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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이 인간벽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연지가 줄곧 손에 쥐고 있던 전화가 공교롭게도 울리기 시작했다.

“혹시... 성도윤 씨? 방금 설아 씨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 사람이 바로 당신인가요?”

연지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눈앞의 커다란 남자를 보고, 또 쉴새 없이 울리는 전화를 보며 긴장해서 침을 꿀꺽 삼키고는 떠보듯 물었다.

성도윤은 검은 롱코트를 입고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치 어두운 밤의 왕처럼 존귀하고 우아하고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자랑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연지를 힐끗 보더니 짙은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그쪽이 차설아 친구?”

“음, 그런 셈이죠!”

연지는 차설아가 쓰레기 전남편을 뼛속까지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정상대로라면 성도윤을 꺼려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한데다 남자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서둘러 말했다.

“마침 잘 왔어요. 얼른 설아 씨 좀 구해주세요. 지금 변태 패거리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어요!”

“패거리에게 괴롭힘 당해요?”

“네, 바로 저기서요. 들어보세요... 소리가 얼마나 처참해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가 비집고 들어갈 수도 없어요!”

연지는 겹겹이 둘러싸인 사람들을 가리키며 초조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녀는 변태들을 상대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원망했다. 차설아가 그들에게 얼마나 괴롭힘을 당할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성도윤이 술집 안을 바라보니 확실히 시끌벅적했다. 사람들 속에서 이따금 흥분된 갈채 소리와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입가에는 흥미로운 미소가 번지더니 긴 팔로 아무 의자나 꺼내 유유히 앉았다. 심지어 바텐더에게 롱아일랜드 아이스티 한 잔을 주문했다.

“성도윤 씨, 지금 뭐 하는 거죠? 설아 씨가 깡패들에게 둘러싸여 몰매를 맞고 있는데 칵테일이 목에 넘어가요? 당장 구해주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난다고요!”

연지는 다급하게 재촉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알아서 해결할 거예요.”

성도윤은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연지는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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