관계는 이미 팽팽했었다.성도윤이 성진을 그대로 내버려 둔 것도 이미 큰 아량을 베푼 것인데 오늘 성진이 또 이런 짓까지 저질렀으니 성도윤이 만약 진짜 온다면 성진은 죽을 목숨일 것이다.“왜 가? 아까는 엄청 당당했잖아, 지금 이러는 거 보니 뭐 찔리는 게 있나 보지?”소영금이 성진의 앞에 막아서며 허를 찌르는 말을 했다.성진은 덜렁대며 웃으며 말했다.고모님, 전 갈 생각 없어요. 도윤이가 얼른 오기를 바라는걸요. 제가 잘 설명할게요. 도윤이가 너그럽게 저희를 이해해줄 거예요.”“닥쳐!”단신란은 본인 아들의 기고만장한 태도에 화가 나 펄쩍 뛰었다.“이 자식이 내가 화가 나 죽는 꼴을 보고 싶어서 그래? 얼른 가라면 가,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아들이 목숨만 붙어있다면 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